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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하루를 일년같이...
작가 : 아냣
작품등록일 : 2019.10.15

엔지니어인 남자와 한국어교사인 여자
이 둘은 양쪽가정의 불화로 한국에 있기 싫어했는데요.
삶이 터전에서 마주칠 공통점이 전혀 없던 두사람은
베트남이라는 타지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첫만남부터 남달랐던 그들은
그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서로의 삶과 싸우며
사랑을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 하루를 일년같이 ..

 
#5 이별 - 구남친이된 남자
작성일 : 19-11-08 18:35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5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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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8년 4월 13일

 오후 6시 일을 마친 여자는 집에서 쉬고 있는 중에 아영의 연락을 받았다.

 한국에서 친구가 놀러와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하였다.

 저번에 한번 들은 적이 있었다. 나와 동갑인 그 남자는 작년에 출장 중에 언니를 처음 만났다고 하였다. 여자는 궁금했지만 귀찮음이 더 컸다. 최근 외출이 잦았다. 보통 이렇게 살지 않던 그녀였다.

 원래 한국에서도 여자는 일명 집순이 라서 보통 집, 자신의 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은 지도 5년이 넘은 그녀였다. 그렇다. 집에서도 자신의 방에서 잘 벗어나지 않았다. 거실에는 밝은 불빛 밑에 아빠와 엄마가 하하 호호 웃으며 텔레비전도 보고 과일도 먹는데 반해 그녀의 방은 항상 어두웠으며 고요했다. 이어폰을 낀 그녀의 귓속만 시끌시끌 할 뿐이었다. 상반된 집안에 풍경 중. 어둡고 고요한 방 그녀 옆은 복슬복슬 갈색 털을 가지고 있는 푸들. 별이 만이 꼬리를 흔들며 그녀의 손을 핥기도 하고 한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존재감을 일깨워 줄 뿐이었다.

 그녀의 남자친구 형선 은 그러한 때의 그녀를 더 좋아했다. 그녀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때문에 형선 의 자리가 컸으며, 어두운 그녀의 주위를 오롯이 자신만이 밝혀 줄 수 있는 듯한 유일무이한 기분. 형선 은 그러한 기분을 즐겼으리라.

 

 그녀는 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주섬주섬 대충 옷을 챙겨 입었다. 이미 씻은 후였기에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붉은색 티와 세트로 되어있는 붉은색 치마바지를 입고 서둘러 운동화를 신었다.

 그사이 여자의 핸드폰은 형선 의 연락으로 울리고 있었다. 그녀는 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모두 알고 있었다. 형선 이 얼마나 연락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만 안했다 뿐이지 전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연락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할 말도 없었고, 더 이상 연락이 기다려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그냥 집을 나섰다.

 형선 은 여자가 자신의 연락을 일부러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예전 다른 사람과의 연애였다면 연락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도 주지도 않기 위해 조금은 무심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속이 끓었다. 하지만 형선 은 자신이 불만을 말하는 순간 이 사이가 끝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 모르는 척 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멀어졌다는 것도 자신이 말 한마디라도 꺼내는 순간 이 사이가 끝날 것 이라는 것을 형선 은 알고 있었다. 붙잡고 있었다. 놓고 싶지 않았다.

 

 이 둘은 1년여 동안 사랑했다. 비록 사랑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형선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여자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아니 형선 혼자 사랑하는 것이었어도 괜찮았다. 좋았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던 이 둘은 1년여 동안 거의 매일 만나며 데이트를 즐겼고, 싸움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쓰는 돈과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았었고, 사람들이 팔불출이라고 놀려대는 말도 듣기 좋았다. 그렇게 행복한 연애를 하는 도중 형선 은 20키로의 살이 쪘고, 그녀는 10키로의 살이 쪘다. 형선 은 자신 스스로 의기소침 해졌다. 자신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10키로가 찐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았고, 살이 찌면 찌는 데로 자신을 꾸몄으며,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 그녀의 옆에서 형선 은 더더욱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살이 찐 형선 이 싫지 않았다. 돈과 살은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다고 생각하는 여자였다. 그냥 좋았다. 자기에게 힘이 되어주는 형선 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 남자가 좋았다. 하지만 형선 의 의기소침하고 자격지심 가득한 행동에 점점 지쳐 가고 있었다. 그러다 결정적인 사건이 생겼다.

 여자의 친오빠의 결혼식 날 여자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형선 을 초대했다. 여자는 그날 너무나도 바빴다. 형선 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형선 은 그날도 의기소침해 구석에만 있었으며 사진을 같이 찍자는 여자의 새언니의 제안을 거절하며 여자에게 무안을 주었다. 여자는 그러한 형선 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식 도중 형선이 그냥 집에 가버렸다. 여자의 부모님은 많이 실망하셨다. 여자도 실망하였다. 하지만 여자는 그래도 형선 이 신경 쓰였다. 결혼식이 끝나고 그에게로 혼자 지하철을 타고 갔다.

 형선 의 집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 조금 뒤 형선 이 나왔고, 어색한 인사를 나눈 뒤 어디라도 가기위해 형선의 차에 올라탔다. 침묵을 깨고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왜 혼자 갔어 ? 밥은 먹고 간 거야? 축의금은 왜냈어 안내도 되는데..”

 “그냥.. 뻘쭘해서..”

 “내가 못 챙겨줘서 미안해.”

 “아니야.”

 “근데 왜 사진도 안 찍었어. 새언니 서운해 하더라.”

 “너랑 나랑 어떻게 될 줄 알고 가족사진을 함부로 찍어.”

 “뭐?”

 “나는 원래 그래. 우리 둘이 사실 어떻게 될 줄 모르잖아.”

