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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여동생을 주워 왔더니 마교 교주라고 합니다만?
작가 :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9.11.10

여동생이 가지고 싶었던 나. 어느날 갑자기 그 꿈이 이루어졌다.

 
여동생은 무림이 싫다고 말했어(4)
작성일 : 19-11-10 15:19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6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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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해 죽겠는데 일과가 끝나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때. 그때의 기분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과 필적하다.

 

  나는 지금 그런 좌절감을 만끽하며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야, 한연비. 나는 그냥 집에 가면 안 되냐? 어차피 별 도움도 안 될 텐데.”

 “안돼.”

 

  단칼에 내 불만을 잠재운 여동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들었다.

 

 “만일 이 애를 괴롭힌 게 천멸각(天滅閣)과 관련이 있다면 양동일 수도 있어. 널 혼자 둘 수는 없잖아.”

 “천멸각?”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토대로 볼 땐 틀림없어. 전에 널 습격한 살수 집단 말이야. 식당이랑 복도에서. 특히 복도 때는 진법을 운용해서 골치 아팠었지.”

 

  용케 정체를 알아냈네. 예령이의 힘인가?

 

  아무튼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여동생이다. 확실히 저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어린아이이기는 해도 마교의 인물을 저렇게 두들겨 팼는데 보통 놈들은 아니겠지.

 

  그런데 질질 짜고 있는 게 어째 영 무림인 같지가 않네.

 

 “저, 그 녀석도 예령이와 같은 부류야? 실제로는 고수인데 환골탈태인가? 그걸로 어려졌다든가.”

 

  내 말에 답한 건 소년, 본인이었다.

 

 “아닙니다. 저는 무공을 할 줄 모릅니다. 본래 본교의 높은 분들을 시중드는 시종이기에, 배우지 않았습니다.”

 

  울먹이면서도 할 말은 다 한다. 참 꿋꿋한 녀석이네. 정상적으로 초등학교 다니고 있었으면 인기 꽤나 있었겠다.

 

  어깨를 으쓱하며 빈정댔다.

 

 “그런 애가 왜 위험하게 혼자 다니는 거야? 마교는 그렇게 사람이 없나.”

 “모르면 가만히 있으세요. 그렇기 때문에 무림인들의 표적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곳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전통 강호가 아니라 현대 문명 속이니까.”

 

  정작 연비는 말이 없는데 서연이 발끈한다. 정말이지, 저 애와 아라는 마교에 대한 충성심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

 

  ‘적야’라 불린 소년은 눈물을 훔치고는 걸음을 서둘렀다.

  역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그의 걸음걸이가 의기양양해진다.

  마치 ‘너네 큰일 났다. 우리 누나 싸움 짱 잘하는데’라고 말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도착한 역은 다름 아닌 지하철역이었다. 난 또 터미널까지 가야 하는 줄 알고 가슴 졸였네.

 

 “그 녀석, 무공은 할 줄 모른다고는 해도 너보다 한 가지는 확실히 났네.”

 “뭐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여동생에게 검지를 세워 보였다.

 

 “넌 아직 혼자서 지하철 탈 줄 모르잖아.”

 “아, 알고 있거든?”

 “정말입니까? 교주님께서 아직 그런 쉬운 것도 터득하지 못하신 겁니까?”

 “알고 있다고!”

 

  음. 본의 아니게 저 녀석의 점수를 깎아버렸다.

 

 “그런데 넌 어쩐 일로 여기까지 왔지?”

 

  서연의 말에 나와 연비는 동시에 탄식을 쏟아냈다. 그래! 저게 중요한 거잖아! 당연히 저런 반응부터 나왔어야 하는 건데, 엉뚱한 일이 터지는 바람에 물어볼 생각도 못 하고 있었네.

 

  안됐지만 이제 군식구는 받을 마음이 없다.

 

  애초에 방도 더 이상 없고,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집안이 어수선하다. 여기서 저런 아이까지 생겨 버린다면 부모님도 계속 방관하지는 못하겠지. 일단 나도 싫고!

 

  그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는데, 적야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 그것이…… 호법님의 서신을 확인하지 못한 진 장로님께서ㅡ 앗! 저쪽입니다! 저기 저 남자들이 교주님께 드릴 선물과 제 돈을 모조리…… 흑…… 흐윽, 후아아앙~!”

