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느 날 막장 남주가 찾아왔다
작가 : 연새하
작품등록일 : 2019.11.6

그는 내게 그의 형제를 유혹하라 했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그것만은 할 수 없다.
“카일을 유혹해.”
그가 다시 말했다.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은밀히 속삭였다.
“제가 존재감이 없습니다.”

- 부제: 회귀 좀 그만해주실래요.( Feat. 빙의)
단역, 무존재 여주. 존재감이 없는데, 없어야 하는데, 존재감 어필을 너무 잘해버림 // 표지: 픽사베이 저작권 무료 이미지

 
18. 아빠가 둘
작성일 : 19-11-09 11:49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63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따님, 이제 말해보실까. 왜 거짓말을 했는지.”

 

 오빠님은 우물쭈물하는 나를 뚫어지게 보았다. 몸 둘 바를 모르게 하는 강렬한 시선에 나는 말미잘처럼 오므라들었다.

 

 “거짓말하려고 한 건 아니고... 위기를 헤쳐나가려다.... 그쪽을 엄마라고 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 어쩌다 생각난 이름이 그거밖에 없어서....”

 

 “근데 너...”

 

 “왜...요...?”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애가 아닌 거 같아. 정체가 뭐야?”

 

 “사람...인데요.”

 

 “말장난하지 말고.”

 

 “진짠데...”

 

 “떼끼, 혼나려고.”

 

 웃는데 무섭다.

 

 “아... 그니까...”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오빠님 앞에 귀여운 레이디 책을 펼쳤다.

 

 "이 책에 모든 비밀이 담겨있어요."

 

 책을 펼친 테리우스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이걸 누가 쓴 거지?"

 

 "여기는 그 책 속 세상이에요."

 

 바로 그때,

 

 콰광!

 

 오빠님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마른하늘도 아니고 그냥 천장에서 벼락이 내리쳤다.

 

 으헉! 나는 깜짝 놀라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벼락을 맞은 그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거처럼 말했다.

 

 “근데 너....”

 

 “네?”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애가 아닌 거 같아. 정체가 뭐야?”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벼락을 맞긴 맞았나 보다. 정신이 잠깐 오락가락하나 봐.

 

 “그러니까 여기는 책 속 세계고"

 

 콰광!

 

 또 날벼락이 쳤다.

 

 “근데 너...”

 

 “애가 아닌 거 같다고요. 정체가 뭐냐고요?”

 

 “그, 그래. 잘 아는군. 말해 봐.”

 

 아... 감이 온다 감이 와. 나는 한 번 더 여기는 책 속 세상이라고 했다. 그러자 또 오빠님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근데 너...”

 

 오빠님은 또 같은 말을 했다.

 

 흠... 알겠군. 확실해. 이거 보통 등장인물들은 절대 이 세계의 비밀을 알 수 없는 거야.

 

 나는 “전 멜리구요.” 하면서 슬그머니 가방을 잡았다. 그리고 엉덩이를 살짝 떼면서 소리쳤다.

 

 "여기는 책 속 세상이에요!"

 

 날벼락 쾅! 됐어! 튀자!

 

 벼락이 번쩍하는 순간 나는 냅다 튀었다. 문 앞까지 미친 듯이 달려 손잡이를 향해 폴짝 뛰었다.

 

 딸깍, 문이 단번에 열렸다.

 

 앗싸, 탈출!

 

 못 했다.

 

 “어딜 가시나.”

 

 내가 오빠님을 너무 쉽게 봤다. 오빠님은 암살자 길드의 대장이다. 나는 그의 손에 번쩍 들려 갓 잡은 생선처럼 팔딱거렸다. 오빠님은 나를 고대로 들고 앉았던 자리에 다시 앉혔다.

 

 “넌 역시 보통 꼬맹이가 아니야. 말투도 애 같지 않고, 행동까지 남달라. 이제 바른대로 말해봐.”

 

 진실을 말해도 통하지도 않는데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아, 정말.

