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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Off Side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9.26

세계적인 축구 스타와의 로맨스,
실종된 아빠를 둘러싼 미스터리,
시간을 매개로 한 반전의 판타지!
페어 플레이 룰을 비웃듯 반칙이 난무하는 그라운드 위에서
오늘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자기만의 경기를 뛰고 있는 중이다.
그 앞에 공을 차 주며,
나도 함께 뛰고 있다고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이 어려운 경기를 멋지게 이겨 보자고, 응원하는 목소리를 글에 담았다.

운명의 파트너, 시온과 정원이 펼치는 인생 최고의 경기!
휘슬은 불렸다. 원더골(Wondergoal)을 향해 함께 달려 보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전지훈련 (3)
작성일 : 19-11-08 22:54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3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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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훈련에선 세트 피스(set piece)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흰 모자를 쓴 청준은 거센 바람을 맞으며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라고 주문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은 강팀이라 하기 어려웠다.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F조에 배정된 한국은 국내외 매체에서 이미 최약체로 평가되었다.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18.3%로, 독일이 82.5%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다.

 한국은 그동안 볼 점유율을 내주고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쳤다. ‘선 수비, 후 역습’, 약팀이 전형적으로 구사하는 스타일이었다. 혹자는 현대 축구에서 점유율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하지만, 볼을 많이 갖고 있는 팀이 결정적인 기회도 더 많이 가져가는 게 당연한 이치였다. 프리미어리그만 보더라도 최근 한 팀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른바 ‘지배하는 축구’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세 달도 채 남지 않은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이 강팀을 상대로 일방적인 점유율을 가져가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더구나 청준이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지는 고작 1년.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을 꺾기 위해선 색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상대의 허를 찌를 만한!

 청준이 모색한 돌파구는 세트 피스였다. 프리킥과 코너킥이 주어졌을 때 약속된 플레이로 그 기회를 잘 살린다면, 상대 진영까지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하는 필드 골(field goal)보다 더 편하게 득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청준은 그간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분석해왔다. 특히나 두 명의 농구 선수가 구현하는 ‘픽앤롤(pick & roll)’에 관심을 가졌다. 이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수비수를 현혹시켜 골 밑 공간을 확보하는 전술이었다. 축구에 접목시킬 방안을 찾느라 몇 달을 끙끙댔는지 모른다.

 “시온이가 상대 수비수를 달고 나오면 박스 안에 공간이 생기잖아, 그쪽으로 네가 돌아 뛰는 거야.”

 청준은 발이 빠른 석호에게 시온과의 콤비 플레이를 연습 시켰다.

 “그럼 시온이가 석호한테 전진 패스를 넣어주고, 원터치로 마무리. 알아들었어?”

 시온은 대표팀의 전술 그 자체였다. 인지도가 높은 탓에 상대팀 감독들은 모두 시온을 예의주시했고, 그의 발을 묶으려 수비수들이 집중 마크할 게 눈에 선했다. 청준이 고안한 이 세트 피스 전략은 그 점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었다. 시온이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 때, 석호가 골문을 향해 돌아 뛰게 해 오픈 찬스를 노린다!

 출렁, 하며 골 네트가 흔들렸다. 이번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처음 선보이게 될 이 기술이 제대로 먹힐지 청준은 궁금하면서도 한편 설렜다.

 “호세야!” 청준은 코치들과 따로 골키퍼 훈련 중이던 호세를 불렀다. 192cm인 그는 긴 다리를 움직여 단숨에 감독 앞으로 와 섰다. 노랑과 검정으로 구분한 투 블럭 컷이 이름만큼이나 이국적이다.

 “가 서봐.”

 “네? 아, 네!”

 서브 골키퍼인 호세는 떨리는 마음으로 골문 앞에 섰다. 청준은 약 20m 떨어진 거리에 시온의 위치를 잡아주며 그의 발 앞에 공을 떨어뜨렸다. “김 코치. 얘네 좀 봐줘.” 그리고는 일수에게 바통을 넘겼다.

 청준이 시온과 호세를 엮은 건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시온이 골 문을 직접 겨냥해 프리킥을 찰 땐, 골키퍼가 알고도 막지 못하게 구석으로 공이 휘어져야 했다. 따라서 굳이 주전 골키퍼를 스파링 상대로 할 필요가 없다. 그저 문전에서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존재 하나면 충분하다.

 호세는 골키퍼치고 반응 속도가 느렸다. 동체 시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아야 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이를 고치지 못한다면 평생 서브 골키퍼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시온이 차는 강하고 빠른 공의 진행 방향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큰 수확이 될 터였다.

