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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96살 연하, 써엄남 (2)
작성일 : 19-11-10 17:22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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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왜 여기 있어?”

 “그게 중요해?”

 다희는 입안의 여린 살을 깨물었다. 어떡하지, 뭐라고 해야 하지. 빤히 쳐다보는 현호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술 먹었으면 얌전히 집으로 가서 잘 것이지, 왜 여길 기어들어와, 미쳤어? 의식 없던 지난밤의 자신을 책망할 뿐, 이 상황을 모면할 만한 수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 그럼 뭐가 중요한데?” 그래서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기억이 안 난다 우길 작정으로.

 “네가 여기 와서 뭘 했는지, 왜 했는지, 누구한테 했는지, 그런 게 더 중요하지.”

 차마 현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부끄럽고, 미안하고, 당혹스럽고, 그의 눈을 보지 못하는 이유를 대라면 밤이 새도 모자랄 것이다.

 “술 취하면 더 변태가 되나 봐?”

 “변태 아니야! 그건 다……!”

 현호의 눈썹이 위로 들렸다. 기억 안 난다며. “그건 다?”

 다희가 얼굴을 찌푸렸다. 기억 안 난다고 오리발 내밀 생각이었는데 다 틀려먹었다. 다희는 자세를 바꿔 앉았다. 무릎을 꿇고 그 위에 안고 있던 로봇 청소기를 올렸다.

 “원래 술 잘 못하는데, 어젠 수빈이 때문에 주량보다 많이 마셔서… 취한다고 항상 그러는 건 아니야! 수빈이가 계속 이상한 얘길 해서, 나도 모르게… 옆에서 막 노래도 불렀어. 그래, 노래! 이게 다 그 노래 때문이야! 걔가 부른 노래에 세뇌,”

 “와, 너 진짜 못 쓰겠다.”

 “어?”

 현호가 끼고 있던 팔짱을 풀며 말했다. 냉담한 목소리였다.

 “말끝마다 남 탓하는 인간, 밥맛이야.”

 그 말을 끝으로 현호는 게스트 룸을 나갔다. 침대 위에 남겨진 다희는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밥맛? 내가? 자기 방으로 들어선 현호는 문을 쾅, 하고 닫았다. 화가 났다. 이렇게까지 화가 날 일인가, 스스로도 놀라는 참이었다.

 

 ‘……왜 안 와.’

 어제, 현호는 집에 혼자 있는 동안 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김 조교가 준 스마트폰을 연구했다. 전시실에서나 보던 스마트폰을 독학하는 일은 꽤 흥미로웠다. 100년 전 물건이라 그런지 투박하고 조잡했지만 그만큼 기능이 단순해 익히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8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밤이 다 되었는데도 다희는 올 생각을 안 했다. 주위가 어두워지자, 집 안 어딘가에 있을 로봇 청소기가 떠올랐다. 전원이 꺼져 있다고 하지만,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와 그 징그럽게 빨간 눈을 들이밀 것 같았다.

 결국 현호는 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법 능숙하게 전화를 건 현호는 신호음을 들으며 다희의 여보세요, 소리를 기다렸다. 로봇 청소기 가지러 왜 안 오냐고 물어야지, 하고 전화 건 이유를 명확히 하려 애썼다. 그 노력이 부자연스럽단 인식은 없는 듯했다.

 -여보세요오?

 그때 수화기 너머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희의 것이 아니었다.

 -전화를 걸었으면 말을 하세요오, 용건이란 게 있으실 거 아니에요오~ 너 혹시 스팸이니?

 말을 길게 늘이는 것이 거나하게 취한 듯했다. 그런데 여자의 목소리가 어째 귀에 익었다. 혹시 다희의 친구라는 안수빈? 아까 낮에 만나 여태 같이 논 건가, 술까지 마셔가면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였다.

 ‘여보세요.’ 현호는 조심스럽게 말소리를 냈다.

 -어? 남자다.

 수빈으로 추정되는 여자는 현호의 목소리에 흥분 지수를 낮췄다.

 ‘다희, 거기 있어요?’

 -누구신데 우리 다희를 찾아요?

