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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13화
작성일 : 19-11-09 01:38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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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책상이었다. 그리고 왼쪽으로 허리까지 오는 선반들이 보였고, 그 뒤로는 커다란 목재 책장이 있었다. 책상에는 두꺼운 책이 하나 펼쳐져 있었고, 중년의 남자가 그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중년의 남자는 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장이 정갈했다. 마치 누구와 함께라도 있는 듯 목 날이 잔뜩 선 와이셔츠에 짙은 남색의 카디건을 입고 있었다. 머리는 희끗희끗했지만 왼쪽으로 가르마를 타 깔끔했고, 송충이 같은 눈썹이 인상적이었다.

 

  올백 머리의 남자는 마른 침을 한 번 삼키고는 말했다.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남자의 말에도 중년 남자는 여전히 고개를 책에 파묻고는 대답했다.

 

 “말해.”

 

  올백 머리의 남자는 천천히 그리고 최대한 조심스레 말했다.

 

 “작전에 실패했습니다.”

 

  중년의 남자는 이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고 올백 머리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표정 없이 차가웠지만, 눈빛은 뜨거운 용광로 같았다. 목소리는 얼굴에 나타난 표정보다 더 차가웠다.

 

 “네가 직접 온다는 얘길 듣고 예상은 했다.”

 

  중년 남자는 책을 덮고 몸을 의자에 기대며 말을 이었다.

 

 “변명할 기회를 주지.”

 

  올백 머리의 남자가 말했다.

 

 “사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파수꾼 두 명이 보내온 정보였습니다. 하지만 타격대가 도착했을 때 버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중년 남자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올백 머리의 남자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남자는 계속해서 말했다.

 

 “버스를 세워 기사에게 박동현의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으나, 본적도 없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이후 곧바로 서울 시내의 CCTV를 뒤져 찾아낸 결과 버스 정류장 근처 공원에서 발견하여 그리로 타격대를 보냈으나, 또다시.. 놓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올백 머리 남자의 마지막 말에 중년 남자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잠시동안 방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올백 머리의 남자는 책상 어딘가쯤으로 눈을 내리깔고 미동도 없이 서 있었고, 중년의 남자 역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중년 남자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최용현.”

 

  중년 남자의 말에 올백 머리 남자가 대답했다.

 

 “예. 의원님.”

 

 “너도 언젠간 이 자리에 앉게 되겠지. 하지만 말이야, 난 무능한 사람은 필요로 하지 않아. 너를 거둬 그 자리에 앉힌 것을 실망하게 만들지 않도록.”

 

  별일 아니라는 듯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년의 남자가 내던진 말은 올백 머리의 남자, 용현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용현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용현의 대답에 중년의 남자는 문 쪽으로 고개를 까딱하며 말했다.

 

 “나가 봐.”

 

  하지만 용현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용현의 말에 중년 남자는 다시 의자 쪽으로 몸을 기댔다. 말해 보라는 뜻이었다. 용현은 입을 열었다.

 

 “얼마 전 강남 사거리 교통사고에 대해 알고 계시겠지만, 그때 파수꾼 한 명을 발견했습니다.”

 

  용현의 말에 곧바로 중년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년과 한패더군. 내가 처리하라고 따로 지시했다.”

 

 “그런데 조사해본 결과 그 여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조치를 취했습니다.”

 

  용현의 말이 끝나자 처음으로 중년 남자의 얼굴에는 만족한다는 표정 비슷한 것이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용현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지금 센터에 있습니다. 곧 자세한 보고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요금과 더불어 약간의 팁까지 자신의 지갑에 있는 현금을 탈탈 털어 택시 기사에게 지불하고 내렸다. 그들이 내린 곳은 정류장에서 멀지 않은 공원이었다. 택시는 기분이 좋은 듯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덩그러니 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총 세 명이었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곧게 뻗은 인도가 공원 끝까지 이어져 있었다. 인도 옆으로 그네가 있었고, 그네의 옆으로 커다란 벽돌처럼 반듯하게 손질해둔 조경 식물들이 인도를 따라 공원의 끝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그네를 마주 보고 위치한 하늘색의 운동기구들 옆으로 나무 의자가 놓여 있었다.

 

  여자는 운동기구 바로 옆 의자에 앉았다. 거구의 남자는 여자를 따라갔지만, 의자에는 앉지 않고 그저 옆에 서 있었다. 남겨진 창현은 쭈뼛거리며 의자 근처로 다가갔다. 그러자 여자가 말했다.

 

 “앉아.”

 

  창현이 앉자 여자가 말했다.

 

 “이제 설명 좀 해줄래? 뭘 봤는지 말이야.”

 

  여자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창현이 꿈에서 무언가를 보고 자신들을 구하러 왔음을.

 

  창현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버스에서 잠깐 졸았는데, 그쪽이 죽는 꿈을 꿨습니다. 누군가 내 앞에서 죽는 건 더 이상 보기 싫어서 온 겁니다. 별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창현의 말에 여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법이네. 그냥 겁쟁이인 줄만 알았더니.”

 

  여자의 말에 창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전 이만.”

