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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21화
작성일 : 19-11-09 01:50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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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현은 원욱을 보며 물었다.

 

 “2008년이면 고작 17살이었을 텐데 어떻게 겨우 고등학생이 저렇게 큰 사고를 낼 수 있다는 말입니까?”

 

 “서혜진의 능력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발현되기 시작했다. 꿈에서 봤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대는 통에 부모에게도 일찌감치 버림받았지. 때문에 세상에 불만이 많았던 서혜진은 매우 삐뚤게 성장했다. 지금 반사회적 행동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말이야. 우리도 서혜진이 직접 저 일을 저질렀다고는 생각 안 한다. 하지만 누군가 서혜진에게서 정보를 듣고 대신 행했겠지. 우린 그것을 백남수로 보고 있고.”

 

 “어떤 근거라도 있나요?”

 

  원욱은 고개를 슬쩍 끄덕이며 화면을 넘겼다. 그러자 오래된 영상 하나가 재생됐다. 카메라를 숨기고 촬영되었는지 동그라한 작은 화면에 주변은 온통 새카맸다. 그리고 오른쪽 구석에 하얀 글씨로 날짜와 시간이 적혀있었다.

 

 ‘2008-09-22 PM 03:26’

 

  창현이 기억하기로 지성 그룹 붕괴사건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008년 9월 29일에 일어났다. 무려 520명 사망에 1000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였다. 거의 석 달에 가깝도록 온 방송사에서는 지성 그룹 붕괴사건에 관련된 뉴스만을 진행했고, 각종 오락 예능은 방영되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선 애도의 물결이 일었고, 아직도 대형 참사 중 손꼽히는 큰 사건 중 하나였다.

 

  영상은 어느 식당 혹은 커피숍에서 촬영된 영상 같았는데 앳돼 보이는 단발머리의 소녀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주변의 시끄러운 잡음 속에서 명확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당신들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할 거야. 다 죽일 거라고. 무너진 건물 속에서 답답하게 죽는 모습을 상상해봐. 얼마나 끔찍하겠어? 다시한번 말하지만 당신들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하겠어. 난 분명 경고했어.’

 

  하며 영상은 멈췄다. 그리고 곧장 원욱이 입을 열었다.

 

 “이 영상은 그림자로 넘어갔던 파수꾼을 처리하고 그의 소지품에서 나온 영상이다. 어렸을 적부터 저렇게 당돌하게 어른들을 향해 협박할 정도라면, 지금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런데 단지 저 영상만을 가지고 서혜진이 정보를 주었다는 건 좀 억측 아닌가요?”

 

  창현의 질문에 원욱은 노트북을 두드렸다. 그러자 다시 몇 장의 사진이 벽면에 떠올랐다. 사진 속에는 하늘 높이 솟은 건물 근처에 서 있는 서혜진과 백남수의 사진이 여러 장 찍혀있었다. 역시나 오른쪽 구석에는 주황색 숫자가 날짜를 알려주었다.

 

 ‘2008-09-24’

 

 “보다시피 이 사진은 저 영상이 촬영되고 이틀 후의 모습이다. 서혜진은 영상을 촬영했던 사람을 협박하고 통하지 않자 백남수를 찾아갔던 것으로 추측된다. 백남수는 사진에 나와 있다시피 서혜진의 계획을 받아들였고, 함께 사전답사를 하러 갔던 것이지.”

 

  원욱이 손을 두드리자 또 다른 화면이 나타났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허허벌판 위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 속에 담겨있었다.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 구조대부터 자원봉사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원욱이 화면을 확대하자 수많은 무리들 속에 명확하게 보이는 서혜진과 백남수의 얼굴이 보였다.

 

 “사건이 터진 뒤 이들은 유유히 현장에 나타나 자신들의 작품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돌연 종적을 감추었지. 그 이유는 우리도 모른다. 그리고 몇 년 전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가 돌아온 것은 불과 3년 전.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그들의 소행이라고 확인한 사건만 6건. 그 중심엔 백남수와 서혜진 그리고 박동현이 있다.”

 

  곧이어 벽면에는 남자의 사진이 떠올랐다. 넙데데하고 둥그런 얼굴에 짙은 쌍커풀. 그리고 짙은 수염 자국에 표정 없는 얼굴.

 

 “이름 박동현 나이 34세”

 

 “박동현 역시 어떻게 왜 그림자로 흘러 들어갔는지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훌륭한 전투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박동현은 303특수전사령부에서 복무했을 당시 최고 수준의 군인이었다. 자신 앞에 떨어진 임무는 어떤 것이든 모두 완벽하게 수행해냈지. 그는 너희들과 같이 미래를 보는 능력은 없지만 뛰어난 머리와 신체 능력으로 그림자 수뇌부의 경호와 작전 계획 등을 맡아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창현이 형!”

