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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Would You "Roommate" Me? (2)
작성일 : 19-11-10 17:46     조회 : 374     추천 : 0     분량 : 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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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장한 일을 하셨네요.”

 신고를 받고 온 경찰들은 성추행범을 때려잡은 공을 치하하기 바빴다. 붉고 푸른 불빛이 번쩍번쩍 빛나는 경찰차 안엔 거의 기절하다시피 한 범인이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 있었다.

 “용감한 시민상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어. 이름이 뭐라고 했죠?”

 “아… 임유송입니다.”

 그 공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단 사실도 모르고.

 “맞다, 맞다, 유송 군! 아니, 근데 뭘 어떻게 했길래 자기보다 체격도 좋은 사람을 저리 초주검으로 만들어 놨대? 생긴 거랑 다르게 내공이 상당한가 봐?”

 하하하, 겸연쩍은 웃음과 함께 유송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잡은 걸로 하자고? 왜?’

 현호가 돌아왔을 때, 그의 손엔 파김치가 된 성추행범이 들려 있었다. 그 모습에, 기껏 진정이 되었던 다희의 가슴이 다시 벌렁벌렁 뛰었다.

 ‘그게… 사정이 있어.’

 ‘무슨 사정이길래 고생해서 잡은 범인을 날 줘?’

 난처해하던 다희가 현호를 힐끗 째려본 뒤 유송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저 오빠 집안이 좀 남달라서, 경찰서에 들락거려 좋을 게 없거든.’

 집안이 남달라? 유송은 현관 앞에 멀뚱히 서 있는 현호를 예리한 눈초리로 살폈다. 다희가 말한 남다름이 부정적인 의미로 읽히진 않았다. 온몸에 흐르는 귀티로 보아, 못해도 돈깨나 있는 집안의 자식일 것 같다. 젠장. 그와의 경쟁에 있어 더 불리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럼요! 레프트 훅, 라이트 스트레이트, 어퍼컷으로 날려버렸죠!”

 복싱 게임에서 즐겨 썼던 공격 기술들을 나열하며, 유송은 경찰의 의심을 깔끔히 날렸다. 귀여워 보이지 않으려고 인상을 찌푸린 게 효과를 봤다.

 “친구는 좀 괜찮아? 병원 안 가 봐도 되겠어?”

 “이제 데려가려고요.”

 “근데 우리가 진술서를 받아야 돼서, 유송 군도 지금 우리랑 같이 좀 가줬음 좋겠는데?”

 “아…… 그래요?”

 유송은 저 멀리 현호와 나란히 서 있는 다희를 쳐다봤다. 불리해. 불리해. 불리하다고! 현호가 다희를 병원에 데려가 점수 따는 꼴을 지켜만 보라니, 이미 딴 점수도 따라잡기 어려운 판국에. 박력 있게 성추행범을 쫓아갈 땐 남자인 저도 가슴이 떨렸는데, 당사자인 다희는 어땠겠는가. 하, 헛웃음만 나왔다.

 “가야죠, 가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두 사람을 위해 귀찮은 일을 떠안은 격이었다. 경찰차에 오르는 유송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두고 봐라, 김현호. 오늘 일 기필코 만회한다, 내가.

 

 “뼈는 다행히 아무 이상 없는 거 같고.”

 X-ray를 들여다보는 의사의 진단에 현호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크게 다치진 않은 모양이다.

 “대신 힘줄이 좀 부었어요. 계단에서 굴렀다고 했죠?”

 “네…….”

 성추행을 당했단 소린 하지 않았다. 불필요하다고 판단해서였다. 유송과 현호 말고는 주위 어느 사람도 이 일에 대해 몰랐으면 좋겠다고 다희는 생각했다.

 “주먹 한번 쥐었다 펴 볼까요? 아파요?”

 의사의 지시대로 주먹을 쥐는 다희의 오른손이 덜덜 떨렸다. 이제 보니 살짝 부어 있다.

 “진통제 처방해 줄 테니까 그거 먹고, 그리고… 반깁스를 좀 합시다.”

 “깁스요?”

 골절상도 아닌데 이 더위에 깁스를 하라니, 청천벽력 같았다. 깁스, 현호는 다희와 의사의 대화 속에 등장한 낯선 단어를 소리 없이 읊조렸다.

 “뼈 다친 것보다 오히려 이런 경우를 더 조심해야 돼요. 생각보다 통증이 오래 갈 수 있거든.”

 “얼마나 하고 있어야 되는데요?”

 “한 달 정도? 오른손이라 생활하기 불편하겠지만, 한 달만 참고 하고 있어요. 최대한 오른손을 안 쓰는 게 좋으니까.”

 간호사가 안내해 줄 거라는 말과 함께 현호와 다희는 진료실에서 나왔다. 그러자 곧 이다희 님, 하고 간호사가 이름을 불렀다. 현호가 따라 나서자, 간호사가 이를 저지하며 냉정한 말투로 말했다.

 “환자분만 가실게요. 보호자분은 저기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다희는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보듯 현호에게 시선을 던졌다. 누가 누구 보호잔지 정말.

 “여기 그냥 있어, 금방 하고 나올 거니까.”

