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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캠퍼스 투어 (2)
작성일 : 19-11-10 17:30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3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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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희는 현호를 데리고 학교로 갔다. 비빔밥, 하니 자연과학대 2층에 있는 음식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토핑을 골라야 돼.” 가게 입구에 비치된 메뉴판을 보며 다희가 현호에게 주문 방법을 설명했다. 흑미, 현미, 찰보리, 백미 등 밥의 종류부터 제육불고기, 치킨데리야끼, 숯불고기 등 각종 토핑과 소스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었다.

 “추천메뉴 A랑 D로 하나씩 시키자.” 봐도 무슨 맛인지 모를 현호를 위해 다희는 알아서 주문을 넣었다. 불고기에 고추장 소스로 전통적인 비빔밥의 맛을 보여줄 수 있는 메뉴 하나. 혹시 매워서 못 먹을 경우를 대비해 치킨 샐러드에 레몬간장소스를 곁들여 먹는 메뉴 하나.

 나무 쟁반을 들고 긴 아일랜드를 지나가자, 위생 마스크를 낀 요리사들이 그 위로 주문한 음식들을 턱턱 올려주었다. 현호는 다희의 뒤에 서서 그녀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다. 다희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현호가 그 맞은편에 쟁반을 내려 놓았다. 그는 앉기 전에 주위를 슥 둘러 보았다. 관악산의 여름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얕은 개울에서 물이 졸졸졸 흘러가는 걸 보니 청량감이 들어 좋았다.

 “이렇게 고추장 소스를 뿌린 다음에,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먹으면 돼.”

 다희는 친절하게 비빔밥 먹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의 입에서 어떤 평이 나올지 기대가 되었다. 다 비벼진 비빔밥을 크게 한 술 떴다. 고추장 때문에 벌겋게 물든 밥알이 무서웠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 현호는 와앙, 하고 입을 크게 벌려 비빔밥을 먹었다. 다희는 그가 오물오물 씹는 동안 턱 관절을 같이 움직였다. “어때? 매워?”

 음미하느라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았다. 저작 운동이 끝나자 현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최고야!” 말 그대로 최고의 평가였다.

 다희는 비빔밥 맛에 감동한 현호가 귀여웠다. 얼른 먹어, 하고 혹시 매우면 마시라고 물 컵을 가까이 옮겨줬다. 현호는 고명이 잘 올려지도록 신경 써서 한 술을 다시 떠올렸다. 갖가지 나물들의 아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 매콤한 기운 끝에 퍼지는 달콤한 육즙. 입안에서 마치 폭죽이 팡팡 터지는 것처럼 다채로운 풍미에 미각 세포가 일제히 각성했다.

 “삼각 김밥이랑은 차원이 달라.”

 “당연하지! 가격 차이가 얼만데.”

 갓 지어 따끈따끈한 쌀밥은 씹을수록 단맛이 났다. 냉장고에서 꺼낸 삼각 김밥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했다.

 “이 맛있는 걸 못 먹고 살았다니, 진짜 생각할수록 불쌍한 것 같아.”

 “불쌍한 애한테 또 얻어 먹는 기분은 어때.”

 “네, 네가 내겠다고 했다?”

 “어떻게 된 게 한 번을 안 말려.”

 “그야, 환율이 엄청나니까! 이런 거 백 그릇 사줘도 끄떡 없을 거잖아.”

 환율. 현호는 작게 웃었다. 틀린 표현은 아니었지만 우습기는 했다. 역시, 계산 하난 빠르다니까.

 식사를 마친 다희는 현호와 함께 건물 앞 버스 정거장에서 셔틀 버스를 기다렸다. 캠퍼스가 워낙 넓어, 시내 버스는 물론 20분에 한 번 꼴로 셔틀 버스가 다녔다. 개강을 하면 아마 더 자주 다닐 테지만. 이왕 온 김에 현호에게 학교 구경을 시켜줄 심산이다. 동문이긴 해도, 강산이 열 번이나 바뀌는 시간이 지났으니 학교 풍경도 분명 달라졌으리라.

 “어, 왔다!”

 저 멀리 정문 쪽에서 노란 셔틀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내 정류장에 와 서자, 두 사람은 버스에 올라탔다.

 “먼저 들어가.”

 버스 안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다희는 현호에게 창가 쪽 자리를 권했다. 현호는 가이드가 하라는 대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버스는 경사가 꽤 급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올랐다. 그 여유로운 속도는 동물원의 사파리를 연상케 했다.

 “오른편이 공대야. 여긴 올 일이 없어서 나도 잘 몰라.”

 “훌륭한 소개군.”

 “여기 말곤 다 잘 알거든?” 현호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모습이 동기 부여가 됐는지 다희는 캠퍼스를 설명하는데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여긴 버들골이야. 개강하고 첫 주에 사람들이 몰려. 돗자리 깔아 놓고 술 마시려고. 너넨 안 그래?”

