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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브리튼 던
작가 : 전Yeah
작품등록일 : 2019.10.8

블루튜더의 전사였던 요한은 레드튜더와 전쟁 준비 중 블루튜더가 레드튜더에 흡수되자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탈단하여 외진 시골로 내려가게 된다.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하려는 요한 앞에 아무라는 이상한 녀석이 나타나면서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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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1-10 01:55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1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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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좋은 날씨였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춥지 않고 선선했다. 이따금 섞여있는 풀과 꽃향기가 코를 건드려 마음을 간지럽힌다. 샘은 마차를 몰며 이런 좋은 날에 하필이면 마을에 그런 일이 생겼을까 착잡해 한다.

 

  짐마차 안에서는 네 사람이 있었다. 가족으로 돌아가는 눈지오, 그를 호위하는 요한과 아무, 그리고 눈지오 부모의 행방을 찾은 에이나 라는 여자 용병.

 

  원래는 에이나가 눈지오를 데리고 샤르코바로 향했어야했지만 특별히 두 사람이 더 따라붙었다.

 

  요한의 경우 눈지오가 잘 따랐기에 그가 마음에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같이 동행하게 됐고, 아무는 그런 요한을 따라 농땡이를 피우고 싶어서 간다고 자원했다. 스마는 어차피 있어도 마을 재건에 도움이 안 될 거라며 아무를 쿨하게 보내줬다.

 

  원래 임무를 맡은 에이나의 주된 활동은 첩보 및 공작, 절도였다. 넓게는 암살도 하는 편이지만 정말 쓰레기 같은 인간이 아니면 암살 임무는 잘 맡지 않는다. 휴식 차 브리튼 던에서 소소한 퀘스트를 처리하며 3달가량을 느긋하게 지내던 중 스마 촌장의 부탁으로 눈지오의 부모를 찾아 나섰다.

 

  그녀의 복장은 꽤나 특이했다. 일명 시노비라고 불리는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사슬갑옷 같은 경갑을 안에 입고 밖에 질기고 두꺼운 검은색 천을 두른 복장이었다. 붕대로 압박을 하고 있지만 흘러내리는 흉부는 사슬갑옷 조차 막기 힘들어 보였다.

 

  그녀는 흑발의 긴 생머리를 쓸어 넘긴다. 깊고 진한 검은색 눈동자는 요한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래도 영광이네요. 회색 전쟁의 영웅과 한 마차에서 이야기도 하고.”

  “……다들 저를 만나면 그 말 뿐이라서 좀 쑥스럽네요…….”

 

  요한은 머리를 긁는다. 그러면서 요한은 에이나가 더 대단하다고 치켜세운다.

 

  “눈지오 부모님의 행방을 알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걸 찾아내신 게 더 대단하죠.”

  “힘들다면 힘들었고 아니라면 아니었죠. 흔적도 없이 0에서부터 시작했어야 하니까요.”

 

  그녀는 눈지오 부모의 행방을 알아내는 것에 대해 깊은 속내를 토로한다.

 

  “스마 촌장님의 생각처럼 저도 인신매매범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랫동안 이곳저곳 돌아다니긴 힘들었을 테니 되도록 이 근방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보면 엔 토르에서 바로 연락이 있었을 텐데 없었다면 인구가 많은 샤르코바 쪽이 아닐까 생각했고요. 목적지는 쉽게 알아냈는데 이제 거기서 어떻게 아느냐가 문제였지만요.”

 

  그녀는 거의 한 달 가까이 샤르코바를 뒤져야 했다며 한숨을 쉰다. 샤르코바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무려 5천여 명에다가 유동인구까지 더하면 엄청난 숫자여서 막막한 상황이었다.

 

  갖은 노력에도 쉽사리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기에 그녀는 혹시 정보가 부족한 빈민가 쪽에 있지 않을까 해서 노선을 바꿨다. 그리고 마침내 눈지오와 친했던 빈민가의 어린 아이들을 만났고 그의 부모는 지금 샤르코바의 상업지역에 거주중이라고 말했다.

 

  “고생했네요, 에이나 씨. 거의 한 달 동안을…….”

  “한 달 만에 찾았으니 오히려 다행이었죠. 다만…….”

