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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여동생을 주워 왔더니 마교 교주라고 합니다만?
작가 :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9.11.10

여동생이 가지고 싶었던 나. 어느날 갑자기 그 꿈이 이루어졌다.

 
너구리와 살쾡이의 싸움에 승자는 없다(3)
작성일 : 19-11-10 15:17     조회 : 337     추천 : 0     분량 : 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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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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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하다. 너무나도 어색해서 엉덩이에 가시라도 돋친 것 같다.

 

  가만히 주스를 마시는 두 소녀를 돌아보았다. 내추럴한 붉은 롱 헤어는 말이 없다. 다시 반대쪽. 그에 대항하는 훌륭한 금발 트윈 테일도 침묵을 일관한다.

 

 ‘진짜 나 여기서 뭐 하는 걸까.’

 

  우리 집인데 집 같지 않은 불편함. 어색함을 깨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과자를 우물거리며 씹어 먹는 게 전부다.

 

  아작아작.

  우두둑 오도독.

 

 “오도독 소리 시끄럽습니다.”

 “품위 없기는.”

 

  어쩌라고.

 

  안되겠다. 집주인의 위엄을 보여줄 때다. 탁자를 탕 내리치며 짐짓 무거운 목소리로 두 사람을 압박했다.

 

 “소원대로 데리고 들어와 줬으니 무슨 말이나 좀 해봐라. 대체 넌 또 뭐야? 어디 금발 로리 꼬맹이가 어른에게 휙휙 수리검을 던져 대? 확 머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려 버릴까 보다.”

 

  난 비뚤어졌다. 이 이상 당혹감에 휘둘리며 혼란스러운 삶을 살지 않을 거다!

 

 ‘X나 멋있었어.’

 

  스스로 자화자찬하며 현실 도피를 시전하고 있는데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본다. 순간 움찔했지만 쫄지 않았다. 스스로가 잘났기보다는 든든한 방패막이가 있기 때문이지. 염치없지만 여자애 뒤에 숨어서 실컷 폭언을 퍼부어줄 테다.

 

 “일전에 매점에서 공격한 것도 너냐? 어딜 쪼끄만 빈유 꼬맹이가 초등학교나 가서 공부나 할 것이지 암살자 흉내 내고 다니는 거야? 나, 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여기 아라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 너 같은 애들은 그냥 확 궁디 팡팡ㅡ”

 “나, 저 녀석 좀 때려도 되겠느냐?”

 “원래는 안되는데 죽이지만 않는다면 봐주겠다.”

 

  쿨럭.

  뭐, 뭘 봐줘!

 

  호위가 그래도 되는 거냐며 따지고 싶었다.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살기를 내뿜고 있는 예령만 아니었다면.

 

  날 뚫어지게 노려보던 그녀는 다행히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았다. 콩알만해진 간을 어루만지며 안도했다. 여동생이 없는 틈에 싸늘한 시체로 변해버린 오빠가 될 뻔했다.

 

 “흥, 관두마. 난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러 온 것뿐이니까.”

 “뭐? 아까는 공격했잖아.”

 “둘이서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게 꼴사나워 그런 것이니라. 마교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은 이때에 속 편한 너희가 한심스러워서.”

 

  마교의 운명? 아니 것보다 저 녀석은 대체 뭐지? 아까 얼핏 듣기는 했지만 전혀 이해가지 않는다. 이맛살에 힘을 줘 그녀를 주시했다. 여유롭게 과자나 집어먹는 꼬맹이인데 어디서 저런 위압감이 나오는 걸까.

 

  아라에게 그녀에 대해 슬쩍 물었다.

 

 “저 소저는 금화련이라는 사파 정보 집단을 총괄하는 모임의 주인이다. 본교와는 혈맹의 관계에 있지.”

 “거기다가 무림 최고의 절색이라는 말도 덧붙였다면 더 좋지 않았겠느냐.”

 “꼬맹이 주제에.”

 “호오~ 매가 필요한가?”

 “……귀여운 게 강한 겁니다. 우~와~아 엄청난 미.소.녀다.”

 

  젠장, 저 녀석. 서연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데 왜 이리 상대하기가 까다롭지. 아라가 경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녀는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본 후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팔자 좋구나. 교주는?”

 “출타 중이시다. 용건이 있다면 내게 말해도 된다. 본교에 무슨 일이 더 생긴 것인가?”

 “한수혁.”

 

  아라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미세한 움직임에 불과했지만 그녀들을 주시하고 있는 내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그런데 한수혁?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흔한 이름이라 그런가? 성씨가 나와 같다는 게 조금 불편하면서도 궁금해진다.

