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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래연 : 암행어사 출도요!
작가 : 린세이
작품등록일 : 2019.11.6

#찐암행어사#박문수#최도지#조선#청춘#로맨스#유쾌#상쾌#통쾌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가 자행되는 조선 중기.
백성들의 고충은 날로 극심해져만 가고 희망은 사라져 절망이 찾아온다.
그 가운데에서도 순수하고 의로운 처자가 있었으니. 범골의 최가댁 장녀, 최도지.
사또나리로부터 '수청을 들라!' 라는 청천벽력같은 명을 받게되고
수청이 아니면 죽음뿐인 삶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때, 정의의 사도 암행어사가 나타났으니! 그 이름하야 박.문.수
부패한 탐관오리를 처단할 '찐'암행어사의 희망적 활약이 시작된다!

 
15. 가자! 김진사댁으로
작성일 : 19-11-09 21:09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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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도지 뒤를 따르기 시작한 문수였다.

 빠른 걸음의 문수를 안내하며 앞장서 걷는다는 것은 여전히 고된 일이었다.

 씩씩, 거친 숨을 토하며 옆구리를 움켜쥐는 도지에게로 실낱같은 목소리가 떨어진 것은 그때였다.

 

 "순분이라는 아이 말이다."

 

 늦춰진 문수의 보폭을 따라, 도지도 걸음을 늦췄다. 그야 말로 쾌재로다.

 

 "그 아이 귀는 어찌하다 그리 되었느냐?"

 

 순분의 송아지 눈망울을 얼핏 마주한 후, 순분이는 문수의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이번 여름에 물난리가 났었지요."

 

 "그 바람에 강가 인근의 마을 백성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것은 들어 안다만."

 

 "순분이 저 아이가 그 물 난리로 귀를 다치고 어미를 잃었습니다.

 집도 잃었고요."

 

 도지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얼른 한발자국 문수에게로 다가서기까지 했다.

 

 "범람했던 물이 죄 빠지면서 그리로 죽은 짐승이며 잔재가 다 몰렸는데, 관아에서 손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인즉슨, 지주가 괜찮다 했답니다."

 

 촤르륵, 비단처럼 윤을 내던 문수의 미간을 단번에 구깃 구겨졌다.

 

 "그 곁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네들 아닙니까?"

 

 도지는 허리 위에 손을 얹으며 흥분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생각할수록 억울한 일이었으니깐.

 

 "행여 역병이라도 돌까 다들 쉬쉬하며 그리로는 다니지 않는데, 하여도 바람이 불어 올 때면 고약한 냄새가 몰려오곤 합니다. 관아에서는 들은 척도 않고! 오히려 적반하장이지 뭡니까?"

 

 "힘을 모아 치울 생각은 아니 해봤더냐?"

 

 그 말에 도지는 두 눈을 댕그랗게 떠 올리며 억울함을 담았다.

 

 "추수시기, 닥쳐와 바쁜 와중에도 저희들끼리 힘을 합쳐 치우려고 해 봤습니다.

 헌데, 해가 동동 뜬 낮에는 마을에 장정이 없는데 어찌 한답니까."

 

 "...어이하여?"

 

 의문투성이다. 쓰레기 쌓인 자신의 땅이 괜찮다는 지주도 그러하고, 장정이 없다함도.

 

 "김 진사 댁, 제언(댐)인지 하는 수로시설 때문에 부역이 그리로 다 몰렸다지 뭡니까."

 

 "부역(국가에서 요구하는 백성의 노동)?"

 

 부역소리에, 파삭 찌푸려지는 문수의 미간이었다.

 

 "징수해야 하는 군포(군대에 가야하는 의무를 대신해 내는 포.)를 한 필로 감해준다는데 안 갈 장정들이 어디 있습니까? 저희 집에서도 그 일로 장정 한 명이 없다 아쉬워하셨지요."

 

 "범골 사녀집이라 불린다지 않았더냐? 여인들이 군포를 어찌 징수한단 말이냐?"

 

 "돌아가신 아버지 몫을 내라 하는데, 어쩌겠습니까."

 

 "사사로이 군역을 쓰는 것도 모자라 죽은 사람에게 세를 먹이는 백골징포라? 이젠 놀랍지도 않구나. 그래, 자기 땅을 돌보지 않아 백성에게 고역을 안기는 그 지주는 누구더냐?"

 

 맹렬하게 따져 묻는 문수의 기세에 도지는 약간 움츠려 들었으나 그뿐.

 초롱한 눈망울을 더욱 초롱이 떠 올려 답하니, 이젠 정녕 놀랍지도 않다.

 

 "김 진사 어른입니다."

 

 빤히 문수가 도지를 내려 보노니.

 

 "쇤네가 안내해 드릴 곳도 바로 그 곳입니다."

 

 문수의 메마른 입술이 탄복하며 벌어졌다.

 

 "꽤 영민한 아이였구나."