 

  에이나는 자신이 봤던 것을 떠오르자 생각이 복잡해진다. 요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그러냐고 묻자 그녀는 눈지오의 눈치를 살피더니 머뭇거린다.

 

  이윽고 마차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멈추고 아무가 눈지오와 같이 놀아주는 타이밍에 에이나가 다가와 요한에게 자신이 본 걸 이야기 해준다.

 

  “사실 이상했거든요. 빈민가에서 살던 사람이 갑작스레 상업지역으로 이사를 갔다니까. 뭐, 빈민가에서 살던 사람이 열심히 돈을 벌어 집을 사는 게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자식을 잃어버린 사람이 그동안 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니까 조금 느낌이…….”

  “……그런가요?”

  “더군다나 제가 눈지오의 부모를 찾아갔을 때, 두 사람의 반응은……. 아이의 행방에 안심했다기 보다는 숨겨놓은 걸 들켜서 당황한 기색이었어요. 눈지오의 걱정보다는 눈지오가 무슨 말 안 했냐는 말을 먼저 묻기도 했고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죠.”

 

  그러면서 에이나는 아무가 따다준 야생 레드베리를 먹으면서 맛있어 하는 눈지오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가족을 잃어버린 아이에게 다시 가족을 찾아준 것이라고 여기며 나름 뿌듯한 보람을 기대했는데……. 마치 죄를 짓는 기분이에요. 후우……. 이대로 눈지오를 거기로 돌려보내도 괜찮을지…….”

  “…….”

  “솔직히 말하면 눈지오에게 가지마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눈지오의 부모는……. 아이가 다시 오길 원했나요?”

  “자기들끼리 뭔가 속닥거리더니 정말 다행이라고 다시 눈지오를 보게 돼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잃어버린 아이를 되찾은 기쁨과는 사뭇 다른 기분 나쁜 느낌이어서…….”

 

  아마 그 기분 나쁜 감각을 눈지오도 느끼고 있을까? 마을을 출발할 때 울상이던 눈지오는 지금 맛없다면서 떫은 레드베리를 땅바닥에 뱉고 있었다. 아무가 기껏 가져왔는데 그럴 수 있냐며 짜증내지만 눈지오는 이런 건 줘도 안 먹어야 한다며 다시 아무에게 레드베리를 돌려준다.

 

  아무렇지 않게 아무와 이야기하고 있는 저 표정. 분명 자신을 위해 여기까지 따라오는 우리를 위해 애써 괜찮은 척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증거로 마을을 떠나고 나서 눈지오는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혀 안 하고 있었다.

 

 

 //

 

 

  샤르코바, 블루튜더 세력 내에 속한 이 항구도시는 상업적, 물류적으로 크게 발달한 대도시이다. 낮에는 상인들과 물건 옮기는 소리로 시끄럽고 밤에는 선원들과 용병들이 술잔을 들고 우렁차게 웃어대는 소리로 시끄러운 곳.

 

  바다의 짠 내와 사람의 짠 내가 동시에 풍긴다. 이른 점심시간, 샤르코바의 도시 입구에서 샘은 경비병들에게 검문을 받고 있다. 경비병들은 마차 내부를 살펴보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한 사람의 등장에 당황한다.

 

  “요, 요한님?”

  “아, 아니 요한님이 어떻게 이곳에?”

 

  그들은 요한에게서 자초지종을 듣더니 요한님은 블루튜더를 떠나셔도 요한님이라며 감동한다. 아무는 도대체 뭐가 요한님은 요한님인 거냐고 의아해했지만 한 명, 한 명 검색을 하지 않고 프리패스로 통과가 돼서 불만은 가라앉았다.

 

  입구를 넘자마자 사람들의 북적거림이 귀를 압박한다. 싸게 사려는 사람들과 흥정을 막으려는 상인들의 옥신각신, 물건을 옮기느라 바쁜 짐꾼들, 느긋하게 수다를 떨고 있는 경비병들, 물건을 팔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장사치들.

 

  브리튼 던과는 사뭇 다른 생동감과 생기가 넘쳐났다. 요한 일행 옆으로 아이들이 해맑게 뛰어간다. 무슨 놀이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다들 표정은 즐거움에 취해 있었다.