 “간다?” 시온이 자신만만한 몸짓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짧은 도움닫기 후, 왼팔을 높게 뻗으며 가슴을 열고 오른발 인프런트로 공을 감아 찼다. 그러자 공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호세야, 막고 있어?” 시온은 일수에게서 새로운 공을 받아들며 호세에게 물었다. 놀리는 투였다.

 “제가, 한 번은 막습니다.” 호세는 글러브 낀 손을 툭툭 털며 의지를 다졌다.

 시온은 피식 웃으며 두 번째 킥을 날렸다. 이번엔 오른쪽이었다. 골망을 뚫을 만큼 강력한 슛이 눈 깜짝할 사이에 골대 안으로 날아들었다. 호세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두 번을 봐도 감탄 밖에 안 나오는 명품 킥이었다. 호기롭게 막아 보겠다고 했지만, 공을 손끝에 맞추는 것도 힘들었다. 뭐에 쓰려고 팔과 다리가 이렇게 긴지 모르겠다.

 그렇게 호세가 바닥을 열 번 정도 뒹굴었을 때였다. “제가 해 봐도 될까요?”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정원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이 여자가 또 뭔 짓을 꾸미나, 시온은 경계부터 하고 봤다.

 “오랜만에 보니까 하고 싶어?” 일수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 재미있어 보여서요.”

 재미? 정원이 선택한 어휘가 시온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훈련 중인 사람을 보고 재미를 찾다니, 예의라곤 정말 눈 씻고 찾아봐도 없군.

 “재미있어 보인다고 다 하자고 들면 끝이 없을 텐데?” 혼잣말처럼 내뱉은 말엔 가시가 잔뜩 돋아 있었다. 일수가 나서려고 하자, 정원이 고개를 작게 흔들며 그 앞을 막아 섰다.

 “기분 나쁘셨어요?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아침에 시온이 했던 말을 교묘히 돌려 주었다. 이를 눈치챈 시온이 정신을 바짝 차렸다. 이번엔 절대 말려들지 않으리라.

 “단 한 번도 축구를 일로 생각한 적 없다, 나에게 축구는 언제나 재미있는 놀이다, 인터뷰 좋던데요? 저도 좀 끼워주세요, 그 놀이에.”

 저 당당한 눈빛. 시온은 정원이 자신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게 쉬워 보여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잘못하면 다쳐요.”

 시온은 보란 듯이 발재간을 부리며 정원의 기를 죽이려 들었다.

 “공 차겠단 말 안 했는데?”

 그 말에 시온이 눈을 껌벅거렸다. 그럼?

 “공은 정 선수가 차요. 내가 막을게.”

 시온이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왜요, 못할 것 같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솔직히 네, 못할 것 같은데요?”

 시온의 답변에 정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내기할래요?”

 “어떤?”

 “음, 소원 들어주기 어때요?”

 솔깃했다. 정원에게 물어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이 내기는 자신이 이길 게 뻔하지 않나. 손해 볼 게 없었다.

 “콜!”

 내기가 성립되자, 일수는 정원의 곁으로 가 속삭였다. “뭘 어쩌려고 그래.”

 “친해지려고요, 그게 급선무라.”

 “친해질 것 같지 않은데?”

 “수컷의 세계에선 원래 알파만 잡으면 돼요. 일타이십사피.” 정원은 신발 끈을 고쳐 맸다. “기대하세요. 이제부터 내가 정시온 인생 최대 굴욕을 선사할 참이거든요.”

 “……그래서 막겠다고 한 거구나?”

 “네.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자기가 찬 공을 내가 막는 게 더 자존심 상할 테니까.”

 호세에게 글러브를 빌려 낀 정원이 골문 앞에 가 섰다. 가볍게 몸을 푸는 동작이 제법 프로 같다. 훈련장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 빅매치에 쏠렸다. 청준도 멀찍이 서서 흥미로운 빛으로 상황을 주시했다.

 “안 봐줄 겁니다.”

 “바라는 바예요.”

 시온은 공을 바닥에 신중히 내려놓았다. 마치 페널티 킥을 준비하는 선수 같았다. ‘내 골을 막는다고? 어림도 없지.’

 시온은 주저하지 않고 공을 찼다. 정원이 다칠까 염려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정시온을 만들어 준 강한 승부욕이 어김없이 발동했다. 공은 유려한 궤적을 그리며 골문의 왼쪽 포스트를 향해 날아갔다.

 됐다! 시온은 내기 결과를 자신했다. 입가엔 승리의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나 탁, 소리와 함께 시온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헤…… 잡았다.”

 정원은 해맑은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알파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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