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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유천사
작가 : 심유미
작품등록일 : 2019.8.29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건에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가 인간 세계로 내려와 만들어가는 이야기

 
고우천사 21화
작성일 : 19-11-07 01:21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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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봐. 이거 어떻게 할 거야?”

  “흠... 글쎄.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제안과 마르칼은 큰소리가 났던 곳으로 왔지만 서로 대치하고 있는 두 무리가 거슬려 잠시 지켜보기로 한다.

  “한쪽은 그 달의 정령들이랑 전 마왕이고 한쪽은 로엘이랑 장영인이라... 그렇다면 그 하윤이라는 천사는 어디로 갔으려나.”

  “그걸 지금 우리가 찾는 게 낫지 않을까? 저들이 그 천사를 찾기 전에 우리가 먼저 찾아서 처리하는 게 어때?”

  “그건 아직 안 돼. 저 로엘이라는 자가 그걸 눈치 못 챌 거 같아? 우리가 배신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수도 있어. 그러니깐 조심하도록 해.”

  “야. 근데 너는 도대체 왜 저 천사를 배신하려는 거야?”

  “알 거 없어.”

  “야! 그래도 내가 이렇게 목숨이 위태위태한 일에 도와주고 있는데 그거 하나 못 알려줘?!”

  “...”

  “솔직히 조금 서운해. 나는 너를 좋은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는 아닌 거 같아서.”

  “마족이 그런 감정을 가져서는 안 돼.”

  “야! 마족도 생명이거든? 솔직히 네가 예전에 나를 구해준 적이 있기 때문에 너를 도와주기 시작한 거지만 지금은 그냥 너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뿐이야. 솔직히 그런 너한테 마족들도 살아있는 생명인데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그런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안 되는 존재가 되어 버리는 거 같단 말이야.”

  “감정을 가지지 말라는 게 아니야. 그저 이 불공평한 세계를 미워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불공평? 왜 불공평한데?”

  “그거야 선한 자와 악한 자를 구분 짓는 세계니깐.”

  “그런 걸 누가 만들었는데?”

  “누구긴 이 세상을 관리하는 신이지.”

  “... 아니. 그렇지 않아.”

  “뭐?”

  “이런 세계를 만든 건 신이 아니야. 다 악한 자들이 이렇게 만든 거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제인.”

  “불공평한 세상? 원래 신은 이런 세계를 만들려고 하신 게 아니야. 욕심이 또 욕심을 낳은 거뿐이야. 만약에 마족들이 생겨나기 전에 그런 욕심을 버리고 같이 이 세계를 꾸며 나갔다면 이런 세상이 만들어졌을까?”

  “제인.”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너는 그때 나를 왜 구해줬어?”

  “...”

  “불쌍해서? 그것 또한 감정 아니야? 나는 마족이었지만 이 세계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나는 힘들게 살고 있었고 다른 마족들은 풍족하게 살고 있었지. 하지만 나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천사니 뭐니 그런 거 신경조차 쓰지 않고 편하게 살았어. 하지만 다른 마족들은 항상 전쟁이니 뭐니 힘들게 살았지. 근데 이게 불공평하다고? 아니. 너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거잖아.”

  “제인. 지금 너 답지 않다.”

  “나다운 거? 그딴 거 몰라. 나는 그저 너에게 고마워서 도와주는 거지만 계속 그런 감정을 이어간다면 나는 이번 일을 끝내고 너와도 끝내고 말 거야. 그냥 옛날처럼 살아가는 게 나아.”

  “제인. 일단 진정하고.”

  “내가 그 천사를 처리하려는 이유가 뭔데. 너 때문이잖아. 네가 그 천사를 처리하고 싶어하니깐. 근데 솔직히 나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죽인다는 건 그렇게 내키지는 않거든?”

  “하... 그래. 알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알려주면 되잖아.”

  마르칼은 자신을 간절한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제인을 보고 한숨을 작게 쉬었다.

  “그게 몇 십 년 전 일이였지.”

 

  몇 십 년 전

  “아가야. 너무 무서워하지 마라.”

  “저리가... 나한테 다가오지 마...”