 

  아무는 눈지오의 안색을 살핀 후, 일단은 쉬었다가 가자고 제안한다.

 

  “모두 여기까지 오느라 좀 지쳤잖아? 길에서 노숙을 하고 아침부터 출발해서 지금 점심이 다 될 시간이니까 말이야. 일단은 숙소부터 잡은 다음 조금 쉬었다가 늦게 점심을 먹고 가자.”

 

  다들 아무의 말에 동의했다. 숙소를 잡은 다음 요한과 아무, 눈지오는 같은 방을, 에이나는 바로 맞은 편의 방을 쓴다. 샘은 촌장이 부탁한 물건을 사기 위해 마차를 쉴 수 있는 숙소에 따로 묵기로 한다.

 

  아무는 숙소를 잡자마자 밖으로 나간다. 피곤해서 쉬려는 거 아니냐고 했던 요한의 질문에

 

  “나 샤르코바는 처음이거든! 어떤 치킨이 있을지 가슴이 뛰어서 안 되겠어!”

 

  라며 들뜬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요한은 아무가 샤르코바에 처음 왔다는 것에 의외라고 생각한다. 요한은 샤르코바가 블루튜더 내 거대한 상업도시 중 하나였기 때문에 몇 번이고 들러서 익숙한 곳이었다.

 

  요한은 눈지오에게 점심을 먹을 건지, 아니면 조금 쉴 건지 물어본다. 눈지오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배는 고프긴 하지만 일단 좀 쉬다가 대장이 식사를 하면 그 때 하겠다고 대답한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눈지오의 옆에 요한이 다가가 앉는다.

 

  “무서워?”

  “…….”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그 말이 눈지오의 불안한 마음을 관통한다. 눈지오는 팔을 들어 허공을 응시하던 눈을 가린다. 요한은 눈지오의 모습을 보고 말하는 걸 그만둘까 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에이나 씨가 말했어. 네가 거기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너는 정말 괜찮은 거야? 너도 사실 가고 싶지 않잖아.”

  “…….”

  “눈지오…….”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요한이 간절히 그의 이름을 부른다. 이름을 부른 게 통했는지 눈지오가 입을 연다.

 

  “제게 원래 가족이 있는데……. 그런데 다른 가족들에게 기대는 건 민폐잖아요. 저는 그럴 수 없어요…….”

  “아니, 제일 중요한 건 너의 의사지. 네가 원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저 때문에…….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순 없어요. 그건 싫어요…….”

 

  아직 10살도 안 되는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올 만한 이야기인가. 더 강하게 눈지오를 흔들어 볼 생각이었으나 눈지오는 몸을 움직여 요한을 등진다.

 

  스스로 정한 일을 견디느라 힘든 모습. 요한은 아무리 자기가 눈지오를 흔든다 해도 눈지오의 마음만 아플 뿐 그가 결정을 되돌리는 일은 없으리라 판단한다.

 

  씁쓸한 입을 닦으면서 요한은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 밖을 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다닌다. 저 군중들을 보며 저 중에 어떤 사람이 눈지오의 부모이며,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저 아이가 저리도 힘든 모습을 하고 있는가 생각한다.

 

 

 //

 

 

  눈지오를 데리고 점심을 먹은 후, 요한은 에이나를 부른다. 아무를 기다리지 않을 거냐는 말에 딱히 있어도 도움은 안 될 놈이니 우리끼리 가자고 이야기한다. 에이나는 아무를 걱정하는 듯 싶더니 아무가 보여준 행적을 생각하고 나선 흔쾌히 요한의 말을 따른다.

 

  에이나는 요한을 데리고 사람들을 사이를 지나다니며 골목길로 향한다. 골목길을 올라가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어느 작은 집에 도착한 에이나는 문을 두드린다.

 

  “슌 씨, 슌 씨! 전에 한번 뵀던 에이나라고 합니다.”

 

  두어 차례 문을 두들기자 조심스레 현관이 열린다. 거기에는 의심이 많은 눈초리를 한 마른 얼굴의 남자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그는 에이나의 얼굴을 보더니 조심스레 문을 연다.