 

 나는 일단 에드워드와의 관계부터 느릿느릿 말했다.

 

 “저는... 로드 에드워드의 조수예요... 이름은 멜리고...”

 

 “그 괴짜놈의 조수란 말이지.”

 

 오빠님은 매서운 눈으로 나를 훑어내렸다. 그러곤 뭔가 알겠다는 듯이 제 나름대로의 추측을 내놓았다.

 

 “그놈이 너에게 이상한 짓을 했구나. 맞지?”

 

 이상한 짓을 했지. 멀쩡한 책을 찢어서 이렇게 만들었지.

 

 “네.”

 

 오빠님의 생각의 방향과 나의 생각의 방향은 달랐지만 위기를 모면하기 좋게 흘러갔다.

 

 “널 실험체로 썼겠지. 어떤 실험이었지?”

 

 “음... 실험까진 아니고, 원기회복 드링크를 먹었어요. 그거 먹고 이상한 궤짝에 들어갔는데 어려졌어요.”

 

 “원기회복 드링크를 먹고 궤짝에 들어가면 어려진다라... 회춘약도 아니고... 내 그놈 사고 한번 칠 줄 알았어. 원기회복 드링크 부작용이구나.”

 

 “네 뭐. 부작용.”

 

 드링크가 아니라 책을 찢은 부작용.

 

 “근데 왜 내 딸이라고 사칭한 거야?”

 

 “아... 그게 제가 레이디 캔디스에게 줄 악몽 퇴치약을 잘못 전달했다가 오해를 좀 샀거든요. 로드 카일이 실수 좀 했다고 나를 아주 몹쓸 년 취급하잖아요. 그래서 복수심에.... 딸이라고 했어요...”

 

 나는 뒷말을 흐리며 눈치를 살폈다. 오빠님의 입꼬리가 스르르 올라가고 있었다.

 

 “잘했어. 순발력이 뛰어나.”

 

 “아하하...”

 

 나도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 그럼 엄마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내 이름을 댄 거겠어. 근데 네가 날 어떻게 알고?”

 

 “아... 로드 에드워드가 귀띔해줬어요.

 

 ”에드워드가 공모자?”

 

 “네. 본인 실수로 제가 어려졌다고 밝히기 꺼리시더라고요.”

 

 “역시 웃기는 놈이야. 재밌게 됐어.”

 

 오빠님의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만발했다.

 

 오빠님은 여주인공이 얼마나 사랑받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조연이었다. 십여 년 전 그는 라스볼트 형제의 생일 파티에 갔었다.

 

 그때 재미로 한 외모투표에서 카일과 에드워드 다음으로 오빠님이 3위를 했다. 3위도 나쁜 결과는 아니었으나 나름 미모로 유명했던 오빠님은 정신적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오빠님은 여주인공의 법칙에 따라 캔디스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

 

 수줍게 캔디스 주변을 알짱대며 마음을 표했는데, 그걸 라스볼트 형제가 가만 보고 있었겠는가. 라스볼트 형제에게 똥파리 취급을 당한 건 물론이요, 놀이로 한 목검 시합에서는 굴욕적인 패배를 맛봐야 했다.

 

 그때부터 라스볼트 형제를 이기겠다고 열심히 검술을 연무하다가 암살자가 되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가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카일이 한창 방황할 때 우연히 술집에서 마주쳤다. 우연찮게도 그날 여장 컨셉이 금발 벽안의 귀염둥이 소녀 에블린이었다.

 

 카일은 캔디스와 같은 금발 벽안의 에블린에게 관심을 보였고 오빠님은 장난기와 복수심이 동시에 발동해 카일에게 술을 진탕 먹여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건장한 제 몸을 보여주고 잊지 못할 흑역사를 만들어주려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급히 찾는 이가 있어서 쪽지 한 장을 던져놓고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라스볼트 형제에게 뒤끝이 어마어마하게 남아있는 오빠님은 정말 즐거워하며 말했다.