 

  아, 또 운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서너 명의 남자애들이 모여 흡연 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보아하니 고등학생이거나 내 또래인 것 같다.

  대부분 이렇다 할 게 없는 녀석들이었지만, 개중 한 놈의 덩치가 유난히 컸다.

 

 “저 녀석들.”

 

  어이쿠. 이를 악물고 달려 나가려는 연비의 팔을 붙잡았다. 덕분에 넘어질 뻔한 여동생은 송곳니를 드러내고 고개를 홱 돌리며 한바탕 쏟아냈다.

 

 “뭐, 뭐 하는 거야! 하마터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뻔했잖아!”

 “아니, 그 천검보는 놓고 가시죠? 여동생이 묻지 마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는 건 원치 않는데.”

 

  검을 가리키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연비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아무 말없이 그것을 서연에게 건넨 후 쿵쾅쿵쾅 그들에게 걸어간다. 실로 위풍당당한 교주의 뒷모습이다. 저 킹콩이 내 여동생만 아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솔직히 말해 연비가 여동생이라는 사실이 좋기는 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 입 다물고 얌전히 있으면 이상적인 미소녀 여동생임에는 틀림없지만 워낙 당한 것도 많고 맞은 것도 많아서 밉다. 그러면서도 또 귀여워 보이고. 꿈에 그리던 여동생이니까 잘 해줘야지? 아니, 하지만 진짜 기력이 다 빠질 정도로 상하기 힘든데. 이게 미운 정인가.

 

  머릿속에 떠다니는 잡념을 전부 크레인으로 잡아 휴지통에 버리고 싶다.

  피곤해서 맛이 간 건가.

 

  나 홀로 횡설수설하는데 아주 도가 텄네.

 

  그렇게 혼자 이성과 본능의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그들 앞에 선 연비는 팔짱을 낀 채 입을 열었다.

 

 “너희들. 저 애 때리고 돈 뺏은 애 누구야? 덤으로 내 선물도 뺏어갔다며? 좋은 말 할 때 내 놔라.”

 

  쭈웁ㅡ 퉷.

  덩치의 가래침이 여동생의 발 앞에 떨어졌다.

 

  아이고 맙소사. 자동으로 눈을 가리게 되는구나.

 

 “이 계집애는 뭐야?”

 “너 뭐냐? 앙? 뒈질래?”

 “호오~ 감히 본좌에게 그따위로 굴다니. 집에 부모님은 잘 계시냐 이것들아!!”

 

  이후의 전개는 불 보듯 뻔하다. 신나는 타작 소리와 곡소리가 밤거리에 울렸다. 진짜 붕붕 날아다니는구나. 무협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부럽지 않은 움직임이다.

 

  저런 애와 맞서 싸울 생각을 했다니, 하하 나도 참.

  ……젠장.

 

  잠시 후. 그들은 거짓말처럼 두 팔을 하늘 높이 든 채 일렬로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 팅팅 붓고 터진 면면들이 아주 가관이다.

 

 “그 돈을 다 썼다고?”

 “예, 누님. 죄송합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만.”

 “저 새끼 혼자 다 썼어요! 저희는 몰라요!”

 “안 닥치냐?”

 

  진짜 주먹이 무섭기는 무서운가 보다. 어떻게 저리 단박에 정리가 되지? 순간 음소거 버튼을 누군가 누른 거라 착각할 정도였다. 이마를 거머쥐고 신음하던 연비는 그들에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럼 내 선물이나 내놔.”

 “선물이요? 그런 건 없었는데.”

 “네, 저희가 뺏은 건 돈이랑 호두과자뿐인데요.”

 “그게 선물이라고, 이 나쁜 형들아!”

 

  적야는 힘껏 부르짖었지만 아무도 그의 편을 들지는 않았다. 이미 관심을 끊은 난 그렇다 쳐도 그를 위해 여기까지 온 연비마저 입을 꽉 다문 채 노려보는 게 전부다.

 

  뭐, 이해는 한다.

 

  교주 선물이 호두과자가 뭐냐. 무슨 여행 갔다 올라오는 할아버지냐? 저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무협 오타쿠가 되지. 불쌍한 내 여동생.