 

  그의 모습은 요한이 상상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 훤칠한 키에 조그마한 미남형의 잘생긴 얼굴, 딱 벌어진 어깨와 늘씬한 다리는 남자가 봐도 호감형에 엄청난 비주얼이었다. 그는 윤기 나는 흑발을 쓸어 넘기더니 웃으며 일행을 맞이한다.

 

  “어서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오, 눈지오 정말 오랜 만이구나! 아빠가 얼마나 찾았다고…….”

 

  그때 요한은 에이나가 말했던 기분 나쁜 감각이라는 것을 느낀다. 자식을 잃어버린 사람치고는 침착한 것도 이상했지만 그보다 더한 의문은 어째서 눈지오를 먼저 찾지 않았냐는 점이었다.

 

  잃어버린 자식의 모습부터 확인하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 아니던가? 요한은 기분 나쁜 실루엣이 슌이라는 남자와 겹쳐지는 걸 느낀다.

 

  이윽고 눈지오의 엄마라는 사람도 눈지오에게 달려와 그를 끌어안는다. 엄마인 앤도 금발의 벽안에 호리호리한 미인형의 얼굴과 잘 빠진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가진 보기드믄 엄청난 미인이었다.

 

  언뜻 보면 헤어진 가족들의 애틋한 상봉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한은 마치 중요한 물건이 자신의 품에 돌아온 듯한 모습처럼 비쳐서 속이 거북했다.

 

  특히, 누구보다 부모를 찾아야 할 눈지오가 두 사람 품에서 어떠한 행복도 내비치지 않고 있었다.

 

  앤은 눈지오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갔고 슌은 두 사람을 식탁으로 안내한다.

 

  식탁에 앉은 요한은 주변을 둘러본다. 식기며 식탁, 눈에 보이는 물건들 대부분이 새 거였다. 오히려 낡은 물품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다. 슌과 그의 아내 앤은 질 좋은 홍차를 두 사람에게 대접한다.

 

  “술을 한 잔 하고 싶지만, 이번에 좋은 홍차가 있어서요. 대접할 게 이런 거 뿐이라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희야 뭐, 눈지오에게 가족들을 찾게 해준 걸로 만족하는 걸요.”

 

  요한과 에이나는 홍차를 호로록 마신다. 질 좋은 홍차임을 바로 알 수 있었으나, 차를 우리는 솜씨가 서툴러 그 맛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요한은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맛이 좋은 차라고 말해준다.

 

  “슌 씨는 눈지오가 없는 동안 힘드셨겠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자식이라고는 이 아이 하나뿐인데……. 그런 아들이 사라졌으니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달이 넘도록 이 아이를 찾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분명 억양과 말투는 그간의 고생을 토로하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었으나 정작 맞은편의 사람들에겐 그 절절함이 와닿지 않고 있었다. 슌은 그러면서 눈지오의 눈치를 살피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눈지오가 들어간 방을 살피더니

 

  “눈지오가……우리 이야기는 안 했습니까?”

 

  라며 조심스레 속닥인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당연히 물어볼 수 있다. 다만, 왜 저리 조심히 물어보는 걸까? 요한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아뇨, 기억이 없다고 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돌아온 건지는 잘 모르겠고요.”

  “기억이……없다……고요?”

 

  말을 늘이며 슌은 요한의 말을 되뇐다. 그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린다. 그 짧은 순간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엷은 미소를 입가에 띠우다가 지운다.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내비치는 슌을 보며 요한은 눈지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억을 잃었어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많이 하지 않더군요.”

  “……그랬나요? 아마, 기억이 없었다면 충격이 커서 저희에 대한 일보다 본인에 대한 일이 더 신경쓰였겠죠. 기억이 없었다면 저희가 가족이라는 사실에 아직 적응이 안됐을 가능성도 있겠고요.”

  “그러고보니 눈지오를 바로 방 안으로 들여보내시던데…….”

  “아들이 먼 곳에서 왔으니 지금 자기 방에 푹 쉬게 해주고 싶은 마음인거죠. 솔직히 또 잃어버릴 까봐 꽁꽁 싸매고 싶은 심정이라 그런 거지만요.”

 

  저 침착함.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말투. 이야기 앞에 벨벳을 깔아 대며 방향을 유도하는 저 화법이 요한은 너무도 듣기 싫었다.

