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3화
작성일 : 19-11-09 01:17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52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꿈에서 봤던 모든 일이 벌어지기까지는 찰나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내가 반대편에서 건너오던 사람들을 어거지로 끌고 돌아가기에는 시간은 충분했다.

 

  이제 막 횡단보도로 올라 온 사람들을 향해 나는 미친 듯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돌아가세요! 위험합니다.”

 

  나의 창백한 얼굴과 갑작스러운 손짓에 횡단보도를 건너오던 남자 둘이 나를 발견하고는 놀라 뒤로 물러났다. 한 명은 호리호리 한 몸집에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오른쪽 눈썹 위로 이마를 향해 길게 뻗은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동글동글한 남자가 역시 놀란 듯 인도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그 옆으로 직장동료로 보이는 여자 둘 또한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나를 무시한 채 여전히 횡단보도 위를 건너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디서 나온 배짱과 용기인 줄 나 자신도 몰랐다. 더구나 확신이 없었다.

 

 ‘그냥 꿈이었다면? 지금 일과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면?’

 

  두통이 시작된 후로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꿈을 꿔왔다. 하지만 그중 단 한 개도 지금처럼 현실에서 직접 겪을 법한 꿈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대부분은 영어를 쓰는 외국인이나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등장했었다.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이 나오는 꿈이라면 누군가 고문을 당한다든지, 협박을 당한다든지 하는 괴로운 꿈들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목덜미를 간질이는 이 느낌은 나에게 확실한 경고를 하는 듯 했다. 그리고 혹여나 아니면 어떠랴. 나의 망설임으로 꿈속 일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것보단 훨씬 나은 선택일 테니.

 

  나의 시야에 제일 먼저 들어온 사람은 고작 6살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의 손을 쥐고 나의 지근거리까지 다가온 중년의 아저씨였다. 내가 손을 뻗어 옷을 잡으려 하자 중년의 남성은 마치 더러운 것을 피하려는 듯 인상을 쓰며 옆으로 슬쩍 피해버렸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미식축구 선수처럼 어깨로 중년남성을 들이받았다. 나와 중년의 남자는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키가 작은 아이는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그런지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다.

 

 ‘이런 미친!’

 

  중년의 남성의 입에선 상스러운 말이 튀어나왔지만, 나는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나의 눈에 들어온 초록빛 숫자가 어서 빨리 움직이라고 나를 재촉 하는 것만 같았다.

 

 ‘10.. 9.. 8..’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의 심장 박동만큼이나 공기를 울려대는 충돌음이 연속해서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곧장 몸을 일으켜 나와 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는 할머니를 향해 몸을 던졌다. 다리가 불편한지 다소 절뚝거리는 걸음을 했지만, 나와 함께 넘어지는 것이 저 도로 위에서 레미콘에 깔려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테니까.

 

  나는 망설임 없이 곧장 할머니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터져오는 커다란 소리.

 

 ‘쾅!-’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바닥에 누워있는 나의 몸을 울릴 정도로 둔탁한 진동과 함께 쇠가 바닥을 긁는 기분 나쁜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찌이이익!-’

 

  소리가 멈추자 누군가 테이프를 길게 늘여놓은 것처럼 천천히 움직이던 사람들이 다시 원래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들어 사고의 현장을 바라보았다. 꿈에서와 같았다. 붉은색 소형 자동차와 부딪힌 뒤 중심을 잃고 횡단보도 위를 덮친 레미콘은 미끄러지며 몇 미터를 이동했다. 보잘것없이 옆으로 누워있는 레미콘에서는 자욱한 먼지와 함께 나의 태클에 넘어진 중년의 남성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멈춰있었다.

 

  나는 해냈다는 안도감과 알 수 없는 기분에 젖어 고개를 다시 땅으로 쳐 박았다. 바로 그때 사방에서 박수가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바닥에 널브러진 나를 향해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핸드폰을 들어 나를 촬영하는듯 했고, 다른 몇몇은 119와 경찰에 신고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며 걱정스레 물었다.

