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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수강 신청 정정 기간 (2)
작성일 : 19-11-10 17:55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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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스케줄 다시 짜야 돼?”

 “몰라, 망했어.”

 학생회관에서 수빈과 점심을 먹으며 다희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자세한 사정까진 얘기 못하고, 초안지 넣기로 했던 과목을 못 듣게 돼 일이 꼬였다고만 했다.

 “지금 이러고 있어도 돼? 네가 정신 놓고 있는 사이, 적들의 마우스는 움직이고 있다?”

 점심 메뉴는 설렁탕을 골랐다. 허한 속을 달래기 위한 뜨끈한 국물이 필요했다. 깍두기를 와그작 씹어 먹는 수빈에게 다희가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따 전산실 가서 시간표 다시 짜봐야겠어.”

 학점 잘 주기로 소문난 교수가 누가 있었더라. 다희는 수저로 국물을 떠 먹으며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신 교수가 휘두를 쌍검을 막아낼 방패막이를 찾아야 했다. 이대론 과탑 자리가 위험하다.

 “근데, 너네 오빠 우리 과 복전할 생각 없대?” 오른손이 불편한 다희를 위해 수빈은 그녀의 수저 위로 깍두기를 올렸주었다.

 “오빠? 아, 김현호?”

 “어머, 그분 이름 막 그렇게 함부로 부르지 마. 어디 가서 돌팔매질 당하고 싶지 않으면.”

 “무슨 볼드모트냐?”

 다희는 국물에 밥을 말았다. 국 따로 밥 따로 먹는 게 귀찮아서였다. 으, 좋다. 4000원에 이만한 설렁탕을 어디서 먹을 수 있을까. 학생일 때가 좋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네가 오늘 못 봐서 그래. 무슨 아이돌 팬미팅 하는 줄? 수업 끝나자마자 다들 몰려가서는… 난 안 갔다? 야, 의리가 있지, 친구 썸남을.”

 “눈물겹네, 고마워 죽겠다 아주.”

 수빈은 지난번 호기롭게 들었던 신 교수의 수업에서 D를 받았다. 미친 사람처럼 성적표를 보며 실실거리는 모습이 매우 기괴했던 걸로 기억한다. 재수강을 한다고 점수를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장담 못하지만, 수빈은 설마 F를 주겠어, 하고 이번 학기에 다시 신 교수의 강좌를 다시 신청했다. <한국사와 생활 문화>, 현호가 듣는 두 개의 수업 중 하나였다.

 “수업 들을 맛 나더라… 그래서, 그분과의 관계는 아직도 별 진척이 없고?”

 밥알과 함께 오동통한 당면이 씹혔다. 입맛이 없을 만도 한데, 이 설렁탕은 왜 이렇게 맛있고 난리야. 어느덧 밥이 맛있는 것마저 짜증을 유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수빈은 아예 그릇째 들고 국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다희의 팔을 지그시 눌러 내렸다.

 “아, 야…! 밥 먹는데!”

 “주막 왔냐? 수염 쓸면서 여기 주모 막걸리 좀 내오슈, 하지 왜!”

 “막걸리 마실까? 버들골 가서? 나 오늘 술 좀 당기는데.”

 “진도 어디까지 나갔냐고…! 그때 술 취해서 한 키스가 설마 끝은 아니지?”

 수빈은 다희가 현호에게 입술 박치기 한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 현호에게 밥맛이란 소릴 듣고 쫓겨난 뒤, 다희는 씩씩거리며 수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ㅇ.

 ‘야, 안수빈!’

 여보세요, 한 마디를 참지 못하고 수빈이 전화를 받자마자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귀청 떨어지겠네. 왜, 속 아파 죽겠는데 아침부터 전화해서 왜 소린 지르고 그래…….

 기력 없는 목소리가 아직 술이 덜 깬 상태인 듯하다.

 ‘어제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왜 너도 유송이도 아닌 김현호 집에서 눈을 뜬 건데!’

 -대박… 너 그 집에서 잔 거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게 중요하지, 이 머저리야. 그 오빠 그렇게 안 봤는데, 응큼한 구석이 있다? 어제 분명 너네 집 안다고, 데려다 주겠다고 그랬거든.

 왜곡된 기억이었다. 현호는 수빈에게 다희를 데려다 주겠다고 한 적이 없었으니까.

 ‘김현호가 거기 왜 있었는데?’

 -너 찾는 전화가 왔길래 내가 조이로 불렀지.

 ‘미쳤어. 그 사람을 왜 불러, 쓸데없이!’

 -왜 화는 내고 그래, 언니가 다 네 썸 도와주려고 그런 건데!

 ‘화 안 내게 생겼어? 인사불성 돼선 김현호한테 킷…!’

 -킷?

 맙소사. 얼떨결에 뱉은 말의 파장은 실로 엄청났다.