 

 문수의 칭찬에, 콧대가 우쭐. 어깨가 으쓱이었다.

 

 "당연합죠!."

 

 "그래, 어디 한번 가보자.

 죽산현의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김 진사의 땅덩이로."

 

 #

 꼴이 꼴이 말도 못하겠다. 썩은 내가 저 십리 밖에서부터 진동했다.

 문수의 미간은 구겨져 펴 질 줄을 몰랐다. 구더기가 여기저기 들끓고, 파리가 날라 다녔다. 이렇게 까지 가깝게 들어와 본 적 없던터라, 도지는 경악하며 코를 움켜쥐었다. 시시때때로 올라서는 구역질을 꾸역꾸역 다스렸다.

 도지는 관아의 측간을 떠올리며, 그 곳이 고약했는지 이곳이 고약했는지 비교해 보았다.

 

 "이 꼴을 그냥 두고만 본다 이 말이지?"

 

 "엡."

 

 코맹맹이 도지를 돌아 본 문수였다.

 

 "허면, 이 땅에서 소작하는 농민들은 어찌 한다 더냐?"

 

 "...아마, 구휼미를 더욱 많이 꾸게 되지 않겠습니까. 몇 년째 기근인데, ...그리 꾸고 나면 갚지도 못해, 그 고리대미만 더욱 늘어 날 것이구요."

 

 도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수는 파안대소했다. 도지의 기겁한 눈길에 그 웃음이 잦아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웃음 섞인 목소리가 흘렀다.

 

 "정녕 우물 안의 개구리로구나. 세상이 저들 마음대로 돌아가는 꼴을 좀 보니, 그 세상이 전부인 줄로만 아는."

 

 돌연 변하는 매서운 눈빛에, 움츠려 드는 것은 도지의 어깨였다.

 관아로 급하게 귀청한 문수는 아니 그래도 바쁜 영달을 찾았다.

 죽산현 이방 역할을 해 나가랴. 또 아전 중 이방과 같이 하옥된 형방 역할을 해 나가랴 바쁜 일이 이만 저만이 아닌데 이제는 떠억 어사 나리가 안긴 공문을 정리 하자니 버겁다.

 매섭게 질청으로 들어선 문수는 도포자락 휘 날리며 책상 앞에 늘어진 영달의 앞에 자리했다.

 영달은 꾸벅 졸다가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얼른 손등으로 흐른 침을 짓눌렀다.

 

 "아, 안 졸았습니다!"

 

 허나, 물불 가릴 것 없을 만치로 분노한 문수에게 들릴리만무하다.

 

 "김 진사가 어찌 나라의 부역을 사사로이 남용할 수 있는 것인지 공문을 찾아 보거라."

 

 "예?"

 

 영달은 꿈벅 눈을 떠올렸다.

 잔뜩 흥분한 문수를 마주해 여전히 어안이 벙벙이다.

 때마침 슬그머니, 질청 안으로 들어서는 도지가 영달의 눈에 띠었다.

 슬금슬금 도둑 고양이마냥 들어서며, 질청 곳곳을 살피는 눈은 영민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뭘 그리 둘러보느냐!"

 

 만만한 것이 도지라고, 쏘아 붙였다. 도지가 조르르 문수의 뒤에 붙어 섰다.

 

 "전, 어사 나리 따라 온 것입니다."

 

 얼른 제 앞의 문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영달의 이를 악 물었다. 영악한 것. 이라는 말뿐이 안 떠올랐다. 아직도 문수가 김 진사를 놓친 데에, 도지가 방정을 떨었기 때문이라 믿고 있는 듯 했다.

 저 요망한 것이 이번에는 뭔 수를 썼는가, 문수가 잔뜩 성질을 품어 돌아오지 않았는가.

 

 "어서!"

 

 "쇤네가 찾다가는 한나절도 더 걸릴 것이니, 병방을 불러다 드리겠습니다."

 

 탐탁지 않은 문수의 눈길을 살피며 영달은 도지를 흘기는 것을 잊지 않고 질청을 뛰쳐나갔다. 부리나케 병방의 뒷덜미를 붙들고 달려온 영달은 문수의 앞에서야 그 뒷덜미를 놓아 주었다.

 문수는 벌벌 떠는 병방을 잔뜩 노려보았다.

 

 "네 놈은 어찌, 옥살이를 면했단 말이냐?"

 

 "예?"

 

 "나라의 부역을 사사로이 내어줌에 네 놈의 죄 또한 명명백백할 것인데!"

 

 "사사로이라니요! 쇤네 그런 적 결단코 없습니다."

 

 병방은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허면?"

 

 "제언(댐) 시설에 문제가 생겼다 하시어, 그 일로 동원 된 부역입니다."

 

 "제언은 진사 댁의 사유물이지 않더냐?"

 

 허공을 노려보는 문수에 병방과 영달은 얼른 시선을 떨구었다.

