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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14화
작성일 : 19-11-09 01:39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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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운전면허학원 여직원의 전화를 받고 곧장 횡단보도를 향해 뛰었다. 그러다 누군가와 부딪혔지만, 얼굴을 볼 새도 없이 횡단보도 위로 올라섰다. 그러다 갑작스레 뒷덜미가 간질거렸고, 이내 머리에서 꿈속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바로 사람들에게 물러나라고 외치기 시작했고, 중년의 남자와 할머니를 밀어 넘어트렸다. 그리고 잠시 뒤 레미콘이 넘어져 횡단보도 위로 밀려왔다. 그리고 며칠 전. 살인범이 되던 날 운전면허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올라가던 중 마주쳤던 남자.

 

  갑자기 남자의 얼굴이 자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좌우로 찢어진 눈에 비릿한 미소를 머금은 입. 마치 뱀을 연상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남자였다. 그리고 이마를 향해 뻗은 오른쪽 눈썹 위의 흉터가 희미하지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동시에 떠오르는 한 남자.

 

  사거리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향해 돌아가라고 외치며 손을 휘젓고 있을 때 뒤로 물러나던 남자.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분명했다. 좌우로 찢어진 눈에 이마를 향해 뻗은 눈썹 위의 흉터.

 

  갑자기 목 주변이 뻣뻣해졌다. 누군가 뒤통수를 세게 한 대 후려친 것 같았다. 그럼 정말로 이 모든 일들이 계획된 것이란 말인가?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나란 인간을 가지고 놀았다는 말인가?

 

  준식이와 마주 앉았던 술자리가 떠올랐다.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에게 거짓말을 해야 했던 죄책감. 그 답답했던 술집의 공기. 그리고 연이어 떠오른 부모님의 얼굴.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아직 전화 한 통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계획된 일이란 생각이 들자 저 가슴 깊숙한 어딘가에서 분노가 용암처럼 뜨겁게 피어올랐다. 주먹이 나도 모르게 꽉 쥐어졌고, 팔에 온통 힘이 들어갔다. 숨이 거칠어지고 다리가 떨렸다.

 

  창현의 반응을 보자 혜진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그날 나는 널 구하러 그곳에 갔었어. 나 역시 꿈에서 널 봤거든. 그런데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일이 터졌고, 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더라. 그래서 아깝지만 그냥 돌아서야 했지.”

 

  혜진의 말에 창현은 또다시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깝게 됐네.’

 

  멀리서 보았던 혜진의 입 모양 이었다. 이제야 알 수 있었다.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었는지.

 

  멍하니 있는 창현을 보고 혜진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 후에 내가 널 또 찾아갔었지.”

 

  창현은 시비 붙는 남자들을 피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혜진을 만났던 것이 떠올랐다.

 

 “그때 역시 우린 너를 구하러 갔던 거였어. 그 앞에서 마주쳤던 그 남자. 동현 씨가 붙잡지 않았더라면 넌 벌써 죽었을 거라고.”

 

  혜진의 말에 또다시 그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준식을 따돌리고 상가 내의 화장실로 가던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화장실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남자와 부딪힐 뻔했다. 깊게 눌러쓴 검은 모자에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곧이어 바로 나타난 동현이 그 남자의 팔을 부여잡고 욕을 해댔었다.

 

 “우린 너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어. 너도 알다시피 우린 발각되면 죽음이라고.”

 

  창현이 되 물었다.

 

 “잠깐. 저들은 저를 손에 넣기 위해 사고를 일부러 만들어 냈다고 했는데, 그 후에 저를 다시 죽이려고 했다는게 말이 맞지 않습니다.”

 

  창현의 질문에 대답은 옆에 서 있던 동현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너를 찾아왔던 킬러는 원재희 직속 부하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용현과 원재희 사이에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모양이지.”

 

  동현의 말에 혜진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 강남 사고 현장 CCTV에서 우리를 목격했을 거고 너를 우리와 한패로 여겼을 테니까. 원재희는 분명 너를 죽이려고 했을 거야.”

 

  동현과 혜진의 말에 창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물었다.

 

 “저들이 계획한 일이라면서 왜 저를 죽인다는 말이죠? 그리고 원재희는 누구고 최용현은 누굽니까?”

 

 “원재희는 강남구 갑 의원이야. 전 NSR 관리자였고. 그리고 최용현은 현 NSR 관리자지. 최용현은 NSR에 중요한 사건들을 원재희에게 결재 받아야 해. 하지만 원재희는 신선놀음하느라 우리 일 제외하고는 딱히 관심이 없어. 그러니 분명 먼저 보고가 들어갔던 너에 관한 작전에는 관심조차 없었을 거야. 그러다 우연찮게 CCTV에서 한 앵글에 잡힌 너와 우리를 발견했을 테고, 너를 당연히 우리와 한패라고 생각했겠지.”

