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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27
작성일 : 19-11-07 21:56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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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그녀는 걸어가던 중 반갑기 그지없는 얼굴을 만났다. 정확히 말해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잔뜩 인상 쓰고 있는 오사로를 만났다. 오사로는 그녀를 발견하고 대충 스쳐 지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걸 가만 둘 매화가 아니었다.

 

 "인사도 안 하고 갈 건가."

 "지금 제게…."

 "왜, 무슨 문제 있는가."

 

  매화는 지금 자기를 불러 세웠냐는 얼굴이 같잖았다. 그녀의 미소가 짙게 드러나자 오사로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 감히. 그는 분노로 떨리는 손을 애써 숨겼다. 저 건방진 계집이 자신에게 무슨 무례를 저지르는지 진정 모르는 건가. 무지한 것도 죄지. 오사로는 그걸 알려줘야겠다며 입을 열었다.

 

 "마마, 저는 신을 받드는 술사입니다."

 "그래서."

 "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가."

 "그게 무슨 말씀…."

 "그게 인사 안 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다."

 

  오사로의 황당하단 표정은 볼만 했다. 이 기회에 코를 바짝 눌러줘야지. 그녀는 자신이 가진 쾌쾌 묵은 증오를 조금 꺼내보기로 했다.

 

 "애초에 그렇게 신에게 기도 드려도 비를 내리지 못한 그대들보단."

 "……."

 "내가 더 낫지 않나."

 "마마, 저희는 공신으로!"

 "공신이라고 해도."

 

  공신? 무의미한 학살을 한 주제에 공신이라고. 그녀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서늘한 눈빛은 곧 오사로에게 닿았다.

 

 "주제넘게 굴지 말게."

 "……."

 "그대들이 한 공은 공이고, 신분을 생각하란 말이네."

 

  나는 폐하의 여인이고, 그대들은, 뭐. 말하지 않아도 그대들의 신분은 알고 있지 않은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그의 얼굴은 거의 흑빛이었다. 모욕당해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그러든 말든 매화는 들고 있는 부채로 팔랑거리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죄송합니다, 마마."

 "됐네. 앞으로 어떨지 두고 보겠네."

 

  그때 그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황제 폐하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구석진 곳에서 훤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오사로는 뒤에서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에 놀라 따라 고개를 숙였다.

 

 "여기서 뭐 하는 거지."

 "폐하를 뵙습니다."

 "폐, 폐하를 뵙습니다."

 

  오사로는 당황스러웠다. 이 여자, 발걸음 소리라도 들은 건가. 아니면 자신이 모욕을 당해 열이 받아 제대로 된 판단이 서지 않았던 건가. 아마도 후자겠지. 오사로는 이 모욕을 갚아줘야겠다 생각하며 고개를 숙였다. 둘을 가만히 보던 훤이 일어나라고 말했다. 둘은 번쩍 고개를 들어올렸다.

 

 "여기서 뭐하는 거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오사로가 저를 보고도 지나치기에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만."

 

  아, 아니. 마마. 그런 게 아니옵고. 변명하며 뻐끔뻐끔 입을 벌리는 오사로를 무시하며 매화가 물었다.

 

 "폐하께서는 어디로 가시는 길이시온지."

 "네가 그걸 왜 궁금해하느냐."

 "송구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부채를 팔랑이며 대답하는 매화를 빤히 보던 훤은 고개를 돌렸다. 다음으로 그는 오사로를 바라봤다. 오사로는 서늘하게 닿는 시선에 땀을 감추며 시선을 돌렸다.

 

 "그대는 이만 돌아가게."

 "예, 예?"

 "설재인에게 할 얘기가 있으니 그대는 물러가라고 했네."

 "아, 예. 폐하. 소인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오사로는 고개를 숙이고 후다닥 뛰어갔다. 그는 속으로 자신을 무시한 매화를 향해 이를 바득 갈았다. 저 계집애 때문에 훤에게도 무시 당했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리 생각하든 말든 매화는 지금 이 순간이 중요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훤에게 시선을 두며 물었다.

 

 "어때요. 폐하께 제가 믿음이 갔습니까."

 "난 그대를 안 믿어."

 "절 믿으라는 게 아닙니다."

 

  매화는 자신을 바로 믿는 훤의 모습은 상상한 적 없었다. 애초에 그건 말도 안 됐다. 이제 갓 들어온 후궁을 뭘 보고 믿는단 말인가. 그녀가 제안하는 건 한낱 '믿음'이 아니었다.

 

 "절 믿지 말고 제 능력을 믿으소서."

 "……."

 "폐하께 충분히 보인 듯 싶습니다, 신첩."

 "그게 정말 네가 내린 거라고."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까."

 

  그저 우연이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믿고 싶으신 겁니까. 매화는 부채를 팔랑이며 말했다. 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얘기를 암묵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탁. 거센 손길에 부채가 구겨지듯 접혔다.

 

 "그에 대해 안 믿으시다니 섭섭합니다."

 "섭섭하다고."

 "그럼요. 신첩,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벌리지 않고도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은 많습니다."

 "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를 내린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지금 을련국 최대 고민은 가뭄 아닙니까. 매화가 조심스럽게 팔을 뻗었다. 밖으로 빠져나간 손 끝에 물이 닿는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을련국에 그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태후마마에 대한 견제도 가능하지 않습니까."

 

  태후는 을련국을 살린 은인이다. 당장 비가 내리지 않는 이 곳이 가뭄으로 죽어갈 때, 물을 끌어올렸다. 게다가 전국을 통일했지. 하지만 근본적으로 가뭄을 해결하지는 못 했다. 그러나 매화는 해냈다. 완전히 이 가뭄을 끊어낼 수는 없었으나 비를 내리게 했다. 이건 어쩌면 태후와 동등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지금 태후마마께 제일 거슬리는 사람은 바로 저겠지요."

 "……."

 "바라던 바입니다."

 

  바라던 바였다. 그녀는 자신의 것을 천천히 뺏기는 모습을 봐야했다. 천천히 제게 빼앗긴 후, 비참하게 죽어야만 했다. 제 손에 갈기갈기 찢겨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했다. 매화는 진심으로 웃음이 나왔다.

 

 "어째서 넌 이렇게까지 하지."

 "…어째서냐고요."

 "그래."

 "태후마마께 개인적인 원한이 있습니다. 이거면 답이 될까요."

 

  훤은 곰곰히 생각에 빠져들었다. 태후에게 원한을 가진 자들은 많았다. 대표적으로 대신들이 그랬다. 지금 목숨이 날아간 대신들만 몇이던가. 그런 자들의 딸 중 하나는 아닌 걸로 아는데 어째서. 그는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자신의 어머니를 흔들 수 있는 존재는 분명 그녀가 처음일 거라고.

 

 "저는 압니다. 폐하가 절대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걸요."

 "……."

 "아니지. 약간은 미쳐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절대 사리분별이 불가능하신 분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폐하께 건방진 말은 삼가세요!"

 "충정이 대단하군요, 무사. 아무튼 폐하, 조금 더 고민해주시길."

 

  그리고 바라건데 제가 원하는 답을 들려주소서.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만 돌아가겠다는 의미였다. 훤은 이만 가도 좋다는 말을 했다. 그녀는 그를 스쳐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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