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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수강 신청 정정 기간 (1)
작성일 : 19-11-10 17:54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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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2018년 9월 3일 월요일. 3학년 2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아직 상의를 고르지 못한 다희는 초록색 타이다이 스커트에 브래지어 차림이었다. 수건으로 둘둘 싼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주르르 흘러내렸다.

 “뭘 입어야 예쁘다고 소문이 날까.”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옷장 앞에 서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하… 이걸 다?’

 입주 선물이라며 현호가 보여준 옷장 안 풍경은 그 어떤 명화보다 감동적이었다. 평소 입던 옷에선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고급 원단의 촉감, 비비드한 색감, 세상 편안한 착용감까지.

 -이 상품은 반드시 석유계 단독 드라이클리닝 하십시오.-

 모든 옷에 공통적으로 명시된 세탁 방법에 다희는 혀를 내둘렀다. 어째 구매 금액보다 유지비가 더 들 것만 같다. 이 비싼 옷이 전부 선물이란 말이야? 받아도 될까, 좀 부담스러운데.

 ‘부담 갖지 마. 헐값에 샀으니까.’

 ‘그래도…….’

 ‘정 그러면 너도 나 뭐 하나 선물해 주든가.’

 ‘선물?’

 ‘룸메이트 된 기념으로.’

 기브 앤 테이크, 그 문화는 100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 다희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기대할게.’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던 현호를 떠올리니 볼이 또 발그레해진다.

 “…어떡해.” 열 오른 뺨에 손등을 갖다 대었다. 누가 봐도 그녀는 딱 사랑에 빠진 소녀, 였다.

 손부채질을 한 다희는 옷장에서 흰 블라우스를 꺼냈다. 치마가 화려하니 상의는 무채색으로 가야 잘 어울러질 것 같았다. 그때 띠링, 하고 핸드폰 알림음이 울렸다. 다희는 블라우스를 옷걸이에 걸린 채 들고 가, 침대 위에 올려져 있는 핸드폰을 나머지 한 손으로 집어 들었다. 그리고 수 초 후. “꺄아아……!!” 그녀는 핸드폰 액정을 향해 환호성을 내질렀다. 듣는 이에 따라 비명으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분명 환호였다. 얼굴에 퍼진 행복감이 이를 방증했다.

 똑똑-. 놀란 현호가 급히 와 방문을 두드렸다. “무슨 일 있어? 괜찮아?”

 소리를 너무 질렀나, 다희는 입가를 손으로 가리며 민망해했다.

 “들어가도 돼?”

 “어, 들어와!”

 방 주인의 허락이 떨어지자 문고리가 돌아가더니 스윽 하고 문이 열렸다.

 “아냐, 아직 들어오지 마! 들어오면 죽어!”

 그러나 화장대 거울에 비친 모습을 확인한 다희의 외침에 문은 다시 닫혔다. 다희는 블라우스 속으로 재빨리 고개를 밀어 넣었다. 옷 안 입고 있다 또 변태 소리 들을라.

 “됐어, 이제 들어와.” 옷을 다 입은 다희가 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현호를 불렀다. 그러자 현호가 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냈다. 소라색 청바지에 레터링이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검은 생머리가 차분히 가라앉은 게 아직 머리를 만지지 않은 듯 보였다.

 “으유, 이 복덩이!” 다희는 아이 다루듯 현호의 볼을 잡아 당겼다. 오른손엔 붕대가 둘둘 감겨져 있었지만, 엄지와 검지만 가지고도 충분했다. 갑작스럽고도 강렬한 스킨십에 현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나 모르게 술 마셨어?”

 진심으로 물은 말을 히히, 하며 농담으로 받는 게 어째 수상하다.

 “부자다, 나? 네 덕에 돈방석에 앉았다고!” 흥분한 목소리의 다희는 현호의 눈앞에 핸드폰을 갖다 댔다. 은행 어플이 실행된 화면은 최근의 거래 내역을 보여주었다. 입금은 빨간색으로 출금은 파란색으로 금액을 표시해 두었는데, 상단에 빨간 글씨로 ‘25,000,000원’이라고 찍혀 있었다. 근로 장학금 명목으로 다희에게 지불된 돈이었다.

 “난 또 뭐라고.”