 ‘아, 김현호입니다. 다희의…….’

 다희의, 거기서 현호의 말문이 막혔다. 멘티? 룸메? 아, 룸메는 안 하기로 했지 참.

 -…썸남.

 ‘네?’ 수빈의 말을 못 들은 게 아니다. 모르는 단어였다. 써엄남?

 -우리 조인데, 오실래여?

 ‘조이…요?’

 -호프집이요! 빌라 옆 건물, 지하 1층.

 현호는 대답을 망설였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밤에 혼자 나가자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우, 이다희! 정신 좀 차렷!

 수빈의 짜증 섞인 호통이 현호의 마음을 움직였다. 우당탕, 하는 소음 속에 다희의 목소리도 섞여 들렸다.

 -다희야아, 괜차낭? 내 어깨에 기대.

 그런 다희를 챙기는 남자 목소리도.

 ‘갈게요, 거기.’

 그렇게 길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여름의 눅진한 밤공기가 뺨에 닿았다. 녹두 거리는 골목의 느낌이 강했다면, 대도로가 뚫려 있는 이곳은 한결 도시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도로 양 옆으로 솟아 있는 높은 건물들은 마치 천장이 뚫린 돔 경기장에 온 듯한 인상을 주었다. 밤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로, 현호는 걸음을 옮겼다. 3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Joy’라고 적힌 네온 불빛이 젊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나선형 구조의 계단을 따라 현호는 지하로 내려갔다.

 ‘아, 죄송합니다.’ 계단에서 그는 한 남자와 어깨를 부딪쳤다. 어려 보이는 남자에게서 꽤 짙은 술냄새가 났다. 어딘가 울적해 보였다. 현호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말았다. 뒤돌아서 걸으니 후, 하고 길게 내뱉는 한숨 소리가 들렸다.

 건물 지하 1층, 당구장과 인도 카레 전문점 등이 길게 늘어선 가운데 호프집 ‘Joy’가 활발히 영업 중인 게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열어 놓은 문턱을 넘고 가게 내 대형 에어컨이 뿜어대는 냉풍이 불어왔다. 조이에서 다희 일행을 찾는 건 아주 쉬웠다. 여러 테이블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얘깃소리 중 단연 으뜸은 다희와 수빈의 이중창이었으니까.

 ‘네가 먼저 다가가, 사랑한다 말을 해……!’

 괜히 왔나. 순간 후회가 막심했다. 지금이라도 뒤돌아 나가버릴까, 생각도 했다.

 ‘어? 오라버니! 여기예요, 오라버니!’

 그러나 수빈에게 위치가 발각되어 후퇴할 기회를 놓쳤다. 현호는 두 여자 쪽으로 걸어갔다.

 ‘얘, 왜 이래요?’

 몇 시간 만에 재회한 다희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풀린 눈은 거의 감기다시피 했고 입가엔 침인지 술인지 모를 액체가 흘렀다.

 ‘후후후, 왜 그럴까요?’

 수빈 쪽도 정상은 아니었다.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데 그 모습이 꿈에 나올까 무서웠다.

 ‘우리 다희, 예쁜 다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다희, 집에 좀 데려다 주실래여?’

 ‘제가요?’ 뜨악하여 저도 모르게 눈썹을 실룩였다.

 ‘오라버니가 해줘야죠! 아님 누가 해, 내가?’

 ‘친구라면서.’

 ‘후후, 농담도 잘하셔. 아주 개그맨이야.’ 수빈은 후들거리는 다리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더니, 그 안에서 지갑을 꺼내 5만원을 턱 하니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다희 집 알아요?’

 ‘알긴 아는데.’

 ‘집도 알아, 대박….’ 흐흐흐, 하고 오싹한 미소를 지으며 수빈은 비틀비틀 걸어 나왔다. ‘그럼 수고.’ 그녀는 현호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인 후 그대로 가게 밖으로 향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면서, 등에 메는 건 힘든 모양이다.

