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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래연 : 암행어사 출도요!
작가 : 린세이
작품등록일 : 2019.11.6

#찐암행어사#박문수#최도지#조선#청춘#로맨스#유쾌#상쾌#통쾌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가 자행되는 조선 중기.
백성들의 고충은 날로 극심해져만 가고 희망은 사라져 절망이 찾아온다.
그 가운데에서도 순수하고 의로운 처자가 있었으니. 범골의 최가댁 장녀, 최도지.
사또나리로부터 '수청을 들라!' 라는 청천벽력같은 명을 받게되고
수청이 아니면 죽음뿐인 삶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때, 정의의 사도 암행어사가 나타났으니! 그 이름하야 박.문.수
부패한 탐관오리를 처단할 '찐'암행어사의 희망적 활약이 시작된다!

 
3. 침입자
작성일 : 19-11-07 21:42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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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왔어요."

 

 초가집 섬돌 위에 어울리지 않는 꽃신 두 켤레가 놓여 있었다. 꽃신 두 켤레가 놓인 문칸을 향한 외침이었으나,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아직 채 넘어가지 못한 해질녘에도 불구하고, 방 안을 밝힌 촛불이 빤한데 도지를 한번 내다보지 않았다.

 도지는 포로록 숨 한번 내쉬고 꽃신 놓인 섬돌 앞에서 돌아서 작고 찌그러진 짚신 한 켤레 놓인 방 앞으로 향했다. 그 작고 찌그러진 짚신은 닳은 곳 하나 없는 새것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섬돌 위 찌그러진 짚신을 곱게 피며 방긋 미소를 머금은 도지는 방문을 벌컥 열어 젖혔다.

 다른 무엇보다 대변 냄새가 먼저 도지를 반겼다. 인상 한번 구길 법도 했으나, 도지는 반색하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할멈, 잘 있었소?"

 

 목석처럼 누운 시체와 같은 모양새의 쭈굴한 형체로 다가서며 그리 물었다.

 

 "내가 오늘 관아에서 무얼 얻어 왔는지 아오?"

 

 자신이 아침나절 눕히고 간 그대로였다. 도지는 빠르게 이불을 거뒀다. 갖가지 오물이 낭자했으나, 여전히 구김 하나 없는 얼굴이었다.

 할멈을 돌려 눕히며 등에 핀 욕창을 확인했다. 냄새에도 팽팽했던 미간이 그제야 구겨져버렸다.

 

 "하이고, 우리 할멈 아팠겠네."

 

 돌아오는 답이 없었다. 갖은 오물을 거둬내고 새 자리를 봐드리고 나서야 도지는 그제야 숨을 돌렸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고 있자니 바깥 인기척이 들려왔다.

 쏜살같이 뛰어 나가자, 얻어온 음식가지는 헤집어져 있고 그 옆에 나란히 두 모녀가 앉아 있었다. 초가집과 어울리지 않는 비단 옷을 걸친 꼴이 우습다.

 

 "어머니.“

 

 맹렬하게 불러보았으나, 꿈쩍도 않았다.

 

 "이 육전 좀 더 얻어오지 그랬니?"

 

 두 손에 기름을 묻혀 쪽쪽 빨며 읊는 배씨의 뒷머리에는 집안의 형편과 어울리지 않는 반짝이는 은비녀가 꽂혀 있었다. 도지의 계모 배씨라 했다. 그 옆에 앉아 얻어온 닭죽을 싹싹 긁어 먹는 여자아이는 배씨의 친딸 원지라 했다.

 도지는 얼른 누이 원지의 손에서 닭죽 사발을 앗아 들었다.

 원지의 앙칼진 눈매가 도지를 노려보았다. 이 고을 자타 최고 미색이었다. 허나, 그리 불릴만 했다. 눈매가 조금만 더 선했더라면, 더욱이 그리 불렸을 것이었다.

 

 "사람 먹는 걸 어이 뺏어?"

 

 "이건 너 먹으라고 가져 온 게 아니라, 할멈 먹으라고 가져 온 거야."

 

 "아고, 효녀 났네 효녀 났어.“

 

 원지 뒤통수를 양껏 노려봐, 다시 계모 배씨를 돌아보았다.

 

 "...할멈, 욕창 났다고 안 했어요?"

 

 "했다."

 

 "헌데 저러고, 종일 눕혀 놔요?"

 

 쏘아붙이는 도지에, 배씨는 코웃음으로 맞받아쳤다.

 

 "하! 너나 금쪽 같이 여겼지 우리도 금쪽으로 여겼더냐? 패악이란패악은 우리네들한테 다 떨던 꼴이 참 우습다."

 

 "어머니!"