 

  걱정이 됐다. 걱정이 가득 담긴 한숨을 내뱉고 싶었지만 그런 티를 내면 지금 상황이 껄끄러워지고 눈지오가 심적으로 힘들어할까봐 그만둔다. 요한은 이제 슬슬 돌아가 볼 테니 눈지오와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슌은 마치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벌떡 일어나며 눈지오를 부른다. 눈지오는 의기소침해진 상태로 요한의 앞으로 나온다.

 

  “그럼, 눈지오, 갈게. 나중에 놀러 올 테니까 잘 지내고 있어.”

 

  그렇게 말하는 요한의 눈을 눈지오는 간절하게 바라본다. 눈지오의 눈은 슬픈 감정이라는 깊은 웅덩이에 내뱉지 못한 말들을 가라앉힌 것 같은 눈이었다. 소용돌이치는 수많은 말들을 눈에 담고 눈지오는 대답한다.

 

  “……네, 대장.”

 

  그 말을 끝으로 요한과 에이나는 밖으로 나온다. 숙소를 향해 걷던 도중 에이나는 심각한 얼굴로 요한을 향해 말한다.

 

  “……이대로 괜찮은 건가요?”

  “눈지오 말인가요?”

  “네. 솔직히 그 집, 너무 의심이 가는 정황이 많아서…….”

  “그렇다고 우리가 가서 깽판을 칠 수는 없죠. 그렇게 되면 범죄가 돼버리고……. 눈지오도 기껏 결심을 굳혔는데 우리 때문에 더 힘들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어린 아이가 왜 그런 걱정을 해야 하죠? 행복한 일만 있기에도 바쁜 나이인데.”

  “……그러게요. 왜 어린 아이들이 그런 걱정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이런 시대라서 그럴까요?”

 

  요한 또한 생각이 많다. 무엇이 옳은 걸까?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스스로 견디기를 선택한 어린 아이의 결심을 존중해주는 편이 좋을까?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의 끝에 아무가 숙소 현관 앞에서 양갱을 먹으면서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한은 그동안 어디서 뭐했냐는 말이 쏙 들어가버린다. 저 치킨에 미친 놈이 다른 음식을 먹고 있다는 것 자체에 큰 충격을 받았다.

 

  “왔냐? 꽤나 일찍 왔네?”

  “너, 너 그런 것도 먹어?”

  “응? 양갱? 좋아하지. 브리튼 던에 온 뒤로는 유통되는 것도 만드는 것도 별로 없어서 너무 먹고 싶었다고. 그나마 가봉드 할매가 가끔 만들어 주는 걸로 참고 있었을 뿐.”

  “아니, 치킨 말고 다른 것도 먹는 게 신기해서…….”

  “……나 집에서 그래도 여러 가지 골고루 먹고 있는데……? 치킨을 조금 더 많이 좋아할 뿐이지.”

 

  그랬었나? 긴가민가하는 요한과 바로 옆, 에이나의 주변을 살피던 아무는 씁쓸한 듯 양갱을 한 입 베어 물며 말한다.

 

  “눈지오는 집으로 갔어?”

  “응, 이제 가족이랑 같이 있어.”

  “가족이라…….”

 

  아무가 양갱을 우물거린다.

 

  “……그걸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놈들이었어?”

  “……너…….”

 

  요한이 한 소리를 하려 하자 아무는 칼같이 자기는 좀 바빴다면서 그의 말을 잘라낸다.

 

  “나는 치킨이나 간식 같은 거 찾아 먹은 후에 샘한테 가있었어. 짐이 많아서 도와줘야겠더라고. 나는 앞으로 좀 더 여기저기 들쑤시면서 챙겨 먹을 테니, 나 기다리지 말고 알아서들 저녁 먹어. 샘은 내일 아침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하더라. 다들 그 시간에 맞춰 준비해 둬.”

  “꽤나 빨리 출발하네, 그래도 눈지오에게 인사할 시간은 있겠지……. 알았어.”

 

  다시금 착잡한 표정을 보이는 요한을 보며 아무는 나머지 양갱을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

 

 

  저녁을 먹고 샘한테 간 요한은 샘이 아무를 욕하는 걸 계속해서 들어야 했다.