  “그런 몸으로 네가 뭘 할 수 있겠니?”

  “어차피 언젠간 다 나을 거야. 그러니깐 나 신경 쓰지 마.”

  “너는 어차피 힘도 못 쓰잖아? 내가 여기서 너를 죽인다고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도 있어.”

  “그래. 차라리 그냥 죽여.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죽는 게 나아.”

  “이런이런. 아직 어린 아이인데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다니. 너무 안타깝구나.”

  “그냥 나 죽여줄 거 아니면 제발 좀 꺼져!!”

  “나는 로엘이다. 너는 이름이 뭐지?”

  “내 말은 무시하겠다는 거야? 그리고 내가 그걸 왜 알려줘야 하는 거지?”

  “말이 안 통하는군.”

  “너랑 대화할 마음 없어.”

  힘겹게 숨을 쉬며 땅바닥에 누워있는 작은 아이는 계속해서 로엘에게 적대심을 들어냈다.

  “나는 천사야. 너의 상처를 치료해줄 수 있어.”

  “필요 없어.”

  “일단 치료부터 해야겠군.”

  로엘은 아이의 말이 듣지도 않고 마음대로 치료하며 그 아이를 도와줬다.

  “어때? 내 실력. 이래봬도 꽤 유능한 천사야.”

  “흥.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지 혼자 도와줘 놓고서는 왜 잘난 척이야?”

  “그래도 도와준 건 도와준 거니깐.”

  “됐어. 나는 갈 거야.”

  “어딜?”

  “어디긴 내가 사는 곳이지.”

  “아~ 그 몰살당해서 아무도 살아남지 않았다는 그 마을로 가는 거야?”

  “... 뭐?”

  “몰랐나 보구나. 네가 살던 마을은 이미 초토화 됐어. 가봤자 살아 남아있는 마족은 없을 거다.”

  “그게 무슨 소리야.”

  “오랫동안 혼자 여행을 해서 몰랐나? 전능하신 신의 보좌인 하윤이라는 천사가 이 마계를 몰살 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살던 마을은 없어진지 오래야.”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래. 어디 한번 가봐. 그리고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 그리고 만약에 나를 찾고 싶다면 여기로 와라. 네가 여기로 오면 내가 너를 데리러 올 테니깐.”

  로엘은 아이의 대답은 듣지 않고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아이는 초조한 마음에 재빨리 자신이 살던 마을로 달려갔다. 마족의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평화로웠고 마족들이 진정한 사랑을 하며 따뜻한 부모의 품과 같았던 자신이 살던 그 마을로.

 

  “말도 안 돼... 이럴 리가 없어... 우리 마을이...”

  마을로 도착한 아이는 황폐해진 마을을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신의 머리에 인식 시키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우리는... 전쟁도 하지 않고 우리끼리 잘 살고 있었는데!! 왜!!! 왜 우리 마을을...”

  아이는 사라진 자신의 마을을 보며 좌절하고 있었고 땅을 짚고 분노에 휩싸인 눈으로 복수를 다짐했다.

  “누군지 가만 안 둬... 절대로...”

  아이는 황폐해진 마을을 바라보며 로엘이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던 그 장소로 갈 준비를 했다.

  “제가 꼭 복수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다들 좋은 곳으로 가세요. 그리고 다시는 이딴 세계에서 태어나지 마세요.”

 

  “결국에는 나를 찾아 왔구나.”

  “이제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복수하고 싶나?”

  “네. 저희 마을을 그렇게 만든 그 놈에게 복수하고 싶습니다.”

  “그래. 너의 복수가 성공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마.”

  “알려주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일단 너의 이름부터 말해주지 그러냐.”

  “... 저는 이름이 따로 없습니다. 그저 방랑자였으니까요.”

  “부모는?”

  “부모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마을 사람들이 부모였습니다.”

  “흠... 그럼 내가 지어줘야 하는 건가.”

  “...”

  “그래. 마르칼이 좋겠군. 어때 이름이 꽤 멋지지 않나?”

  “... 네. 그렇군요.”

  “그래. 이제는 너의 이름은 마르칼이다. 앞으로 잘해보자.”