 

 "어우, 귀청 떨어져.“

 

 도지는 울컥 요동치는 감정들을 다독이기 위해 아랫입술을 내리 물었다.

 

 "여기다 둔 품삯은 어디 있어요."

 

 도지는 마루 위 두었던 품삯을 읊었다. 먹던 것도 멈추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두 모녀에게로 도지는 목청을 키울 수 밖에 없었다.

 

 "내놔요!"

 

 "아이고! 부엌 좀 가 보거라! 쌀이 똑 떨어져 쌀 열 톨로 맑은 물밥 지어 먹는다. 쌀 채워다 놓을 테니."

 

 "저번에 쌀독 채워 두신다고 가져가셨잖아요!"

 

 "...그랬지. 사러 갔는데, 글쎄 요 은비녀가 딱 눈에 띄지 뭐야?"

 

 "어머니!"

 

 "맞아, 맞아 눈에 딱 띄웠지 뭐야?"

 

 원지의 맞장구에 도지는 망연자실이었다.

 

 "사람들이 숭봐요. 패가망신한다고 주제에 맞게 살지도 않는다고."

 

 "고작 범골 최가네가, 패할 가문이나 있고? 거기다 우리 숭 받는 만큼, 네가 좋은 말 많이 듣지 않니. 다 널 위한 거야."

 

 도지는 입술을 악 다물었다. 더 할 말은 없다, 지칠 대로 지친 도지는 어느새 거뭇해진 밤 하늘을 올려 보았다. 도지는 성큼 해질 대로 해진 짚신에 발을 찔러 넣었다.

 

 "어머, 이 야밤에 어디를 가려고?"

 

 도지는 어디를 가느냐 묻는 배씨와 멀뚱이는 원지를 두고 작은 안마당을 벗어났다.

 걸음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성큼 성큼, 밝은 달빛을 의지해 걸어 나가던 도지는 별안간 걸음을 멈추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좋은 분이셨다. 근검절약하셨고, 가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두 발 벗고 나서셨다.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몰라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한참을 밥도 안 들고 누워 있다... 죽다 살아나 저리 변했으니 동네 사람들 귀신 들었다고 만신에게 데려가 보라며 성화였다.

 언젠가는 돌아오실 거라고, 그리 의지하며 이를 악 물고 버텼는데... 고작 이게 버틴 것의 대가라면.

 잃을 것 하나 없는 최도지의 인생, 오늘 까짓 관아를 털고 만다. 라는 위험한 생각을 마친 도지였다.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늬이 엄마는 죽임을 당한 것이여.'

 

 그르렁 거리는 할멈의 목소리가 도지의 귓전으로 떠올랐다. 가끔 나갔던 정신이 그리 돌아와 백태가 낀 두 눈으로 허공을 바라봐 체머리를 흔들며 그리 읊으셨다. 하필, 근래들어 연달아 꾸는 꿈들이 죄 친 엄마의 죽음에 연관되어 있었다.

 꿈이란 놈이 자꾸 짙어져, 기억인냥 떠올랐고 떠오른 만큼 선명해졌다.

 

 어린 날, 뜨문뜨문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처럼 떠오르고 떠올라 도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자결했다던 엄마의 죽음이. 자결이 아닌... 죽임을 당한 것이라면야.

 그리 궁금증은 날로 커져만 갔으니, 오늘 질청의 평대문을 넘어선 이유기도 했다.

 

 그래, 꼭 봐야겠다. 해서, 알아야겠다. 내 어린 날, 엄마를 죽인 것이 무엇인지.

 두 눈이 반짝, 형편없는 무명옷을 입은 도지와 어울리지 않게 반짝였다. 그 눈에 도는 총기가 선명하다. 쓸데없이 분기탱천 하여, 도지는 씩씩한 걸음을 관아로 내디뎠다.

 

 #

 오늘 자로 발견한 관아의 개구멍으로 몸을 우겨 넣으며 도지는 흐르는 신음을 꾸욱 참았다.

 몸을 비틀어 겨우겨우 개구멍을 기어 나온 도지는 아리는 무릎을 여러 번 쓸어내리며 몸을 일으켰다. 어두컴컴하고 광대한 관아 안은 그야말로, 저승길 길목을 떠올리게 했다. 그제야, 공포와 함께 후회가 밀려왔다.

 걸리면, 목숨부지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마른 목구멍에 단비같은 침을 꼴깍 삼켜 넣었다.

 저 멀리 일렁이는 불빛을 바라보던 도지는 이내 다시 개구멍을 향해 돌아섰다.

 자신의 선택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시인하고 단념하여, 돌아서 다시 개구멍 안으로 몸을 우겨 넣으려는 찰나.