 

  “그 녀석! 못하고 경첩 좀 사오랬더니 주문만 하고선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 자기는 바쁘니까 이정도도 감지덕지래나! 또, 칼이랑 창, 갑옷이랑 방패, 화살도 한꺼번에 주문해놓는 바람에 어디에 주문을 해놨는지 이리저리 찾아다녀야 했어요! 거기다 쟁이나 괭이 같은 것도 옮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도와준다고 와선 도와주지도 않고 말이에요!”

 

  브리튼 던에는 대장간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철제 기구는 다른 마을에서 사들여서 오는데, 도적떼 침입 이후 부족해진 물품들을 보충하기 위해 스마가 샘에게 부탁을 했었다. 아무는 그런 샘을 도와준다고 하고선 주문만 하고 옮기진 않았던 모양이다.

 

  요한이 대신해서 남은 물품들을 옮겨주고 다시금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이제 다들 밤거리를 배회하는 대신 침대나 이불 속으로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에 숙소 앞에선 또 양갱을 들고 있는 아무를 발견한다. 요한은 아무에게로 다가가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아냐고 타박한다.

 

  아무는 요한이 구박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양갱을 전부 먹어치우고선 조심스레 요한에게 잠시 시간 좀 내줘야겠다고 말한다.

 

  “내가 왜 너랑? 나는 너 때문에 좀 피곤해졌어. 들어가서 쉬고 싶은데?”

  “그래도 조금 참아. 나랑 갈 곳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아무는 요한을 잡아 끈다. 귀찮았지만 요한은 아무를 따라 나선다. 요한은 아무를 데리고 밤거리를 같이 거닌다.

 

  요한이 아무를 선뜻 따라 나선 건 그의 분위기가 아까부터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예전 자신이 난동을 부릴 때 보였던 냉정한 그 모습. 얼핏 그 모습이 지금의 아무에게 조금 스며들어 보였다.

 

  그렇게 걷고 있던 아무는 요한을 향해 눈지오를 언급한다.

 

  “그 아이를 그렇게 놔둬도 될까?”

  “……눈지오가 결정한 거야. 존중해 줄 필요가 있지.”

  “맞아, 그건 옳아. 다만, 그게 정말 자신이 원하는 거냐는 거지.”

  “원치 않은 결정을 스스로 내렸다는 말이지?”

  “의외로 마음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감당하기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서 끌어안으려고 하거든. 그 힘듦을 나눌 수 없는 거야. 내가 상처받는 것도 싫지만 이걸 나누는 법도 모르고, 나눈다고 한들 다시 큰 상처로 돌아올까 봐 무서우니까.”

 

  아무가 하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요한은 알 것 같았다. 아니, 깊이 공감이 됐다.

 

  “……그래도 강제적으로 눈지오에게 너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수는 없잖아. 그 아이가 결정한 건데.”

  “그래……. 그 작디작은 아이가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

 

  아무는 요한을 데리고 점차 으슥한 곳으로 간다. 마을 외곽을 향해 걸어가는 아무를 보며 요한은 도대체 어디를 가는 거냐고 묻는다.

 

  “……그다지 즐겁지는 않은 곳이지.”

  “……그런 곳에 나를 왜 데려가려는 거야?”

  “나 혼자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부족해? 설마 너 도박하냐? 전부 꼴아 박아서 나를 물주로 한탕 크게 벌려는 거야?”

  “나는 치킨이 걸린 도박이 아니면 배팅을 크게 안 해.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칩을 놓는 편이지.”

 

  요한은 묘하게 안심한다. 아직까진 치킨에 미친놈이 맞구나. 치킨을 버리고 양갱을 먹는 녀석의 모습을 보면서 안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는 속설 때문에 조금 신경이 쓰인 요한이었다.

 

  어느새 아무는 마을 밖까지 나와 버린다. 경비병들의 눈을 피하면서까지 나올 필요가 있냐며 요한은 볼멘소리로 도대체 어디를 그리 가는 거냐고 아무에게 칭얼댄다.

 

  “도대체가 시간 좀 내주라는 정도가 아니잖아. 나를 어디다가 팔아 버릴 생각인거야?”

  “오, 그거 괜찮겠다. 블루튜더의 전 유명인을 팔아버리면 치킨이 몇 마리가 나올까? 적어도 샤르코바 전 인원이 먹을 만큼은 나오겠지?”