 

 “설마 소공자가 돌아온 건가?”

 

  무겁게 내리깔아진 아라의 음성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실려 있었다.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불안한 빛을 내비치는 그녀에게 나는 어떤 것도 물을 수 없었다. 그저 귀를 열고 경청하는 것이 전부다.

 

  틀림없는 관계자가 되어 버렸지만 나는 문외한. 이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는 이 이상한 이야기를 흘려들을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한연비. 내 여동생과 직결된 문제일 게 뻔하다는 게 그것이다.

 

 “이제는 소공자가 아니지. 마교도 본의 아니게 세대교체가 되어 버리지 않았느냐? 그는 지금 혈교(血敎)의 세력을 흡수하여 적마교(赤魔敎)라는 새로운 방파(幇派)를 선언했다.”

 “그럴 수가. 그렇다면 최근에 본교에 있었던 일들은ㅡ”

 “그래. 내 정보에 의하면 그들이 꾸민 짓이 분명하다.”

 

  무뚝뚝한 낯이 한층 더 굳어져 사색이 되어버린 아라를 보니 큰일이 일어나기는 한 모양인데, 잘 모르니까 뭐라 못하겠다. 그냥 나도 따라서 안면을 굳힌 채 앉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전보다 더욱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이 녀석들 싹 모아서 무협 영화 같은 데 내보내면 연기 잘할 것 같다. 연기도 아니지. 일상생활을 그대로 내비치면 되는 거 아닌가?

 

  뭐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겠지만. 한물간 무협 설정이 꽉 들어찬 미소녀들과 함께 생활하려니 신기하면서도 불편하다.

 

 “여하튼 일부로 찾아와 알려줘서 고맙다. 이 건은 교주님께 바로 알리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아라는 휙 하고 날 돌아보았다.

 

 “……?”

 “뭘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거지? 못 들었나? 전서구를 준비하라는 거다.”

 “전서구라면…… 비둘기?”

 “그래.”

 

  후우.

  머리가 지끈거리는구나.

 

 “그런 게 있겠냐.”

 “뭐, 뭣이?”

 

  이 바보를 어찌해야 할까. 설마 했는데 초창기 여동생보다 더 중증이다.

 

  그런데 뜻밖의 지원군이 나타났다.

 

 “한심한 소리를 하는구나. 이쪽에서는 그런 걸 쓰지 않는다. 이런 것을 쓰지.”

 

  그렇게 말하며 예령이 꺼내든 것은,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신형 버전이다!

 

  아아~ 스마트폰이 저토록 멋있게 보일 줄이야. 나보다 더 좋은 걸 가지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 너무 반갑다. 고리타분한 무협 오타쿠일 줄 알았던 꼬맹이가 기특한 구석이 있었네! 서연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이쪽 세상에 대한 공부가 확실하구나.

 

  과연 정보 집단의 수장이라 할 만하다.

 

 “그건 통신기인가? 신기하군. 그렇다면 저걸로 연락을 시도해 봐라.”

 

  그렇게 말한 아라는 물론 예령의 시선까지도 내게 집중되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연비에게 스마트폰을 아직도 사주지 않았다는걸.

 

 “그, 그게…… 선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박했네.”

 

  입만 산 한심한 오빠로 낙인 찍혀버렸다.

 

 

 

 

 

  어느덧 해가 떨어지고 날이 어두워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웃음꽃이 만개한 거실에서 한참 게임에 빠져 있다. 삭막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즐거움으로 가득 찬 마이 홈 리빙룸에서!

 

 “우하핫! 아라 너 격투 게임은 약하구나? 거기서는 하단 가드를 했어야지.”

 “다, 다시 한 번 대전을 요청한다.”

 “거부한다. 야, 다음은 거기 금발 로리 꼬맹이! 네 차례닷.”

 “그런데 왜 자꾸 아까부터 날 금발 로리 꼬맹이라 부르는 것이냐. 이래 봬도 이 몸은 전 무림에 다섯 명이 채 될까 말까 한 화경의 고수니라. 본 나이는 훨씬 많단 말이다!”

 “뭐얏, 그럼 할머니?”

 “……그냥 아가씨 정도로 타협해 주면 안 되겠냐?”

 

  어림도 없는 소리.

  손바닥을 펼쳐 거부의 뜻을 완강히 드러내었다.

 

 “이 게임에서 날 한 번이라도 이긴다면 모를까, 그 꼴로는 어린애 취급을 벗어나지 못할걸.”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마냥 연비를 기다릴 수 없어 시작한 게임은, 연비와 친해져 보고자 그녀를 꼬드겨 산 가정용 게임기의 소프트웨어였다. 당연히 콘솔이라 해도 내가 게임을 못하는 건 다르지 않다. 다만 이 게임은 예외였다. 내가 잘한다기 보다, 밸런스 붕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얍삽한 패턴을 가진 사기 캐릭터가 있었던 것이다.