 

  이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저 나쁜 양아치들은 어떻게 혼을 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익숙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규칙적인 신호음이 반복적으로 교차하며 점점 커져 온다.

 

 “야, 한연비!”

 “왜?”

 “튀어! 경찰 떴어!”

 

  젠장, 지나가던 행인 중 하나가 신고한 건가. 사람이 적어서 방심했다. 여기서 경찰서 끌려가면 일이 복잡해진다. 저 두 사람이 잠자코 훈계를 듣고 진술서를 쓸 리 없지.

 

  멍하니 서 있는 여동생을 기다릴 수 없어 냅다 달려가 그 손목을 낚아챘다. 다행히 서연도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적야를 등에 업었다.

 

 “튀어!!”

 

  지옥 같은 귀가 길이다.

 

 

 

 

 

 “서신을 읽지 못했다고?”

 

  경악한 연비와 달리 서연은 차분했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턱을 어루만졌다.

 

 “과연~ 그럴 거라 예상했습니다.”

 “대체 왜? 어떻게?”

 “이곳에 있는 비둘기들은 영 쓸모가 없더군요. 날지도 못하고 머리도 썩었습니다. 세간에서는 닭둘기라 칭할 정도입니다. 해서 저는 다른 방식으로 서신을 보냈죠.”

 

  설마 저 녀석.

 

 “그건 바로 이메일입니다.”

 

  저럴 줄 알았다. 아이고,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대형 사고 치셨네.

 

 “이, 이메일?”

 “어라? 연비 너도 몰라?”

 “대, 대대대대충은…… 저, 적어도 개념이라면…….”

 

  한 번도 안 써봤군, 저 녀석. 최신형 노트북이 게임기인 줄 알고 있는 놈이 바로 여기 있었네. 게임 아이디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말 놀라울 지경이다.

 

  아무튼 적야가 힘겹게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알겠다. 내용을 모르니까 직접 듣기 위해서구나.

 

 “저, 그래서 서신의 내용에 대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서연의 반문에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방바닥에 넙죽 엎드려 무언가를 내밀었다.

  휴대폰이다.

  스마트폰 말고, 폴더폰.

 

  그것도 아주아주 오래된 모델로 보이는 벽돌 같은 폴더폰이다.

 

 “아가씨, 마음에 드는데 번호 찍어.”

 “…….”

 

  거실에 정적이 흘렀다. 적야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를 들고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어린아이의 본능인가. 방금 서연에게서 느껴진 살기는 진심이었지.

 

 “우, 우아앙~!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 호법님의 전화번호를 알아야 해서…….”

 “전화 같은 건 없어. 것보다 너…… 그거 누가 시켰어……?”

 “히이이이익~!!”

 “허억.”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묻는 서연의 미간이 구겨졌다. 실로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 평소에 그다지 표정 변화가 없는 그녀이기에 지금 저 표정이 더없이 무서워 보인다. 세기말 공포 대왕이라고 해도 믿겠다.

 

  나는 물론이고 연비마저 뒤로 살짝 물러났다. 봄기운이 만연했는데도 거실은 한겨울처럼 춥기만 하다.

 

  적야는 살고 싶었는지 재빨리 이실직고를 했다.

 

 “보, 본교의 마령궁(魔領宮)에 있는 첩보 3제대 수행원 장혁 선배가…….”

 “그 쓰레기.”

 

  살짝 욕지거리를 뱉은 서연은 이내 평정을 되찾고 연비를 돌아보았다.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무서운 건 여전하다. 그녀를 마주 대한 연비조차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힐 정도였다.

 

 “왜, 왜 그래 정 호법?”

 “교주님. 저 본교 좀 다녀오겠습니다.”

 “응? 어어…… 으응…….”

 “저 인간의 무공 수련은 교주님께서 직접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매.우.중.요.한.일.이 생겨서 갔다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 그래. 진 장로가 서신 내용을 알고 싶다 하니까 적야 혼자 보내는 것보다는 네가 함께 가는 게 나도 안심이ㅡ”

 

  여동생답지 않게 말이 많아진다. 하지만 서연은 그게 채 끝나기도 전에 자취를 감췄다. 하얗게 질린 적야도 꾸벅 인사를 하고는 열린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 나갔다.

 

  삽시간에 우리 둘만 남은 거실은 태풍에 직격이라도 한 듯 황폐해져 있었다.