 

 “앞으로 멜리 넌 내가 후원한다.”

 

 “네?”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근감을 내비쳤다. 카일이 진실을 알게 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자신을 찾아오라며 에블린 코크샤를 마음대로 써먹으라 했다.

 

 “가, 감사합니다.”

 

 나는 얼떨떨하게 대꾸했다.

 

 “그럼 오랜만에 그 녀석들 얼굴을 보러 가볼까.”

 

 “데려다주시려고요?”

 

 “당연하지. 신사가 숙녀를 홀로 보낼 순 없는 법.”

 

 오빠님은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나를 마차에 실어버렸다.

 

 

 

 

 

 *

 

 

 

 

 라스볼트 저택에 마차가 세워졌다. 마차에서 내리자, 본채 현관에서 서성대는 카일이 보였다. 카일은 나를 보고 살짝 흥분한 듯 빠르게 걸어왔다.

 

 정원에 있던 캔디스도 나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무척 반가운 얼굴로 뛰는 캔디스가 걸어오는 카일을 제쳤다.

 

 캔디스에게 뒤처진 카일이 더 빨리 걷기 시작하는데, 어디선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황금빛 물체가 나타났다. 황금빛 물체는 카일을 앞지르고 캔디스를 제치고 선두로 나왔다.

 

 대체 저게 뭐야. 나는 눈을 비비고 정체불명의 물체를 다시 보았다. 흡사 한 마리의 치타처럼 에드워드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뜨헉, 나는 질겁하며 눈을 깜짝했다. 그 깜짝하는 사이 에드워드의 손에 들여 하늘 높이 붕 떠올라 있었다.

 

 “돌아왔어. 멜리가 돌아왔어. 하하하하하하.”

 

 에드워드는 몇 년 만에 본 사람처럼 나를 높이 들고 빙글빙글 돌았다. 분명 천재랬는데 이럴 때 보면 참 모지리 같다.

 

 뜻밖의 극진한 환대에 나는 황송하다 못해 머리가 핑글핑글 돌았다. 내가 얼마 만에 돌아온 건지 문득 궁금해지는 시점이었다.

 

 “어지러워요.”

 

 “아, 그래.”

 

 지난번 구토 사건이 있어선지 에드워드는 나를 바로 땅에 내려놓았다. 한 발 늦게 도착한 캔디스가 다가와 구겨진 옷자락을 펴주며 말했다.

 

 “멜리 어디 갔었어. 아침부터 내내 찾아다녔잖아.”

 

 아침? 아직 점심도 한참 남았다. 아침부터 내내란 표현은 좀 과한 듯했다. 아무튼, 내가 사라진 지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그런 거 치곤 환대가 너무 극진하다.

 

 “길을 잃어떠여...”

 

 “멜리... 혼자서 맘대로 돌아다니면 안 돼. 알았어? 다들 걱정했다고. 근데 옆에 이분은?”

 

 캔디스의 눈이 함께 온 본명 미상 오빠님에게 향했다. 에드워드는 캔디스 옆에 서서 내게 복화술을 시도했다. 에드워드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건 어렵지 않았다.

 

 ‘설마 에블린.’

 

 나는 긍정의 눈빛을 쏘아주었다.

 

 “웬 꼬마가 길을 잃고 헤매기에 제가 데려왔습니다. 레이디.”

 

 “어머, 감사해라.”

 

 캔디스는 두 손을 맞잡고 조금 과하게 좋아하면서 그를 빤히 보았다.

 

 “그런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아... 어릴 때 로드 카일과 에드워드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었던 적이 있었지요.”

 

 그를 물끄러미 보던 캔디스는 뭔가 생각났는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테리우스!”

 

 뭐야, 이름이 테리우스였어?

 

 “기억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어떻게 잊을 수가 있어요. 그 예쁜 소년을.”