 -키스?! 너 김현호한테 키스했어? 네가 먼저? 어머, 웬일이야! 이다희, 너 키스도 할 줄 알았어? 몰랐네… 대박, 그래서? 그쪽에선 뭐래? 오늘부터 1일 하쟤? 썸 청산 연애 시작이야? 왜 말이 없어, 이다희한테 드디어 남친 생긴 거냐고오! 숨 넘어가겠다.

 대답할 틈도 안 주고 몰아붙인 게 누군데.

 ‘밥맛 없대. 변태래, 나더러. 됐냐?’

 그렇게 지난밤 일을 미주알고주알 수빈에게 일러바쳤다. 현호 때문에 다친 마음을 그렇게라도 위로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고를 낸 사람은 본인이었지만, 가해자라고 다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끝이야. 없어, 아무것도.”

 “실망이다, 진짜.”

 “내 인생은 내 거야. 너 보기 좋으라고 있는 드라마 아니고.”

 차분한 어조로 전한 진심에 수빈도 장난치던 것을 멈췄다. 순간 말실수 했나, 하고 지나간 대화들을 곱씹어 보았다. 다희의 속도 편한 건 아니었다. 방금 전에 너무 퉁명스러웠던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현호와 동거 중이란 소린 차마 하지 못했다. 거짓말이 점점 늘 것 같아, 아예 숨기기로 작정한 것이다. 한 학기 동안 들키지 않고 버틸 자신은 딱히 없었지만.

 “카페 가서 아이스크림 먹을래?”

 “아니, 됐어. 전산실이 급해.”

 “응…….”

 식사를 마치고 학관을 나온 두 사람은 인문대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개강하고 활기를 되찾은 학교는 얘기 꽃을 피운 학생들로 가득했다. 점심 시간이라 더 그런 것 같았다. 자하연을 지나, 두 사람은 신양 인문 학술 정보관 건물 앞에 다다랐다. 신양 앞은 나무와 벤치들로 조경을 잘 해둔 덕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겼다.

 “저거 너네 오빠 아니야?”

 ‘너네 오빠’ 소리가 아주 입에 붙었네. 다희는 수빈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디?”

 “저기, 나무 밑 벤치에!”

 오후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남자, 그리고 그의 옆에 붙어 해사하게 웃고 있는 여자. 청춘의 낭만을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저런 모습일까.

 “잠깐, 저거 우주연 아니야?” 한 학년 위인 주연은 다희와 반도 학과도 같은, 말 그대로 직속 선배였다. 예쁘장한 외모와 착한 성격으로 남학생들 사이에서 국사학과 여신이라 불리는 사람이었다. 오늘도 그 명성에 걸맞게 긴 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남심을 훔치고 있었다. 연어색 플리츠 스커트와 코랄빛 립스틱이 부드럽고도 여성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남선녀가 따로 없다… 빨리 안 가봐도 돼? 저 언니 눈웃음 장난 아니던데.”

 다희가 걸음을 움직였다. 현호와 주연이 앉은 벤치에 가까이 다가갔다. 무슨 중요한 얘길 하는지 코앞까지 왔는데도 누구 하나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빠.”

 오빠, 소리에 현호가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다. 시커먼 그림자가 얼굴 위로 졌다.

 “이제 와?” 남의 속도 모르고, 현호는 태평한 얼굴로 다희를 맞았다. “점심 사준다더니, 또 어딜 내빼다 오는 거야?” 현호는 다희의 뒤에 숨은 수빈을 발견했다. 친구와 있느라 바쁘셨군.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그거 한다며.”

 “아…….” 아침의 일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현호는 벤치에서 일어나 다희의 이마를 톡 건드렸다. 다른 사람들 눈엔 그 작은 행동이 다 애정 행각처럼 보였다.

 “다희야, 안녕.” 자리에서 일어난 주연이 다희에게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못 본 사이에 더 예뻐졌네? 방학 때 뭐 좋은 일 있었어?”

 “좋은 일…….” 다희는 무심코 시선을 옮겨 현호를 쳐다봤다. 아침까지만 해도 분명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어머, 손은 왜 그래? 어쩌다 다친 거야?”

 “계단에서… 굴렀어요.” 다희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별거 아니에요, 금방 풀 거예요.”

 “아… 그래? 다행이다.” 주연은 다희의 오른팔을 살살 어루만졌다. 손길이 따스했다. 그녀가 선한 사람이란 게 느껴질 만큼.

 “맞다! 현호 오빠한테 우리 동아리 소개했는데, 다희 너도 같이 올래?” 그러나 그 따스한 손길은 금세 현호에게로 옮겨갔다. 옆에 선 현호의 팔을 톡톡 두드리며 주연이 친한 척을 했다. “이번 주 모임, 장소랑 시간 보내줄게요. 우리 같이 별 보러 가요, 오빠.”

 그 순간, 옷 가게 아주머니의 예언이 적중하리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가슴 위로 손을 슬쩍 올려 보았다. 머지 않아 끓어오를 속이 벌써부터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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