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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수상한 눈빛들
작성일 : 19-11-08 09:42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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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는 지하철 안은 숨이 막혔다. 인석은 발령지에 첫 출근을 하면서 다시금 왜 자신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화만 날뿐이었다. 더구나 그의 오랜만의 정장은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그의 목을 더 조르고 있었다.

 

 그는 화학실험연구소 인천지부에 여남은 해를 다니면서 성실함만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다고 자신했는데, 과장, 부장, 원장에게 따져 물어도 왜 자신이 선택되었는지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얼굴과 속이 달아 오른 채, 그는 1시간 30분을 꼬박 지하철을 타고 낯설은 발령지로 가고 있었다.

 

 과거 그가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차로 15분이면 직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는 가는 동안 자책과 원망 그리고 한시 바삐 직장 근처에 집을 알아보겠다는 많은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입대했을 때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도착한 새로운 직장에 그는 탄식을 했다.

 

 ‘엄청나게 크게도 지어놨네.’

 

 외관은 최근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였는데, 건물 외장을 잿빛 플라스틱 재질 판넬로 덮었다. 깔끔은 했으나 요양원처럼 우울하게 보였다.

 

 하지만 건물이 3동이나 있어 그 웅장함이 남달랐다.

 인석이 정문에 다다랐을 때였다.

 풍채가 당당하고 덩치가 산만한 젊어 보이는 청원경찰이 의심스런 표정을 지으며 그를 막아선 채 말했다.

 

 "어떻게 오셨죠?"

 

 인석은 인천지부와 달리 출입이 엄격해 당황했다. 거기선 서로가 형님, 아우하며 친하게 지냈는데.

 

 무엇보다 상대방의 딱딱하고 경계적인 말투에 주눅이 들었다.

 

 "오늘부터 ‘여기’ 서울지부에서 근무하게 된 조인석이라고 합니다."

 

 덩치가 산만한 청원경찰은 그의 말에 대꾸 없이 바로 정문 옆 검문소처럼 생긴 조그만 콘크리트로 지어진 사무실에 소리쳤다.

 

 "사무실에서 오늘 새로 직원 온다는 말 들었어요?"

 

 안쪽에서 나이가 어느 정도 있을 법한 사람의 무심한 대답이 들려왔다.

 

 "아니, 못 들었는데."

 "확인 좀 해봐요."

 "기다려 봐"

 

 “아직까지 저희가 전달받은 사항이 없어서요. 확인할 동안 저기 옆에 좀 계세요.”

 

 덩치가 손을 들어 페인트가 벗겨진 나무로 된 긴 의자를 가리켰다.

 

 “전 인천지부에서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덩치는 다시금 긴 의자를 가리켰다.

 

 인석은 하는 수 없이 낡은 긴 의자로 가 엉덩이만 살짝 걸터앉았다. 출근 한참 전인데도 몇몇 사람이 정문을 통과하면서 신기한 듯 그를 쳐다봤다.

 

 고등학교 때 복장불량으로 선배들에게 걸려서 수업 시작할 때까지 학교 정문에 창피하게 서 있던 학생처럼, 그는 창피함에 고개를 돌렸다.

 

 50분 같은 5분이 지나자, 아까 그 콘크리트로 된 건물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확인됐어, 들여 보네, 하여튼 이 사람들은 왜 미리 미리 연락을 안 해줄까!, 꼭 귀찮게 우리가 먼저 연락을 하게하네!”

 

 인석이 알아 들은 걸 안 덩치는 역시 말없이 손만 뻗어 ‘통과’를 허락했다.

 

 "혹시 인사지원부가 어떤 건물에 있죠?"

 “맨 앞에 보이는 A동 건물 1층에 있습니다.”

 

 직원임이 확인되자 처음보다 부드러운 음성이 덩치 입에서 흘러나왔다.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작은 신고식을 치른 인석은 넥타이를 조금 헐겁게 했다.

 

 건물을 들어서자 정면에 미니 전광판이 보였는데, 문자가 반복해서 흘러가듯 지나갔다.

 

 오늘의 날짜와 ‘반갑습니다. 고객님.’이라고 단조로운 인사말이 적혀 있었는데 인석은 왠지 돈 낭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을 보니 민원부서가 있었고, 그 안쪽에는 아까 덩치가 말한 대로 인사지원부가 위치해 그를 맞았다. 정확한 명칭은 연구지원부였다.

 

 ‘쓸데없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군.’

 

 사무실 왼쪽에 좌석배치도를 확인하고 그는 곧장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곳에 비하면 자신이 근무했던 곳은 고시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널찍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일에 빠져 있었다.

 

 그는 직원들이 계급 순으로 앉아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인석의 등장에 관심이 없었다.

 

 그는 곧장 총무팀 전입, 전출 업무 담당에게 다가섰다. 나이는 젊어 보이는데 벌써 대리였다. 인석이 가까이 다가가 섰음에도 그 젊은 대리는 자신의 일에 빠져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경력이 아무리 쌓여도 새로운 곳과 사람은 늘 긴장되기 마련이다. ‘먼저 물어봐 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하는 수 없이 인석이 먼저 자기소개를 해야만 했다.

