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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느 날 막장 남주가 찾아왔다
작가 : 연새하
작품등록일 : 2019.11.6

그는 내게 그의 형제를 유혹하라 했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그것만은 할 수 없다.
“카일을 유혹해.”
그가 다시 말했다.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은밀히 속삭였다.
“제가 존재감이 없습니다.”

- 부제: 회귀 좀 그만해주실래요.( Feat. 빙의)
단역, 무존재 여주. 존재감이 없는데, 없어야 하는데, 존재감 어필을 너무 잘해버림 // 표지: 픽사베이 저작권 무료 이미지

 
13. 너 내 동료가 되라
작성일 : 19-11-08 20:31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3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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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 끝났다. 캔디스의 목을 조르는 유령을 그냥 둘 수 없어 잡기는 했는데, 악령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쉽게 제압당했다. 무섭긴 했지만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유령 입장에서는 느닷없는 봉변이 따로 없을 테다. 너무 놀라게 한 건 아닌지 괜스레 유령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와 어쩔 수 없지. 꼭 성불시켜드릴게요.

 

 나는 호리병을 보며 다짐하고 방 문을 열었다. 문 앞에서 기다리던 에드워드가 호리병을 받아 귀에 대고 흔들었다. 호리병 속에서 액체화된 유령이 찰랑거렸다.

 

 “됐군. 이제 연구실로 가자.”

 

 연구실에 도착한 에드워드가 수정구슬에 액체화된 유령을 부었다. 호리병에서 유령이 수은처럼 흘러내려 수정구슬을 뒤덮더니 점차 구슬에 흡수되었다. 곧 투명한 자태를 되찾은 수정구슬 속에서 작아진 유령이 겁에 질려 떠듬떠듬 말했다.

 

 "나... 나한테... 왜 이래..."

 

 잔뜩 움츠러든 유령이 바들바들 떠는데 어쩐지 안쓰러웠다. 가만 보니 섬뜩했던 미소도 다 저놈의 다크서클과 유령효과였다. 유령이 퀭한 눈으로 웃으니 무서울 수밖에. 괜히 겁먹었다.

 

 "좀 거칠게 데려와서 미안하군. 해칠 생각은 없으니 겁먹지 마."

 

 나는 에드워드를 밀어내고 수정구슬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커다란 얼굴이 불쑥 나타나자 유령이 놀라 뒤로 물러났다.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래요. 당신이 원래 캔디스였죠? 맞죠?"

 

 "...내가 캔디스였는데..."

 

 유령이 작은 목소리도 웅얼거렸다. 이번엔 에드워드가 제 얼굴로 내 얼굴을 밀어내고 수정 구슬을 차지했다.

 

 "그래서 네 몸을 차지한 캔디스를 죽이고 싶었나?"

 

 "아... 아니에...요..."

 

 유령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생각보다 심약한 유령이었다.

 

 "로드, 왜 그래요. 대뜸 그런 질문부터 하면 무서워하잖아요."

 

 나는 에드워드의 등짝을 찰싹 때렸다. 그러나 에드워드 놈의 딴딴한 등판에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 네 살배기란 게 참 아쉬운 순간이었다.

 

 나는 유령이 가여워 에드워드에게 수정구슬에서 꺼내주고 싶었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유령을 보고 대화하려면 이 방법뿐이었다.

 

 등짝을 맞은 에드워드는 나를 한번 힐긋 보곤 유령에게 시선을 옮겼다.

 

 “무서웠나?”

 

 “조...금...”

 

 에드워드는 어쩐지 복잡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가만 유령을 보고만 있다가 착잡하게 말했다.

 

 "빙의 전 캔디스가 맞는 거 같군. 그때 말 한마디 못하고 기죽어 있던 모습이 기억나. 일주일 만에 행동이 달라져서 그저 적응이 빠른 아이라고만 여겼는데..."

 

 에드워드가 캔디스를 처음 만난 날은 라스볼트 공작부인의 장례가 치러진 직후였다. 카일과 에드워드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잊기도 전에 이복동생을 맞아야 했다.

 

 기분 좋은 만남일 수 없었다. 캔디스에게 죄가 없다는 건 알지만 카일도, 에드워드도 어머니가 다른 캔디스가 달가울 수 없었다.

 

 살얼음판 같았던 첫 만남 이후 삼 일 만에 지금의 캔디스가 빙의했다. 그들의 관계가 개선될 기회도 없었다.

 

 아버지가 같은 한 핏줄이고 남매라지만 에드워드나 유령이 서로에게 가족의 정을 느끼긴 힘들 터였다.

 

 유령은 라스볼트 일가가 야속하고 원망스러울 테고, 에드워드는 지금의 캔디스가 더 동생 같고, 가족 같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 테다.

 

 잠시 말이 없던 에드워드가 심란한 마음을 지우듯 머리를 쓸어넘겼다.

 

 "우릴 많이 원망했겠군. 그때... 모질게 대할 생각은 없었어."