 친구를 내팽개치고 가는 수빈의 뒷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본 현호가 다시 다희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애에게 다가가… 네가 먼저 키ㅅ…….’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다희를 가만히 내려다보다 현호는 그 옆에 털썩 앉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희가 스르륵 현호 쪽으로 쓰러졌다. 어깨를 내준 현호는 맞은편 의자에 놓인 주인 없는 가방을 쳐다봤다. 남자가 들 법한 남색 백팩, 사이 좋게 비운 맥주 세 잔. 누구였을까, 이 자리를 빛낸 또 한 명의 주인공.

 하강하는 느낌의 전자음과 함께 잠금 장치가 해제됐다. 현관에 들어선 현호는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헉헉, 거친 숨을 쉬었다. 그는 곧장 거실 소파로 가, 다희를 그곳에 냅다 꽂아버렸다.

 ‘아야야…….’ 어깨부터 떨어졌는지, 다희가 오른쪽 어깨를 비비며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게슴츠레 뜬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무울……!’

 물을 찾는 다희에게 현호가 나지막이 말했다.

 ‘좋은 생각이야.’ 그는 터덜터덜 부엌으로 걸어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김 조교가 채워둔 생수를 꺼내 그 뚜껑을 따서는 꿀꺽꿀꺽 시원하게 목을 축였다.

 ‘무우울……!’ 현호가 반 통의 물을 목구멍에 쏟아 붓는 동안 해갈에 대한 다희의 욕구는 더 강해졌다. 그는 냉장고에서 물 한 병을 더 꺼냈다.

 ‘마시면 좀 깨려나?’ 한숨을 길게 내쉬며 현호는 다시 거실로 향했다.

 그는 물 먹은 하마처럼 무거워진 다희를 업고 빌라 301호로 왔다. 녹두 거리의 301호까진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로봇 청소기와 밤새 단둘이 있는 것도 무섭고.

 현호에게 생수 병을 건네 받은 다희는 목을 힘껏 뒤로 젖히며 물을 들이켰다.

 ‘허리 끊어지겠다.’ 다희가 물 마시는 걸 지켜보다, 현호는 쿡쿡 쑤시는 허리를 주먹으로 팡팡 내리쳤다. 오는 내내 요상한 노래를 부르며 어찌나 바둥거리던지, 길에 그냥 던져버리고 올까, 하는 걸 여러 번 참았다.

 ‘커먼, 커먼, 오오오, 커먼, 커먼, 오오오.’

 어라, 또 부르네. 냉수 먹고 정신 차리라고 기껏 물을 갖다 줬더니만, 이젠 지겹기까지 한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야, 이다희. 그 노래 그만 불러.’

 어째 말로 해선 들을 것 같지가 않다. 현호는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다희에게 다가가 그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이다희. 이다희, 나 좀 봐봐.’ 두 손을 잡으며 앞뒤로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다희가 힘겹게 껌벅이는 눈으로 현호를 쳐다봤다.

 ‘내가 누군지 알겠어?’

 ‘……김혀노.’

 ‘어쩌자고 이기지도 못할 술을 마셨어. 내가 너 업고 오느라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씨…….’ ‘씨이?’

 다희는 현호에게 잡힌 손을 팍 놓았다.

 ‘고생은 뭐 너 혼자 하냐? 나도……! 너 들쳐 메고 갈 때 얼마나 힘들었는데… 내 맘도 몰라주고 힝, 미워.’

 어리광 부리듯 하는 술주정에 맞장구를 쳐줘야 하나, 현호는 고민이 되었다.

 ‘왜 미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잘못했지! 그것도 아주 크게 잘못했지!’

 현호는 고개를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였다. 하루 새 맺힌 게 많은 모양이다.

 ‘…너무 늦게 태어났잖아.’

 ‘뭐?’

 ‘96살이나 어리면서 썸남은 개뿔… 에잇, 개나 줘버려!’

 써엄남, 아까도 수빈에게 들은 말이다. 자기가 다희의 썸남이라고.

 ‘써엄남, 그게 뭔데?’

 ‘봐, 뭔지도 모르잖아. 이런 거 하고 내가 어떻게 썸을 타냐고, 말도 안 되지. 푸…….’

 타는 거라고? 이동 수단인가? ‘남’은 사내 남(男)자를 쓰는 거 같은데. 아아… 술 먹고 데려다 주는 남자, 뭐 그런 건가?