 

 “괜찮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꽤나 충격이 큰 듯 바닥에 쓰려져 있는 레미콘과 나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며 입만 뻥긋거릴 뿐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나와 할머니, 레미콘 앞에 겁에 질려 누워있는 중년의 남성과 어린 여자아이를 돕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거대한 레미콘 때문에 길 건너편은 보이지 않았지만, 꿈에서 바닥에 흥건했던 붉은 액체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듯했다.

 

  저 멀리서 요란한 소리가 울리는 것으로 보아 경찰이든 119든 누군가 오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차량 진입 방지 말뚝에 기대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나를 둘러싼 사람들 사이로 찰나의 순간 누군가가 시야에 들어왔다. 유독 눈에 띄는 붉은색 원피스에 노란 머리. 꽤나 먼 거리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이목구비. 그리고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온통 검은색의 남자.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밀쳐내고 횡단보도 위로 올라섰다. 큰 사고가 난 직후라 차들은 여전히 멈춰있었다. 길 건너에 있는 그들을 향해 나는 귀신에 홀린 듯 천천히 다가갔다. 주변에서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아직 도로 위는 위험할 텐데..’

 

  하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카페에서 보았을 때 왜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했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됐기 때문이었다. 한 발자국 한발자국 다가갈 때마다 꿈에서 보았던 그녀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레미콘 뒤에서 천천히 다가가는 나를 그녀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옆으로 누워있는 레미콘을 지나 횡단보도의 반쯤 건넜을 무렵, 건너편 인도에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이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는 것을 들었지만, 나의 시선은 그녀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나의 뜨거운 눈빛 때문이었을까. 그녀도 나를 발견한 듯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옆에 있는 거구의 남자도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짙은 눈썹의 그녀는 나를 한 번 바라본 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사고 현장을 한 번 훑어보고는 곧장 몸을 돌려 횡단보도 뒤편 커다란 건물의 모퉁이로 사라져 버렸다. 여자와는 달리 거구의 남자는 나를 잠깐 동안 바라본 후 여자의 뒤를 쫓았다. 마치 따라오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 같았다.

 

  지금 일어난 일처럼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머리와 몸은 그녀를 놓치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곧장 다리에 힘을 주고 사라져버린 그들을 쫓기 위해 달렸다. 그들이 사라진 곳을 따라 하늘 높이 솟은 거대한 건물의 모퉁이를 돌았다. 하지만, 그 넓은 거리는 무언가 휩쓸고 간 듯 텅 비어 차가운 바람만이 나를 반겼다. 짧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고개를 돌려 주변을 훑어보았다. 빼곡하게 들어찬 건물들과 악어의 입 마냥 입을 벌린 채 있는 지하도의 입구까지. 이 넓은 건물의 숲에서 그들을 찾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쫓을 생각은 포기한 채 나를 기다리고 있을 운전면허학원 셔틀버스를 향해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은 온통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남아있었다.

 

  대체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 입 모양. 조금은 먼 거리였지만 분명 알아들 수 있었다.

 

 ‘아깝게 됐네.’

 

  나는 그 의미가 궁금했다.

 

 *****

 

  혼자 사용하기에는 과할 정도로 넓은 방 안. 가구에 문외한 사람이라도 그 자태만으로도 고가의 물건임을 알 수 있을 법한 물건들이 즐비했다. 그 널찍한 방 중앙에 거대한 책상 하나가 놓여 있다. 그 뒤로는 직사각형 모양의 커다란 창문이 있었다. 창문의 삼분지 이는 블라인드에 가려져 있었고, 가려지지 않은 창문으로는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반딧불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날아다니듯 노랗고 붉은 불빛들이 일정한 행렬을 갖추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밤하늘의 떠 있는 별들처럼 빛나는 불빛들이 그 주변을 가득 메꾸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창문 너머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희끗희끗한 머리가 그의 나이를 알려주는 듯했다. 혼자였지만, 와이셔츠를 입고 정갈하게 타이까지 메고 있었다. 희끗한 머리에 비해 몸은 날렵했고, 고급스러운 가죽 벨트가 흔한 뱃살 하나 보이지 않는 허리에 둘러져있었다. 남자의 손에는 마름모 모양의 작은 다이아몬드들이 박혀있는 것 같은 아름다운 유리 세공품이 들려있었다. 남자는 그것을 연신 입에 가져다 대며 그 안에 담겨있는 액체를 홀짝이고 있었다.