  “그전에.”

  “응?”

  마르칼은 로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했다.

  “당신은 왜 그 천사에게 복수하는 걸 도와주는 거죠? 당신도 천사지 않습니까.”

  “흠... 그렇지. 하지만 이런 짓을 하는 천사라니... 그리고 너의 마음도 아프게 했지. 그렇기 때문에 그 천사를 용서할 수 없는 거란다.”

  “... 당신은 천사입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아. 아닙니다. 알려주세요. 제가 해야 하는 일을.”

  “우선 나를 따라 오거라. 그 뒤에 알려주마.”

  로엘은 마르칼을 데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신전으로 데려가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건 힘을 키우는 일이지.”

  “...”

  “자 봐봐. 네 힘을 이렇게 손바닥 위에 꺼내볼래?”

  “어떻게 꺼내는데요?”

  “... 너 힘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냐?”

  “네.”

  당당한 마르칼의 모습은 로엘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아무리 네가 마족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해도 이건 좀 심각한데.”

  “그럼 뭐 어떡해요? 저는 부모도 없어서 살아가는 방법조차 몰랐는데.”

  “그건 스스로 발현되기 마련이야.”

  “몰라요. 발현 됐을 수도 있죠. 근데 제가 아직 쓰는 방법을 몰라서요.”

  앞날이 갑갑한 로엘이 머리를 집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하... 일단 그럼 너는 힘을 쓰는 방법부터 배워보자.”

  “누구한테요?”

  “기다려봐.”

  로엘이 방밖으로 나갔고 혼자 남겨진 마르칼을 천천히 방을 둘러보았다.

  “신성한 힘이 안 느껴져. 왜지? 이런 신전이라면 신성한 기운이 돌아야 할 텐데.”

  신전은 신을 모시는 곳이기 때문에 신성한 기운이 맴돌기 마련이다. 하지만 로엘이 살고 있는 이 신전에서는 신성한 힘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마족인 자신한테 편안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족인 나한테 편안한 기운이라니. 뭔가 조금 의심스러운 걸.”

  의심을 품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샅샅이 관찰하던 도중 문이 열리며 로엘과 어떤 여인이 들어왔다.

  “?”

  “인사해. 여기는 장영인이라는 천사야. 나보다는 아니지만 꽤 유능한 천사지.”

  “안녕하세요.”

  “야! 내가 왜 저런 마족한테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돼?”

  “어쩔 수 없잖아. 네가 아니면 누가 해.”

  “다른 천사 찾아보던가!! 나는 싫어. 내 할 일도 바쁜데 저런 멍청한 마족까지 내가 신경 써야 돼?”

  “부탁할게. 영인아.”

  “허? 야. 네가 부탁하면 들어줘야 돼? 미안하지만 그건 싫거든? 내가 다른 천사들처럼 너한테 넘어 갈 거 같냐?”

  “역시 안 통하네. 다른 천사들한테 이렇게 하면 대부분은 넘어오던데.”

  “미쳤냐? 나는 너 같은 놈한테 절대 안 넘어가. 더러운 놈.”

  로엘과 영인은 알 수 없는 대화로 자신들만 떠들기 바빴고 마르칼은 신경도 안 쓰는 듯 보였다.

  “저기. 저를 여기로 데려오셨으면 저 좀 신경 써주시죠.”

  “허. 뭐야. 저딴 걸 지금 나보고 가르치라는 거야?”

  “영인. 말이 너무 심하잖아.”

  “와. 진짜 너 어이가 없다. 착한 척하지 마. 역겨워.”

  영인의 말에 로엘은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고 마르칼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 여인의 말을 들어보면 저 로엘이라는 자가 믿을 만한 천사는 아닌 거 같군. 아마 이 신전도 신이 떠난 곳을 진짜 신전처럼 사용하고 있는 걸 거야. 그렇기 때문에 신성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던 거군. 그렇다면 나를 도와준다는 건 거짓말일 확률이 높아. 그리고 그 하윤이라는 천사가 했다는 것도 거짓말이겠지.’

