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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마지막 봄
작가 : 로리칼국수
작품등록일 : 2019.10.4

(정통소설/피폐)

전 세계의 질서가 무너져내린 이후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다.
남아있는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흩어졌고, 얼어붙은 세상에 남은 마지막 불씨는 꺼져버렸다.

이 버려진 도시에 홀로 남겨진 소녀는 이제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87화
작성일 : 19-11-07 20:43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6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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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방송을 듣자 한껏 들뜬 베티가 봄이의 팔을 잡아끌었다. 봄이는 거부조차 하지 못하고 얼떨떨하게 군중들 사이에 서게 되었다.

 

  “사랑하는 자매 여러분, 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심판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우리와 새로운 세계가 마주하게 될 반인륜적 위협과 민족주의, 사회악(惡), 테러리즘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여러분은 준비가 되었습니까? 지금 당장 심판자의 권리로 불타는 망치를 휘두르고 독이 든 호리병을 바다에 던질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 강합니까?”

 

  홀의 한가운데에서 누군가가 한쪽 손을 들어올린 채 연설을 하고 있었다. 다른 군중들이 숨을 죽인 채 집중하고 있는 걸 보니 무언가 중요한 의식인 모양이었다. 그러나 목에 핏줄을 세우고 열변을 토하는 연사의 말은 봄이에게는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까마귀 하나가 연설에 집중하는 군중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무언가 담긴 종이컵을 나눠주고 있었다. 군중들은 컵을 받아들고 뭐라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한입에 마셨다.

 

  뭘 하는 거냐고 베티에게 묻자 베티는 ‘자매들과의 결속을 더욱 단단히 하고 밝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사명을 확실히 일깨울 수 있게 해주는 차’ 를 나누는 의식을 행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봄이는 처음 여왕과 이야기했을 때 마셨던 녹슨 쇠 맛이 났던 이상한 차가 생각났다.

 

  “악인들의 피를 마시고, 자기 자신의 육신에 더럽고 때가 낀 악인의 사상을 받아들여 보십시오.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의식이겠지만, 그에 더불어 자신의 육체가 과연 악인들의 더러운 신념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한지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봄이는 컵을 받아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었고, 좋지 않은 예감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단순히 맛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이것은, 그러니까....... 봄이의 본능이 거부하고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마시지 않는 자신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사실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어떤 눈을 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까마귀와 베티 때문에 봄이는 무엇인가에 이끌려 그 자리에서 이상한 차를 모두 마셔야 했다.

 

  “1번대와 2번대, 그리고 3번대는 지금 트럭에 탑승한다. 4번대와 5번대는 대기하고 있으라는 명령이다.”

 

  연설과 의식이 모두 끝나고 저택 입구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홀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일제히 질서를 유지하며 이동했다. 장화 소리가 요란했고, 이것은 마치 봄이가 먼 옛날 TV에서 보던 군대의 열병식 소리와도 비슷했다.

 

  백 명은 넘어 보이는 군중들이 빠져나가자 홀 안은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그 틈을 타 베티가 손을 높게 들고 외쳤다.

 

  “여왕님, 저희는 몇 번대에 배속되나요?”

 

  봄이는 순간적으로 앞뒤 생각없이 행동하는 베티의 옆구리를 꼬집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멀리서 여왕이 대답했다.

 

  “너희는 최후방이다. 나랑 같이 이동할 거야.”

 

  봄이는 시간이 더 이상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이어 군중 무리가 질서를 갖춰 트럭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모두 체념해버렸다. 꼼짝없이 남의 나라 전쟁에 휘말리게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혼란을 틈타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윽고 봄이는 군중들에게 밀려 저택을 나오게 되었다. 어느새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아직 초저녁인데도 하늘은 눈에 띄게 어두웠다. 트럭은 마지막 한 대가 남아있었다. 트럭 뒤에는 모래주머니와 잡동사니로 쌓아올린 바리케이드가 있었고, 그 앞 초소에서는 까마귀 한 명이 트럭에 탑승하는 자들에게 총기와 탄창을 지급하고 있었다.

