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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인코그니토
작가 : BD번
작품등록일 : 2019.9.1

추기경 살해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귀족 청년 에드먼드. 무죄를 증명하고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그의 이야기.

 
10. 고백(3)
작성일 : 19-11-09 16:32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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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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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의 머리로는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

  라나가 카라바스 후작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것이 딱히 배신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배려해서 말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무엇보다 베네딕트는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문제는 라나와 추기경이 어느 정도의 관계였는지가 문제였다. 정말로 자신이 아는 대로, 익명의 후원자와의 관계가 끝이었을까? 그냥 정체를 알아내고서도 계속된 후원을 위해 굳이 그 이상 캐내지 않았던 걸까? 솔직히 라나에 대해 의심하는 것 자체가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에드먼드가 라나에게 말하지 말라는 태도를 보면, 그는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단지 익명의 후원자와 그 정체를 알고서도 잠자코 있던 관계는 아니었다고, 그는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뭐 권력자에 대한 그녀의 증오만큼은 진짜니까, 일단은 잠자코 있어 주는 게 좋겠지."

 "알겠다. 일단 라나에겐 그것과 관련된 얘기는 꺼내지 않겠다."

 

  일단은 잠자코 있자. 지금의 베네딕트에게 있어선 나름 괜찮은 제안이었다. 그렇게 자신도 알게 모르게 에드먼드와 모종의 협력관계가 되어갔다.

  에드먼드는 사실 베네딕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라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직접적으로 증오심을 가진 대상은 귀족이지, 교회는 곁다리에 불과했다. 그녀의 복수심을 불태우기 위해, 추기경과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됐다.

  지금은 추기경이 죽긴 했지만, 아직 교회에는 그녀를 중심으로 하던 파벌이 남아있다. 사실상 그 파벌의 핵심은 사실상 교황청과 다름없다. 브리카의 교회와 교황청을 직접 이어줄 인물이라면, 굳이 페럴 추기경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얼마 전에 수도원을 털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에드먼드도 정확하게 누가 교황파이고, 누가 국내파인지는 몰랐다.

  그녀가 침입한 수도원이 국내파의 수도원이라고 하면 납득이 갔다. 설사 교황파의 수도원이라 한들, 그렇게 성공적으로 일을 마친 것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했다. 어느 쪽이든 그의 의심이 사라질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녀가 추기경에게 충성심을 가졌을 것 같냐고 묻는다면 거기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권력자를 증오하는 라나가 추기경의 심복이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아마 둘의 관계는 협력관계까지가 한계가 아닐까 싶었다. 단지 그 유대가 얼마만큼인지, 또 추기경 사후에도 이어지고 있는지는 앞으로 차차 알아내야 할 과제였다.

 

 "그럼 이제 잔다."

 "알았다."

 

  두 사람은 각자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눈과 입을 닫았다. 한쪽에 대한 신뢰가 쌓이려는 대신, 다른 한쪽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게 되는 밤이었다.

  에드먼드가 다시 눈을 떴을때는 잠일들고서 서너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뒤였다. 어제는 악몽 때문에 일찍 깨게 됐지만, 오늘은 다른 이유로 일찍 잠이 깨고말았다. 생각보다 룸메이트의 아침이 빨랐기 때문이었다.

 

 -달그락달그락

 

  얇은 커튼 너머로 이제 막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이 새어 들어오며 방안을 밝혀주고 있었다. 건너편에서의 부산한 움직임에, 에드먼드는 가늘게 뜬 눈으로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베네딕트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약병을 손에 쥐고 있었다. 아직은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몸 전체가 엄청난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평소에도 가끔 본 적이 있던 모습이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힘겹게 약병을 열고, 몇 알의 알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가 안정이 되는 데는 오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시간 맞춰 복용하던 오후보다, 약효가 떨어지고 나서야 먹게 되는 새벽의 경우엔 약효가 드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았다.

  무슨 종류의 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의 증세를 보았을 때 진통제나 안정제 종류의 약이 아닌가 싶었다. 자세히는 몰라도 식은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발작적으로 격통을 느끼는 것 같았다. 평소에 조금 무기력해 보일 정도로 조용한 모습은, 약의 부작용 같은 게 아닐까 싶었다.

 

 "그거 치료는 안되는 거냐?"

 "왠 일로 남 걱정을?"

 "그야 매일 새벽에 그 지랄을 떨면 나도 손해잖아."

 

  역시 저 개자식이 그렇지. 베네딕트는 짜증은 났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낼 기력이 없었다. 지금은 침대에 걸터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것만으로 힘들었다. 온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은 격통을 견뎌내며, 약의 효과가 몸에 돌기만을 기다렸다.

  베네딕트가 제대로 입을 연 건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완전히 괜찮아진 것 같지 않지만, 식은땀도 그쳤고 숨소리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의사가 말하길 뇌 손상이 원인 같다고는 하지만, 고칠 방법은 모른다더군."

 "하긴 뇌에 대한 연구는 이제야 기본적인 구조가 밝혀지고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단계인데, 이런 동네에 있을 의사들이면 거기까지 기대하기 힘들겠지."

 "넌 참 쓸데없이 이것저것 알고 있는 것 같다."

 "쓸데없는 게 아니야. 새로운 기술은 돈이 되거든. 귀족은 노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건 아니지."

 

  정보가 가장 큰 무기다. 에드먼드가 점차 바뀌어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얻은 결론이었다. 실제로 라나가 그를 필요로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해석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직 그녀가 캐내려 들지 않아서 그렇지, 아마도 그의 머릿속엔 라나가 필요로 하는 많은 정보도 담겨 있을거다.