  마르칼은 자신의 힘을 사용할 줄 몰랐고 또 어떻게 살아가는지 방법도 몰랐지만 머리는 아주 영리했다.

  “자. 영인. 그만하고 내 말 들어. 그래야 우리가 빨리 움직일 수 있지 않겠어?”

  “쳇. 너는 맨날 그 말로 꼬드기더라?”

  “어쩔 수 없지. 너는 내가 유혹하듯이 해봤자 안 넘어오니깐.”

  “아. 알았어. 대신 똑바로 해. 절대 실수는 있어서는 안 돼.”

  “그래.”

  로엘은 영인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방 밖으로 나갔고 영인은 답답하게 쳐다만 보고 있는 마르칼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야. 멍청하게 거기 서 있지 말고 내 앞으로 오지 그래?”

  마르칼은 자신을 위아래로 훑으며 기분나쁘게 말하는 영인이 별로였지만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다가갔다.

  “나는 여러 번 말 안 해. 그러니깐 네가 알아서 잘해.”

  “네.”

  “자 손을 내밀어봐.”

  마르칼은 영인에게 손을 내밀었고 영인은 자신의 손바닥에 힘을 보여주며 차근차근 알려줬다. 하지만 마르칼을 기본조차 몰랐고 영인이 시범을 보여줘도 힘을 빼내고 힘을 사용하는 법조차 몰라 쩔쩔맸다.

  “야!! 너 마족 맞아?! 알려줘도 못하면 어쩌자는 거야!!!”

  “한번도 사용한 적 없으니까요.”

  “어떻게 살면서 한 번도 안 해봤어?! 네 몸은 누가 지키는데?!”

  “마을에서 살았을 때는 그런 위협조차 느낀 적 없었고 있어도 마을 분들이 저를 지켜줬어요. 그리고 저 혼자 다닐 때는 그냥 짐승들을 잡아먹으면서 살았는데?”

  “뭐야. 너 말이 짧아진다?”

  “너도 반말하니깐.”

  “야. 너랑 나랑 같아? 내가 얼마나 살았는데!!”

  “그건 필요 없고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렇게 예의 없이 구는데 나라고 좋게 하고 싶겠어?”

  “너...”

  “그딴 거 신경 쓸 신경 쓸 시간에 수업 좀 똑바로 해주지? 아무리 내가 처음이라고 해도 이렇게 못하는 거면 선생이 잘못된 거 아니야?”

  “야!!!!”

  “시끄러워. 나 귀 안 먹었어.”

  “너 두고 봐. 이 일이 끝나면 너부터 처리할 거니깐.”

  “그 전에 너보다 강해지면 되겠네.”

  영인과 말싸움은 질 수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영인의 혈압을 올리는 마르칼이었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고. 근데 그런 실력으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그거야 모르지.”

  “후...”

  영인은 마르칼과 싸우는 것이 지겨워졌고 그냥 빨리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끝내고 이 녀석을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일단 본론으로 돌아가서. 너는 그 짐승들을 어떻게 잡았는데?”

  “그냥 때리면 죽는데?”

  “때리면 죽는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여기 사는 짐승들이 때린다고 죽을 거 같아?”

  “맞는데? 나는 거짓말 하지 않았어.”

  “하...”

  골치가 아픈 영인을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찰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영인님. 혹시 이 녀석은 인간 세계로 가서 살았던 게 아닐까요?”

  “뭐?”

  “솔직히 여기서 그냥 힘으로 짐승을 때려잡는 건 불가능 하니까요.”

  “뭐. 그렇긴 하지. 야. 너.”

  “왜.”

  “아오. 이걸 진짜...”

  얄밉게 받아치는 마르칼을 한 대 때리려고 했지만 인내심으로 참으며 말을 걸었다.

  “너 인간 세계에서 짐승들 잡으며 살았냐?”

  “몰라.”

  “...”

  “내가 어떻게 알아. 인간 세계랑 이 세계랑 다른지. 아니면 똑같은지.”

  “하...”

  쓰러질 거 같은 영인이 간신히 정신을 붙잡으며 마르칼을 노려봤다.

  “저기 제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그러던지!!”