 

  남자의 쌍커풀은 없지만 작지 않은 눈은 송충이 같은 짙은 눈썹과 잘 어울려 남자의 인상을 더욱 날카롭게 보이게끔 하는데 한몫했다. 술을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쉽게 벌어지지 않는 굳게 다문 입은 남자의 고집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창문 너머로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갑작스런 노크 소리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는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와”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급스러운 문이 열리며 남자 하나가 소리 없이 들어왔다. 새로이 등장한 남자역시 말끔한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한 손에는 작은 테블릿pc를 손에 쥔 채 뒤도 돌아보지 않는 남자를 향해 고개 숙여 정중히 인사했다.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남자의 말에도 야경을 보고 있는 남자는 여전히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은 채 퉁명스레 물었다.

 

 “뭐지?”

 

 “이번 사건 CCTV 영상입니다.”

 

 “그건 이미...”

 

  남자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 검은 정장의 남자가 재빨리 말했다.

 

 “이 영상을 보시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실 겁니다.”

 

  중년의 남자는 아무런 말 없이 책상 앞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검은 정장의 남자는 빠르게 다가와 책상에 테블릿 pc를 올리고 화면을 터치해 재생 버튼을 눌렀다.

 

  소리 없는 CCTV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방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영상이 끝나자 중년의 남자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파수꾼인가? 신상은?”

 

 “이걸 보십시오.”

 

  검은 정장의 남자가 가리킨 것을 발견한 중년에 남자는 처음으로 얼굴에 감정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눈꼬리가 꿈틀거리며 이마에 핏대가 올라오는 것으로 보아 그것은 분노가 확실했다.

 

 “저것들과 한패로군. 저 정도 사건을 볼 수 있는 능력이라면 오늘이 지나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는 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예. 이미 조치해 두었습니다.”

 

  중년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는 태블릿 pc를 집어 들고 중년의 남성을 향해 정중히 허리 숙여 인사한 뒤 방에서 나갔다.

 

  중년의 남자는 손을 모아 깍지를 낀 뒤 그것에 턱을 받쳤다. 그리고 숨을 한 번 길게 내쉰 뒤 혼잣말을 했다.

 

 “이번엔 절대로 네놈들 마음대로 설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7 47화 2019 / 12 / 11 256 0 3363   
46 46화 2019 / 12 / 10 284 0 3289   
45 45화 2019 / 12 / 7 248 0 3391   
44 44화 2019 / 12 / 6 245 0 3462   
43 43화 2019 / 12 / 5 248 0 3656   
42 42화 2019 / 12 / 3 267 0 3899   
41 41화 2019 / 12 / 1 256 0 3919   
40 40화 2019 / 11 / 30 305 0 3179   
39 39화 2019 / 11 / 29 241 0 4481   
38 38화 2019 / 11 / 28 240 0 4342   
37 37화 2019 / 11 / 27 237 0 3963   
36 36화 2019 / 11 / 26 261 0 3792   
35 35화 2019 / 11 / 25 269 0 4165   
34 34화 2019 / 11 / 23 315 0 3661   
33 33화 2019 / 11 / 22 268 0 4029   
32 32화 2019 / 11 / 21 249 0 3696   
31 31화 2019 / 11 / 20 248 0 3929   
30 30화 2019 / 11 / 19 248 0 4003   
29 29화 2019 / 11 / 16 250 0 3763   
28 28화 2019 / 11 / 15 244 0 3946   
27 27화 2019 / 11 / 13 267 0 3771   
26 26화 2019 / 11 / 13 251 0 4535   
25 25화 2019 / 11 / 13 265 0 3918   
24 24화 2019 / 11 / 10 263 0 4442   
23 23화 2019 / 11 / 9 231 0 4187   
22 22화 2019 / 11 / 9 251 0 4036   
21 21화 2019 / 11 / 9 250 0 4164   
20 20화 2019 / 11 / 9 270 0 4165   
19 19화 2019 / 11 / 9 247 0 4451   
18 18화 2019 / 11 / 9 234 0 4150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