 ‘……!’

 ‘써엄남’의 뜻풀이를 나름대로 해나가고 있던 현호의 볼에 찰싹, 하고 두 손바닥이 붙었다.

 ‘나 모쏠 아니야.’

 ‘그건 또 뭔데.’ 현호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이제 겨우 단어 하나 해독했는데, 또다시 의미 모를 말을 던지니.

 ‘2말 3초, 그딴 것도 안 믿어.’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으니까 그만 하고,’ 들어가서 자, 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다희는 볼에 붙은 손을 떼어내려는 현호의 손길을 거부하며 그의 얼굴을 더욱 힘주어 잡았다.

 ‘그니까…! 썸남 같은 거 없어도 돼. 없어도 되는데…….’

 점점 우는 얼굴이 되어간다. 목소리에 힘도 빠졌다. 덕분에, 그녀가 하는 말이 꼭 진심처럼 들린다.

 ‘좀… 그래. 아이스크림… 그때도 좀… 그랬어.’

 그랬다.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에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했다. 아이스크림, 그게 결정적인 단서였다.

 ‘그 애에게 다가가…….’ 신나게 불러대던 노래를 음 없이 읊조리며, 다희는 노랫말처럼 현호에게 점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옆얼굴을 잡았던 두 손이 뒤로 넘어가 뒷덜미를 간질였다.

 목을 빳빳이 들고 버티던 현호가 서서히 몸에서 힘을 뺐다. 줄다리기를 하듯 영차영차 당기는 다희의 손길에 마음이 약해졌다. ‘……네가 먼저 키스해.’ 숨결이 닿을 만한 거리에서 다희가 노래를 멈추고 고개를 살짝 내렸다. 아쉬웠다. 그러나 서운함도 잠시, 턱을 살짝 든 다희가 그대로 입을 맞춰왔다. 살짝 닿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심장이 요동치게 만든다.

 현호는 다른 한쪽 무릎마저 바닥에 꿇었다. 어색하게 내려가 있던 팔을 들어 다희의 허리를 감쌌다. 마음대로 멀어지지 못하게 그대로 다희를 소파 쪽으로 밀어붙인다. 떨리는 입맞춤은 마치 주기가 있는 것처럼, 직교하는 좌표의 축을 서로 바꿔가며 이어졌다.

 그러다 잠시 떨어져 숨을 골랐다. 세차게 뜀박질을 한 것처럼 가슴이 들썩였다.

 ‘……무서워하지 마.’ 한쪽 볼을 쓰다듬는 다희의 말에 현호는 가슴이 한편이 욱신거렸다. ‘내가 안고 있을게.’

 얼마나 알았다고, 이 낯선 여자한테 위로를 받는 건데. 자조 섞인 미소가 현호의 입가에 걸렸다. 다희가 다시 다가왔다. 안아준단 약속을 지킬 모양이다.

 현호의 두 손이 다희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의 진행 방향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현호는 소파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다희를 벙찐 얼굴로 쳐다봤다. 그녀는 화분 뒤에 숨겨 뒀던 로봇 청소기를 꺼내 들었다. ‘안녕.’ 그러더니 잘 자란 인사와 함께, 로봇 청소기를 품에 안고는 게스트 룸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안고 있겠단 대상이 로봇 청소기였어? 다희의 말뜻을 그제야 알아들은 현호가 큭큭큭, 웃더니 뒤에 가선 파안대소를 했다. 정말 골 때리는 여자야.

 

 “뭐야… 혼자만 들떠서…….”

 침대에 털썩 누운 현호가 이마 위에 손을 얹고 중얼거렸다.

 어젯밤, 다희와 마음이 통한 줄 알았건만 착각이었나 보다. 친구 탓을 하는 다희의 변명에 기분이 상했다. 보물이라도 되는 양, 품에 꼭 안고 있는 로봇 청소기도 꼴 보기 싫었다.

 쾅, 하고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다희가 밖으로 나간 모양이다.

 “…어떡하지.”

 집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한참 남았는데, 이제 시작인데, 큰일이다. 96살 많은 여자에게 마음을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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