  답답하게 지켜보던 남자는 마르칼에게 질문 공세를 했다.

  “정말 인간 세계로 간 것을 모릅니까?”

  “어.”

  “그럼 뭐 어디 문을 열어서 나갔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문?”

  “네. 문이요.”

  “흠... 아. 있었어. 어떤 문이 있길래 열어봤지.”

  “그럼 열고 다른 세계로 넘어갔나요?”

  “음... 그냥 열고 나갔어.”

  “그럼 인간 세계로 넘어간 거 같군요.”

  “왜?”

  “인간 세계에 있는 짐승들을 잡아먹고 산 거 같습니다. 아무리 강한 자라고 해도 이 세계에 있는 짐승들을 그냥 힘만으로는 절대 짐승을 잡을 수 없어요. 대신 인간 세계의 짐승들을 여기에서 사는 짐승보다 약하기 때문에 마족인 당신이 쉽게 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있던 곳이 인간 세계였구나.”

  이제야 남자의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 분은 인간 세계에서 지냈나 봅니다.”

  “흥. 그러니 아무런 위협을 받지 못한 거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가 운은 좋았네.”

  “그러게 말입니다.”

  “뭐. 어쨌든 쟤가 힘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건 저 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면 강해질 겁니다.”

  “하지만 쟤는 지금 아무것도 못해. 아니 따라오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 아예 기초도 안 되어 있다고.”

  “흠... 그건 조금 큰일이군요.”

  이름 모를 천사는 마르칼을 이리저리 살핀 뒤 한마디 했다.

  “아무래도 포기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뭐?!”

  “아무래도 좋아질 기미가 안 보이거든요.”

  “아! 진짜 짜증나! 괜히 시간낭비만 했잖아!! 로엘 그놈 만나기만 해봐라!!”

  영인은 온갖 짜증을 내며 밖으로 나갔고 남자는 마르칼을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왜 감추는 거죠?”

  “뭐가.”

  “따라올 수 있잖아요. 근데 따라오기 싫은 거 아닙니까?”

  “너 좀 똑똑하구나? 그 두 천사는 멍청하던데.”

  “각자 잘하는 거와 못하는 게 있는 법이죠. 두 분은 힘은 강하지만 눈치가 없거든요. 로엘님 같은 경우에는 원래 관심 없는 걸 신경 안 쓰는 편이지만 아까 그 분은 정말 눈치가 없으세요.”

  “그래 보였어.”

  “의심가나요?”

  “너도 저들 편인 거 같은데 내가 알려줄 수 없지.”

  “그래보이나요? 사실 제가 눈치도 빠르지만 연기도 좀 잘하는데.”

  “지금 네가 하는 말은 저들 앞에서 섬기는 척 연기하고 있다는 거야?”

  “역시 당신은 영리하군요.”

  “그걸 어떻게 믿어. 네가 지금 내 앞에서 연기하는 거 일 수도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죠. 하지만 당신은 영리하니깐 올바른 선택을 할 거라고 믿어요.”

  마르칼은 천사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민했다.

  ‘눈은 거짓되지 않았어. 하지만 왜? 왜 저들을 도와주는 거지?’

  “그건 저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니까요.”

  “꿈?”

  “네.”

  “너는 무슨 꿈을 이루려고 하는 건데?”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아 그래.”

  “우선 먼저 서로 알아가는 단계를 가지는 게 좋겠군요. 제 이름은 라율입니다. 달의 정령이죠.”

  “라율? 아 너의 기운이 달의 기운이었구나. 어쩐지 거부감 든다고 했어.”

  “그랬나요? 하긴 마족분이시니 그럴만도 하죠.”

  “뭐 일단 나도 만나게 돼서 반가워. 나는...”

  마르칼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마르칼이야.”

  “그 이름 로엘님이 지어주셨나요?”

  “맞아. 그 자가 지어줬어.”

  “그렇군요. 일단 서로 이름까지 알았으니 조금 더 친해진 다음에 다시 대화를 나누도록 하죠.”

  “그래.”

  마르칼과 라율은 서로 대단하고 많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조금씩 유대감이 쌓여갔다.

