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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작가 : Aksu
작품등록일 : 2019.11.5

거듭된 불행에 절망한 청년은 신을 원망하며 자신의 목숨을 내버리려 했다.

하지만 자신을 '신'이라 지칭하는 사내가 나타나 1440분, 신의 지혜를 쓸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해주고 절망으로부터 청년을 구원해준다.

5년 후, 스스로 신이라 소개한 사내로부터 구원 받은 청년은 한 중견기업의 CEO가 되었고, 자신을 구원해준 그 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5년 전 자신이 목격한 신의 권능을 사용하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구원하는 자와 구원 받은 자, 구원을 희망하는 자와 구원을 빼앗으려는 자.
이 수라장에서 현수는 다짐한다.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이 시간을 쓰겠다'고.

 
29화
작성일 : 19-11-09 02:32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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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틱.』

  사내가 방아쇠를 당기자 들린 소리는 적어도 총알이 나가는 소리는 아니었다. 흔히들 말하는 기능고장. 아까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총이, 그것도 단순한 구조일 터인 권총이 갑자기 나가지 않는다는 건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알이 걸려 올라오질 않는지 연달아 철컥 소리를 내며 제 기능 하기를 포기했다.

  그러자 현수는 이때다 싶어 빠르게 눈을 노랗게 물들여 다리의 통증을 잊게 만든 다음, 순식간에 사내의 손에 들려있던 총을 빼앗아 멀리 내던졌다. 그리고는 곧바로 옆에 있던 각목을 들어 그의 머리를 세게 후려쳤다. 이에 최종보스 같은 기운을 뿜어내던 그 사내는 찍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풀썩 엎어지고 말았다.

  그가 의식을 잃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 현수는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뱉으며 다시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권능이 풀리면서 잠시 잊고 있던 통증이 다리 전체에 울려 퍼졌다.

 “바보쟁이 씨, 아주 제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으시죠?”

  문 쪽에서 어떤 여자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어왔다. 이에 현수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눈치 챘다.

 “아영이 네가 여길 어떻게…….”

 “그렇게나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드렸을 텐데요.”

  아영이 황금빛의 눈동자를 반짝이며 안으로 들어와 조금 따지는 것 같은 말투로 투덜거렸다.

 “에휴, 어쩔 수 없죠. 이것도 운명의 흐름이라면 따라야겠죠.”

 “미안,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확실하게 놈들을 소탕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래도 리아의 부탁대로 안석연은 오지 않을 거야. 일부러 안산 경찰서로 신고했거든.”

 “그래요? 흠, 뭔가 더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보다 다리 좀 보여주세요.”

  아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리더니 현수에게 다가가 다리의 상처를 확인했다. 그리고 아영은 자신의 눈을 더욱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그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용암처럼 분출하던 피가 멎고, 그 자리에 새살이 돋아나 그의 총상 자국을 덮었다. 그리고는 곧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바지만 피에 젖은 채 상처는 말끔하게 치료되었다.

 “고마워 아영아. 근데 권능을 이런 데에 써도 되는 거야?”

 “이 정도는 괜찮아요. 아무튼 일단 돌아가세요. 곧 커다란 운명의 변화가 있을 거니까요. 너무 큰 운명의 흐름은 토네이도와 같아서 휘말려 버리거든요.”

 “아영이 너는?”

 “전 신의 대리자예요. 이게 제 역할인 걸요.”

  아영이 현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를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현수는 오히려 눈에 힘을 주며 아영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는 그녀의 빨려 들어갈 것같이 아름다운 황금빛의 눈동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내가 행복할 수 없었던 이유. 그리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행복하다는 감정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해 준 계기.’

  분명 신으로부터 구원 받았지만, 완벽한 구원이란 건 없듯이 그의 매일도 그리 완벽하진 못했다. 지혜의 권능으로 예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부와 명예를 손에 거머쥐었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딘가가 항상 허전했고,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그의 마음 한편에서 커져 갔다.

