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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15화
작성일 : 19-11-09 01:41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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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인기척에 창현의 고개는 퉁겨지듯 움직였다. 문을 열고 나타난 사람은 NSR의 관리자인 최용현이었다.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이 깔끔히 뒤로 넘긴 올백 머리. 그리고 얇은 사각 안경 너머로 사람을 훑어보는 기분 나쁜 눈빛.

 

  용현은 방에 들어와서도 창현에게 눈빛 한번 주지 않고, 가지고 온 노트북을 두드리기만 하고 있었다. 참다못한 창현이 먼저 물었다.

 

 “저를 보내주세요. 당신들에 대해 이미 다 들었어요.”

 

  창현의 말에도 용현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시한번 창현이 말했다.

 

 “대체 무슨 권리로 나를 잡아두는 겁니까? 어서 보내주세요!”

 

  창현의 목소리가 커지자 드디어 용현이 노트북 너머에 있는 창현의 얼굴로 눈빛을 옮겼다. 때문에 창현은 순간 움찔했지만, ‘해 볼 테면 해봐라’ 식의 표정을 지었다. 용현은 조용히 자신의 뒤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자 방 절반의 불이 꺼졌다. 불이 꺼지자 벽면에는 빔프로젝터가 쏘아대는 네모난 화면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용현의 감정 없는 건조한 목소리가 말했다.

 

 “보면서 이야기하지.”

 

  노트북의 타닥거리는 타건 음이 들렸다. 그러자 화면이 넘어가며 누군가의 얼굴이 화면 위로 떠올랐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혜진의 얼굴이었다. 용현의 건조한 목소리가 말했다.

 

 “이름 서혜진. 나이 29세.”

 

  그리고는 더욱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 너와 같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저 여자가 너에게 무슨 말을 했을지도 너무 잘 알고 있지. 그리고 지금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이걸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거야.”

 

  키보드가 눌리는 소리가 들리고 화면이 넘어갔다. 그리고 화면 위로 떠오른 한 장의 사진. 창현은 벽면에 떠오른 사진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사진 속에는 세 사람의 얼굴이 들어있었다. 남자 둘과 여자 하나. 그들은 즐거운 일이 있는 듯 활짝 웃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사진을 보고 있는 창현의 얼굴은 그들과는 정반대였다.

 

  왼쪽에 있는 남자의 얼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 눈썹 위 이마를 향해 뻗은 흉터가 유독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좌우로 찢어진 가느다란 눈. 그리고 여전히 비릿한 웃음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오른편에는 단발에 검은 머리색을 한 여자가 씽긋 웃고 있었다. 지금과 다른 것이라고는 머리 길이와 색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들 뒤에서 웃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남자의 눈가에는 선명한 주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남자는 흰색 가운에 명치 부근까지 내려오는 무언가를 목에 걸고 있었다. 아마도 출입증이나 사원증 정도로 보였다.

 

  용현이 입을 열었다.

 

 “저기 제일 왼쪽 남자. 이름 김경수. 나이 29세. 국가정보원에서 1등급 수배자다. 네가 얼마 전에 본의 아니게 죽인 남자이기도 하지. 그리고 그 옆으로 보이는 여자. 바로 너와 좀 전까지 함께 있었던 서혜진. 그리고 저 뒤에 있는 남자는 백남수. 현 그림자의 수장이지.”

 

  창현은 혼란스런 눈빛으로 용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용현은 그런 창현을 마주 보며 말했다.

 

 “보다시피 저들은 한패다. 아직도 우리가 의심스러운가?”

 

  창현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과연 이들 중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선뜻 확신이 서지 않았다. 용현은 창현의 머릿속을 알고 있다는 듯 노트북을 한 번 더 두드렸다. 그러자 또다시 한 장의 사진이 벽면에 나타났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어느 인도 위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흐릿하게 찍혀있었고, 사진 중심에 노란 머리의 혜진과 창현이 죽인 김경수가 마주 보고 서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대화하고 있는지 까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서혜진의 주장대로 김경수가 정부 사람이었다면, 저 둘이 마주 보고 사진에 담겨서는 안 되는 사이였다.

 

  멍한 얼굴로 사진을 보고 있는 창현에게 용현이 말했다.

 

 “보면 알겠지만, 주변의 건물들이 눈에 익을 거다. 이 사진은 며칠 전 네가 사람들을 구해냈던 그 강남 사거리에서 찍힌 사진이거든. 물론 시간은 좀 더 전이지만 말이야. 무튼 우리 역시 파수꾼들이 보내온 정보를 토대로 이들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우연찮게 발견하게 됐지. 그때 찍은 사진이다.”