 

 "너 그 범골 총각귀 이야기 들어 봤냐?"

 

 "뭔 귀? 난 처녀귀 아님 관심이 없다, 없어. 아서라."

 

 나졸들의 목소리와, 일렁이며 다가오는 횃대의 불빛이 보였다. 세상에나. 갈길 잃은 도지였다. 절망이 드리운 낯빛은 어두움 속에서도 흑빛을 발했다.

 처녀귀가 되고 싶은 심정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들어왔던 개구멍을 흘끗 했다. 저들이 도지의 궁둥짝을 발견할 것은 불 보듯 뻔했다. 허나 허허벌판에서 선택할 곳이라고는 저 곳 하나 인지라. 개구멍으로 몸을 들이 받으려는 순간.

 

 휘익, 누군가의 손길이 도지를 어둠보다 더 어두운 암흑 속으로 끌어당겼다. 담벼락의 모퉁이 그림자 속에서 나타난 손의 도지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꼬름한 냄새가 올라왔다. 요상하리 익숙하다.

 사내의 단단한 품이 바로 도지의 등 뒤에서 느껴져 왔다. 단단한 팔이 도지를 바짝 끌어당겨 밀착시키고 있었다. 도지의 가슴이 풍전등화라, 일렁였다.

 도지의 바로 코앞으로 정찰 도는 나졸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화들짝 올라서는 도지의 어깨를, 사내의 커다란 손이 내리눌렀다. 그리고는 이내 토닥토닥 부드러운 손길로 도지를 다독이기까지 했다.

 

 "아 글쎄, 이게 진짜 구신이라니까는."

 

 "아이고 됐다, 됐어."

 

 일렁이는 횃대가 도지의 앞을 지나쳤다. 일렁이는 불빛이 담벼락을 넘어 사라지기까지 기다렸다. 일렁이는 횃대의 불빛이 홀연히 자취를 감춰서야, 도지는 자신의 입술을 틀어막은 꼬름한 향의 손을 떨쳐 냈다.

 

 "퉷퉤!"

 

 짠내 가득한 침을 뱉으며 도지는 진저리를 쳤다. 그런 도지의 정수리로 근엄한 목소리가 떨어졌으니.

 

 "대책 없는 계집이로구나."

 

 도지는 등골이 서늘했다. 지금, 똥 피하려다 측간에 빠진 꼴이 아닌가. 대체 어떤 나랏님이신가. 도지가 고개를 들어 올렸을까.

 도지의 겁에 질린 눈동자로 총기가 스며들며, 번쩍 떠져 제 앞의 사내를 향해 버젓이 손가락 치켜들어 가리켰다.

 

 "...아까, 그 거지."

 

 "어험."

 

 민망한 헛기침을 쏟는 그의 행색을 손가락질 한 채로 도지는 그의 위아래를 다시 훑었다.

 상거지가 뭐 주워 먹을 것이 있었다고, 저리 다부진 몸을 했을고. 이제 보니 훌쩍 육척을 넘어선 듯한 뼈대에는 자르르 기름 냄새라는 것이 풍겼다. 한껏 미간을 구기는 도지를 보며 사내는 뒷짐까지 져 보였다.

 거지 상놈이 양반 흉내 하나는 기똥차게 내고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샅샅이 살피던 도지는 의구심만 쌓여갔고 해서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이내, 대낮의 일이 떠올라 도지는 의구심을 떨쳐 낼 수 있었다.

 

 "아까, 낮에 돌아가지 못해서 미안했습니다."

 

 이란 사과에는 당연지사. 괜찮다. 되었다. 등등이 옳은데.

 

 "하여, 그 미안한 마음에 부러 이 야밤에 관아를 침입한 것이더냐?"

 

 이죽거리는 모양새에 도지는 턱이 떡 벌어졌다.

 

 "침입이라 하셨습니까? 하!"

 

 "관아를 염탐하는 연유가 무엇인고? 첩자인가.“

 

 "염탐이오? 그것은 내가 아니라 그쪽! 상거지.... 거지나리! 거지나리시지요."

 

 차마 상거지라고 똑부러지게 부를 수는 없었다. 이리 말하기 뭐하나, 상거지의 눈매는 볼때마다 비범했다.

 

 "뭔 나리? 거지나리?"

 

 "나리라도 붙여준 거에 감사하십시오. 하는 꼴이 하도 양반흉내 같아서, 내 그리 불러드린 겁니다."

 

 "...하아!"

 

 "그리 크게 코웃음 치시다 큰 코 다치십니다."

 

 "...그래서, 넌 어디를 가려 야밤에 담타기를 했느냐? 얼마나 억울한 사연인지, 들어나 보자."