  그는 사랑이 고팠던 것이다. 원래가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었고 누군가가 옆에 있어줘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모아 회사라는 집단을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 불신에 소심한 성격 이었던 그는 회사마저도 마음의 안식처로 두지 못했고, 자기도 모르게 하염없이 자신을 음지에서 꺼내 줄 누군가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점점 지쳐가던 현수의 앞에 신아영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사람 때문에 망가져버렸었지만 다시 자신을 치료해 준 것도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물론 신의 대리자라는, 아니 신의 권능을 가진 조금 특별한 사람이긴 했지만 말이다.

  현수가 아영과 함께 지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녀의 따뜻한 미소와 끝없이 긍정적인 마음, 무엇보다도 항상 진심으로 그를 대해주는 따스함이 그의 공허를 채워 주었다.

  사실 그건 신의 기적도, 그 무엇도 아니다. 어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저 옆에서 같이 밥을 먹어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단순한 일.

  그러나 그게 아영이었기 때문에, 강현수와는 반대 격인 그녀의 강렬한 햇빛이 음지에 있던 그를 끄집어 내 준 것이다. 그리고 그건 너무나 골이 깊어 차가워진 현수의 마음에 아주 좋은 발화제가 되어주었다.

 ───그렇다. 강현수는 작은 신, 신아영에게 다시금 구원받았던 것이다.

 “뭐, 뭐예요…? 사람을 그렇게 빤히 바라보고…….”

 “넌 가지마. 내 권능이라면 여기 구조 정도는 금방 파악할 수 있어. 그러니까 넌 여기에 남아있어 줘. 부탁이야.”

 ───이제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달았으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아영의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그럴 수는 없어요. 솔직히 여기에 온 게 현수 씨가 걱정돼서 온 게 아니라고는 못 하겠지만 저도 여기에 볼 일이 있어서 온 거니까요.”

  아영은 현수로부터 몇 발자국 떨어지며 진지하게 답했다. 아영의 말에 현수는 표정이 굳어버렸지만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의 시선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럼 나도 갈래, 너만 보낼 수는 없어.”

  현수의 선언에 아영은 말없이 그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며 뒤로 돌더니 힘이 빠진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현수 씨 말대로 지혜의 권능이라면 좀 더 일이 수월해 지겠죠.”

  아영의 말이 끝나자 그녀는 문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수는 뒤에 쓰러져 있는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눕혀놓은 뒤, 아영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둘은 서로 대화 없이 조용히 지하로 내려갔다. 들키면 안 되는 상황이기에 당연했지만 어색할 정도의 침묵에 결국 현수가 속삭이듯 말했다.

 “미안해, 항상 도움받기만 하고… 네가 없었으면 정말 죽을 뻔 했어.”

  현수의 말을 가만히 듣던 아영은 굳이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도 그녀가 집중해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아영은 계단을 내려가던 중 우뚝 그 자리에 멈추더니 자신의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며 현수에게 속삭였다.

 “쉿, 저 앞부터는 공터예요. 아마 놈들도 잔뜩 있을 테니 긴장하세요.”

  아영의 당부에 현수는 고개를 까딱였다. 그리고는 아까 챙겨왔던 권총을 권총 주머니에 잘 끼워놓고, 손잡이 부분을 찢어진 옷으로 감싼 각목을 손에 꾹 쥐었다. 아영은 권능을 사용할 준비를 하기 위해 눈을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지금이에요!”

  아영의 외침을 시발점으로 둘은 지하 공터로 내달렸고, 그녀의 예상대로 거기에는 우락부락한 남성들이 제법 깔려 있었다. 분명 이게 전력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수였기에 현수는 지레 겁을 먹고 말았지만 이내 지혜의 권능을 사용해 간신히 안정을 되찾았다.

 “너희들은 또 뭐야…!”