 

 “……오늘은 수련 쉴래?”

 “어? 으응, 좀 피곤하네. 하하하하~.”

 

  어색하다.

  어색해!!

 

  이 망할 빈유 고양이! 지금 여기에 뭔 짓을 하고 간 거야. 내일은 일요일이잖아! 유리도 온다고! 이렇게 갑자기 휙 가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속으로는 끝없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한편으로는 서연을 이해하고 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혁이라고 했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명복을 빌어주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일 것이다. 불쌍한 사람…….

 

  서신 건과 사소한(?) 일이 더해져 서연이 자리를 비운 것이 또 다른 폭풍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쩐지 그런 직감이 들어 몸서리가 쳐진다.

 

  화제를 돌려야겠다. 멍하니 있는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저기, 연비야.”

 “왜.”

 “내기는 내가 졌지만, 으음~ 그 정식 후계자니 열 살 때의 일이니 하는 거에 대해 좀 알려주면 안 되냐?”

 

  여동생은 가만히 일어나더니 날 흘겨보며 답했다.

 

 “어차피 때가 되면 다 알 거야. 좋을 게 하나도 없는걸 미리 알아서 뭐해.”

 

  좋을 게 없다고?

  점점 모르겠군.

 

 “……살고 싶으면 수련이나 열심히 해.”

 

  저게 오빠를 대하는 여동생의 태도냐.

 

  방으로 돌아오기 무섭게 한숨이 쏟아진다.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 일에 휘말리다 못해 중심까지 쓸려 간 건 확실한데.

  명상도 해 보고 피곤한 몸을 뉘여 이불도 덮어 봤지만 도무지 잠을 청할 수 없었다.

 

 “후우.”

 

  결국 한 시간 만에 다시 나와 냉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벌써 자정이 넘었다. 정말 이렇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하는 건가? 주말에도 안식할 수 없는 이 비일상이 싫다.

 

  구르면서 게임이라도 할까.

  힘없이 방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익숙한 실루엣이 거실 창가에 보인다.

 

 “연비야?”

 “까, 깜짝이야.”

 “뭘 무림고수씩이나 되시는 분이 나 같은 평민의 기척을 못 느끼냐.”

 “그냥 생각이 많아서 잠시 멍하니 있었어.”

 

  평소답지 않게 침울한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 서연 때문인가? 은근슬쩍 말을 던져 본다.

 

 “오빠 생각?”

 “누, 누가 오빠야! 네 생각 같은 걸 하느니 차라리 지나가는 개미 생각이나 하겠다.”

 

  너무해. 농담 한마디에 돌아오는 대미지가 너무 커. 콤보 하나는 확실한 여동생이다.

 

 “그래, 많이 생각해라. 난 간다.”

 

  쌀쌀맞은 태도에 상대할 가치를 못 느끼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연비가 날 붙잡은 것이다.

 

  내 옷자락을 붙잡은 손이 가만히 힘주어 날 끌어당긴다.

  앞으로 가지 못하도록.

  외면하지 못하도록.

 

  익숙한 샴푸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있잖아.”

 “응?”

 “조금만 같이 있어주면 안 돼?”

 “……그러지 뭐.”

 

  어려운 건 아니다. 어차피 이 녀석이 왜 이러는지 궁금해서 그러려고 했다. 서연의 일은 아닌 것 같다. 그 애에 대한 걸로 연비가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있을 리 없을 테니까.

 

  굳이 묻지는 않았다. 이미 몇 차례나 시도해 본 질문을 지금 또 해서 뭐 하겠는가. 그저 여동생이 바라는 대로 곁에 있어주는 게 오빠로서 할 일의 전부다. 사실은 묻기 애매할 정도로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게 더 컸지만.

 

 ‘이 녀석…….’

 

  조금 괘씸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는데 다그치기 좀 그렇다. 날 잡고 있는 손이 가늘게 떨리는 게 느껴진 것이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야, 너 왜 그러냐? 무슨 일 있어?”

 

  찝찝한 마음을 삼키며 물었다. 의외로 연비는 간단명료하고 명쾌하게 즉답했다.

 

 “무림이 싫어서. 너무나도 싫어서. 지긋지긋할 정도로.”

 

  내내 날 붙잡고 있는 손은 힘없이 미끄러졌다.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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