 

  동식의 부름에 창현은 정신을 차렸다.

 

 “이제 가자. 겨우 NSR로 우리끼리 가는 거지만 어찌 보면 첫 공식 임무잖아. 늦을 수는 없지.”

 

 “그래. 일어나자.”

 

  창현은 훈련소에서 벗어날 때 원욱이 쥐어준 카드로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거리엔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골목 사이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술집 앞 노상에 펼쳐진 술상들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각자의 신세를 한탄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창현은 자신의 손목에 둘러진 전자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옆에 있어야 할 동식이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동식은 골목 어딘가에 서서 삼삼오오 둘러앉은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창현은 그런 동식을 보자 얼굴에 미소가 일었다.

 

 “녀석 오랜만에 사람 구경하니 좋은가 보네.”

 

  창현이 동식에게 다가가자 동식은 창현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지 입을 열었다.

 

 “저거 얼마나 맛있을까? 나 술 안 먹은 지 너무 오래됐거든. 저 소주에 해물누룽지탕 한 숟가락이면 진짜 개 꿀맛일 거 같은데. 안 그래 형?”

 

  창현은 망설일 것 없이 동식의 뒷덜미를 움켜쥐고 택시 정류장을 향해 움직였다.

 

  택시는 어두컴컴한 산속을 헤치고 NSR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어두컴컴한 초여름의 풍성한 나무들과 뜨문뜨문 있는 주황빛의 가로등이 전부였다. 택시 안은 조용했다. 30분 가까이 걸릴 것이라던 택시기사는 NSR을 향해가는 동안 왜 그곳을 가는지, 무슨 용무가 있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차는 조용히 산속에 나 있는 편도 차선을 미끄러져 달려 나갈 뿐이었다. 동식 역시 이 분위기를 즐기기로 하였는지 조수석에서 조용히 창밖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창현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훈련 동안 부모님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었다. 준식이는 잘 지내고 있는 걸까. NSR의 취해준 조치는 어떤 방식이었을지 궁금했다. 부모님이 걱정하고 계시지는 않을까. 앞으로 NSR의 일원이 되면 어떤 일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 것일까. 또 지금처럼 사회와 완전히 단절된 채로 살아야 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택시기사의 말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여기 공사를 하는 건가?”

 

  기사는 구경하며 지나가겠다는 듯 속도를 낮췄다. 창현의 눈에도 옹기종기 모여 있는 드럼통이 눈에 들어왔다. 대략 7개 정도로 보였는데 잔뜩 찌그러져서 폐드럼통 같았다. 기사는 처음 본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니 여기 산속에 공사할 것이 없을 텐데 이게 다 뭐래. 누가 버리고 간 건가.”

 

 “그러게요. 상태로 봐서는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들은 아닌 것 같은데.”

 

  동식이 맞장구를 치자 기사는 혀를 차며 말했다.

 

 “요즘은 사람들이 대체 왜들 그러는지. 옛날에 멀쩡하던 사람들도 시간이 변할수록 이상해진다니까? 이렇게 산속에 저렇게 버려놓으면 대체 누구보고 치우라는 건지. 쯧쯧쯧.”

 

  말을 마친 택시는 다시 속력을 높였다. 창현은 아무 생각 없이 눈길이 가는 대로 드럼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가 그 뒤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창현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멀어져가는 드럼통을 바라보았으나 너무 멀어서, 그리고 어두워서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잘 못 봤나?’

 

  창현은 자신의 복잡한 심경에 헛것을 봤다고 생각하고 기사에게 물었다.

 

 “얼마나 남았나요?”

 

 “이제 다 왔어요. 저기 보이네.”

 

  기사가 고갯짓을 한 곳에 눈에 익은 건물이 보였다. 처음 왔을 때 보다 더욱 푸르르게 변한 주변 조경물들을 제외하고 처음 그 모습과 한 치의 변화도 없었다. 둥근 돔 모형에 벽을 때리고 있는 이제는 뜨거워 보이는 조명까지.

 

  택시는 떠나고 창현과 동식은 머뭇거리며 NSR의 정문으로 올라가는 언덕 주변에서 어물쩡 거렸다.

 

 “형 어떻게 해야 되지? 그냥 가서 말 걸면 되는 건가? 저 경비아저씨 엄청 무섭게 생겼는데. 아니 핸드폰이라도 주던가. 아니면 데리러 오던가. 지금 몇 시지?”

 

  창현은 자신의 손목에 차여진 전자시계를 눌렀다. 푸른빛과 함께 작게 써진 시간이 보였다.

 

 ‘19:54’

 

 “그럼 8시까지 기다려볼까? 혹시 알아? 여기 책임자 그 아저씨가 마중 나올 수도 있잖아.”

 

  동식 역시 자신이 말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알고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둘 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듯 거리에서 서성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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