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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Pros & Cons
작성일 : 19-11-05 11:59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3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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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신 교수의 전화는 아침 내내 먹통이었다. 아무래도 산처럼 쌓아둔 서류 더미에 전화기를 빠트리고 잊어버린 모양이다. 몇 번이나 통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전원이 꺼져 있단 안내 멘트만 흘러나왔다.

 -서울 전역 미세 먼지 경보 발령. 어린이·노약자 실외활동 자제,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바랍니다.-

 삐익 삐익, 시끄러운 경고음과 함께 도착한 긴급 재난 문자에 다희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요샌 미세 먼지가 하도 심해 거의 하루 걸러 하루씩 오는 것 같다.

 “이러다 폐병 걸려 죽겠네, 공기 좋은 나라로 이민을 가든가 해야지.”

 그녀는 현관 신발장 위의 작은 박스에서 마스크 두 개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하나는 포장지를 뜯어 계단을 내려가면서 본인 얼굴에 착용했다. 남은 한 개는 먼저 나가 있는 현호의 몫이다.

 “쟤… 뭐해?” 1층에 도착한 다희는 희한한 광경을 목도했다. 두 눈을 감은 현호가 두 팔을 쫙 펼친 채 가슴이 들썩이도록 들숨과 날숨을 크게 쉬고 있었다.

 “하…… 좋다.” 산림욕장에라도 온 듯한 상쾌함이 그의 얼굴 만면에 드러났다. 이 맑은 산소를 직접 들이마실 수 있다니! 가시거리가 10m도 채 되지 않는 미래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얘!” 다희가 헐레벌떡 현호의 곁으로 다가와 섰다. “마스크 껴, 오늘 공기가 얼마나 나쁜데 이러고 있어.”

 “공기가 나쁘다고?”

 현호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게 보였다. 공기가 나쁘다고 하는 말이 저 깨끗한 하늘에 대한 모독처럼 들렸다.

 “좋고 나쁜 게 아무리 상대적이라지만, 아니? 2018년 서울의 공기는 아주 좋아. 여기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 만큼.” 그러면서 현호는 다시금 공기를 흠씬 들이마셨다.

 “그래…? 많이 마셔, 그럼.” 다희는 떨떠름한 얼굴로 현호의 숨쉬기 운동을 지켜봤다. 100년 후엔 대체 공기가 얼마나 나빠지는 거야?

 

 “두 명이요!” 녹색 시내 버스에 올라탄 다희는 체크카드로 현호 것까지 요금을 지불했다. 앉을 자리가 없는 탓에, 두 사람은 손잡이를 잡고 서 있어야 했다.

 “어서 와, 버스는 처음이지?”

 “어”라고 하며 현호는 손잡이를 더욱 세게 쥐었다. 이렇게 열악한 교통 수단을 타고 다닌다니, 주위의 다른 승객들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방지턱을 지날 때마다 덜커덩거리는 바퀴와 운전 기사가 연신 밟아대는 엑셀은 마치 관성의 법칙을 깨달으라는 뉴턴의 가르침 같았다.

 “우웩!” 거의 튕겨져 나오다시피 버스에서 내린 현호가 메스꺼운 속을 헛구역질로 달랬다. 여기 오길 잘했단 말 취소. 먼 거리도 눈 깜짝할 사이에 데려다 주는 포털이 지금 이 순간 너무도 그립다.

 “승차감이 그렇게 별로였어?”

 “하… 최악이야.”

 그놈의 최악 소리! 상체를 숙이고 있는 현호의 뒤에서 다희가 입가를 실룩샐룩하며 못마땅한 눈초리를 보냈다.

 “여기가 어딘데.”

 “아, 여기? 신림역 포도몰!”

 “포도…몰?”

 “이 근방에서 제일 큰 쇼핑몰이야. 일단 그 옷부터 어떻게 해야 될 것 같아서. 들어가자!”

 기세 좋게 다희는 앞장 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현호는 가슴을 문지르며 그의 뒤를 따랐다.

 쇼핑몰에 들어서자, 한 톤 어두워진 조명에 눈이 편안해진 느낌이 들었다. 가게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쇼핑하는 손님들, 신상이라고 내걸었지만 예스럽기 짝이 없는 물건들까지. 바삐 눈동자를 굴려가며 현호는 쇼핑몰 내부를 구경했다.

 다희는 얼빠진 현호의 팔을 잡아 끌고 한 옷 가게로 들어갔다. 캐주얼 의류 전문점답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이 걸려 있었다.

 “……잘 어울린다.” 골라준 옷을 입고 나온 현호를 보고 넋이 나간 다희의 두 손뼉이 조용히 울어댔다.

 “옷걸이가 좋으니 뭐든 예쁘네.”

 “그러니까요, 인류의 미래가 아주 밝아요.”

