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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A.I. Phobia (1)
작성일 : 19-11-10 16:56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2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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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세 살, 가을 무렵의 일이었다.

 친구 몇과 고철로 뒤덮인 빈민촌에 놀러 간 건, 모두 엄마 때문이었다. 해달라는 건 아무것도 들어주지 않으면서, 놀지 말고 공부해라, 예의 있게 굴어라, 잔소리만 해댔다. 엄마가 나한테 그럴 자격이 있어? 이제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자격이 엄마한테 있냔 말이야!

 ‘현호 너, 진짜 아빠네 가서 살아?’

 ‘아니.’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너네 아빠 엄청 부자래.’

 ‘……알 게 뭐야.’

 13년 동안 얼굴도 모르고 살았던 아빠가 나타났다. ‘오성전자’ 사장이란 소개는 꽤 인상적이었다. 서로 닮은 모습이 신기하고 반가운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정자 은행에 기부한 씨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동안 아무것도 모른 아버지란 작자, 필요 없었다. 정자 기부에 대한 호기심, 친구의 탓으로 돌린 장난, 그리고 누군가의 아내로 살긴 싫은 이기심, 정자 은행에서 벌어진 흥정. 이 비정한 거래의 산물이 바로 김현호였다. 혼자서도 잘 키울 수 있다던 처녀 때의 다짐은 다 어디 가고, 살기 좀 퍽퍽해졌다고 생부를 찾아? 싸구려 같이.

 그래서 이곳에 왔다. 더럽고 위험한 이곳을 엄마는 끔찍이도 싫어했으니까.

 ‘나 이렇게 멀리까지 온 건 처음이야. 엄마한테 걸리면 끝장나겠는걸?’

 ‘트래커 꺼, 위치 추적 안 당하려면.’

 현호의 말에 모두들 오른쪽 손목을 두드려 슈트의 컨트롤 박스를 열었다.

 ‘어?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그중 한 친구가 난색을 표했다. 위치 추적 기능을 끄려면 부모님이 설정해 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망했네.’

 ‘너 때문에 다 잡히겠다.’

 ‘그런 건 진작에 알아냈어야지, 멍청아!’

 돌아가며 한 마디씩 하는데 현호만 조용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얼른 놀다 가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친구들이 동의했고, 그렇게 놀이가 시작됐다.

 처음엔 고물더미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누가 더 빨리 날아가나 시합도 하고, 제법 높은 더미에서 낮은 더미로 번지 점프도 즐겼다. 희뿌연 미세먼지에 둘러싸여 마치 구름 속을 뛰어 노는 것 같았다. 깔깔깔, 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모두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했다.

 어느덧 붉은 노을이 하늘을 뒤덮었다. 아이들도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이란 걸 알았다.

 ‘우리 마지막으로 술래잡기 한 판 할래?’ 현호가 묻자, 다들 좋다고 답했다. 이대로 집에 가긴 아쉬운 눈치들이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친구가 술래가 되었다. 현호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고물더미 뒤에 몸을 숨겼다. 두근대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청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이상하게 조용했다. 이쯤 지나면 술래에게 발각된 놈들이 하나둘 생겨 ‘잡았다!’ 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현호는 슬쩍 고개를 빼 술래가 지나갈 만한 길목을 눈으로 살폈다. 그때였다. 콰직-. 어디선가 기분 나쁜 파열음이 들렸다. 현호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기괴한 소리가 그곳에서 들려왔던 까닭이다.

 ‘……!!’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술래인 친구가 공중에 떠 바둥거리고 있었다. 강철로 만든 로봇의 손에 얼굴이 잡혀 질식할 지경이었다. 무참히 깨져버린 헬멧의 파편이 그의 발밑에 우수수 떨어져, 로봇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거렸다.

 유스. 현호는 로봇을 알아보았다. 어깨에 박힌 금색 안테나, 가슴을 가로지르는 상흔, 그리고 저 무시무시한 빨간 눈. 폐기 처분에 항거하여 공장을 뛰쳐나온 인공지능 로봇 유스는 인간에 대한 배신감에 사로잡힌 살인귀로 변태해 있었다.

 뉴스에서 봤던 유스의 실물에 현호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엄마 말처럼 이런 덴 오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할 틈도 없었다. 유스가 한 손으로 거뜬히 들고 있던 친구를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았다.

 현호는 두 눈을 꼭 감았다. 바닥에 쓰러진 친구의 축 늘어진 몸이 잔상으로 남았다. 죽었을까. 나도 곧 저렇게 죽게 될까. 감았던 눈을 힘차게 뜬 현호가 입을 앙 다물었다. 도망치자! 재빨리 슈트의 부스터를 켠 현호가 반대 방향을 향해 몸을 틀었다.

 슈우욱, 하는 소리와 함께 앞만 보고 날아가는 현호의 뒤로 추격자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슈트의 엔진 소리 때문에 도망치면 유스가 곧바로 눈치챌 거란 예상은 했다.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곧 위치가 노출되어 손도 못 써보고 당할 게 뻔했다.

 ‘끄으악……!’

 괴성을 지르며 뒤따라오는 유스에게 뒤로 뻗은 발목이 붙잡힐 것 같았다. 아찔했다. 살려줘, 누가 좀 제발 구해줘.

 솨악-. 그때 뒤에서 나타난 날카로운 칼날이 유스의 몸을 두 동강 냈다. 현호는 뒤를 돌아보았다. 경찰 슈트를 입은 남자가 유스의 자리를 빼앗았다.

 ‘괜찮니?’ 남자의 괜찮냐는 말에 현호는 추진기를 멈추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보았다.

 ‘아빠아……!’

 비밀번호 때문에 트래커를 끄지 못했던 친구가, 아빠, 하며 달려가는 모습을. 극적인 포옹 뒤에, 커다란 손을 머리에 얹은 아빠가 아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감동적인 모습을.

 눈물이 찔끔 나왔다. 무서웠고 서러웠다. 생애 처음 느껴본 공포가 안겨준 생각의 미로에서 현호는 새로운 소망을 키웠다. 아빠가 갖고 싶어.

 

 “왜 그래?” 다희는 아이처럼 품을 파고드는 현호의 뒤통수에 대고 물었다.

 “저 로봇…… 무서워.”

 벌벌 떠는 게 장난치는 것 같진 않았다.

 “알았어, 치워줄게.”

 나와 봐, 하고 다희가 현호를 밀치며 일어났다. 그러더니 동그란 로봇 청소기를 집어 올려 전원을 껐다. 거실로 나가 화분 뒤에 잘 숨겨 놓고는 다시 현호가 있는 게스트 룸으로 돌아왔다.

 “너 괜찮아?”

 처음으로 그의 검은 눈망울이 매섭지가 않았다. 오히려 가여워 보였다. 비 맞은 길고양이의 그것처럼. 다희는 힘 풀리 다리로 침대 위에 꿇어 앉아 저를 올려다보는 현호에게 다가갔다. 그의 머리 위에 가만히 손을 올린 건 잠재되어 있던 모성 본능의 발현이었으리라.

 “어린애도 아니고 뭐야… 왜 저런 걸 무서워해.”

 “……빠.”

 “이 상황에 오빠란 말이 나와?”

 으이구, 하며 다희는 현호의 머리를 헝클었다. 어린애 같단 말에 오빠 소릴 꺼낸 거라 지레짐작한 것이다. 그러나 현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은 아빠,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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