  에드먼드는 잠이 완전히 깼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선은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슬며시 들춰보았다. 창밖으로는 곧바로 거리의 모습이 보였다. 지금 있는 방은 3층에 위치했지만, 그의 처지를 생각하면 평소에 커튼을 걷고 생활하긴 힘들어 보였다.

  일단은 입안이 말라 있었기에, 옆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 물을 한잔 따랐다. 우선 가볍게 목을 축이고 나서, 하고 싶던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뇌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사람에겐 인과관계를 추측할 수 있는 머리라는 게 있어. 어제 네가 에테르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원인이, 그 상처 때문이라는 말을 했지? 그렇게 생각하면 네가 가진 지병도 거기에 엮어서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

 "쓸데없이 길게 설명 말고 간단하게 말해."

 "그러니까 네 지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뇌 손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하는 거야."

 "그러면?"

 "네가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에테르가 원인일 수도 있어. 뭐, 반대의 가능성도 있지만 말이야."

 

  베네딕트는 에드먼드의 대답에 깊은 관심을 가진 눈빛이었다. 당연했다. 누구든 아픈 사람이라면 자신의 병을 고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매달리기 마련이다. 설사 누가 생각해도 사이비 같은 치료법이라도 시도해보려는 게 사람이다.

  단순히 뇌 손상이 지병과 불안정한 에테르 컨트롤의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병의 원인에 다른 가능성이 있단 얘기를, 베네딕트로선 결코 흘려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에테르를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면, 이 통증도 사라질 거다?"

 "재활 훈련이라고 하는 거지. 어쨌든 시도해봐서 나쁠 게 없잖아?"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나도 몰라."

 

  베네딕트는 지금 자신을 놀리는 건가 싶었다. 물론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수확이긴 했다. 그래도 마치 방법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꺼내놓고서 막상 모른다는 대답이 나오자, 실망과 함께 짜증이 치솟아 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도리어 에드먼드는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였다. 그는 싱긋 웃으며 손에 든 물잔을, 위스키 잔을 흔들듯 빙글빙글 돌렸다.

 

 "하지만 도와줄 사람은 알고 있어."

 "리타 말인가?"

 "그녀가 에테르에 대해 조예가 깊다는 건 인정하지만, 어디까지나 에테르 장치에 한해서지."

 

  저번에도 느꼈지만 아마 그녀가 할 수 있는 조언은 기껏해야 아이디어를 내는 정도라고 생각됐다. 에테르 장치에 자율적으로 간섭하는 방법도, 결국은 베네딕트 혼자서 찾아내야 하는 과제였다. 어차피 리타의 말대로 에테르 공학이란, 어떤 조건에서 어떠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내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에드먼드의 표정을 봐선, 단순히 그 정도가 아닌 것 같았다. 그가 말한 도와줄 사람은, 정말로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네가 원한다면 에테르 사용자에 대한 전문가를 만나게 해줄 수 있어."

 "결국은 네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 달린 소리군."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네."

 "거절한다."

 

  에드먼드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눈썹이 꿈틀거렸다. 계산 밖이었다. 베네딕트가 가지고 있는 절실한 문제를 이용하면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여 줄 거로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베네딕트가 사적인 감정보다 라나의 명령을 우선시하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때문에 일부러 라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정보를 흘리기도 했는데, 아직 그것만으론 모자란 것 같았다.

 

 "내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건 알잖아?"

 "네 정체성에 대해서는 무조건 믿게 만든다는 것은 확실히 느꼈지. 하지만 다른 거에 대해선 모르겠다."

 

  베네딕트의 말대로였다. 다른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부가조건에 대해선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에드먼드는 아쉬움에 쳇하고 혀를 찼다.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베네딕트는 속이 꽉 막힌 타입이었다.

  솔직히 욱한 마음에 베네딕트에게 능력을 써서, 자신이 거는 축복에는 저주가 동반된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것만으로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입증하기 힘들었다. 작정하고 의심하려고 든다면 거짓말을 못 하는 저주가 아닌 다른 저주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일단은 이 문제에 대해서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네 요구를 들어줄 만큼 우리의 신뢰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라나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 놓긴 했지만, 대신에 쌓인 신뢰는 아직 턱없이 모자라는가 싶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능성이 보였다. 굳이 저 얘기를 꺼낸 것을 보면, 아주 생각이 없는 것 같지 않았다. 우선은 그가 납득할 만큼의 신뢰를 쌓아보란 얘기였다.

  에드먼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너무 급하게 일을 진행하려 했다. 자신과 동류라는 사실을 알고, 라나가 교회와 손을 잡고 있을 가능성을 알았다 한들, 하루아침 만에 베네딕트가 신뢰할 거로 생각하는 게 어리석었다.

 

 "뭐, 당장에 날 믿어 달라고는 하지 않을게. 하지만 천천히 생각은 해줘. 너도 손해 보는 얘기는 아니잖아?"

 "일단 두고 보고는 있겠다."

 

  일단 지금은 다소 음흉한 계략을 내비치고도, 베네딕트가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단칼에 거절은 했지만, 분명 아직은 망설이고 있는 단계였다. 단지, 베네딕트는 애매한 감정으로는 절대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어떻게 그에게 확신을 주게 될지는 아직 떠오르는 게 없었다. 애초에 신뢰라는 게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그와 알게 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안 그래도 원래부터 좋은 관계도 아닌데, 신뢰는 천천히 쌓아가야 했다.

  에드먼드는 조금 조급하게 굴어버린 자신을 반성하며, 물잔에 남은 물을 쭉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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