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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11화. 힘들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기에... 앞으로!!!
작성일 : 19-11-09 21:52     조회 : 421     추천 : 0     분량 : 4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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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차도 위를 몇 바퀴 구른 다음

 곧 바로 일어나서 사격 자세를 취한다.

 

  군더더기 없이 절도 있는 발렌타인의 모습은

 한 겨울 함박눈에 쌓인 깊은 산 속에서

 우렁찬 포효를 내지르는 백호의 영롱한 눈빛처럼

 매섭도록 매혹적인 것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독수리(롱보우 아파치)가

 재빨리 하늘 위로 솟아오른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발렌타인의 차가운 총구는

 하늘 위의 검은 독수리를 향해 짖은 화염을 뿜어댄다.

 

  “투콰콰콰콰쾃!!! - 푸슈웅!!!”

 

  맹렬한 살기 어린 발톱은

 곡예비행을 하는 독수리의 허리춤에 가서 깊숙이 박힌다.

 

  주변 시민들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망가고 비명을 질러댄다.

 

  계속되는 총격에 독수리는 기수를 높이고

 올가미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쓴다.

 

  한참을 상공에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던 헬기 안에서

 다급한 무전 소리가 울린다.

 

  “코브라! 여기는 A팀장! 상황 보고 바람!!”

 

  “여기는 코브라! 지금 범인 중 한 명이

 차량을 이탈해 혼자 도주하고 있다!

 범인은 지금 중화기로 무장한 상태다!”

 

  “여기는 A팀장! 지금 경찰차 2대 외엔 전부 완파됐다!!

 지금 곧 그 쪽으로 출발 하겠다! 위치 통보 바란다!!”

 

  “여기는 코브라! 도주 차량은 행복 극장부근에서 남하중이다!

 진행방향은 동해안 해안도로를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우리 팀이 도착할 때까지는 범인을 추적 바란다!

 이제까지의 정황으로 봐서 범인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도주 차량은 관할 구역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하겠다.

 혼자 도주하는 범인은 최후의 경우엔 ...

 사살해도 좋다.”

 

  “여기는 코브라, 알겠다 ...

 도주 차량은 여전히 남하중이다.

 지금부터 범인을 다시 추적하겠다.”

 

  “츄와아아아아아앙!!! - 슈우우우우우웅!!!”

 

  독수리가 거칠게 발렌타인에게 날아온다.

 

  건물들이 즐비하게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8차선 도로 위를

 바람소리를 가르며 가로질러가는 발렌타인의 귓전으로

 천둥소리처럼 다가오는 독수리의 날개 짓 소리.

 

  막무가내로 차도로 뛰어 나오는 바람에

 지나가던 차들이 급하게 비켜 가려다가 서로 뒤엉켜 부딪힌다.

 

  차체가 일그러지고 열려진 보닛 안의 엔진에서

 희뿌연 연기가 탁한 냄새와 함께 솟아나는 통에

 발렌타인은 코를 막고 눈을 반쯤 감고선

 가로 막혀 있던 차들을 하나 둘 뛰어 넘어 간다.

 

  눈앞을 가로 막고 있던 마지막 차를 뛰어넘은 다음

 차도를 가로 지르기 전에 봐두었던

 허름한 식당 건물 쪽으로 달려간다.

 

  식당외벽에는 긴 유리창이 일렬로 연결되어 있다.

 

  달려가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창문으로 돌진해서 깨부수고 들어간다.

 

  “와장창!!! 쨍그랑!!! 와르르!!!”

 

  옷에 묻은 유리 조각들을 털지도 않은 채,

 무작정 뒷문을 찾아 뛰어간다.

 

  뛰는 와중에 손님들 자리 위에 놓인 음식과 음료수를

 보이는 대로 무턱대고 입속으로 우걱우걱 집어넣는다.

 

  한 자루의 총을 사납게 치켜들고

 동시에 연신 입을 우적거리며

 뒷문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이

 한 서린 입김을 불어내는 막다른 골목의 호랑이마냥

 무섭도록 고요하다.

 

  아무리 봐도 이노무 집구석엔

 뒷문을 못 찾겠다.