  “……음, 뭔가 양이 엄청나게 나오는 느낌이라 좀 우쭐해지는데?”

 

  요한이 뭔기 모를 자신감에 뿌듯해 하는 사이 아무는 어느 절벽의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동굴 안쪽에 들어가니 넓은 공간이 나오면서 또 다른 동굴 입구가 보인다. 그 동굴 입구 안에서는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무는 허리춤에 찬 검을 든다. 요한의 동공이 커지면서 도대체 뭐할 생각이고, 여기는 어디며, 여기에 왜 온 거냐고 아까와 달리 심각한 어조로 물어본다.

 

  “도대체 뭔데? 너는 또 여기를 어떻게 안 거야?”

  “안 도와줄 거지?”

  “뭔지 알아야 돕지!”

  “그럼 그냥 여기 있어. 내가 처리하고 와서 너를 부를게.”

  “아니, 무슨 처리? 함부로 사람을 베어서는…….”

 

  요한의 만류에도 아무는 어느새 튀어나가 동굴 안 까지 들어가 있었다.

 

  동굴 안에는 모닥불 주변으로 무장을 한 사람들이 갑작스레 나타난 침입자를 보며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샤르코바의 경비병들도 몇 명 존재했다.

 

  경비병들은 당황했는지 아무를 향해 창을 들며 경계한다.

 

  “네, 네 녀석은 뭐냐? 어떻게 여기에…….”

 

  문답무용. 경비병의 경계에도 아무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 창 째로 경비병의 팔을 베어낸다.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다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다. 그들이 겨우 위험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아무가 그들의 손과 발을 베어낸 이후였다.

 

  “끄아아아아악!”

  “치, 침입자다!”

 

  그들이 소리를 지르며 동굴 안의 인원들에게 경고한다. 소란에 달려온 나머지 사람들도 아무는 무자비하게 그들의 팔과 다리를 베어내 잘라낸다.

 

  “뭐, 뭐야?”

  “빨라! 궁수! 궁수! 으아아아악!”

 

  궁수들이 자리를 잡고 활을 쏘려 했지만 이미 근접전투가들은 팔과 다리가 베여 쓰러진 상태. 오히려 자리를 잡은 궁수들을 아무는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소란 속에서 제법 강해보이는 사람들이 나온다. 덩치며 위압적인 외모, 단단해 보이는 중갑, 예사롭지 않은 폴암이 그 위용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는 그런 그들의 모습에 코웃음을 친다.

 

  “폴암이라……. 좁은 동굴에서 쓸 만한 무기는 아닌 것 같은데?”

 

  폴암이 일제히 아무를 향해 날아든다. 아무는 찔러오는 폴암을 피해 뛰어올라 착지할 때 발로 폴암을 밟으며 착지한다. 폴암이 바닥에 박히자 당황한 남자는 폴암을 빼내려 하지만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요한이 팔을 자르며 목을 찔러버린다.

 

  다른 폴암이 아무의 뒤를 노리지만 아무가 그 폴암을 피하면서 아무에게 목이 뚫린 남자의 몸이 대신 두동강이 난다. 그는 폴암을 어지럽게 휘두르며 요한을 몰아세운다. 아무가 날렵하게 움직이다 일순 움직임이 멈춘다.

 

  등 뒤의 벽 때문에 뒤로 피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걸렸구나! 뒈져라!”

 

  폴아이 아무를 향해 날아든다.

 

  파삭!

 

  사람의 살을 베는 소리가 아닌 땅이 패이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는 폴암을 피했고 폴암은 동굴 벽에 박혀 움직이지 않는다.

 

  폴암을 꺼내려고 낑낑 거리는 남자의 목을 아까의 남자와 똑같이 아무가 칼로 찌른다.

 

  아무는 남자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지도 않은 채 동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다. 동굴 안에는 계속해서 수가 꽤 되는 병력들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었다. 마법사들 중 하나가 무영창 파이어 볼을 아무에게 날린다.

 

  아무는 파이어 볼을 피하지만 이윽고 회피 장소를 예측하고 저격을 하고 있던 궁수의 화살과 마주하게 된다.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화살을 아무는 아무렇지도 않게 칼로 쳐낸다. 그 틈을 타 날렵한 몸을 한 남자 하나가 단도를 들고 자세를 잡지 못한 아무를 향해 달려든다.