 매서운 문수의 표정을 살피며 문수의 어깨너머에서 기웃거리는 것은 도지 한 명이었다.

 

 "...그 대단한 제언. 참, 이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지는 구나."

 

 문수의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해, 특유의 이죽거림이 흘렀다.

 

 "관마를 내오거라."

 

 도지를 향한 명에, 도지는 얼른 고개를 끄덕여 내렸다.

 후다닥 질청을 뛰어 나가며, 도지는 흘끗 질청에 어쩐지 미련이란 놈을 남겨두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문 밖에, 말과 함께 선 도지는 이히힝 울어 젖히는 말의 콧잔등을 여유롭게 쓸어내리며 능숙하게 말을 달래고 있었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빠르게 아문을 넘어선 문수에, 얼른 말고삐를 내밀며 뒤로 물러섰다.

 후다닥 올라탄 문수가 냉큼 이럇! 힘찬 소리와 함께 자취 감출 줄 알았것만.

 안장 위 올라타, 도지를 빤히 내려다보는 것이 아닌가.

 

 "뭣 하느냐?"

 

 "예?"

 

 멀뚱하게 선 도지를 향해 문수는 버젓이 자신의 손을 내밀어 보였다.

 

 "따라 올라타지 않고."

 

 "...어디를 따라..."

 

 "손."

 

 동문서답이다. 하여도 손을 달라하시니.

 도지는 허겁지겁 자신의 손을 치맛자락에 뭉게 닦아 엉거주춤 내밀었다.

 단번에 붙들어 문수 자신이 앉은 안장 위, 바로 앞자리로 도지를 끌어 올렸다. 그 팔 힘도 좋다.

 

 "엄마!"

 

 엄마를 찾으며, 덥석 문수에게 붙들리지 않은 손은 문수의 옷자락을 움켜 쥐었다.

 문수의 말리는 입 꼬리가 찰나였다.

 

 "저, 저는 가지 않아도!"

 

 "김 진사 댁에 받을 것이 있지 않더냐?"

 

 금시초문이다.

 

 "제가 말입니까?"

 

 "그래, 네가."

 

 문수는 도지를 품에 안 듯 말 고삐를 틀어쥐었다.

 당연, 말고삐를 틀어쥐기 위한 자세였으나 처자 도지의 볼에는 불길이 일듯 하다. 움찔 그에게 닿을세라 몸을 움츠렸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목청이 말을 부추겼다.

 

 "이럇!"

 

 그의 단단한 팔 안에서 도지는 제법 안전했다. 내달리는 말 위에서 시원한 바람이 뜨거운 도지의 볼을 식혔을지 몰라도. 그 가슴에 자리한 뜨거움을 식혔을는지는 모르겠다.

 도지는 살포시 아랫 입술을 내리 물었다. 그에게서 솔향이 풍겨오는 듯 하다. 청량하고 푸르른 솔 나무를 닮은 듯하다.

 

 다가닥 다가닥 뛰어 오르는 말에, 잔뜩 그에게서 떨어지려던 등이 그의 단단한 가슴에 쩍 들러붙었다. 그의 온기가 느껴져 왔다. 그의 온기가 스며들었다.

 허나 것도 잠시.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진사댁이었다. 그 모양새가 고래등인지라, 도성의 고관대작의 위세 부럽지 않았다. 문수는 펄쩍, 반가의 활짝 열린 대문 앞에서 뛰어 내렸다.

 누구든 들어오라 저리 활짝 열어 두었는가. 누구도 들어오지 못함에 저리 활짝 열어두었는가.

 

 "말을 메어 놓고, 예서 기다리거라."

 

 "예,예."

 

 더듬 뱉으며, 안장 위에 홀로 남은 도지는 뜨끈한 볼가를 어루만졌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던 문수가 다시 돌아 온 것은 그때였다.

 

 "...어찌..."

 

 그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도와주마."

 

 "...예?"

 

 "내려서는 것을 도와주겠다 이 말이다."

 

 되었습니다. 라는 그 말이 나오지 않아, 도지의 떨리는 손끝은 결국 문수를 향해 뻗어졌다.

 문수에게 닿으니, 이는 짜릿함인지라. 도지는 움찔 떨었다.

 말 위에서 내려서는 도지의 허리를 붙들었다. 세상에나.

 도지를 잘도 땅에 내려놓아, 넋 나간 도지를 향해 다시금 당부하였다.

 

 "예서 기다리거라, 네가 응당 받아야 하는 것을 받게 해 줄 터이니."

 

 허리에 이는 짜릿함에, 묻지를 못했다. 대체, 자신이 응당 받아야 한다는 것이 무어란 말인가. 화들짝 놀라는 김 진사댁 행랑아범을 따라 사랑채로 올라서는 문수에, 그제야 못내 궁금해 졌다.

 대체, 자신이 받아야 할 것이 무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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