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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여동생을 주워 왔더니 마교 교주라고 합니다만?
작가 :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9.11.10

여동생이 가지고 싶었던 나. 어느날 갑자기 그 꿈이 이루어졌다.

 
여동생과 몸이 바뀌었다?(2)
작성일 : 19-11-10 15:20     조회 : 372     추천 : 0     분량 : 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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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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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전에 없던 위기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답이 없다. 그 약이 원인이 분명하다. 대체 내게 뭘 먹인 거야!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익숙한 벨 소리가 울렸다. 인터폰이다. 아, 젠자아아앙!

 

 “그렇지! 편지!”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머릿속이 순식간에 연비의 말로 가득 찼다. 허겁지겁 연비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니, 내 방인가?

 

  책상 위에는 여동생이 말한 것으로 보이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 이걸 볼 때쯤이면 넌 본좌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 본좌는 예고한 대로 수련동에 가서 속성으로 무공을 익힐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하겠다.

 - 너는 그 사이 그 여자를 가르치는 척하면서 본좌를 대신하고 있거라.

 - 무능한 너에게 본좌의 옥체를 맡긴 것은 나 대신 그 여자를 상대하라는 큰 뜻이다.

 - 부디 정욕에 사로잡혀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 만에 하나, 멋대로 방을 뒤지거나 남의 몸을 가지고 장난친 게 들통나면!

 -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

 -

 - 추신 : 나는 그 여자가 싫다.

 

 

 “크아아아아아~!!”

 

  연비의 목소리로 포효하며 편지를 갈기갈기 찢었다. 뭘 위엄 있는 척 떠들어대는 거야! 결국 한마디로 유리를 가르치기 싫으니 나보고 알아서 하라는 거잖아!

 

 [딩동~♪]

 

  인터폰이 또다시 울린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유리가 와버렸잖아!

 

  더듬이 빠진 개미처럼 방 안을 서성였다. 큰일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르치는 척하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다른 게 문제다. 정체성부터 시작해서 많은 것들이.

 

  애초에 나 위기에 처해 있는 거 아니었나? 내 몸을 멋대로 가지고 밖으로 혼자 나가도 돼? 이건 진짜 큰일이다. 이대로 못 돌아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연비가 집에 안 오면 난 평생 이 몸으로 살아가야ㅡ

 

  음?

  가만히 연비 방에 있는 탁상 거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자색 눈빛을 발하는 미소녀가 서 있다.

 

 “…….”

 

  ……개꿀인 거 같은데?

 

  벨이 또 울렸다. 우선은 문부터 열어줘야겠다. 난 크게 심호흡을 하고 거실로 나갔다.

 

  출입문을 열어준 뒤 수초가 지나자, 바깥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진다. 곧바로 현관문을 열었다. 단정하게 니트 티와 스키니 진을 차려입은 유리의 환한 웃음이 드러난다. 어딘가 모르게 그늘져 있는 웃음이었다.

 

  꿀꺽.

 

 “어라? 연비 안녕. 어쩐 일로 직접 문을 열어 줬어?”

 “그, 그게 여동생이ㅡ”

 

  아! 이게 아니지!

 

 “……그, 그래서 불만이야?”

 

  좋아. 그럭저럭 괜찮은 느낌으로 나왔다.

 

  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들어왔을 뿐인데 공기가 확 달라진 느낌이다. 곳곳에 배여 있던 우리 남매의 체취를 밀어내는 향긋한 냄새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소파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유리가 물었다.

 

 “성호는? 집에 없어?”

 “오, 오빠는…….”

 “앗! 방금 연비 오빠라고 했다. 우와~ 처음 들은 것 같아.”

 

  으으윽…… 내 꿈을 내 입으로 이뤄야 하다니.

 

  그래도 저 눈빛은 역시 곤란하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의심하는 게 틀림없다. 살짝 헛기침을 하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그 자식은 심부름을 보냈다! 쓰레기 같은 놈! 형편없는 자식!”

 “그, 그래?”

 “서연도…… 아니, 정 호법도 오늘은 없다! 그래서 보, 보보보보ㅡ”

 

  아아아악 오글거려! 이 녀석, 평소에 잘도 이런 말을 입에 담았네.

 

 “……보, 본좌가 금일의 교관……이다.”

 

  유리는 의아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하기야 의심한다 한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칠 리 없지. 오늘따라 연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일 거다. 사람의 몸이 바뀌다니! 이게 말이나 되나? 대체 무림의 약이라는 것들은…….

 

  어쨌든 내 손님이다. 주방으로 가 음료수를 컵에 따라 가지고 왔다. 유리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것을 받아 들었다.

 

 “요즘 여기서 배운 게 도움이 돼. 머리도 가벼운 것 같고 잠도 잘 와.”

 “그, 그래?”