 

 “안녕하세요, 저기 오늘 새로 전입온 직원입니다.”

 

 깜짝 놀라며 돌아본 젊은 대리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그를 알아봤다.

 

 “아~ 조대리님?”

 “예, 조인석 대립니다.”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먼저 앉으시죠.”

 

 인석은 그의 안내로 사무실 한 가운데 있던 대기업 이사회에나 있을 법한 커다란 사각 회의 탁자 한쪽 끝에 앉았다.

 

 앉자마자 그가 사방을 둘러봤지만, 아직도 그가 사무실에 들어온 지 수분이 지났는데도 그의 존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젊은 담당은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종이와 펜을 가지고 다가와 그에게 내밀었다.

 

 “자기소개섭니다. 지금 작성해 주시고요. 총무과장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셨네요. 오시면 여쭤보고 어느 부서로 가실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전 건설재료연구부에서 일했습니다.”

 

 “옛?”

 “건설재료연구부에서 일했다고요. 그럼 당연히 부서는 정해져 있는 게 아닌가요.”

 “뭐...뭐 그렇겠죠.”

 

 남 대리라고 불리는 젊은 대리가 황급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후, 그는 자신이 걸어온 흔적들을 대학교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졸업이 언제였는지, 입사가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해 내는 게 까마득했지만 자기소개서 공란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다 글자가 틀려 다시 써야 할지 몰라서 남 대리 쪽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인석은 그에게 전혀 관심 없다고 생각한 사무실 사람들의 곁눈질과 마주쳤다.

 

 그러자 마치 그런 일 없었다는 것처럼 직원들은 재빨리 눈동자를 돌렸다.

 

 눈이 마주친 직원은 서너 명이 넘었고, 인석은 어쩌면 사무실에 있던(대략 20명 정도) 모든 사람이 자신을 쳐다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신기한가.’

 

 마치 사자가 사냥을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얼른 자신의 모습을 숨기는 초식동물처럼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은 다시는 그를 직시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젊은 대리 또한 그에게 제대로 미소한 번 보내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잠시 후 젊은 대리가 종이와 펜을 거두러 왔다. 임무만 마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던 남 대리는 머뭇거리더니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총무과장님이 회의가 길어지시는 모양인데 차 한 잔 드릴까요?”

 

 커피를 두 잔 타온 남 대리는 그의 옆에 앉았다. 그리곤 경력과 어떻게 인석이 오게 됐는지를 물었다.

 

 인석이 사실대로 어떻게 자신이 오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을 때 예상과 달리 남 대리는 크게 놀라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대신 놀라지 않는 남 대리를 보며 인석이 놀랐다.)

 

 남 대리는 서울지부가 인석이 일했던 인천지부보다 거의 2배 정도 직원이 더 많다는 말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이곳 설명을 이어갔는데 요컨대 여기가 모든 한국화학실험연구소의 중심이라는 내용이다.(예를 들면 인천지부를 '지소'라고 표현했다.)

 

 인석의 반응이 시큰둥해서 그런지 남 대리의 애사심 넘치는 설명은 중단됐다.

 

 “대리님 혹시 결혼하셨어요?”

 

 노총각인 인석이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였지만, 어차피 10번 정도는 들을 질문이라 생각했다.

 

 “아니요, 아직요.”

 

 농담인지 진심인지 헷갈리게 남 대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종이와 펜을 집어 들면서 말했다.

 

 “여기가 가장 좋은 점은요, 사람이 많은 만큼 여자도 많다는 거예요. 기회가 많다는 얘기죠.”

 

 그 말을 듣자 인석은 남 대리가 보이는 것과 달리 나이가 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 인사를 건넸다.

 

 “아~ 새로 오신 분이구나.”

 

 돌아보니 진한 화장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간부로 추정되는 여자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인석에게 인사를 건넸다.

 

 “총무과장입니다. 반가워요. 우리 지부에 인재가 온 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물을 보니 소문이 사실인 것 같군요.”

 

 “안녕하세요. 조인석입니다.”

 

 그가 일어나서 인사를 하자, 그녀가 악수를 청했다.

 

 “저희 서울지부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별 말씀을요, 평소 동경하던 서울지부에서 일하게 되어, 제가 더 영광입니다.”

 

 “동경을 했어요?”

 “저희 연구원이 본부가 경기북부에 있기는 하지만, 직원들은 실질적인 본부가 서울지부라는 걸 누구나 알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죠.”

 

 그녀의 표정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제가 서울지부에서 일하리란 생각은 못했네요.”

 

 그녀는 과장된 몸짓으로 손을 내저었다.

 

 “무슨 말씀을! 아무튼 잘 오셨고, 잘 지내봅시다.”

 

 그녀가 자기 자리로 떠나자 인석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사무실의 42개의 눈은 그를 힐끗힐끗 처다 보았고, 자리에 앉은 총무과장도 여기에 합세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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