 

  사실 창현은 궁금했다. 이런 꿈을 꾸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자신을 어떻게 찾았는지. 하지만 그것은 곧 해결될 문제였다. NSR에 정식으로 입소해서 파수꾼 훈련을 받게 된다면 알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될 일들이었다. 더구나 청와대 직속 기관이 이들을 쫓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분명 어떤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야기고 자신과는 곧 적이 될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였다.

 

  창현은 왜 이들을 구하게 되었는지 자신도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그저 더 이상 이 말도 안 되는 꿈 때문에 자신의 앞에서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눈앞에서 누군가 죽는 모습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랴.

 

  창현이 의자에서 일어서 몸을 돌리자 여자가 말했다.

 

 “안 궁금해? 그 두통 없애는 방법 말이야.”

 

  갑자기 생겨난 두통에 2년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두통이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랐다. 누군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몇 시간이고 계속되면 제정신이 아니었다. 잠을 자도 약을 먹어도 고통이란 녀석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까지 머릿속을 헤집다가 사라졌다. 이 두통을 없애기 위해 1년이란 시간 동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 두통을 없애는 방법이라니. 창현은 그 자리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설령 반역을 저지른 사람들이라 해도 두통을 없애는 방법만큼은 알고 싶었다.

 

  창현이 멈춰서자 여자가 말했다.

 

 “그럼 앉아.”

 

  창현이 돌아서며 물었다.

 

 “정말 방법이 있습니까?”

 

 “일단 앉으라니까?”

 

  창현이 의자에 앉자 여자가 말했다.

 

 “일단 인사부터 할까? 난 서혜진이라고 해. 그리고 저쪽은 박동현이라고 하고.”

 

  자신을 혜진이라 밝힌 여자의 인사에도 창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할 뿐이었다. 그러자 혜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진짜 우리를 무슨 범죄자 취급하네?”

 

 “그렇지 않다면 왜 정부 기관에서 당신들을 쫓는 거죠?”

 

 “정말로 저들이 너를 우연찮게 찾아냈다고 생각해?”

 

  뜬금없는 혜진의 물음에 창현이 무뚝뚝하게 되물었다.

 

 “제가 먼저 물었습니다.”

 

 “우린 범죄자가 아니야. 아직 모든 걸 다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해 줄 수 있지.”

 

 “그럼 대체 왜 드림센터에서 당신들을 쫓는 거죠?”

 

 “그야 당연히 우리가 거슬리니까.”

 

 “뭐가 말입니까?”

 

 “우린 NSR의 반대 세력이거든. 그들이 하는 짓을 최대한 막아내는게 우리 일이야. 당연히 우리가 거슬리겠지. 그러니 죽이려고 하는 거고.”

 

 “정부 기관에 반대되는 일을 하면 범죄자가 맞습니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 모두 옳은 일이라고 믿어? 너를 이렇게 만든 것도 저들이 짓이라고.”

 

  둘의 대화에 옆에 서 있던 동현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는 말했다.

 

 “서둘러. 곧 우리를 찾아낼 거야.”

 

  동현의 말에 혜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시간이 없으니 잘 들어. 너를 시민 영웅으로 만들고 다시 살인범으로 만든게 누구라고 생각해? 그게 정말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해?”

 

 “예?”

 

 “네가 꿈꾸었던 강남 사거리 교통사고. 그건 그들이 일부러 만들어낸 사고야. 넌 그중의 일부를 본 것뿐이고.”

 

  얼빠진 표정의 창현을 보며 혜진은 계속 말했다.

 

 “그 사고를 만들어낸 건 네가 꿈으로 미래를 본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었어. 그리고 일어난 커피숍 도난사건. 그걸로 넌 확신할 수 있었겠지. ‘나는 꿈으로 미래를 본다’라고. 의심에서 확신으로 변한 너를 본인들 손에 넣는 건 쉬운 일이지. 바로 너를 죽이려는 시도를 하면, 넌 당연히 그 장면을 미리 보게 될 테고, 그들은 그저 너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너를 살인자로 만들 수 있었지.”

 

  창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말도 안 돼!”

 

  창현의 거친 음성에도 혜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바로 지금처럼 만들기 위해서. 너는 저들이 절대로 그런 짓을 할 리 없다고 생각하지. 그게 왜겠어? 살인죄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너를 구해줬기 때문이야. 더구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너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척을 해댔겠지. 그리고 갑작스런 파수꾼의 훈련이니 뭐니 하면서 주변을 정리하라고 하고 말이지. 넌 당연히 그들이 경찰서에서 보여준 권력을 보고 단 1초도 의심하지 않았을 테고. 아니. 주변 정리에 대한 생각 덕분에 저들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겠지만 말이야.”

 

  혜진의 말에 창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저들이 일을 꾸며낸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건 이후 동안 복잡했던 마음은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왔던 것처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창현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일을 벌였다는 증거는 있습니까? 그건 어떻게 증명할 거죠?”

 

  그러자 혜진이 우습다는 듯 대답했다.

 

 “천만이 살고 있는 이 서울 땅에서 사고 현장에 동일 인물이 연속으로 있을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된다고 생각해?”

 

  창현은 혜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멍한 표정이었다.

 

 “잘 생각해봐. 네가 사고에서 봤던 사람을.”

 

  혜진의 말에 창현은 그날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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