 넓은 어깨, 시원하게 뻗은 다리, 주먹만한 얼굴. 이토록 환상적인 비율의 모델에게 박수가 아까우랴. 가게 직원과 함께 다희는 현호의 작은 패션쇼를 즐겼다. 영화 <귀여운 여인> 속 에드워드가 된 기분이었다.

 “왜 이것도 사지, 진짜 잘 어울렸는데…….”

 “잘 어울린다고 다 사자고 들면, 거지 꼴을 면치 못할 성싶어서요.”

 아주머니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떻게 저런 잘난 남친을 뒀대?”

 “네?”

 “여기 사인.”

 “아, 네.”

 카드기를 들고 선 아주머니가 가게 문 밖에 선 현호의 뒷모습을 훔쳐봤다. “속 좀 끓이겠는데? 잘생긴 것들은 얼굴값을 한다잖아.”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야? 그럼 얼른 잡아, 누가 채가기 전에.”

 “속 끓일 거라면서요.”

 “까짓 좀 끓지 뭐. 세상에 안 힘든 연애가 어디 있다고.”

 다희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많이 파세요”라고 하며 가게 아주머니에게 인사했다. 96살 연하 남친이라니, 헛웃음만 나온다.

 “뭐 해?” 가게 밖으로 나온 다희가 현호의 어깨를 톡 치며 물었다. 그는 검은색 V넥 반팔 셔츠에 아이보리색 린넨 바지 차림이었다. 편하고 시원해 보인다며 다희가 추천한 조합이었다.

 “사람 구경.”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눈에 담고 있었다.

 “신기해?” 현호가 고개를 살살 끄덕이자 다희는 눈을 껌벅이며 질문을 더했다. “어떤 점이?”

 “어쩌면…… 하나같이 저렇게 촌스러울 수 있을까.”

 “뭐?” 순간 발끈하여 다희가 미간을 확 구겼다.

 “이상한 냄새도 나고, 더럽기도 하고. 적응하려면 고생깨나 하겠다.”

 모욕적인 발언에 다희는 하, 하고 짧은 숨을 뱉었다.

 “배고픈데.” 기운 없는 목소리를 내는 현호에게 “어쩌라고!”하며 성질 부리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뱃속에서 꼬르륵, 하고 민망한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그래, 뭐라도 좀 먹자. 먹고 기운 차려서 이 건방진 놈을 상대해야지 안 되겠다.

 

 “이게 뭐야, 먹는 거야?”

 뜨거운 콧김을 훅 뿜은 뒤 다희가 오늘의 메뉴를 소개했다. 어금니를 꽉 문 탓에 말소리가 짓눌린 채 흘러 나왔다. “삼각 김밥이라고 하는 거란다. 이건 전주비빔밥, 이건 참치마요. 가장 인기 있는 맛으로 골라 봤어.”

 김 조교를 찾기 위해 일단 학교로 온 두 사람은 당장의 허기를 달래려 편의점에 들렀다. 사회대 앞, 다희가 애용하는 편의점이었다.

 “전주비빔밥…… 알아, 아카이브에서 본 적 있어. 근데 이게… 그거라고? 내가 본 거랑 좀 다른데?”

 “맛만 그렇다는 거야. 비빔밥은 원래, 잠깐… 너 비빔밥 한 번도 안 먹어 봤어?”

 “어.” 당연하다는 듯 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왜?”

 “없으니까. 나물 같은 거 못 먹거든, 안 나서.”

 “안 나?”

 “흙도 공기도 물도, 지금이랑은 다르니까.”

 맙소사, 100년 후엔 비빔밥을 못 먹는다니! 적잖은 충격에 다희는 할 말을 잃었다.

 “복잡하게도 만들었네.”

 삼각 김밥 비닐을 벗기려 낑낑대는 현호에게서 김밥을 가져와 대신 까준다. “이렇게 벗기는 거야, 바보야.”

 왠지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황량한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현호는 그런 세상에서 온 사람이었다.

 다희가 까준 삼각 김밥을 들고 잠깐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호기롭게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어때, 맛있어?”

 “……짜. 그리고 매워. 물!”

 “매워?”

 다희는 김밥과 같이 산 생수를 얼른 집었다. 뚜껑을 따서 넘겨 주니 현호가 벌컥벌컥 급하게 들이킨다.

 “체할라, 천천히 마셔. 물 먹다 체하면 약도 없다, 너?”

 뭘 먹고 살았길래 겨우 이 정도 가지고 맵대? 다희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현호를 바라봤다. 등을 토닥여주고 싶어하는 손이 허공에서 방황했다.

 그때, 편의점 문을 열고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어, 왔네?”

 “아저씨.”

 남자는 웃으며 다가왔다. 한 손을 꺼내 앞으로 들었다. 악수를 청하는 손짓이었다.

 “웰컴! 오느라 고생 많았죠?”

 엥? 다희는 어리둥절했다. 남자의 손끝이 현호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김현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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