 

  용현은 창현을 바로 보며 말했다.

 

 “자. 이제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짐작이 되나?”

 

  용현은 특유의 차가운 눈빛으로 창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창현은 그런 용현의 눈빛 따위가 머릿속에 들어올 틈이 없었다. 몸이 하늘에 붕 뜬 것마냥 팔다리를 가누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노랑머리의 혜진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벽면에 떠오른 사진 속 혜진의 모습이 중첩되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붉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던 말들이 귓전을 맴돌았다.

 

 ‘네가 꿈꾸었던 강남 사거리 교통사고. 그건 그들이 일부러 만들어낸 사고야.’

 

 ‘본인들 손에 넣는 건 쉬운 일이지.’

 

  하지만 그 목소리와 함께 자신이 죽인 김경수와 함께 서 있는 사진 속 혜진이 보였다.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저 돌아가고 싶었다. 두통이 오기 전 평범한 생활 속 자신의 모습으로. 양측을 의심하며 고민하지 않아도 됐을 예전의 이창현으로.

 

  하지만 용현은 그런 창현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말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이미 넌 능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선택하지 않는 한 우린 널 보내줄 수 없다. 이미 넌 그들과 접촉했고, 지금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로선 더욱이.”

 

  용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빔프로젝터 앞을 배회하며 말을 이었다.

 

 “한 가지만 확실하게 말해두자면, 우리 NSR은 수많은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대한민국 땅에서 존재해 왔다. 그리고 또 우린 수많은 대내외적 국가 비상사태에 활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단지 이번 정권에서 긴급히 만들어진 기관이 아니란 이야기다. 이런 자긍심 있는 기관에서 고작 요원 하나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나?”

 

  용현의 얼굴에는 자부심이란 것이 일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경찰서에서 보았듯 우릴 막을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그 어떤 기관도 없다. 우리 NSR은 쉽게 생각해서 현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이 이끄는 단체다. 그런 기관이 과연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교통사고를 과연 벌였을까? 머리라는 게 있다면 그리 오래 생각지 않아도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이지.”

 

 “집에 잠깐이라도 다녀올 수 있게 해주세요.”

 

  창현의 간절한 목소리에 용현의 얼굴에 일었던 자부심이 사라지며 다시 서릿발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좀 전에도 말했듯 우린 널 보내줄 수 없다. 네가 갈 수 있는 곳은 이제 두 곳뿐이다. 파수꾼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으러 가던지, 아니면 경찰서로 연행되던지. 우린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싹을 애초에 키우지 않는다. 자, 선택은 너의 몫이다.”

 

  창현은 쉬이 선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 또한 분명 아니었다. 지금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NSR의 일원으로 파수꾼이 되는 것. 하지만 그러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다. 뭐라 딱히 집어낼 수는 없었지만, 왜인지 마음속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외쳐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혜진의 목소리가 창현의 마음을 틀어잡은 채 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혜진 역시 NSR을 통으로 부정하는 그림자라는 집단 소속이었다. 방금 용현이 보여준 사진이 혜진이 창현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정부를 믿자니 혜진의 말이 떠올랐고, 혜진을 믿자니 용현이 보여준 사진이 떠올랐다. 창현은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

 

 ‘딸칵-’

 

  준식의 핸드폰의 액정이 꺼지며 딱딱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늘은 푸르기 그지없었고, 주변에서는 깔깔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준식이 앉아있는 커다란 계단 옆으로 한가로이 봄 날씨를 만끽하는 신입생들의 웃음소리였다.

 

  준식이 앉은 계단 앞으로는 원형 모양의 광장이 있었고, 그 광장을 따라 둥근 모양의 도로가 한곳으로 모여 학교의 정문으로 통했다. 광장 중앙에는 하늘로 솟은 삼각뿔 모양의 조형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삼각뿔 건축물 아래에는 물이 끓어오르는 듯 분수가 자글자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하늘은 봄의 따스함을 잔뜩 머금었고, 주변의 조경지에는 새 생명이 이제 막 태어나 봄의 푸르름을 잔뜩 뽐냈다. 저 멀리에는 핑크빛의 벚꽃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준식의 얼굴은 그 모든 것들과 상반되는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우울함이 가득했다. 준식의 주변에만 어둠이 내린 것처럼 어두컴컴했다.

 

 “후...”

 

  깊고 긴 한숨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지막이 혼잣말이 뒤를 이었다.

 

 “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거냐. 이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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