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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19화
작성일 : 19-11-09 01:48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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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조깅치고 꽤나 오랜 시간을 달렸다. 창현은 죽겠다는 표정으로 원욱의 뒤를 쫓았고, 동식은 또 토사물을 쏟아내려 했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원욱은 마치 어제 일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더 이상의 엄살은 통하지 않았다. 영하 11도에도 불구하고 동식의 몸에서는 줄기차게 육수를 뿜어댔다.

 

  해가 완전히 뜨고 나서야 조깅을 가장한 오전 체력단련은 끝이 났다. 창현과 동식은 곧장 샤워실로 기어가 샤워를 마치고 침대 위로 뻗어버렸다. 잠시 뒤 문이 열리고 식사가 배달되었다. 하늘색 옷을 입은 중년의 여성이 도시락을 건네주고 사라져 버렸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배달됐는데 창현은 살면서 처음 보는 도시락이었다. 반찬이 무려 10가지였고 밥 또한 즉석밥 5개는 되는 양이었다. 도시락 용기 자체가 거대해 일반 편의점 도시락 4개를 합쳐놓은 것보다도 큰 것 같았다. 동식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그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 치우고는 창현의 도시락을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식사가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건 하얀 가운을 입은 윤선과의 수업이었다. 오른편 통로에 있는 첫 번째 방에서 이뤄졌는데 아마 건물을 반으로 나눠서 좌측은 신체와 관련된 장소. 우측은 정신과 관련된 장소인 것 같았다.

 

  창현과 동식이 쭈뼛거리며 방에 들어왔다. 방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강의실 같았다. 벽에 붙은 칠판과 그 앞으로 오와 열을 맞춘 책상과 의자들.

 

 “어서 와요. 새내기 여러분들.”

 

  윤선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신 웃으며 창현과 동식을 맞았다. 윤선의 수업은 굉장히 지루하고 딱딱했다. 하지만 그중 창현과 동식이 눈에 불을 켜고 듣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두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였다.

 

 “우리 인간의 수면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요. 바로 렘수면과 비렘수면이죠. 비렘 수면은 수면 깊이에 따라 또 세 가지로 나눠요. A1, A2, A3 단계인데, 잠이 들랑 말랑할 때가 바로 A1 단계에요. 외부의 작은 충격과 소리에도 잠에서 깨어나죠. 하지만 이 A1 수면 전체의 20%를 차지하죠. 생각보다 높은 편이죠. 그리고 다음이 A2. 이것은 A1 다음 단계지만 특징이 크게 없어요. 사람에 따라 A1으로 시작할 수도 혹은 A2로 시작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A1으로 시작해 고진폭의 델타파를 그리는 A2로 넘어가죠. A2가 수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요. 보통 60~80%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A3 단계가 있는데 이것은 아주 나중에 나타납니다. 렘수면이 시작되기 직전에 나타나는 단계에요. 그리고 나타나는 것이 바로 렘수면이죠. 렘수면은 아주 짧아요. 보통 5분에서 10분사이죠. A3 단계는 그 직전에 아주 짧게 나타나고요. 렘수면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아주 짧아요. 하지만 A3 단계가 없이는 렘수면으로 도달할 수 없답니다.”

 

  윤선은 자신이 여태 써오던 칠판의 설명들에 크게 X모양을 치며 말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일반인들의 수면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다르죠. 여태껏 수많은 사람들이 파수꾼에 대해 연구를 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린 아직까지 파수꾼의 발현 조건에 대해 밝혀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여러분들의 수면 단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아냈어요. 여러분이 두통을 겪는 이유는 바로 이 수순들이 없기 때문이에요. 여러분들이 숙면을 취하게 되면 순차적으로 밟아 나가야 하는 A1, A2의 단계가 없이 곧장 A3 단계로 진입해요. 그리고 짧은 순간이 지나고 렘수면으로 나아가죠. 여러분도 알겠지만 ‘잠을 오래자면 머리가 띵하고 아프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거예요. 그것은 렘수면을 오래 겪었기 때문이에요. 보통 일반인들이 머리가 띵하고 아프다고 말할 수준이 되려면 80분 이상의 렘수면을 거쳐야 해요. 하지만 여러분들처럼 두통으로 발현되려면 최소 180분 이상 렘수면이 지속되어야만해요. 고로 지금 여러분들의 두통의 원인은 바로 장시간 지속되는 렘수면 때문이라는 거죠.”

 

  윤선의 말이 끝나자 창현이 제일 먼저 물었다.

 

 “그럼 두통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겁니까?”

 

 “조금 귀찮을 수 있겠지만, 렘수면 시간을 최대 60분 근처로 조절하시면 돼요. 즉, 잠을 한 시간 단위로 쪼개서 자야 한다는 말이에요.”