 “뭘 하러 가는 건데.”

 “깁스.”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어… 붕대? 손에 붕대를 칭칭 감는 거야, 움직이지 말라고.”

 다희의 설명에 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이란 데가 여러모로 사람 귀찮게 한다. 그런 건 집에 가만히 앉아서 받아도 되는데.”

 원격 치료가 일상화 된 미래에선 의사 얼굴을 실제로 보며 진료 받는 일이 흔하지 않다. 접수하고 X-ray 찍으러 갔다 진찰 받고 이젠 깁스까지! 하루 종일 이리저리 불려다니다 보니 피로감이 밀려왔다.

 “갔다 와, 기다리고 있을게.”

 할 일이 바쁜 간호사가 다희의 뒤에서 따가운 눈총을 주었다. 다희도 그 시선을 느꼈는지 걸음을 돌려 순순히 간호사의 뒤를 따랐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처치실엔 아무도 없었다.

 “선생님 곧 오실 거예요.”

 이 한 마디 말을 남기고 간호사는 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니, 애초에 처치실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빈 방에 홀로 남겨진 다희는 파란색 매트리스 위에 걸터앉았다. 욱신욱신 쑤셔오는 오른팔을 살살 주물렀다.

 “아파…….” 눈물이 찔끔 나왔다. 옆에 누가 있다 없으니 다시 울적한 마음이 밀려왔다. 성추행 당하던 장면이 스냅숏처럼 떠올라 눈을 질끈 감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가 이런 걸까, 다희는 잔뜩 주눅이 든 어깨를 감싸 안았다.

 “많이 아파요?” 그때, 젊은 남자가 의사 가운을 입고 방에 들어왔다.

 “아니, 아니에요.” 눈물을 훔치며 다희가 움츠러들었던 어깨를 폈다. 젊은 의사는 직사각형 모양의 하얀 깁스 솜을 꺼냈다.

 “어느 쪽 손이에요?”

 “오른손이요.”

 다희의 오른손에 깁스를 대보더니 길이에 맞게 가위로 잘랐다. 그러더니 깁스를 물에 충분히 적셨다. 젖은 깁스는 유연성을 점점 잃어갔다. 의사는 아직 굳지 않는 깁스 솜을 다희의 손에 대고 꾹 눌러 그 모양에 맞춰지도록 했다.

 의사와 가까이 마주 보고 선 다희의 심장 박동이 조금씩 빨라졌다. 의사가 자신을 힘주어 잡은 두 손을 내려보자 속이 메스꺼웠다. 점점 딱딱해지는 솜에서 느껴지는 열기도 거북했다. 무서워. 그만해. 제발!

 “다 됐다.” 의사가 붕대를 다 감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처치실을 뛰쳐나왔다. 당황한 의사가 “어!” 라며 외마디 소리를 냈지만 개의치 않았다.

 다희는 어디로 가야 될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렸다. 눈물이 차올라 시야가 뿌예졌다. 그러다 턱, 하고 누군가의 가슴팍에 머리를 박았다.

 “어디 가.” 현호였다. 얌전히 기다리지 못하고 처치실 근처를 배회하다 불안하게 내달리는 다희를 본 것이다.

 “몰라. 모르겠어…….” 다희는 현호를 끌어 안았다. 그의 몸통에 두른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처치실에서 느낀 현기증이 차츰 사라져갔다. 형체 없는 공포도 썰물 때의 검은 파도처럼 저멀리 달아났다.

 현호는 석고상이라도 된 듯 차렷 자세로 서 있었다. 뭉툭한 느낌이 등 뒤에서 느껴졌다. “왜 울어.”

 “……무서워서.”

 “아픈 거야, 깁스, 라는 거?”

 현호의 물음에 픽, 하고 실소가 터졌다.

 “아니.”

 “근데 뭐가 무서워.”

 “그러게.”

 다희는 팔을 풀고 현호의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 순간까지도 현호의 손은 제자리를 지켰다.

 “이깟 상처 한 번에 다 아물게도 못하고, 환자나 울리고. 100년 전 병원은 진짜 올 데가 못 되네.”

 “그쪽 세상엔 뭐든 다 한 번에 낫게 하는 신비의 묘약이라도 있나 보지?”

 조심스럽게, 현호는 붕대 감은 다희의 손을 감싸 쥐었다. 안쓰러운 눈빛으로 이마에 난 상처도 살폈다.

 “못 가져와 미안.” 진심이었다. 다친 다희를 낫게 해주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괜찮아, 네가 왔잖아.” 다희가 이마에 가 있던 현호의 손을 끌어다 잡으며 말했다. 두 사람의 애틋한 시선이 공중에서 만났다.

 “우리 집으로 와. 혼자는 무서워서 안 돼.”

 “치, 혼자 집에 있다고 무서워한 게 누군데?”

 “그러니까.” 저음의 목소리가 옅게 떨렸다. “그러니까, 같이 있어.”

 다희는 진지한 얼굴로 현호를 바라봤다. 그의 붉은 입술 새로 더는 거부하지 못할 프러포즈가 흘러 나오리란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룸메 해,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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