 

  봄이는 앞사람들이 초소에서 무기를 지급받는 것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뒤에서 기다리는 베티의 눈치를 살펴봤지만 베티는 한껏 의기양양하고 기대된다는 얼굴이었다.

 

  봄이의 차례가 되자 무기를 지급하던 까마귀가 머뭇거렸다. 그 때 여왕이 다가와서는 지금은 필요 없다며 그 까마귀에게 손짓하고는 맨몸으로 봄이와 베티를 트럭에 태웠다. 베티는 상당히 실망한 듯했다.

 

  곧 트럭의 엔진이 걸걸한 소음을 내며 출발했다. 출발할 때는 차체가 심하게 흔들렸으나 곧 안정되었다. 소총을 든 채 초소 앞에 서 있던 까마귀들은 점멸하는 적색등을 보자 트럭이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주었다.

 

  저택이 점점 멀어져갔다. 차량 전조등을 켰는데도 눈보라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트럭 트렁크가 완전히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 봄이는 몰아치는 눈보라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선발대가 먼저 출발했어. 정보를 입수했거든. 우리의 공격 목표는 공원 부근의 자경단 초소야. 너희 같은 어린 전사들을 데리고 나오는 첫 전투이니만큼,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 곳이라 큰 교전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여왕이 따가운 눈보라에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봄이가 물었다.

 

  “왜 저희들한테는 무기를 주지 않는 거죠? 전쟁터에 나갈 거라면 저희 몸은 저희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표정을 한가득 구긴 채 잠자코 앉아있던 베티도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왕이 대답했다.

 

  “말했잖아. 큰 교전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이미 선발대도 출발했고, 너희들에게 실전 첫날부터 막중한 책임을 지게 하지는 않을 거야. 너희들은 그저 선발대가 어떤 식으로 실전을 수행하는지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 거야. 그리고 훗날 때가 되면, 너희들은 앞서 간 선발대와 같은 정식 전사가 될 수 있겠지.”

 

  봄이는 이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안도할 수 있었지만, 베티에게는 부조리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말도 안 돼요. 제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데....... 선배 언니들과 나란히 전장에 서서 악인들을 심판하고 시신들에 재를 뿌리며 명복을 비는 어엿한 전사가 되고 싶었는데........ 어째서 여왕님까지 절 인정해주지 않는 거예요?”

 

  봄이는 약간 놀랐다. 베티가 자신 이외의 까마귀 단원들에게 언성을 높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봄이가 아는 범위에선 그랬다.

 

  여왕은 베티를 달래려는 듯 부드럽게 말했다.

 

  “아가야, 늘 말했지만 넌 아직 어려. 전술을 익히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단다. 네 투지와 용기는 높이 사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와 같은 어린 전사를 바로 사지로 내몰 수는 없단다. 때가 되면.......”

 

  “또 그 말이야. 매번 때가 되면, 맨날 때가 되면....... 이미 수도 없이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도대체 그 ‘때’ 라는 건 언제 오는 건가요? 제가 늘 까마귀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비웃음거리만 되고 있을 때도 여왕님은 자꾸만 ‘때가 되면’ 이라면서 날 나서지 못하게 하잖아요. 여왕님도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나도 까마귀의 일원이에요. 더 이상 절 어린애로만 보지 않으셔도 된다구요. 그렇게 간단히.......”

 

  그러나 무언가에 의해 베티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 * *

 

  난데없이 트럭의 차체가 뒤집힐 듯이 흔들렸다. 도로 한복판에 구멍이 생기기라도 한 것 같았다. 처음에는 진동이 갑작스러웠다가, 시간이 갈수록 점차 줄어들었다. 봄이가 갑작스런 진동에 차체를 재빨리 붙잡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튕겨져 나가 땅바닥에 구를 뻔했다.

 

  “정지, 정지! 차에서 내려서 주변 엄호해!”