 

  그걸 알 턱이 없는 그녀들은 내게 연전연패. 특히 PC방에서 막강한 힘을 보여주던 아라는 패드의 조작 방식이 영 불편한지 초심자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만화처럼 만능인 사람이 있을 리 없지! 이게 정상인 거다.

 

  예령이 이를 악물고 덤벼온다.

  공중으로 덮쳐오는 그녀를 상승기로 쳐올린 후ㅡ

  그대로 공중 콤보.

  다운된 캐릭터가 일어나는 순간 가드 불능 필살기!

 

 [Perfect! 1P WIN!]

 

  그녀는 떡이 되도록 맞고 울상이 되어 물러났다. 통쾌하다. 무림 고수들도 별거 없구나.

 

 “하하하! 다 덤벼라. 무림 여고수들도 내 손가락 하나에 유린당하는구나!”

 “후, 후에엑!”

 “다, 다음은 나다.”

 “좋아. 아라 넌 특히 각오해라. 감히 친구들 앞에서 날 제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겠다! 아잣!”

 “윽.”

 “여기서 걷어 올리고! 그대로 들어간닷!”

 “하윽! 너, 너무 강하다!”

 “에잇! 에잇!”

 “아, 안돼! 거긴 안돼!”

 

  마교의 위기고 나발이고 모르겠고, 지금 이렇게 여자애들과 노는 게 즐겁다.

  그런 즐거움에 한참 심취해 있는데ㅡ

  갑자기 오싹한 기운이 전신을 훑었다.

 

  뭐지? 왜 이렇게 추워지지? 겨울은 다 지났는데 이상한 한기가 뒤에서…….

 

 “…….”

 “……너희 뭐 하냐?”

 “흐어어억!”

 “꺄아아아아아앗!”

 “교, 교주님!”

 

  우리 셋의 입에서 동시에 비명이 터져 나왔다. 황급히 일어나 부복하는 아라와 달리 나와 예령은 그대로 돌이 되어 버렸다. 먼 훗날에 미래인들이 우리 집을 발굴하다 나와 저 아이의 화석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단단한 돌이.

 

  어이 상실한 눈으로 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여동생 뒤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서 있는 서연이 보인다. 벌레 보는 듯한 눈초리로 나와 그녀들을 돌아본 후, 서연은 나지막한 탄식을 뱉었다.

 

 “변태들.”

 

  허둥지둥 거실을 정리한 후 모여 앉은 우리는 다시 진지한 분위기 속에 들어갔다.

  아니, 그러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다.

  여기저기 각기 다른 형태를 만들고 있는 면면들이 모여 있으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여동생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몇 번 헛기침을 하더니 나와 아라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이 무서워 머리가 자동으로 움츠러든다. 거북이가 친구하자고 하겠네.

 

 “죄송합니다 교주님. 제 책임입니다. 워낙 흥미를 끄는 게 많다 보니 저도 모르게ㅡ”

 “그런 건 됐어. 것보다 홍 장로는 따로 거처를 마련해 줬을 텐데 왜 여기 있는 거지? 그리고 그쪽도.”

 “난 정식으로 초대받고 온 손님이니라. 오랜만이구나, 사파지존 여검제(女劍帝) 신살마검(神殺魔劍) 한연비 교주.”

 

  여동생 직함 한 번 더럽게 기네.

  강호에서 노니는 무림인이 되려면 한자 공부부터 해야겠다.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는데 예령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아니지, 임시 교주라고 해야 하나?”

 “이런 무례한!!”

 

  서연이 발끈하며 나섰다. 하지만 행동에 옮기지는 못한다. 여동생의 팔이 그녀를 가로막고 있다. 싸늘한 여동생의 눈빛은 지금껏 내가 본 적 없는 형태로 일그러져 있었다. 어쩐지 굉장히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금화련주. 당신과 농이나 나눌 만큼 본좌는 한가하지 않다.”

 

  위엄 있는 대사와 태도인 건 맞는데…….

  자꾸만 눈이 손에 들려 있는 도넛 상자로 향하네.

 

  X킨 도너츠인가. 제품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난 좋아하는 편이다. 상자의 크기로 봤을 때 대략 열 개 정도. 아라나 예령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았을 테니 틀림없이…….

 

 ‘서연이랑 둘이 먹으려고 사온 거네.’

 

  쳇.