 

 “수면 시간을 줄이라는 말인가요?”

 

  동식이의 탄식과도 같은 말에 윤선은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니죠. 잠을 쪼개서 자면 된다는 거예요. 렘수면이 60분 이상 지속되지 않게만 하면 됩니다. 잠을 쪼개서 자야 한다고 해서 피곤할 거라고 걱정하지 말아요. 파수꾼들은 바로 렘수면으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한 시간은 일반인들의 6시간 숙면효과와 맞먹는답니다. 그리고 사실 파수꾼은 하루에 최소 6시간은 자야 하는 규율이 있어요. 물론 쪼개서 말이에요.”

 

 “예? 그런 규율은 대체 왜 있는 거죠?”

 

 “꿈은 보통 렘수면 단계에서 발현되게 됩니다. 일반인들은 렘수면까지 도달하지도 못하고 깨는 경우가 다분하죠. 하지만 여러분은 1회 수면에 한 번의 꿈을 꿀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에요. 여러분들이라도 꿈을 꾸지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일반인에 비하면 그 횟수는 아주 적어요. 고로 여러분들은 하루에 6시간 즉, 6회의 꿈을 꿀 수 있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여러분의 꿈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최소 6시간의 수면이 규율로 정해져 있는 것이지요. 그 꿈에서 어떤 것을 볼지 모르니까요.”

 

  동식은 계속해서 질문했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꿈과 현실은 어떻게 구분하죠?”

 

 “꿈과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나요? 꿈은 어차피 언젠간 깨어날 텐데.”

 

 “그렇다면 꿈속에서 원하는 장소라던지 순간을 딱 집어서 꿀 수도 있나요?”

 

 “그건 불가능해요. 당신들이 꾸는 꿈은 무작위로 발현되는 겁니다. 여러분이 미래에 이동할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볼 수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우린 아직 파수꾼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내지는 못했어요. 여러분이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또 정확히 언제 무엇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그저 여태 겪어왔던 선대 파수꾼들의 경험에 의해서만 알고 있는 것이 전부랍니다. 그렇다 보니 우린 파수꾼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아요. 미래의 사건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죠.”

 

 “누군가의 꿈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나요?”

 

  갑자기 튀어나온 창현의 질문에 윤선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것 역시 불가능해요. 물론 여태까지는요. 누군가 그 기적 같은 일을 해낸다면, 언젠간 우리에게도 그런 정보가 들어오겠죠. 하지만 지금 세계 최고의 파수꾼이 우리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도 아직까지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고로 그런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윤선은 칠판을 한 번 두드리고 말을 이었다.

 

 “자자. 여러분들이 궁금한 것이 많다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그것은 차차 나와의 수업을 통해 자연스레 알게 될 거예요. 이제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꿈속에서 본 것들을 최대한 잊어버리지 않는 겁니다. 앞으로도 나와 계속 그것에 관해 훈련할 거예요. 여러분들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를 봐서도 이지만, 그 장면에 속해있는 사람들을 기억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거든요.”

 

 “꿈속에서 본 사람들을 기억하라는 말인가요?”

 

 “맞아요. 파수꾼들이 가져오는 정보는 막연하기 그지없어요. 주로 공황 상태에 빠지기 쉬운 사고나 사건이 터지거든요. 하지만 여러분들은 그 속에서 거의 모든 것들을 기억해야 해요. 그래야 여러분들이 가져온 정보를 토대로 NSR에서 분석해서 사전에 미리 방지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것이 자연재해든 인재든 말이에요.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창현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덧 밖은 어두워져 있었다. 창현과 동식이 문을 열고 나가자 원욱이 문 앞에서 그들을 반겼다. 일그러지다시피 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은 곧장 숙소 바로 옆으로 끌려갔다. 문이 열리자 차가운 바람이 흘러나왔다. 원욱이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자 웬만한 헬스장은 저리 가라 할 수준의 운동기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남색의 널따란 매트리스까지. 온통 붉은색의 운동복을 입은 원욱이 먼저 윗옷을 벗었다. 회색빛 민소매가 당장에라도 찢어질 것처럼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어깨 부근에 가늘고 긴 흉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는 창현과 동욱을 향해 말했다.

 

 “파수꾼이란 당연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너희들도 아시다시피 그 양질의 꿈을 꾸기 위해선 그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그 정신력을 어디서 비롯될까. 바로 강인한 신체에서다. 너희들은 앞으로 NSR의 일원으로 이곳 대한민국을 지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단지 꿈으로만? 아니다. 너희는 현장에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너희 스스로를 지켜낼 줄 알아야 한다.”

 

  창현과 동식은 그날 저녁 내내 매트리스에 원 없이 내다 꽂히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또다시 지옥 같은 아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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