 

  여왕의 칼같은 명령에 따라 트럭이 곧바로 멈춰서고 까마귀들이 트럭에서 뛰어내렸다. 차체 전방의 두 명이 경계자세를 취한 채 앞을 주시했고, 후방의 세 사람은 소총을 들고 후미를 경계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봄이에게는 생소한 경험이었다. 두 발을 가만히 땅바닥에 붙이고 있었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리고 봄이는 이 진동이 자의에서 일어나지 않는 현상임을 눈치챘다. 저 멀리 뼈대만 남은 건물이 거친 쇳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눈보라를 메울 정도로 자욱한 먼지가 공기를 가득 뒤덮었다. 온 세상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밖에 없었다. 하지만 베티가 신은 없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그것도 잠시, 곧 진동이 잦아들고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졌다. 여왕이 손을 높게 쳐들고 수신호를 보내자 그제서야 모두들 총을 내리고 일어섰다.

 

  누군가가 말했다.

 

  “그냥 여진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멀쩡한가?”

 

  “문제없습니다.”

 

  “멀쩡합니다.”

 

  생소한 진동으로 일어났던 모래먼지는 모두 눈보라에 밀려 날아가버렸다. 여왕은 허벅지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는 차체를 탕탕 두드렸다.

 

  “계획에 차질은 없다. 계속 이동한다.”

 

  까마귀들은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베티는 자리에 가만히 앉은 채 혀를 삐죽 내밀고 침을 뱉었다. 입에 모래가 들어간 모양이었다. 봄이도 낡은 운동화에 흙이 스며들긴 했지만 신발을 벗고 흙을 털어낼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방금 뭐였죠?”

 

  아직도 진동에 적응하지 못한 봄이가 여왕에게 물었다.

 

  “뭐였냐니, 처음 겪어봐? 여진이야. 얼마 전에 이 근방에 큰 지진이 일어났었단 이야기는 했었지. 그 이후부터 이렇게 조금씩, 작은 규모로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이런 자연현상이 계속되면 계획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발생 주기를 예측해야만 해...... 그렇지만 오늘 일은 예상 밖이었어. 이상한데.”

 

  옆에 앉은 다른 까마귀가 거들었다.

 

  “최근 들어 주기가 일정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뭔가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은데 지금 상황으로는 추측이 어렵습니다. 본부에 돌아가면 다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여왕이 무전기를 켜고 말했다.

 

  “모든 공격대, 여왕 둥지에서 알린다. 주의를 기해서 계획 진행하라.”

 

  도로에 난 타이어 자국을 따라 트럭이 계속 굴러갔다. 트럭에 탄 채로 쳐다보는 바깥 풍경은 왠지 봄이에게 익숙한 장소였다. 기억에 젖기도 전에 트럭은 광활하고도 넓은 공터에 멈춰섰다.

 

  눈보라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공터는 확실히 선로였다. 어스름이 내려앉은 송신탑 그림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전에 이곳에 왔을 때 훤히 보였던 지평선은 어둠에 파묻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뒤엉킨 선로 구석구석에 녹슨 열차칸들이 잠들어 있었다. 전과 똑같은 광경이었다. 어느새 봄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이곳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그 때 겨울의 마지막 설득을 뿌리치고 떠났던 게 옳은 선택이었는지 미처 돌아보기도 전에 봄이는 열차 무덤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여기서부터는 몇 명은 도보로 이동한다. 킨즈랑 엘레나, 젤리가 내려. 하나는 전방, 나머지 둘은 후미를 맡는다. 트럭은 엔진 소음 최대한 줄이고 시속 15킬로미터로 서행한다. 도보로 걷는 속도에 맞춰서 가면 편할 거야.”

 

  각각 호명당한 세 까마귀가 소총을 들고 트럭에서 뛰어내렸다. 물론 그 이름들이 ‘진짜 이름’ 인지는 몰랐다.

 

  “이 기사, 속도 팍 줄여야겠는데.”

 

  “시끄러워, 이 굼벵이들아. 굼벵이도 너희들보다는 빠르겠다.”