 

  혜진의 설명이 끝나자 창현은 분노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가슴 저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져 내렸다. 대체 저들이 무엇이기에 사람을 이처럼 가볍게 여길 수 있단 말인가. 국가와 정부란 것은 국민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이 있고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지, 사회가 있고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알량한 자신들의 존재를 지키겠다고, 그 구성원을 죽이려는 이 말도 안 되는 행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더구나 그 대상이 창현 본인이라는 것에 더더욱.

 

  동현은 초조한 듯 손목에 두른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았다. 혜진 역시 초조한 듯 창현에게 말했다.

 

 “저들은 분명 너를 정부의 개로 키울 거야. 파수꾼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너에게 자유가 없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어. 지금 저들의 행동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창현은 부들거리는 꽉 쥔 주먹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와 함께 가자. 우린 저들의 저 말도 안 되는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존재해. 그러니..”

 

  하지만 혜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멀지 않은 곳에서 고무 타이어와 아스팔트가 내는 마찰음이 경보음처럼 들려왔다. 동현은 혜진의 팔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세우며 외쳤다.

 

 “근처야. 뛰어!”

 

  혜진과 동현은 순식간에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그들의 모습이 공원의 모퉁이 부분으로 사라져버리자 공원 안으로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한 손에는 권총을 집어 든 채.

 

  몇몇은 혜진과 동현이 사라진 방향을 쫓아 사라졌고, 몇몇은 창현의 옆을 에워쌌다. 그중 낯이 익은 남자가 무리들 사이에서 창현의 앞으로 나왔다. 그 남자는 창현을 경찰서에서 꺼내주러 왔을 때 함께 왔던 덩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창현을 내려다보며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함께 가시죠.”

 

  창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들이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은 없습니다. 난 집으로 갈 겁니다.”

 

  남자는 예상했다는 듯 대답했다.

 

 “그럼 경찰을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창현은 거칠게 남자를 향해 외쳤다.

 

 “너희가 만들어 놓은 범죄를 왜 나에게 뒤집어씌우는 거야?! 난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

 

  남자는 여전히 표정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군요. 저희와 동행이 싫으시다면, 경찰이 올 겁니다. 이제부터 저희의 보호에서 벗어나 법의 심판을 받으시면 됩니다.”

 

  창현은 욕지거리가 목까지 치밀어 올랐으나, 차마 뱉어내지 못했다. 저들이 만들어낸 사건에서 창현 본인이 무죄라고 밝혀낼 수 있는 증거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창현은 맥이 풀린 표정으로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 넓적한 얼굴의 남자는 창현을 향해 고갯짓했다. 그러자 주변의 남자들이 창현의 양옆에 서서 창현을 잡아끌었다.

 

 *****

 

  네모난 방 안. 푹신해 보이는 누런빛깔 벽면에 실내에 있는 것이라고는 직사각형 모양의 널따란 책상과 그 위에 놓여있는 빔프로젝터 하나. 그리고 팔걸이가 없는 철제 의자에 창현이 앉아있었다.

 

  조금 전 공원에서 이들에게 붙잡혀 곧장 NSR로 끌려왔다. 처음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누구 하나 말을 거는 사람 없었다. 여전히 널따란 홀에 앉은 경비원도 창현을 없는 사람 취급했다. 저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들어온 방 번호가 그 전과 다르다는 점. 그것뿐이었다.

 

  방으로 끌려들어 온지 얼마나 지난 걸까. 방 안에는 시계 하나 없었다.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던 핸드폰도 그들에게 뺏겨버렸다. 가만히 앉아있자니 슬슬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제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남을 이렇게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국민이 투표하여 뽑은 대통령 자리에 앉은 사람이 대체 누구의 허락을 맡고 국민을 이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그것 또한 잠시였다. 또다시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분노로 뜨거워졌던 가슴도 식어버린 냄비처럼 차가워졌다. 가슴이 차가워지자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때리며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혜진의 말대로라면 이들은 나를 파수꾼으로 만들기 위해 강남 사거리 교통사고를 조작했다. 그렇다면 파수꾼들 중 누군가 나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나의 능력을 미리 알아채고 이 일을 계획했을까. 그리고 또 나를 쫓아오다 주삿바늘에 찔린 그 남자는 정말로 죽은 것일까? 이들이 만들어낸 사고였다면 그 남자는 분명 살아있어야 했다. 하지만 경찰과 119구조대가 왔을 때 남자의 심장은 멎은 상태였다. 천천히 굳어가던 남자의 차가운 살결과 초점 없이 벌어져 있던 눈은 지금 순간에도 생생하게 눈앞에 떠올랐다.

 

  창현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을 때 두꺼운 문이 소리 없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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