 여자는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았다. 여자는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가족들 과 친척들 이 다 오는 자리에 형선 을 초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가 항상 하던 결혼 이야기 그리고 서로 가족들에게 소개를 해주고 서로 지인들에게 소개를 해주며 꿈을 향하는 그녀의 미래에 그의 자리는 항상 있었다. 그녀는 그랬다. 여자는 충격이 컸다.

 한참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나는 너를 그렇게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우리사이 다시 생각해 보자.”

 여자는 차에서 내렸다. 그냥 내렸다. 형선 이 잡는 소리도 차로 따라오는 모습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무작정 집으로 갔다. 그렇게 여자는 정말 둘의 사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둘이 멀어진 것은 그때부터 였다. 여자는 정이 떨어졌고, 형선 은 빌었다. 말실수였다고, 그런 생각 자신도 해본 적 없다고, 여자는 믿지 않았다. 생각을 한 적도 없는데 그런 중요한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정말로 정이 떨어져 버린것이다.

 그 후로 여자는 3번의 이별을 고했고, 형선은 그때마다 빌었다.

 여자는 만남이라는 것은 ‘합의’ 이지만 이별이란 것은 ‘통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선 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게 분명 둘의 사이인데 둘의 마음이 같지 않았다. 여자는 끝났고, 형선 은 아직 이었다. 한순간의 말실수 였다. 한순간의 자존심에 그는 말로써 여자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 상처는 돌이킬 수 없었다.

 말이란 것이 한없이 달콤했다가 한없이 쓸수도 있다는 것을.

 그것은 말하는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기준 이라는 것을 그는 몰랐다.

 

 여자는 아영과 아영이 소개해준 친구와 함께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하루의 회포를 풀고 있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직원과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그녀였고, 아영 또한 자신이 일하고 있는 가게에 진상손님들을 안주삼아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 둘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처음 본 친구가 앞에 앉아 분위기를 맞춰주고 있었다.

 그사이에도 휴대폰을 계속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분명히 못 받은 것이 아니고 안 받는 것이다. 늦은 새벽 집에 들어간 그녀는 그때서야 지독하게도 울리던 휴대폰을 확인 하였다. 읽기도 싫은 장문의 카톡들과 함께 여러 통의 국제전화 가 와있었다.

 

 “진짜 요즘 너무 하는 것 같아 나랑은 며칠 통화도 안 되고 연락도 잘 안되는데 그 안지 얼마 안된 사람들이랑은 하루 종일 붙어있고 요즘 보면 너가 하루 동안 뭘 하는지 한 개도 모르겠어. 그런데 연락 안 되다 연락되면 그동안 누구랑 어디에서 뭐 하고 놀았다고 이야기 하고 내가 노는 것 가지고 뭐라 안하잖아. 톡 한번 봐봐 하루 동안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요즘 많이 서운하더라 너도 바쁘고 한 거 알겠는데, 난 너 남자친구이고 타지에 혼자 보내 놔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닌데 내 마음을 아나 모르겠다.”

 

 “어떻게 서운하다고 했는데 연락이 하나 없냐 진짜 너무하네 내가 저렇게 말한게 잘못한 거니? 저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 말이 없냐.”

 

 한숨이 나왔다.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다. 짜증만 났다. 마음이 떠난 사람이 지껄이는 말들이 마음에 와 닿기나 하겠는가. 어둠을 즐기긴 하지만 깜깜한 어둠을 무서워하는 여자가 무드 등을 켜는 것도 잊은 채 씻지도 않고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다음날 늦은 오후 확인한 핸드폰은 더욱더 가관 이였다.

 

 “저렇게 말해서 미안해 나도 너 목소리 듣고 싶고 얼굴도 보고 싶은데 요즘 그러질 못하니 속상해서 그랬어. 미안해 연락 줘.”

 

 “내가 잘못했다. 너도 신경 써서 연락하고 잘해주는 건데 미안해 그러니까 연락 좀 주라.”

 

 “답장 안줄 거야? 오늘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수많은 전화와 메시지. 이랬다 저랬다. 화냈다가 사과 했다가 짜증냈다가 빌었다가.

 이러한 형선의 모습을 보면서도 모질게 끝내지 못하는 자신이 여자는 스스로 한심해 보였다.

 또한 이렇게 점점 변해가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자신의 죄인 것만 같았다. 그래서 여자는 다시 한 번 끝을 내기위해 모질게 마음을 먹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오빠한테 마음이 없어 우리 일 년 넘게 쌓은 많은 추억 아까운데 오빠가 나한테 정말 잘해줬었는데 나는 이제 너한테 마음이 없다. 질린다. 진짜 그만하자. 욕을 해도 좋고 원망을 하던 저주를 하던 다해 마음 없는 거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었어, 그때 오빠 말 듣고 그냥 권태기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질러 버렸다. 세상에 이렇게 한사람에게 모질게 말을 하다니. 원채 상처가 많은 여자였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던 여자였는데 한때 그녀를 가장 사랑해주고 여자가 가장 사랑하고 기댔었던 사람에게 모질게 대해 버렸다.

 남들이 보면 니가 할 말 다해놓고 왜 그러냐 싶겠지만 여자는 그러한 말을 함과 동시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남자의 원망 가득 섞인 답장들이 왔고 여자는 흐느끼며 그걸 보고 있었다. 답장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질질 끌던 인연을 드디어 끝을 내었다.

 여자는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예뻤던 추억들이 정말 추억으로 남아버린 지금이 힘들게 살아온 그녀 인생에서 더 이상의 사랑은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흐느끼고 흐느꼈다. 남자의 말들이 비수로 돌아와 가슴에 꽂히고 꽂혔다. 정말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나쁜 년이 된 것만 같았다. 세상에 제일 나쁜 짓을 한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슬프게 흐느끼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의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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