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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25
작성일 : 19-11-05 20:11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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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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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위제, 그 찬란한 축제의 시작이 열렸다. 이 날만큼은 모두가 기꺼이 즐기고 마시며 축제를 즐겼다. 태후는 온갖 화려한 진상품과 자신을 향한 아부들, 탐스러운 음식들 속에서 행복만 느끼며 보낸다. 항상 그랬다. 허나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화련태후는 자신에게 들려온 말에 콧웃음을 쳤다.

  자신의 근심을 덜기 위해 비를 내리겠다. 진상품을 그걸로 떼우겠다? 그걸 들은 태후는 불같이 화냈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이 같잖고 건방진 후궁을 혼내기로 결심했다. 비를 못 내리면 목을 쳐내면 그만이었다. 그래, 목을 받아내자. 태후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던 상궁이 의아할 정도로 태연한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가만 둔 것도 아니었다. 태후는 화비를 불러 은근히 압박을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상해버린 자신의 자존심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이번에도 과연 성대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모든 게 태후마마의 은복 아니겠습니까."

 

  주인공인 태후가 오기 전, 그들은 모두 연회장으로 모였다. 모든 관료들이 음식을 마시며 즐기고 있었고, 황제인 훤이 태후가 앉을 곳 바로 옆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으로 황후, 화비, 숙비, 소재인, 설재인이 앉아있었다.

  화려한 자색 자수가 박힌 흑색 옷을 입고 있던 자란은 걱정스럽다는 눈길로 설재인을 바라봤다. 허나 설재인은 은은한 미소만 지은 채 잔치를 즐기는 관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저리 웃고 있단 말인가.'

 

  자란은 옥녀에게서 태후가 불 같이 노했다가 갑작스럽게 진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가 그렇다면 분명 저 작은 후궁을 내치기 위한 것. 비가 내리면 천운으로 살 수 있었지만, 과연 여태까지 내리지 않던 비가 내릴 것인가. 그게 의문이었다. 그렇기에 자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란이 입술을 깨무는 모습을 본 훤은 천천히 술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황후."

 "네, 폐하."

 "무언가 심기를 거슬리는가 보오."

 

  그 말에 자란은 아차 싶었다. 자신이 너무 티 나게 걱정하고 있었구나. 표정 관리를 잘 해야 하거늘, 어찌 이런 실수를 했는가. 부채로 애써 얼굴을 가리며 자란은 싱긋 웃었다.

 

 "아닙니다. 신첩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그런가. 자꾸 설재인 쪽을 바라보기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소."

 

  알면서 저리 말씀하시는 거구나. 분명 알면서도 저리 말하는 거 보면 그는 설재인을 구할 생각이 눈꼽만치도 없었다는 뜻이었다. 자란은 저절로 한숨이 터졌다. 그러게 왜 일을 이렇게까지 만드냔 말이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알 수 없었다. 자란은 부채만 살랑이며 아닙니다- 하고 작게 부정의 대답을 했다.

 

 "태후 마마 납시오!"

 

  커다란 외침과 함께 화려한 금잔화가 그려진 붉은빛의 가마가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모두 벌떡 일어나 몸을 숙였다. 태후가 천천히 가마에서 내리고 상궁의 부축임을 받으며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 걸어가기 전, 옅은 붉은 머리를 보며 잠시 눈을 좁혔으나 그것도 정말 잠시였다. 자리에 앉은 태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들 일어나세요."

 

  그 말에 모두 천천히 일어난 다음 자리에 앉았다. 태후가 말 할 때까지 이 곳은 정적이다. 태후는 깃털이 달린 부채를 살랑이기만 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들 불안감에 속으로 점점 술렁이고 있을 때, 태후가 말했다.

 

 "진상품을 받아보도록 하지."

 

  상궁에게 손을 까딱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왔다. 진상품들을 내십시오. 그 말에 다들 자신이 들고 온 물품들을 하나 둘씩 빼왔다. 그 중에서도 내명부에 있는 황후와 후궁들은 자신의 물품을 고개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다. 아마 황제는 저번과 같이 아무것도 그녀에게 내밀지 않을 것이다. 그로 인해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제는 연례행사와 같았다.

 

 "아, 그리고 설재인은…."

 "……."

 "엄청난 걸 진상한다고 하니 맨 마지막에 오시오."

 

  그 말에 하얗게 질린 얼굴로 예리가 매화를 바라봤다. 허나 매화는 혈색 하나 바뀐 거 없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태후마마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이게 그녀에게 얼마나 커다란 후폭풍을 주는지 모르는 건지 태연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답답했다. 자란과 예리는 차마 티도 못 내고 속으로 한숨을 푹푹 쉬었다. 그녀가 진상품을 바치지 않는다면, 가장 막내인 소재인이 나서야했다. 꿀꺽 침을 삼킨 소재인이 천천히 걸어 나와 태후에게 진상품을 내밀었다.

 

 "이것은…!"

 "마마, 이것은 천 년에 한 번, 꽃이 핀다는 천자호이옵니다."

 "천자호?"