 “반응이 왜 이리 뜨뜻미지근해?”

 “몰랐던 사실도 아닌데 뭐. 것보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 놀랐잖아.”

 현호는 다희의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아!”

 “머리부터 말려, 감기 걸리겠다.”

 “이렇게 나오면 후회할 텐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나 그거 안 한다?”

 “한 번 사주고나 말해. 맨 얻어먹기만 하면서.”

 “사, 사줬잖아! 삼각 김밥!”

 현호는 대답할 마음이 없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방을 나섰다.

 “사줄게! 까짓, 이 누나가 거하게 한 번 쏜다!” 다희는 멀어지는 현호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밥 몇 번 사준 걸로 으스대긴, 쳇.”

 그 짧은 새에 또 신경을 긁고 간 현호가 사라지자, 다희는 다시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미친 사람처럼 방을 휘젓고 다녔다.

 “횡재도 이런 횡재가! 사랑해요, 100년 후 인문대 학장님! 제 목소리 들리세요? 하악자앙니임……!”

 개강 첫날부터 느낌이 좋다. 이번 학기엔 왠지 다 잘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왜요? 왜 제가 교수님 수업을 두 개나 들어야 되는데요?”

 그러나 그 예감은 첫 수업부터 완벽히 빗나갔다. 시간표를 출력하려고 보니, 신청도 하지 않은 신 교수의 수업 두 개가 꼭 들어야 하는 수업들을 밀치고 당당히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멘토니까.”

 “하, 이런 경우가 어디 있어요!”

 수업이 끝나길 기다렸다 신 교수의 연구실까지 쫓아왔다. 원래대로 돌려달라 부탁하던 말투가 점점 짜증조로 바뀌었다. 안 그래도 현호를 제게 맡겨 두고 내내 잠수를 탔던 교수님이 얄미워 죽겠는 상탠데.

 “계약서에 써 있었는데, 못 봤나?”

 “봤어요, 보긴 봤는데……!”

 시크릿 멘토의 의무 조항들 중, 멘티인 현호와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한단 얘기가 있었다. 검토 당시 연필로 찍찍 그어 수정 사항이라 표시해 두었다. 신 교수의 수업은 정말이지 두 번 들을 게 못 되었다.

 ‘됐어, 나랑 얘기하면 돼. 그런 거 학교에서 일일이 신경 안 쓰니까.’

 현호의 그 말을 믿었다. 당사자 모르게 시간표를 바꿔 놓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전산 시스템을 해킹이라도 했나, 알고 보면 엄청난 일에 발을 들여놓은 거 아닐까.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김 조교가 여러모로 고생했다 하더라고, 다희 학생이 계약대로 안 움직여줘서.”

 ‘전산 해킹한 거 말이야, 나중에 문제 생기진 않겠지?’

 ‘걱정 마세요, 뒤처리 깔끔하게 해뒀으니까.’

 ‘수강 신청도 그렇고 룸메 일도 그렇고, 다희 학생이 적임자 확실해? 난 영 불안해서… 아니, 그렇다고 이제와 뭘 어쩌잔 건 아니고.’

 ‘룸메, 다시 하는 거 같던데? 두 사람이 알아서 할 테니까 우린 지켜만 보자고요.’

 ‘근데 말이야… 갑자기 룸메이트 조항은 왜 넣은 거야? 정분이라도 나면 어째, 둘이 사귀는 것도 계약 위반에 해당되잖아?’

 김 조교는 말없이 의뭉스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때 기억에 신 교수는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람 좋아 보이다가도 한 번씩 그렇게 음침해지는데 아주 오싹해 죽겠다.

 “아, 오늘 장학금 넣는다고 했는데 잘 들어갔지?”

 다희는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그가 제게 마치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뭐든 돈 받은 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4학년이 되면 복수 전공 때문에 논문도 두 개나 써서 내야 하고, 취업 준비도 해야 했다. 한 학기 정도 밀리는 게 뭐 그리 대수인가 싶겠지만, 다희는 22년 인생을 한 번의 미끄러짐 없이 살아온 아이였다. 머리 위로 폭탄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현호와 아방궁에서 처음 만난 그날 밤처럼. 다희는 풀이 잔뜩 죽어선 연구실을 나왔다. 하, 이번 학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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