 

 "담타기라니요!“

 

 도지는 큰 소리로 거지나리를 꾸짖었다.

 

 "전, 기었습니다."

 

 도지는 버젓이 담벼락 아래에 자리한 개구멍을 가리켰다.

 거지 나리는 입 안이 쓴 듯, 미간을 구기며 입맛을 다셨다.

 

 "관아에 난 구멍이라, 그리고 그곳을 기어 몰래 들이닥친 너나. 볼수록 점입가경이로구나."

 

 "...점입 뭐요?"

 

 "그래, 넌 네 갈길 가거라. 난 내 볼 일이 있으니.

 그리고, 피차 숨어든 몸. 걸리더라도 내 존재를 발설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예?"

 

 "꼴을 보아하니, 걸리겠다 싶어 말이다."

 

 도지의 얼굴로 잊고 있던 두려움이 떠올라 버렸다. 거기다 거지나리는 도지가 걸릴것이라 악담까지 퍼붓지를 않았는가.

 결국, 도지는 용무가 있는 질청이 아니라, 상거지 나리의 뒤를 따랐다.

 바짝 붙어 따르면서도 도지는 체념하지 못해 질청이 있는 방향을 힐끗 돌아 보았다.

 그렇게 거지나리를 쫓다보니 도착한 곳은 질청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관청고였다.

 관청고는 관아의 재산이 쌓인 창고였다.

 가장 경계가 삼엄해야 하는 관청고가 어쩐지 한산했다.

 관청고 앞에 멈춰선 거지나리는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자물쇠를 움켜쥐었을까, 도지의 손이 냅다 거지 나리의 손을 내리쳐 버렸다.

 

 "아무리 궁핍하여도, 나라 곳간을 터는 것은 화적민이라는 소리밖에는 못 들으십니다."

 

 "...거, 미련한 소리 말고. 네 갈길 가 거라, 훠이."

 

 노랗게 익은 논에 내려앉은 새 쫓듯이 손을 휘이 저어 보이는 거지 나리를 향해 도지는 한쪽 입술을 비틀었다.

 

 "배가 고프시거든, 제 것을 나눠드릴테니. 저랑 나가십시다."

 

 도지는 자신이 관아에 무슨 용무로 몰래 들어섰는지를 까맣게 잊고 주제넘게 설득이란 것을 하고 있었다. 한껏, 짜증을 머금은 거지나리의 눈빛이 도지에게 닿을 수밖에. 졸졸 쫓으며 참새마냥 쫑쫑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걸림돌이지 싶었다.

 오늘 낮에도 그러했다. 자신의 앞에 그 고소한 지짐이를 가지고 나타나 훼방하지만 않았더라면, 이 야밤에 또 올 필요도 없었을 것이었다.

 하여도 어찌 나무라겠는가, 뱃가죽 등가죽에 딱 붙은 처지를 살린 은인과 진배없으니.

 최대한 좋은 말길로 타이를 수밖에.

 

 "네 갈길 가라지 않았느냐."

 

 "꾸짖음은 윗사람의 몫이니 스승이고, 이해하니 같은 처지라 곧 동무라 했습니다."

 

 "뭐라?"

 

 "저는 나리를 이해하고 하여 같은 처지니, 동무입니다.

 그리고 동무는 동무의 잘못된 길을 온 몸으로 막아서는 것이 참된 동무이지요. 허니, 제가 그리하겠습니다."

 

 허울 좋은, 헛소리에 좋은 말이 더는 나올리 만무하다.

 

 "거, 희한한 소리 좀 그만하고 꺼지거라."

 

 "친모께서는 뺨을 맞거든 한쪽 뺨도 마저 내어주어라 하셨습니다. 하여, 쇤네 대낮에는 음식을 내어주었으니 지금은 식사 대접을 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저희 집에 머물러도 좋으니. 나쁜 마음은 먹지 마십시오.

 돌아 올 수 없는 강은 죽어 건널 삼도천 하나로 족하지 않습니까. 이 강을 건너면, 삶이 고단해질 것입니다."

 

 "네 삼도천은 내가 건너게 해주랴?“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거지나리의 용모가 참으로 또렷하다. 밤중에 마주해 얼굴의 검은 떼가 드러나지 않아 더욱 그러했다.

 

 도지는 거지 나리의 친절하지 못한 음성보다야, 그 또렷함에 흠칫했다. 헌데 거지 나리 또한 흠칫했다.

 절그럭 거리며 다가서는 은밀한 인기척 때문이었다.

 사내는 덥석 도지의 가는 손목을 다시금 움켜 쥘 수밖에 없었다. 사내, 거지나리는 빠르게 도지와 창고모퉁이로 틀어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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