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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17화
작성일 : 19-11-09 01:45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4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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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학교의 정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차는 곧장 정문을 지나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왼쪽 구석에 녹이 슬어 사용 할 수 있을지 의문인 그네와 시소가 연달아 있었다. 그것을 삥 둘러 폐타이어가 모랫바닥에 박혀있었다. 정면에 있는 정직하게 직사각형인 건물은 정문과 마찬가지로 자줏빛 벽돌로 지어진 듯했다. 그리고 벽면은 흰색 페인트를 칠해 자줏빛과 흰색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다. 건물은 1층이 전부였고 그리 크지도 않았다.

 

  차는 넓지 않은 운동장 어디쯤에 멈춰 섰다. 언젠가처럼 오른쪽에 앉은 덩치가 내렸고, 왼쪽의 덩치는 어서 내리라는 눈빛을 주었다. 창현은 차에서 내려 바스락거리는 모랫바닥에 발을 댔다. 어느새 좌우에 덩치들이 서 있었고, 정면에는 머리를 가지런히 뒤로 쓸어 넘긴 최용현이 섰다. 창현에게 감정 없는 눈빛을 한 번 준 최용현은 학교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가지.”

 

  창현은 발걸음을 떼기 전 주변을 둘러보았다. 볼거리랄 것도 없었다. 작은 건물하나가 전부였다. 창현은 저만치 앞서가는 최용현을 향해 움직였다. 그제야 창현의 양옆에 서 있던 덩치들이 그의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기 시작했다. 마치 도망치면 잡기라도 하겠다는 듯.

 

  용현이 통유리로 되어있는 문을 열었다. 어느 시골에나 있을 법한 오래된 학교였다. 정면에 마주 보고 유리문이 하나 더 있었다. 건물 뒤편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었다. 그리고 왼쪽 벽면으로 낡은 게시판이 오른쪽으로는 학교의 교가와 애국가 등이 붙어있었다. 색이 다 바래 그림과 글씨가 뿌옇게 보였다. 학교 뒤편으로 통하는 유리문 좌우로 통로가 어둑하게 마치 동굴입구라도 되는 것처럼 보였다.

 

 “늦으셨네요.”

 

  어디선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현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 전 자신이 들어왔던 유리문 앞에 웬 여자가 서 있었다. 검은색 통 넓은 면바지에 누런빛의 와이셔츠 그리고 하얀색 가운을 입은 채였다. 명치 부근에는 네모나한 무언가 걸려있었다. 아마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는 모양이었다.

 

 “먼 거리를 왔는데 3분 정도는 이해해 줘야지.”

 

  용현의 건조한 말투에 여자는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도 늦은 건 늦은 거죠. 이 사람인가요?”

 

  여자는 창현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타원 모양의 안경 너머에서 창현을 바라보는 부드러운 시선이 느껴졌다. 가슴 부근까지 오는 풍성하고도 긴 머리. 길게 내려온 앞머리에 눈썹은 확인 할 수 없었다. 큰 입에 커다란 눈, 길게 뻗은 코까지.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인상을 주었다. 여자는 천천히 다가와 창현 앞에 멈췄다. 그리고는 씽긋 웃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이창현 씨죠?”

 

  창현은 자신을 보고 있는 덩치들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자 덩치들은 좌우로 물러나며 길을 비켜주었다. 창현은 멋쩍어하며 여자의 손을 잡았다.

 

 “안녕하세요. 이창현이라고 합니다.”

 

  기어들어 가는 창현의 목소리에 여자는 용현을 향해 찌릿한 눈빛을 던지며 말했다.

 

 “대체 겁을 얼마나 준 거예요?”

 

  용현은 여전히 아무런 감정 없는 얼굴과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린 아무 말 하지 않았어. 겁은 스스로 먹은 거겠지. 여튼 우린 이만 가지.”

 

  용현은 여자를 스쳐 들어왔던 유리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여자가 말했다.

 

 “벌써가요? 오랜만에 왔는데 커피라도 마시고 가지.”

 

  최용현은 고개를 천천히 돌려 여자를 한 번 쳐다보고는 유리문을 열고 사라져버렸다. 여자는 고개를 한 번 흔들고는 창현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휴. 긴장을 많이 하셨네. 긴장 풀어요. 해치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여자의 생긋 웃는 얼굴에 창현의 어깨가 슬쩍 내려갔다. 여자는 왼쪽의 어두컴컴한 통로를 향해 앞서가며 말했다.

 

 “따라와요. 이곳에 대해 설명해 줄게요.”

 

  왼쪽 복도로 들어서자 복도 전체에 불이 켜졌다. 하얗고 건조한 등이었지만, 어두컴컴한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폐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무언가로 바꾼 듯했다. 미닫이문이 달려있어야 할 곳에는 모두 여닫이문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그리고 복도를 향해 창문이 있어야 할 곳은 모두 벽으로 변해 있었다. 여자는 복도 제일 끝에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이곳은 당신 같은 파수꾼들이 훈련을 받는 곳이에요. 뭐 정식명칭은 없지만요. 그저 우린 NSR부속 기관이라 부르고 있죠.”