 

  천자호. 천 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말이 있는 이 식물은 자색빛을 뿜는 아름다운 꽃이기도 했으나, 식용을 하게 되면 피부와 혈색에 좋아 뭇 귀족 여식들에게 인기였다. 허나 이것은 구할 수 없는 식물이나 다를 바 없게 되었는데, 이 또한 가뭄 때문이었다. 이걸 구해오다니 과연 지방 귀족치고는 대단했다. 태후가 박수를 가볍게 치며 웃었다.

 

 “이 귀한 걸 구하다니. 대단하군, 소재인.”

 “아닙니다. 마마께 드리는 진상품인데 허투루 구할 수 있겠습니까.”

 “고맙네.”

 

  그녀의 칭찬에 예리는 볼을 붉히며 기뻐했다. 아버지가 겨우 구한 물품인데 다행이도 마음에 들어 하신다. 정말 이걸 구하기 위해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렸는가. 그걸 생각하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 다음은 숙비였다. 숙비는 작게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물품을 내밀었다. 태후가 좋아하는 비싼 과일이었는데 특정 지역만 자라며 무엇보다 지대가 험한 곳에 자라 거의 구할 수 없는 과일이었다. 태후는 소심한 숙비의 모습을 힐끔 보다 고맙다고 대충 말했다. 숙비는 고개를 숙이고 후다닥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 뒤는 태후가 가장 총애하는 화비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달의 보석을 구해왔다. 달의 보석으로 만들어진 비녀. 태후는 그걸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 화비는 정말 방심할 수 없구려. 이리도 모자란 태후의 마음을 잘 아니.”

 “아닙니다. 태후마마가 원하신다면 구해드리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닙니까.”

 “고맙소. 흘리듯 말한 건데 이걸 어찌 구했소.”

 

  흘리듯이 말한 게 아니라 이번 진상품에 꼭 좀 구해달라고 말한 거 아니었나.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자란이 고깝게 생각했지만 속내를 비치지는 않았다. 어쨌든 기분이 한결 좋아진 태후가 흡족하게 웃었다. 자란은 귀한 푸른 비단을 바쳤음으로 넘어갔다. 이미 태후는 아름다운 푸른 비단을 몸에 걸치고 있었다.

  자, 이제. 태후의 날카로운 시선이 설재인에게 닿는다. 저 건방진 계집은 어찌 하려나.

 

 “자, 설재인. 이제 보여주시오.”

 “네, 마마.”

 

  태후의 말에 매화는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몰라 술렁였다. 왜 밖으로 나와 저러고 계시지. 술렁이던 그들 사이로 매화는 아무렇지 않게 걸음을 옮겼다. 곧 매화는 술사들이 자리 잡은 곳으로 걸어갔다. 그들을 내려다보며 매화가 말했다.

 

 “제가 말한 것은 준비했습니까.”

 “물론입니다, 마마.”

 

  오사로는 비웃는 얼굴로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 매화가 준비해달라는 건 별 거 없었다. 하얀 제사상과 물 한 접시뿐이었다. 이걸로 뭘 하겠다고. 술사 사이에서 비웃음이 감돌았으나 매화는 신경 쓰지 않았다. 저 건방진 얼굴은 비가 내린 후, 제대로 밟아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 제사상은 태후 바로 앞자리에 가져다졌다. 태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겨우 저걸로 뭘 한단 말인가. 비? 비는커녕 저런 초라한 제사상에 하늘이 노할 것만 같았다.

 

 “저는 태후마마의 근심을 덜어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 비를 불러보겠습니다.”

 

  그 말에 관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비는 안 온지 어연 십년이 넘어갔다. 그런데 겨우 저거 하나로 비를 부르겠다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 사이로 대환은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봤다. 그는 옆에서 자신을 비웃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다치지 않을까 그게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곧 소매를 팔랑이며 천천히 절을 했다. 접시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관료들이 비웃었다.

 

 "도대체 뭘 한단 말입니까, 저걸로?"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제 궁에 들어와 철딱서니가 없는 모양입니다."

 

  그녀는 또 다시 일어난 다음 천천히 절했다. 그때 접시가 살짝 흔들리며 물의 표면이 술렁였다. 다른 관료들은 보지 못 했으나 태후는 보았다. 설마 아니겠지.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하며 태후는 부채로 입을 가렸다.

  그녀는 세 번째 절을 감행했다. 천천히 무릎을 굽혀 몸을 숙였다. 그때였다. 표면에 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태후는 벌떡 일어섰고, 후궁들은 술렁였다. 그리고 굳은 얼굴로 그걸 바라보는 황제가 보였다. 매화는 그런 그들을 보며 웃었다.

 

 "방, 방금 보았소?"

 "자, 잘못 본 거겠지. 설마."

 

  네 번째 절은 시작하기도 전에 비가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툭. 투둑. 떨어진 비가 음식과 천을 적시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가라앉는 그녀와 더불어 비가 더욱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 비다!!"

 "비가 내린다!!"

 "저 후궁이 정말 비를 불러냈다!!"

 

  곧 작게 떨어지던 비는 수많은 물을 몰고 와 그들에게 떨어졌다. 매화는 비를 맞으며 절을 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혼란 속에서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십 년 만에 비가 떨어졌다. 그것도 한낱 후궁 하나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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