 

  무리하게 화살을 쳐내느라 휘청거리는 아무를 향해 단도의 끝이 그의 복부를 노린다. 아무리 봐도 배에 상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

 

  허나 아무는 중심을 잡지 않은 채 휘청거리는 채로 달려드는 적의 목을 그어버린다. 피를 울컥 토해내는 그의 목을 붙잡은 아무는 그를 잡고 중심을 잡은 후 그의 몸을 방패삼아 그대로 전진한다.

 

  당황한 적들이 화살과 파이어볼, 공격마법을 쓰지만, 아무가 들고 있는 고기방패가 그들의 공격을 막아준다.

 

  시체에 불이 붙자 아무는 그 시체를 던져버린다. 갑작스레 시체가 날아들자 마법사와 궁수는 당황하며 날아드는 시체를 피한다. 그때 그곳을 향해 주황색 병 하나가 날아와 지면에 부딪친다.

 

  퍼어엉!

 

  폭발물약이었다. 작은 병이라도 위력은 성인 남자 하나를 무력화 시킬 정도는 됐다. 화상과 파편 때문에 괴로워하는 궁수와 마법사의 목을 동시에 베어버리고는 남아있는 궁수와 마법사 잔당의 품으로 파고 들어가 그들의 팔과 다리를 벤다.

 

  한편, 요한은 동굴로 들어간 아무가 궁금하다. 도대체 여긴 뭐하는 곳이길래 여기까지 자기를 끌고 온 걸까? 혹시 무슨 비밀 퀘스트라도 하는 건가? 요한의 발걸음이 그가 느끼는 호기심으로 인해 움직인다.

 

  동굴 안은 처참했다. 샤르코바 경비병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신음을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요한은 당황했지만, 이런 으슥한 곳에 도대체 왜 샤르코바 경비병이 있는 건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면 샤르코바 경비병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뭐야, 여긴?”

 

  뭔가 좋지 않은 낌새를 느낀 요한이 동굴 안쪽을 향해 걸어간다. 쓰러진 사람들을 따라 전진하던 요한은 돌아오던 아무와 마주친다.

 

  “야, 아무 너…….”

 

  피투성이가 된 그의 모습은 낯설었다. 무엇보다 차갑고 고요했다. 가벼운 모습의 아무만을 봐왔던 요한이었다. 그렇다고 그의 진중한 모습을 보지 않은 건 아니다. 자기가 난동을 피울 때, 도적들이 마을을 점거했을 때도 그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헌데, 지금의 그의 모습은 요한이 순간 적으로 인식해 칼끝이 그를 향할 뻔 했을 정도였다. 마치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 같은 느낌. 경계하는 요한을 향해 아무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을 한다.

 

  “부르러 가려는데 좀 기다리지. 뭐, 내가 걸어갈 시간은 아꼈다만.”

  “너……. 무슨……. 여긴 도대체 어디야? 지금 주변의 이 참혹한 광경은 뭔데?”

 

  폭발의 그을음, 불에 그을린 시체, 팔과 다리가 잘려 기절한 사람들. 다시금 요한이 그 의문을 제시하자 아무는 몸에 묻은 피를 닦으며 말한다.

 

  “나는 지금 이 꼴이라 갈 수 없으니까. 네가 대신 가봐.”

  “어딜?”

 

  요한의 질문에 아무는 따라오라고 말한다. 아무는 어떤 동굴 입구에 요한을 데리고 와서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 나는 지금 이런 모습이라 역효과가 날 거야. 확인하고 나면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이 길을 따라 쭉 가면 돼.”

 

  그렇게 말하고선 아무는 길을 올라간다. 요한은 아무의 말대로 동굴 입구 안으로 들어간다.

 

  어두운 동굴 내부에 횃불하나가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그 횃불의 빛 아래에는 쇠창살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요한은 횃불을 들어 쇠창살 안을 확인한다.

 

  그 안에는 크기가 작은 생명체들이 서로를 꼬옥 안고 두려움을 이겨내려 애쓰고 있었다. 요한은 그들 중 하나의 얼굴을 보고 손을 떤다.

 

  “눈……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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