 

  “뭐?! 그럼 저 달의 정령이랑 너랑 아는 사이였어?!”

  “그래.”

  “잠깐만 근데 저 정령들은 우리를 싫어하잖아?”

  “그럴 수밖에 없지. 일단 우리의 목표가 하윤님을 제거하는 목표니깐. 그들은 우리를 싫어할 수밖에 없어.”

  “그럼 쟤네들이 이루고자 하는 게 뭔데?”

  “뭐 일단 많은 걸 알려줄 수는 없지만 저들은 하윤님과 저 마수를 이어주는 일을 하고 싶을 걸.”

  “그럼 일단 적이라는 거잖아!! 이 멍청아!!”

  “그렇지. 우리는 하윤님을 제거하는 일에 끼어 들었으니깐.”

  “어휴. 일이 꼬여도 한참 꼬였네.”

  “...”

  마르칼은 라율과 세율을 한참을 바라본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진짜 친구라는 게 생겼었는데. 이런 상황까지 온 게 아쉽군.’

  결국에는 마르칼도 감정을 부정했을 뿐 진정한 감정이 뭔지 자신도 알고 있었다.

  “야. 너 무슨 생각해?”

  “그냥 이런저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러게 어떻게 해야 할까.”

  “야!! 너 그렇게 성의 없이 대답할 거야?!”

  “정말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야.”

  “어휴. 이 답답아!!!”

  “그래. 나도 내가 답답하다.”

  “뭐?!”

  ‘나는 저 아이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거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아는데 저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내 스스로가 답답해.’

  꺼낼 수 없는 속마음을 삼키며 라율과 세율이 다치지 않게 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에 빠진 마르칼이었다.

  “일단 우리도 나서야겠지. 가자.”

  “뭐? 진짜?!”

  “어. 지금 이렇게 있어봤자 뭐해.”

  ‘뭐 물론 저 아이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자신이 그리웠던 친구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던 마르칼은 극단의 선택을 했다.

  “야. 너 잘 생각해. 지금 이 상황에 저기에 끼어든다고? 쟤네들은 우리의 계획은 알아?”

  “어.”

  “뭐?! 그러면서 쟤네들 앞에 나타나자고?! 그러다가 저 정령들이 로엘 앞에서 다 말하면 어떡해!!”

  “아니야.”

  “뭐가 아닌데?!”

  “저 아이들은 그런 애들이 아닌 건 내가 잘 알아.”

  “너 미쳤어? 지금 네가 한 말 너 스스로 자각은 하고 있어?”

  “아주 잘 하고 있어.”

  “너 나한테는!!!”

  “가자. 시간이 없어.”

  “어...? 야!!!!!!”

  마르칼은 소리치는 제인을 뒤로하고 로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라율과 세율 앞에 섰다.

  “로엘님.”

  “응? 마르칼? 네가 여기 있는 줄 몰랐는데 언제 왔어.”

  ‘정말 주변을 신경도 안 쓰는군. 뭐 나야 그게 편하지만 말이야.’

  “방금 왔습니다.”

  마르칼은 속마음과 다른 말을 로엘 앞에서 뱉고 있었다.

  “근데 제인은?”

  “여기 있습니다.”

  로엘이 제인을 찾자 제인은 복잡한 표정을 짓고 로엘 앞에 나타났다.

  ‘이거 정말 괜찮은 거냐고... 이거 완전 도박이잖아. 만약 우리의 계획이 밝혀지게 된다면 무사하진 못할 텐데...’

  “어서 와라.”

  “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몸은 괜찮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아니었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더군.”

  “이제 곧 끝날 겁니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너희들은 나를 배신하지 말 거라. 저 아이들처럼.”

  로엘은 라율과 세율을 가르켰고 마르칼도 그 둘과 눈이 마주쳤다.

  “...”

  “...”

  아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지만 마르칼은 라율의 눈빛은 마치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거 같았다.

  ‘잘 지냈냐?’

  실제로 들리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안부를 묻는 거 같은 라율에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그러자 라율도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다행이네.’

  자신을 미워할 줄만 알았던 라율이 자신을 아직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습이 마르칼의 마음을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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