 

  여자는 창현과 속도를 맞추어 걸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꽤나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어요. 벌써 한 2~3년 됐으려나? 더 이상 파수꾼이 발굴되지 않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수는 우리한테 아주 중요하답니다.”

 

  여자가 발걸음을 멈추고 문을 잡아 열었다. 책상과 칠판이 있어야 할 교실 안은 철재로 된 이층침대 4개가 있었다. 여자는 방 안으로 먼저 들어가며 말했다.

 

 “원래 매년 이 침대가 가득 차게 훈련생들을 발굴해 왔었는데, 이상하게 요 몇 년간은 아무도 없었네요.”

 

  창문은 예전 학교로서의 의무를 했을 때와 별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하얀 테두리에 네모난 창문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좌우에는 백색 커튼이 보기 좋게 묶여 있었다. 이층침대는 서로 마주 보고 2개씩 있었고, 그 침대들 사이에는 커다란 캐비넷이 위치해 있었다.

 

  여자는 창현을 돌아보며 말했다.

 

 “왼쪽 침대 중 원하는 곳 아무 데나 쓰셔도 돼요. 하지만 이곳저곳 옮겨 다니지는 말아요. 세탁하는 아주머니가 좋게 보지 않으실 테니까요. 일단 필요한 물품들을 가져다드릴 테니 여기서 조금 기다리세요.”

 

  여자는 한쪽 눈을 찡긋하더니 문을 닫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신기하게도 문을 닫자 여자의 발걸음 소리가 일절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방음 시설이 꽤나 좋은 듯했다.

 

  창현은 제일 가까이 있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요함이 창현의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자신의 심장 소리까지 귓전에서 울리는 듯했다. 차창 너머로 황량한 겨울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잎이 모두 떨어진 나무와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마을. 다소 황량한 풍경을 보자 창현은 걱정이 밀려왔다.

 

  취업이라는 남들과 같은 평범한 것을 고민하고 걱정하며 마음 졸이고 싶었다. 청와대 직속 기관인 NSR의 파수꾼이 아닌 평범한 대학생의 이창현으로.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었다. 그저 이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창현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바로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창현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웬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 커다란 눈에 높다란 코 작은 입술. 앳돼 보이는 얼굴에 덕지덕지 붙은 살과 비대한 몸집을 하고 있었다. 피부는 남자라고 하기엔 너무나 뽀얗기까지 했다. 남자는 창현을 발견하고는 밝게 인사를 건넸다.

 

 “하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조금 전 몇 년간 훈련생이 없었다는 여자의 말이 떠오른 창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남자는 웃으며 다가와 오른편 침대에 앉으며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동식이라고 해요. 이동식. 올해 20살이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이름까지 밝힌 남자에게 창현 역시 대답했다.

 

 “이창현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잘 부탁드립니다.”

 

  자신을 이동식이라 밝힌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창현에게 물었다.

 

 “처음 오셨나 봐요.”

 

 “예. 조금 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뭘 해야..”

 

  창현이 말끝을 흐리자 동식의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이 떠오르며 대답했다.

 

 “저도 2시간 전에 와서 잘 몰라요. 그냥 여기 앉아있으라던데요.”

 

  창현은 황급히 물었다.

 

 “예? 아니 그러니까 훈련을 받으러 여기 온 거에요?”

 

  동식은 해맑은 얼굴로 대답했다.

 

 “예. 두 시간 전에 왔어요. 헤헤. 그런데 여기 먹을 거는 안 주나요? 배가 너무 고픈데.”

 

  동식의 대답에 창현은 긴장감이라는 것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창현은 꼿꼿이 세웠던 허리에 힘을 풀며 다시 침대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동식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복도를 향해 크게 외쳤다.

 

 “저기요! 아무도 안 계신가요? 먹을 것 좀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동식의 목소리가 복도로 퍼져나갔지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동식은 문을 닫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쳇. 이건 나중에 먹으려고 했는데.”

 

  자신의 패딩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짙은 갈색의 초코바 봉지가 꼬깃꼬깃하게 짓눌려 동식의 손위에 들려있었다. 그런 동식을 어이없게 바라보고 있던 창현과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이건 제거예요. 제거라고요.”

 

  창현은 어이가 없어 그저 동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동식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창현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오며 말했다.

 

 “알겠어요. 이래서 혼자 먹으려고 했는데.”

 

  그때 거칠게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넙데데한 얼굴에 거뭇한 수염 자국. 그리고 정장을 입었음에도 뚜렷이 드러나는 팔 근육. 조금 전 함께 차를 타고 온 오른쪽에 앉아있던 덩치였다.

 

  창현과 동식은 얼빠진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 와중에 동식은 초코 바봉지를 조용히 패딩 주머니에 다시 넣었다.

 

  남자는 창현과 동식의 얼굴을 한 번씩 보고 말했다.

 

 “운동장으로...”

 

  하지만 동식의 말이 더 빨랐다.

 

 “여기 관계자시죠? 저 너무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먹을 것 좀 주시면 안 되나요? 전 참고로 피자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포테이토 피자요.”

 

  남자의 눈썹이 잠시 꿈틀거렸으나 낮은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운동장으로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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