 

  트럭은 계속해서 서행하며 나아갔다. 여왕은 자꾸만 트럭 위에서 뒤를 돌아보며 주위를 살폈다. 잠시 후 여왕의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왕 둥지 입감바람, 여기는 선발대. 2번대, 3번대와 함께 목표지점 좌표 K-135지점에서 명령 대기 중입니다, 이상.”

 

  여왕이 무전기에 즉시 응답했다.

 

  “여왕 둥지에서 알린다. 귀소 측 좌표에서 교전하지 말고 명령 대기하라. 반복한다, 교전하지 말고 명령 대기하라, 이상.”

 

  “후발 4, 5번대는 아직 도착 안 했답니까?”

 

  옆에 앉은 까마귀가 여왕에게 물었다. 여왕은 무전기를 조작하고는 다시 말했다.

 

  “여왕 둥지에서 입감 요청한다. 후발대 응답바람. 반복한다. 4번대, 5번대 응답하라, 이상.”

 

  그러나 무전기 너머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두절된 건가. 예감이 좋지 않군.”

 

  수신을 끊으려는 바로 그 때 무전기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여왕 둥지에게 보고합니다. 응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이상.”

 

  “말하라.”

 

  “방금 전 여진 활동에서, 4, 5번대가 다리를 건너는 도중 관리되지 않아서 낡아버린 콘크리트와 철근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대원 몇 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위험한 수준은 아닙니다. 다만 붕괴되면서 생긴 틈에 차량이 걸려 기울어지는 바람에 약간의 장비와 무전기를 잃었습니다. 고립된 장비를 복구하고 대원들의 부상을 치료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이상.”

 

  “신속히 해결하고 후방 지원하라. 우리는 선발대와 독자적으로 작전 실행하겠다. 이상.”

 

  “수신 양호. 죄송합니다 여왕님, 통신 종료.”

 

  “후발대 녀석들은 이번 작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옆에 앉은 까마귀가 더러운 장화를 장갑으로 닦으며 빈정거렸다.

 

  “여기는 선발대, 여왕 둥지에게 보고합니다. 목표지점 좌표 K-135 지점에서 매복한 채로 명령 대기 중입니다. 놈들이 보입니다. 이상.”

 

  “여왕 둥지 입감했다. 교전하지 말고 합류를 기다려라. 반복한다, 교전하지 마라.”

 

  “선발대가 재차 보고합니다. 어..... 놈들 중 하나가 이 쪽으로 다가옵니다. 우릴 본 것 같은데요.”

 

  무전기 너머의 목소리는 점차 침착함을 잃고 있었다. 여왕도 물론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여왕 둥지로부터 명령한다. 교전하지 마라. 놈들이 먼저 발포하기 전에는 화기 사용을 금지한다.”

 

  “어어, 잠깐만....... 놈들이 우릴 봤습니다. 우릴 봤어요!”

 

  급기야 무전기 너머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여왕도 목에 핏줄을 세우고 소리쳤다.

 

  “발포하지 마라, 명령이다. 화기 사용은 아직까지는 절대적으로 금지다. 알겠나? ”

 

  “젠장, 놈들이 다가옵니다. 우리 쪽에서 먼저 기습하려면 지금뿐이에요!”

 

  “여왕 둥지로부터의 직접 명령이다. 적과의 거리가 20미터 내외로 줄어들기 전까지 선제공격을 금한다. 침착하고 적의 규모 상황을 보고하라.”

 

  “20미터는 무슨, 5미터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격 개시!”

 

  무전기 너머의 외마디 외침에 이어 요란한 총성이 울려퍼졌다. 여왕은 귀에 꽂고 있던 마이크를 뽑아버리고 외쳤다.

 

  “운전수, 전속력으로 밟아!”

 

  끼기긱 하는 소음과 함께 비틀대는 바퀴를 뒤로하고 트럭이 교전지역으로 돌진했다. 불과 바로 코앞에서 양측 세력이 탄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트럭 트렁크에는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총탄을 막아낼 수 있는 그 어떤 장비도 없었다.

 

  “다들 고개 숙이고 엎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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