 

  “이런 썅~!”

 

  주변을 살펴보니 고객 테이블 옆 통 유리창이 보인다.

 밖이 맑게 훤히 보인다.

 

  ‘저기다~!’

 

  “와장창!!! - 쨍그랑!!! - 와르르!!!”

 

  깨부수고 날치처럼 튀어나간다.

 

  건너편 건물외벽에 막힌

 양 옆으로 난 기다란 골목길이 나타난다.

 

  “휴우~ 헥헥!”

 

  잠시 망설인다.

 

  “훼훼훼훼훼~”

 

  헬기의 날개바람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좌우로 두리번거리면서

 본능적으로 조금씩 뒷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슈우우우우우우웅!!! - 바바바바바바바!!!”

 

  골목길 위로 건물들 옥상 사이에

 지겨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독수리.

 다시 봐도 역대 급 크기다.

 

  반대편 골목길을 향해

 총구에서 총알이 튀어나가듯 힘찬 스타트를 끊는다.

 

  저 멀리 골목길 끝.

 

  좌우에서 쉼 없이 오가는 차들.

 

  일단 지금 그 곳 말고는 도망갈 곳이 없어 보인다.

 

  상공에서 따라오던 독수리가

 망설임 없이 발렌타인의 뒷모습을 향해

 무자비한 송곳니를 드러낸다.

 

  “츄르르르르르르르!!! - 톼톼톼톼톼톼톼톼퇏!!!”

 

  전력을 다해 도망가는 발걸음을 쫓아

 M-230 기관포가 시뻘건 불을 뿜어댄다.

 

  땅에 박힌 불기둥은 금새

 사막의 먼지로 뒤덮인 관목 수풀이 되고

 일제히 땅바닥에서 일어나 나란히 서로 얽힌 뒤

 오솔길 모양의 폭주기관차가 되어

 발렌타인의 발자국을 잡아먹을 듯 매섭게 쫓아간다.

 

  지금 생각은커녕 숨 쉴 여유조차 없다.

 그저 본능적으로 훈련 받아온 대로

 몸이 저절로 움직여질 뿐이다.

 

  그와 동시에

 극한의 상황을 견디고 버티고 이겨내게끔 만들어졌지만

 이번만큼은 감당하기 버거운 강적이다.

 

  본능적으로 두려움에 떤다.

 

  얼마 남지 않은 골목길.

 

  극도의 공포와 긴장감에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한다.

 

  머릿속이 점점 혼잡하고 혼란함에 휩싸인다.

 지금 숨은 쉬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다.

 

  양 발이 쉼 없이 움직이지만

 마취가 된 것처럼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후후후후후후화아아아아아~!”

 

  아주 가까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폭주기관차가 달려오고 있다.

 

  도망가는 발렌타인은

 점점 기운이 빠지고 스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다.

 

  이제는 눈이 서서히 감기고

 의식이 희미해진다.

 

  귓속으로 낯익은 목소리가

 어렴풋이 물결쳐 온다.

 

  “수구리~!! 수구리라고~!! 아, 얼른!!”

 

  반사적으로, 본능적으로

 낮게 몸을 웅크리고 땅바닥을 구른다.

 

  아파치는 이글거리는 눈을 치켜뜨고

 활화산처럼 날뛰며 쫓아온다.

 

  소총을 쌍으로 휘어잡고 쏘아대는 뷰띠크와 똠양꿍

 맹수처럼 내달리는 도주차량의 열려진 뒷문 밖으로

 수천발의 총알이 튀어나간다.

 

  “빠바바바바밧!! 투투투투투투투쾃!!”

 

  아파치가 순간 기수를 올려 자취를 감춘다.

 

  “저 ... 저 ... 손 ... 손 ... 손 줘! ... 손 줘~!!”

 

  아무렇게나 엎어져 있던 발렌타인은

 환청 같은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든다.