 

 "네...? 날 싫어하지 않았어요?"

 

 "싫어한 건 아니야. 아버지께 배신감이 컸어. 어머니가 가여웠고, 난 어렸지. 널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내 마음이 넓지 못했어."

 

 캔디스 유령은 그동안의 서러움이 밀려와 울먹울먹하면서도 크게 울지는 못했다. 나는 유령의 등을 두드려주고 싶었다.

 

 "울어도 돼요. 참지 말고 시원하게 울어요."

 

 유령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났더니 자기랑 똑같은 사람이 자고 있었다며 영문도 모르고 유령이 되었다며 꺼이꺼이 울었다. 나는 유령보다 흥분해 소리쳤다.

 

 "와- 진짜 어이없고 억울했겠다. 어느 날 갑자기 내 몸엔 다른 사람이 들어갔지. 난 유령이 됐지. 그런데 내 몸에 들어간 사람은 잘만 살지. 이런 복장 터질 일이 어딨어? 정말 서럽고 속상한데,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외롭고! 와- 진짜!"

 

 유령은 오열하고, 나는 그동안 서럽고 외로운 시간을 견딘 유령에게 정말 대단하고 장하다며 위로했다. 그렇게 한참 울던 유령이 점차 진정되어 갔다.

 

 "이제 좀 괜찮아요?"

 

 "응... 근데, 너 어린애 아니니?"

 

 "어린...애...죠. 지금은."

 

 내 겸연쩍은 태도에 유령이 고개를 갸웃하자 에드워드가 끼어들었다.

 

 "이게 다 창조주 때문이야."

 

 유령이 눈을 크게 떴다. 에드워드는 네가 유령이 된 건 창조주가 네 몸에 다른 사람을 집어넣어서고, 내가 회귀하는 건 창조주를 타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아니 말은 바로 해야지. 내가 회귀하는 건 네 탓이에요.

 

 나는 에드워드에게 눈을 치떴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드워드는 이 세계의 구조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유령은 이게 무슨 소린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는 얼굴로 멍하게 있었다. 에드워드는 유령의 이해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제 말만 하다가 결론만 확실히 말했다.

 

 "그러니까 너도 창조주에게 똥을 주면 된다."

 

 "또... 똥이요?"

 

 유령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 그건 너무 더러운...데..."

 

 "진짜 똥 말고, 엿을 주자는 거지."

 

 "엿이요? 창조주는 엿을 싫어하나 봐요?"

 

 유령의 예상치 못한 대꾸에 에드워드가 멀뚱멀뚱 유령을 보았다.

 

 원조 캔디스의 캐릭터가 슬슬 감이 잡혔다. 그녀는 딱 흑화하기 좋은 상황에도 악의라곤 없었다. 순진하다 못해 백치미가 흐르는 유령이 고의로 캔디스가 악몽을 꾸게 하진 않았으리라.

 

 "저기 근데, 어젯밤에는 왜 캔디스의 목을 누르고 있었어요?"

 

 "그건... 어떤 여자가 저를 알아보는 것 같길래...."

 

 유령은 에드워드의 긴 설명에도 그 여자가 나인지 몰랐다.

 

 "그 여자처럼 캔디스도 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유령의 얘기는 내가 저를 알아보니, 다른 사람도 자신을 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으로 캔디스에게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유령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그 적극적 접촉 방법이 캔디스가 잠잘 때 목을 누르거나 누워있는 몸에 올라타는 방법이었다. 그때 가장 확실한 반응을 보였단다.

 

 그러다 점점 강도가 세지고 캔디스가 저택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는 일이 생긴 거다.

 

 유령은 그래도 그날 이후로는 좀 조심스럽게 건드려보고 있다는 말을 아주 순진무구하게 했다.

 

 "아... 캔디스는 악령이 자기를 죽이려한다고 생각했어요."

 

 "악령...? 내가 걔를 죽인다고? 아니야. 나는 아무것도 못 만지는걸. 척만 한 거야.... 그런데도 반응을 하니까 희망이 생겨서...."

 

 잠자코 있던 에드워드가 말문을 열었다.

 

 "그렇게 한다고 캔디스의 몸을 되찾지 못해."

 

 "그런 게 아니에요... 몸을 다시 찾으려던 게... 그냥, 날 알아봐 줬으면 했어요..."

 

 "캔디스를 미워하지 않아요?"

 

 내가 물었다.

 

 "미운 적도 있었지만... 모르겠어... 그 애가 사랑받는 걸 보면, 나도 사랑받을 수 있겠구나 용기가 생기기도 했고... 그 애는 나니까 그 애에게 일어나는 일이 전부 내 일 같고... "

 

 유령은 캔디스를 또 다른 자신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녀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그녀가 겪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공유했다. 유령의 이야기를 듣던 에드워드가 씁쓸히 말했다.

 

 "그래도 계속 유령으로 지낼 수는 없다."

 

 "그럼... 저는... 어떡해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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