 “응. 템플 스테이나 정신 수양 같은 걸 왜 하는지 알겠어.”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군. 뭐 무공이라는 것들이 대부분 인간의 몸과 자연에 흐르는 기운을 이용하는 거니까.

 

  컵을 전부 비운 유리는 가만히 그것을 내려놓고 어깨를 두드렸다.

 

 “휴우, 그런데 어제 봉사활동하고 오늘 아침에 집안일까지 했더니 좀 피곤하네.”

 “그렇지? 나도 어제 청소하느라ㅡ”

 “응? 연비 너는 어제 빨래하지 않았어?”

 “……빨래를 청소하느라 피곤하다고 하려 했다.”

 

  이건 뭔 놈의 헛소리냐. 환장하겠다. 갑자기 바뀐 몸을 내 몸이라고 인식하는 게 쉽지가 않다.

 

 “성호는 없다고 했지? 혹시 금방 돌아와?”

 

  윽, 왜 자꾸 묻는 거야! 나 여기 있다고! 내가 있는 곳에 신기할 정도로 잘 찾아오는 이 여자애와 진짜 무슨 악연인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꼴로 대면해야 하고.

 

 “에잇! 그 망할 자식은 어딘가로 가버렸을 거라고!”

 

  짜증 나서 부르짖었다. 사실 속뜻은 연비를 향한 것이었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유리의 동공이 크게 확대된다. 그녀는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그, 그렇구나. 그런데 오늘 너 뭔가 좀 이상하네. 뭐랄까, 평소보다 격하다고 해야 하나?”

 “그, 그렇지 않아! 단지 속이 좀 불편해서…….”

 “아!”

 

  유리는 깨달았다는 듯 손뼉을 쳤다.

 

 “터졌구나?”

 

  터져? 뭐가? 억장이?

 

  고장 난 라디오처럼 기괴한 소리를 내며 멍하니 굳어버렸다.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버버하며 머뭇거리는데 갑자기 유리가 일어난다. 그녀는 내가 미처 대응할 틈도 없이 다가와서는 가냘픈 이 육체를 힘껏 끌어안았다.

 

 “꽤액!”

 “괜찮아.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어. 혹시 가지고 있는 거 없으면 내 거 빌려줄게.”

 

  미치겠다. 가슴과 가슴이 짓눌려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여동생도 꽤 스타일 좋다고 느꼈는데 유리의 미드는 거의 흉기나 다름없었다. 완벽하게 내 상체를 점거한 그녀의 ‘마음’이 숨 막힐 듯 죄여온다.

 

  어디 그뿐인가. 아까부터 언뜻 전해오던 이성의 향기가 콧속으로 파워 돌진해서 모든 감각기관을 파괴할 듯 활개치고 있다. 불도저다! 이 녀석은 불도저야!!

 

 “대체 무슨 소리냐고!”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그녀를 힘껏 밀어내며 소리쳤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유리는 고작 한 발 정도 물러난 게 다였다.

 

 “응? 생리하는 거 아니야?”

 “아니야! 할 줄도 몰라!”

 “그게 한다고 하는 거였나…… 아무튼 미안. 오해했네, 후후.”

 

  맙소사.

  여동생은 대체 언제 돌아오는 것인가.

 

  이 꼴로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숨 막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가슴 언저리가 불편해졌다. 끌어안고 부비적거리는 과정에서 뭔가 속옷이 틀어진 건가? 아니, 어깨 끈이 흘러내린 거 같은데. 환장하겠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내 정신세계는 붕괴되어 버렸다.

 

 “아, 아우우. 아으으!”

 “헉, 왜 그래?”

 “으아아아~!!”

 

  미치겠네! 옷이 이상하다고!

 

  뭔가 불편해. 답답해. 꽉 껴. 머리카락도 거추장스러워. 이 녀석 머리는 왜 이렇게 긴 거야! 확 다 잘라 버리ㅡ면 안되겠지. 그랬다가는 내 모가지가 잘릴 테니까.

 

 “부, 불편해 죽겠어. 그리고 답답해. 따, 땀을 많이 흘려서.”

 “앗, 그래? 그러면 같이 목욕이나 할까?”

 “모, 모모모모모모모…… 목욕? 목욕? 모오오오옥욕?”

 “응. 아까 말했지만 나도 근육통 때문에 피곤하거든. 샤워는 하고 나왔지만 저번에 보니까 너희 집 탕도 좋아 보이길래.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어.”

 “그, 그런 건 지, 지지지 집에서.”

 “뭐 어때? 괜찮아. 여자 끼린데. 성호도 어디 갔다며.”

 

  아니요?

  전혀 괜찮지 않거든요?

 

  저리 가라 이 악마야!

 

  집안에 서식하는 소악마가 지옥의 모든 구성원이라 착각한 게 실수다. 이 여자는 대악마다. 이미 저렇게 마음을 굳혔다면 절대 돌릴 수 없을 것이다. 집착녀에게 붙잡힌 가여운 카나리아 같은 나. 슬피 울어보지만 소용이 없다.