 버들골. 현호는 푸른 잔디가 넓게 깔려 있는 언덕을 눈에 담았다. 황량한 대지에 인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지금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괜찮나? 변태로 변해도.”

 야이씨, 하며 다희가 현호를 째려봤다. 실없는 농담으로 착잡한 속내를 감추고 있단 건 꿈에도 몰랐다.

 “이제 기삼. 기숙사 삼거리!”

 “삼거리… 진짜 옛날 말이다.”

 기숙사 주변에 도착하자, 경사가 차츰 완만해졌다. 고도가 제법 높은 탓이었다. 이 정거장에선 버스에 올라타는 사람이 꽤 됐다. 편안한 차림으로 보아, 대부분 사생(舍生)인 듯하다.

 “설마 기삼 없어졌어?” 사람들 귀에 들리지 않게 다희가 목소리를 죽여 물었다.

 “필요 없으니까.” 현호는 손목을 가리켰다. 순간 이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니, 삼거리 따위 없어도 그만이겠지. 다희는 왠지 서운한 느낌이 들었다.

 그 후로도 국제 대학원, 언어 교육원, 경영대를 거쳐 다시 학교 정문으로 돌아왔다. 정문에서 내린 두 사람은 녹두 거리 쪽으로 나란히 서서 걸었다. 밤에 질질 끌려가며 걸었던 길을 낮에 와 걸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너 이번 학기에 수업 뭐 들어? 혹시 신 교수님 꺼? 아, 나 오늘 수강 신청했거든, 그래서…….”

 “응, 두 과목 들어.”

 현호가 수업을 듣는다면 그건 도강(盜講)의 형태를 띨 터, 이를 눈감아줄 교수는 그의 존재를 알고 있는 신 교수뿐이었다.

 “교수님 학점 진짜 짜게 주는데. 저번에 하나 전필(전공 필수 과목)이라 억지로 들었는데 입학 이래 최저 학점 받았잖아. 으, 두 번 다신 안 듣고 싶어.” 작년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신 교수 수업이라면 학을 뗀다. “뭐, 넌 학점 걱정 같은 거 안 해도 되겠지만.”

 “왜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

 “교환 학생이니까. 그것도 그냥 교환 학생이 아니잖아. 무려 100년 후 세상에서 건너온 학생인데, 설마…….” 빤히 쳐다보는 현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희가 표정을 바꾸었다. “여기서 받은 학점, 너네 학교, 그러니까 우리 학교, 아니, 너네 학교… 하, 내 말은 돌아가서도 인정되는 거야?”

 “물론.” 현호가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진짜 교환 학생이네?”

 “진짜가 아니면, 지금껏 뭐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불법체류자?”

 현호가 걸음을 멈추고 다희를 내려다봤다. 감히 누구더러,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아니, 그렇잖아. 위조된 학생증에 도강에 여러모로…….” 굳은 표정이 풀리지 않자, 다희가 웃는 낯으로 상황을 무마하려 시도했다. “에이, 농담이야, 농담!”

 “거짓말하지 마.”

 또 삐쳤네, 또 삐쳤어. 다희는 휘적휘적 앞서 걸어가는 현호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야, 김현호! 같이 가!”

 다희는 잰걸음으로 뛰어가 다시 현호의 옆자리를 채웠다. 티격태격 걷다 보니, 녹두 거리의 초입을 알리는 대형 서점이 보였다. 다희의 자취방까지 얼마 안 남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현호는 다희의 집 앞까지 동행했다. 눈에 익은 골목이 보이자 걷는 속도가 점차 줄어들었다. 다희도 마찬가지였다.

 “…미안해.”

 갑작스러운 사과에 현호의 동공이 크게 떠졌다. 놀란 얼굴이었다.

 “술 먹고 그런 거, 기억 안 난다고 거짓말한 거, 구차하게 남 탓한 거,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 못한 거… 전부 미안.” 다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현호의 눈치만 봤다. 그 모습에 현호는 핏, 하고 조용히 웃었다.

 “생각해 봤는데.”

 “……?”

 “룸메, 그거 나랑 할래?”

 “어?” 다희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남자한테 같이 살잔 말을 들으니 느낌이 묘했다. 그 남자가 현호여서 더 그랬을지도.

 “나는…….”

 “다희야아!”

 대답을 하려던 순간, 불쑥 누군가가 뒤에서 나타나 다희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유송이었다.

 “유송아, 웬일이야? 나 보러 온 거야?”

 “엊그제 술 먹다 너네 그냥 사라졌잖아. 맥주를 보는데 생각이 나서, 따지러 왔지.”

 손에 들고 달랑달랑 흔드는 비닐 봉투에 맥주 두 캔이 들어 있다.

 “근데, 누구야?”

 유송이 현호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 이쪽은,”

 “썸남.”

 왓? 깜짝 놀란 다희가 현호를 홱 쳐다봤다. 이자가 뭐라는 거야, 지금?

 그런 다희를 아랑곳하지 않고, 현호는 유송에게 한 번 더 분명히 말했다. “이다희 썸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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