  둘을 발견한 사내들은 침입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일제히 몰려들었다. 권총에 야구방망이, 서바이벌 나이프 까지. 다양한 무기를 든 사내들은 망설임 없이 둘을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아영은 제일 먼저 총을 든 사람 쪽으로 빠르게 다가가 황금빛의 눈을 반짝였다. 그러자 투둑, 하는 소리와 함께 총이 망가져 버렸고, 이미 방아쇠를 당기던 사람은 불발이 되어버렸다.

  현수는 아영의 등 뒤에서 그녀에게 각목을 휘두르려는 덩치들을 막아내며 아영을 보호했다. 동시에 눈으로 그들의 공격 경로를 파악해 반격까지 해냈다.

  아영은 현수의 보호를 받으며 미간을 찌푸린 채 눈을 치켜떴다. 동시에 그녀의 눈에서는 황금색의 광채가 뿜어져 나왔고, 이제 그곳에서는 거의 살의조차 느껴질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지하실을 밝히고 있던 등이 수명이 다 한 전등 마냥 치직 소리를 내며 깜빡였고, 전등이 깜빡일 때마다 적들은 한 명씩 차근차근 쓰러져 나갔다.

  각목을 든 사람은 아군을 때리기 일쑤였고, 칼을 든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 칼에 찔려 생긴 자상에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심한 경우에는 갑자기 생긴 누전에 감전 되어 버리거나, 각혈을 쏟으며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잠시 후, 전등의 깜빡임이 사라지고 다시 환하게 비쳐진 지하실 바닥에는 둘을 공격하려던 모든 사람들이 나뒹굴었다. 다시 적막해진 그 곳에서는 틈틈이 신음소리만 들릴 뿐이다.

 “걱정 마세요. 죽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이제 경찰들도 도착했으니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되겠죠.”

 “응, 물론이지. 신의 대리자인 네가 실수를 할 리 없잖아?”

  아영이 갈색 빛의 눈으로 되돌리며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이에 현수도 다시 검은 빛 눈동자로 되돌리고는, 코로 바람을 뿜으며 당연한 게 아니냐는 듯 말했다.

  그리고 현수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쓰러져 있던 사람들 중 그나마 의식이 남아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우더니, 무섭게 노려보며 물었다.

 “너희 보스는 어디에 있지?”

 “쿠훕, 방 밖에서 대기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뭐? 밖에서 대기하라고 했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뭐냐… 너희는 그 자경단이 아닌거냐… 그럼 니들은 대체 정체가 뭐야…….”

  사내는 대꾸를 하다가 그만 의식을 잃었는지 몸이 축 처졌다. 현수는 그의 멱살을 손에서 놓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생각에 잠겼다.

  허술했던 보안체계, 한 곳에 몰려 있던 직원들, 그리고 계속 누군가와 엮었던 대화들.

 ‘지금 우리 말고 다른 사람도 와 있다고?’

  ───적어도 경찰은 아니다. 경찰은 지금 막 도착했으니까. 아까 오두막에서 본 잔상에도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런데 아까 사내는 자경단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시설에 원한을 가진 단체가 있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이상한 건 대체 어떤 단체기에 이렇게나 깔끔하게 중심부 까지 돌파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밖에 나가 있으라고 했다고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이들은 대체 무엇을 보고 그러는 것일까.

  현수는 눈에 살짝 힘을 주며 다시 지혜의 권능을 사용했다. 그리고는 곧 이 보육원의 보스가 어느 방에 있는 지 어렴풋이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상대가 누구일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동시에 솟아나는 위험한 호기심. 상당히 위험한 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현수의 가슴 속에서 끊임없이 끓어올랐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다. 뭔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치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배덕감이 그의 마음을 고조 시켰다.

  뭔가가 끌어당기는 것 같은 느낌, 사실 여기에서 경찰을 기다릴 작정이었지만 그는 그 위험한 호기심을 끝내 못 이겨내고 그가 알아낸 방이 있는 곳 발을 내딛었다. 그의 뒤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영은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현수의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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