 

  뻣뻣하게 경직되어 있는 사이 잠옷 상의가 좌우로 벌어졌다. 유리가 단추를 푼 것이다. 온몸의 피가 얼굴로 다 쏠렸다. 동급생 여자애에게 강간당하는 기분이다.

 

 “자자, 여자끼리 우정을 다지자.”

 “으에엑? 후아악! 히이이이이익!!”

 “나 알고 있어. 너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지?”

 “자, 잠깐! 살려ㅡ으아아아 수행! 수행을 해야지!”

 “앞으로는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 역시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탕에 들어가는 것도 좋잖아.”

 

  우아아악 미쳤어. 이 여자는 미쳤어! 어디 다 큰 여자가 남의 집에서 다 벗고 목욕할 생각을 하고 자빠졌냐.

 

  필사적으로 저항하기 시작했다.

 

 “서, 성호! 오빠가 곧 올지도 모른다고! 다 벗고 있으면 곤란하다고!!”

 “응? 아아, 성호.”

 

  그, 그래. 내가 돌아올 거라고! 내가 나는 아니지만, 아무튼 겉은 나니까.

 

  사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그저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핑계라고 생각해 한 말이었다. 그런데 유리의 태도가 이상하다.

 

 “흠…… 성호라면 보여줘도 괜찮지 않을까.”

 “후와아아악!”

 

  뭐,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이 녀석! 오늘 왜 이래?

 

 “안 괜찮아. 넌 괜찮을지 몰라도 내가 안 괜찮아. 여동생이 안 괜찮아! 부모님! 그래! 모험을 떠난 부모님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모험?”

 “여행…….”

 

  나도 진짜 혼이 나갔나 보다. 만화를 하도 많이 봐서 그런가 이 상황에서 그런 드립이 저절로 튀어나오네. 솔직히 이미 반쯤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다.

 

  기운이 쭉 빠졌다. 흐물흐물해진 몸이 액체처럼 축 처진다.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내 옷을 벗겨내는 유리에게 저항할 힘도 없다.

 

  눈물이 절로 맺힌다. 아아~ 집에서 이 녀석에게 당해 버리겠어. 그런데 이 긴박한 상황에서 왜 나는 유리가 부러운 거냐. 그 본능이 더 한스럽다.

 

  그렇게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갑자기 세 번째 단추를 풀던 유리의 손길이 멈췄다.

 

 “유, 유리야?”

 “……미안.”

 

  뭔가 침체되어 있는 듯한 얼굴이다. 어두운 기운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그녀의 낯이 어쩐지 슬퍼 보였다.

 

  유리의 손이 힘없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미안. 나 너무 제멋대로지?”

 “성유리…….”

 

  그녀는 쓰러져 있던 내 위에서 일어나 소파로 돌아갔다. 풀썩 주저앉은 그 애의 모습이 애처롭게 떨린다. 역시 아까 현관에서 본 그늘진 얼굴은 착각이 아니었다. 뭔가 감정 기복이 심할 만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하다.

 

 “사실 성호가 고백했다는 걸 모두에게 말할 줄 몰랐어. 뭐 알려져도 상관없기는 했지만…… 나는 그 애를 진심으로 좋아하거든.”

 “…….”

 

  그런 걸 놓쳤네. 나도 진짜 둔감하구나. 반성하게 된다.

 

 “중학교 때는 말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달라. 난 성호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거야.”

 “으, 으응. 힘내.”

 “그런데 고아원에서 고백에 대해 말할 때, 네 눈빛을 봤어.”

 “응?”

 “너희 먼 친척이라고 했지?”

 “응, 뭐…….”

 

  갑자기 유리의 눈빛이 차갑게 변모했다.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그런데 왜 그런 눈빛을 했던 거야?”

 

  뭐?

  무슨 눈빛?

 

  아니 뭔 소리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애당초 난 연비가 아니다. 본인이 아닌 본인에게 물어봐야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그때 연비를 못 봤기 때문에 더욱이 알 수 없는 이야기다.

 

  머뭇거리는데 유리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알게 됐어. 네가 날 싫어하는 이유.”

 

  그게 뭡니까. 나도 궁금하네. 내가 연비만 아니었더라도 팝콘 우적우적 씹으면서 들을 법한 이야기다. 당사자인 상태라 뭐라 반응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

 

 “언젠가 둘이 있을 때 확인하려 했지만, 오늘 성호가 없는걸 보니 오늘이 그날인가 봐.”

 

  나 있거든?

  여기 네 눈앞에 떡하니 있다고.

  바깥의 내 몸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스릴러 찍는 사이 여기서는 드라마를 찍고 있네.

 

  유리의 입이 핵미사일 스위치처럼 무겁게 열렸다.

 

 “너, 성호 좋아하지? 여자로서.”

 

  우주가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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