 

  예령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이내 편한 자세로 앉았다. 그녀의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 보건대 동생은 아직 온전한 교주로 인정받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저 꼬맹이가 속한 단체는 마교에 견줄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 같고.

 

  무협지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들의 언행에서 느낀 건 보이지 않는 가식이었다. 그들이 정말 중대 중국 무협에 나오는 인물들이면 모를까, 현대 사회의 음지에서 활약하는 집단에 속해 있는 거라면ㅡ

 

  어쩌면 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럼 바로 본론만 말하고 물러가도록 하지.”

 

  예령은 낮게 웃으며 머리를 쓸어 올렸다.

 

 “한수혁이 돌아왔다. 세세한 건 본교의 외총관에게 듣도록 해라.”

 “엄연히 다른 집단이면서 일월신교를 함부로 본교라 칭하지 마.”

 “내 마음이니라. 이참에 우리도 사파의 중심에 속해볼까 하고 있거든.”

 

  연비가 눈을 부라리자 그녀는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입가의 웃음은 거두지 않았다.

 

  내 일상을 무너뜨린 장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서 그런가. 위화감이 장난이 아니다. 말없이 손을 내미는 서연에게서 장바구니를 받아 들었다. 많이도 사 왔네. 볼일이라는 게 장 보는 건 아니었겠지?

 

 “그렇구나…… 오라버니가…….”

 

  두둥!

  갑자기 머릿속에서 천둥이 쳤다.

 

  오라버니?

  환청이 아닌가 눈을 깜박여 봤지만 분명 똑똑히 들린 연비의 목소리다.

 

  오빠라니! 저 녀석에게 오빠가 있었던 건가? 혼란스럽다. 갑자기 여동생이 멀어진 것 같다.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는데 턱을 어루만지던 여동생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뭐, 뭘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어? 빨리 정리나 해. 기껏 신경 써서 암살자를 잡아 줬더니.”

 “응? 암살자를 잡았다고?”

 “그래. 자꾸 주위에서 기웃거리는 게 가소로워서 학교 끝나자마자 잡으러 갔었지.”

 “그, 그럼 그 사람은?”

 

  연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서연이 엄지로 자신의 목을 척 그으며 중얼거린다.

 

 “처단했습니다.”

 

  으아아아! 무서운 녀석들!!

 

 “암살자라. 역시 저 녀석은 암살자가 아니었구나.”

 

  내 말에 예령은 코웃음을 쳤다.

 

 “흥, 그야 당연하지. 말하지 않았더냐. 내게 마교를 공격할 만한 이유는 없다.”

 ‘실제로는 공격한 주제에.’

 “그런데 교주, 암살자가 노리는 건 역시 저 소년이던가?”

 

  역시……?

 

  연비는 침묵을 지켰다. 반응이 없자 재미없다는 듯 예령은 더 캐묻지 않았다. 그러나 내 마음속 깊은 곳에 파문이 일기 시작하는 불안감은 점점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나는 단순히 무림 여고생을 여동생으로 두게 된 오빠가 아니었던 건가. 어째서 사건의 중심에 휘말려 들어가는 기분이 드는 걸까. 지금껏 연비에 대해 궁금해하던 모든 것들이 나 자신마저 뒤덮어 버린 것 같다. 당장 여동생을 붙잡고 묻고 싶었다. 저 여자의 말에 대해 진위를 확인하고 싶었다. 허나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럼 저는 거처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물러가던 아라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잠시 걸음을 멈췄다.

 

 “아 참, 교주님. 교주님께서 말씀하시던 게임이라는 걸 해보게 되었습니다.”

 

  컥.

 

 “그, 그래?”

 “제법 흥미롭더군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교주님과 한 팀으로 본교의 무용을 만천하에 떨치고 싶습니다만.”

 “으응.”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뭘 진지한 목소리로 듀오 신청하고 자빠졌냐! 혼란의 도가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내 속은 어쩌라고! 묘하게 틀어진 화제를 다시 돌려놓기가 쉽지 않다.

 

  결국 난 아무것도 물을 수 없었다.

 

  모두가 돌아간 후 연비는 피곤하다며 방으로 직행했다. 결국 거실에 남겨진 건 나와 서연. 어쩌다 저런 엄청난 여동생을 얻게 되었는지…… 자신의 처지를 개탄하며 어질러진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턱.

  서연의 작은 손이 어깨에 올라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날 위로해주는 건 교관뿐이구나. 무뚝뚝한 녀석이지만 이럴 때는 정말 든든하다. 귀여운 여중생 호법에게 위로받다니~ 아아 행복해.

 

 “빨리 정리하고 좌선하시죠. 수행할 시간입니다.”

 “……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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