 

 아... 캔디스가 얼빠였단 사실을 잠시 잊고 지냈다. 등장인물 중에 카일과 에드워드에게 비빌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그다.

 

 세계관 최고의 미남 타이틀은 라스볼트 형제에게 넘겨주었을지언정 예쁨으로는 그가 앞선다. 그래서 더 여장을 즐기는 캐릭터다.

 

 카일은 이 상황이 내키지 않는지 캔디스와 테리우스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멜리를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의 표시는 추후에 섭섭잖게 해드리죠.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시고 다음에,”

 

 카일이 그를 어서 돌려보내려 하자, 캔디스가 말을 끊고 들어왔다.

 

 “카일! 고마운 분을 이렇게 돌려보내면 어떻게 해.”

 

 캔디스는 카일을 옆으로 밀어버리고 테리우스를 보며 반짝반짝 눈을 빛냈다. 이거 분위기 묘하다.

 

 “차 한잔하고 가세요.”

 

 캔디스가 수줍게 말했다.

 

 오, 이거 손 안 대고 코 풀겠다. 좋았어. 나도 로즈벨처럼 러브메신저가 되어주어야지.

 

 나도 캔디스만큼 반색하며 테리우스 오빠님에게 반짝반짝 눈빛을 빛냈다. 하지만 나와 캔디스 두 여자와 달리 두 남자 카일과 에드워드는 똥 씹은 얼굴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0 30. 카일은 아빠다 2019 / 12 / 2 213 0 4967   
29 29. 멜리 없다 2019 / 11 / 28 232 0 5417   
28 28. 사라진 멜리 2019 / 11 / 22 230 0 5516   
27 27. 자고 일어났더니 2019 / 11 / 19 225 0 5586   
26 26. 극한직업 멜리 2019 / 11 / 17 228 0 5341   
25 25. 형제끼리 왜 그러오 2019 / 11 / 13 219 0 5668   
24 24. 목장왕이 될 거야 2019 / 11 / 11 210 0 3815   
23 23. 얘기 좀 끊지 마쇼 2019 / 11 / 10 213 0 4705   
22 22. 빙의 피해자 101 2019 / 11 / 10 239 0 5488   
21 21. 위풍당당 라이방 2019 / 11 / 9 226 0 5571   
20 20. 이 무슨 떼거지요! 2019 / 11 / 9 217 0 4684   
19 19. 큰일났군, 큰일났어 2019 / 11 / 9 212 0 5152   
18 18. 아빠가 둘 2019 / 11 / 9 240 0 4630   
17 17. 여긴 또 어디요 2019 / 11 / 9 190 0 5196   
16 16. 스릴이 넘친다오 2019 / 11 / 9 215 0 5484   
15 15. 즐거운 책읽기 2019 / 11 / 9 208 0 4378   
14 14. 거, 손이 왜 거기에 2019 / 11 / 8 215 0 5579   
13 13. 너 내 동료가 되라 2019 / 11 / 8 217 0 3583   
12 12. 성불을 위하여 2019 / 11 / 8 190 0 3654   
11 11. 엄마는 땅속에 2019 / 11 / 8 207 0 5126   
10 10. 돌아온 멜리 2019 / 11 / 8 209 0 5595   
9 9. 멜리가 간다 2019 / 11 / 7 213 0 4474   
8 8. 기운이 솟아난다 2019 / 11 / 7 222 0 5599   
7 7. 꼴까닥 2019 / 11 / 7 205 0 5038   
6 6. 미치고 팔짝 뛰것소 2019 / 11 / 7 218 0 3976   
5 5. 초상화는 아니잖소 2019 / 11 / 7 202 0 4398   
4 4. 길몽이오 2019 / 11 / 7 203 0 4296   
3 3. 나 좀 챙기쇼 2019 / 11 / 6 233 0 6174   
2 2. 어디서 온 거요? 2019 / 11 / 6 217 0 6464   
1 1. 거, 회귀 좀 그만하시오 2019 / 11 / 6 375 0 631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