 

  흐릿한 시야에 점점 가득 차 들어오는 손바닥

 

  팔을 따라 올려보면 수줍은 미소를 뿜어대고 있는 얼굴

 

  아란이다.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입만 간신히 들썩거리는 발렌타인

 몸이 꼼짝도 않는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구원의 손을 내밀고 있던 아란이

 스스럼없이 차에서 내린다.

 

  거침없이 발렌타인을 들쳐 업고는

 일행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쌍 소총의 총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황급히 가속 폐달을 밟고 핸들을 휘감는 황 비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발렌타인을 돌보는 아란

 

  아란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만 있는 발렌타인.

 

 

 

  “A팀. 여기는 코브라 ... 범인은 다시 도주차량과 합세했다.

 지금 행복극장에서 북동쪽으로 7블록 떨어진 곳에서 북진중이다.”

 

  “여기는 A팀! 알겠다! 그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해안도로 방향은 지금 관할 경찰이 봉쇄한 상태다!”

 

  “A팀. 여기는 코브라. 알겠다. 계속 추적 하겠다.”

 

  도주 차량 안에서는

 발렌타인이 차츰 심신을 회복해 가고 있다.

 

  상태를 지켜보던 똠양꿍이 넌지시 말을 던진다.

 

  “임마, 좀 괜찮나?”

 

  아란을 힐끗 보며 말을 잇는다.

 

  “아, 저 가시나가 너 구하러 가자고 난리 지랄 발광을 했다.”

 

  발렌타인이 슥 쳐다본다.

 고개 숙인 아란이 보인다.

 

 소라가 기다렸다는 듯이 쏘아붙인다.

 

  “왜? 또, 썅 년!! 어쩌구 저쩌구 해보시지!!”

 

  여전히 고개 숙인 아란

 

  “아, 어쨌든, 잘 됐으니껜, 그만 해야~

 저 짝은, 난, 알다가도 몰르겠당께~”

 

  어깨가 와락 아파온다.

 

  “워메, 잡것!!! 아고, 아파야!!!”

 

  소라는 오로지 발렌타인만 보인다.

 이제 더 이상은 못 넘어간다는 버럭이 이어진다.

 

  “아, 언제까지 이럴거야~!!

 죽을 거면!! 너희들끼리 가서 죽으라구~!!

 자수 안 할 거면!! 우리는 보내 줘~!!”

 

  “저 가시나가! 아, 지금! 이랄 때가 아니라니까!!”

 

  똠양꿍이 총 부리를 휘저으며 같이 버럭 댄다.

 

  “아, 임 마 안보이나!! 이거 확 쏴 뿐데이!! 확!! 그냥!!

 아, 근디... 킁! 킁!... 이게 무슨 냄새고? 킁! 킁!”

 

  똠양꿍과 동시에 뷰띠크도 코를 실룩거린다.

 

  “그, 그려! 무슨 맛난 냄새...”

 

  일행의 코가 의문의 냄새를 따라 쫓아간다.

 

  발렌타인의 옷에 군데군데 묻은 음식물 부스러기에 가서 멈춘다.

 

  더욱 더 배고파 눈이 퀭한 일행

 

  “니 지금... 밥 먹고 왔나?

 에효~ 그 난리를 치고 뭐 할라고 그라나 했더니...

 야, 지금~ 밥 먹고 왔데이~”

 

  더욱 퀭해지는 뷰띠크의 눈

 

  “그러고 보니께, 허벌나게 배고파부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우리 마누라는... 밥 묵었으까나?

 시방... 약값도 없을 꺼인디... 에고~ 드러븐 시상!”

 

  똠양꿍이 뷰띠크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러게 말이다...

 휴우~ 그 난리 통에... 돈이고 금괴고 뭐고

 다 놔뚜고, 나왔으이..."

 

  입에 무는 담배 한 개비.

 

  “이제, 우짜노?... 참말로...”

 

  똠양꿍에게 건네받은 담배 한 개비를

 뷰띠크는 처량한 눈빛으로 꼬나문다.

 

  두 사내에게서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는...

 

  어느 샌가...

 

  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하늘 위로...

 

  스산하게 스며들어간다...

 
작가의 말
 

 마감일이 다 되어가네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지막까지 화이팅이예요~^^

 여러분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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