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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꿈꾸지 않는 자
작가 : 양박사
작품등록일 : 2019.11.4

한번도 꿈꿔본 경험이 없는 주인공이 어느 날 처음으로 기묘한 꿈을 꾸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사람들이 동시에 잠들고 동시에 깨는 특이한 증상을 가진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상하게 주인공을 포함한 극소수만이 이 증상으로부터 자유로운데...

 
꿈꾸지 않는 자 (31~32)
작성일 : 19-11-05 08:29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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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김과장님이 어정쩡한 자세로 앉아 깨어난 나를 보고 있다. 아마 앉아 있다가 내가 깨니 나를 보려 내 쪽으로 기울이면서 그런 자세가 된 것 같다.

 

 “어? 허대리, 니도 깼나?”

 

 김과장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 목소리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 과장님.”

 “일마 이거 와 울고 지랄이고? 형이 그리 반갑드나?”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내 행동이 들키지 않았다는 안도 때문인지, 아니면 미안함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저 미치지 않고 정상으로 앉아 있는 김과장님이 고마워서인지... 눈물이 하염없이 나온다.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다.

 

 나는 김과장님께 여태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할지 아니면 숨길지 고민하다 결국 숨기기로 결심했다. 굳이 그 일을 언급해서 김과장님과의 좋은 관계를 그르칠 이유가 없으니까.

 

 김과장님이 입을 연다.

 

 “허대리.”

 “네.”

 “가족들 걱정 안되나?”

 “엄청 걱정되죠.”

 “맞제? 내도 이제 정신이 번뜩 든다. 사태가 이래 심각한데 나는 와이래 멍청하게 있었나 싶다. 존니 한심하네. 그나저나 우리 둘만 깨어난 것 같제?”

 “네... 그런 것 같아요.”

 “니 개안나?”

 “네? 괜찮은데요.”

 “아라따. 좀 우울해비가 물어봤다. 그나저나 요서 슬슬 벗어나야할낀데. 밖에는 글마들 지키고 있을끼고. 이따 사람들 다 인나면 그때 슬슬 움직이 보까?”

 “아, 네...”

 “화장실 창문 있잖아. 좀 높긴 한데 그쪽으로 도망칠 수 있지 않겠나?”

 “네...”

 

 마음이 너무 무거워 대답만 간신히 한다.

 

 막다른 길이다. 사실 김과장님을 깨우면 뭐든 벌어질 줄 알았다. 꼭 완전한 해결은 아니더라도 내 힘든 결정과 김과장님의 희생으로 뭔가 일어날 줄만 알았다.

 하지만 개뿔. 아무것도 없다. 남은 거라곤 앞으로 김과장님을 볼 때마다 들 것 같은 죄책감뿐이다. 쉬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김과장님 눈을 피해서 노돈이랑 연락하기도 힘들 건데...

 괜히 김과장님 속이려다가는 금방 들통날거고. 어쩌나...

 

 “드르르르릉”

 

 멀리서 둔탁한 디젤엔진의 자동차들 소리가 들린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강당 입구에서 멈춘다.

 조금 지나자 군인들이 강당 안으로 들이닥친다.

 

 “야, 이 새끼들 봐라. 연락 안되더니 내 이럴 줄 알았지. 이 새끼들도 다 감염됐구만!! 아이고, 땡볕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잘도 주무시네. 아주 찜질방 오셨어.”

 

 모두 잠들어 적막한 강당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린다.

 

 “야, 중대장, 어차피 여기 있는 민간인들 다 옮길 거니까, 얘네 파견나온 3중대 새끼들도 다 실어보내!”

 “알겠습니다.”

 “파견보냈더니 지들도 감염돼서 처 자고 있네 참내. 여기 민간인들은 잘 분류해서 알지? 잘 이송하고.”

 “예, 알겠습니다.”

 “먼저 간다.”

 “충성!”

 

 다른 곳으로 우리를 이송시킬 모양이다.

 

 “과장님, 어쩌죠?”

 “빨리 자는 척 하자.”

 

 우리는 재빨리 잠든 척 한다.나는 휴대폰을 끄고 속옷에 넣는다.

 수면제와 맥가이버 칼, 후레시, 보조배터리 모두 주머니에 넣는다.

 

 “야, 빨리빨리 좀 와라! 1소대는 여기서 여기까지 맡고, 2소대! 야! 정신안차려? 너네는 이쪽 줄 다 싣고, 여기는 3소대, 4소대는 여기서 끝까지 다 실어!”

 

 강당 입구쪽부터 사람들 실어나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곧 우리 천막까지 들이닥친다.

 나와 김과장님 팔에 이름표 같은 걸 채운다.

 군인 두 명이 나를 들것에 옮긴다.

 

 “백병장님. 진짜 감염 안 되는 거 맞지 말입니다?”

 “야, 들었잖아. 자는 놈들한테는 뭔 지랄을 해도 안 옮는대.”

 “믿을 수가 있어야지 말입니다.”

 “야, 어제 본부중대에 내 동기 알지? 기훈이? 그 새끼가 여자 옮기면서 존나 만졌다고 자랑하더라. 근데 말짱하잖어.”

 “진짭니까? 아 씨발 우리 줄에는 남자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아쉽냐?”

 “아쉽지 말입니다.”

 “나도 아쉽다. 야, 씨발 잔말 말고 빨리 옮겨. 좀 있으면 깨는 시간이래잖아.”

 

 감염자들은 천막 덮인 2.5톤 군용 트럭에 대충 실린다. 김과장님은 다른 트럭으로 옮겨지는 것 같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틈틈이 실눈을 떠서 상황을 살필 뿐이다. 트럭이 출발한다. 오직 구동기능에만 충실한 군용트럭의 승차감은 작은 요철에도 월미도 디스코 팡팡마냥 튀어댄다. 내 몸뚱이도 거기에 맞춰 튀어댄다.

 

 

 

 32.

 

 트럭은 30여분을 달리더니 멈춰선다.

 군인들이 다시 들것에 실어 사람들을 내린다.

 실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공단 같은 곳이다.

 나는 길다란 모양의 4층짜리 하얀 건물로 옮겨진다.

 건물 내부는 긴 복도가 있고 그 복도 좌우로 여러 개의 사무실이 있다.

 군인들은 팔에 채워진 이름을 보면서 방별로 분류해서 집어넣는다.

 아마 감염되어 온 지역이나 날짜별로 분류시키는 것 같다.

 분류가 끝나고 군인들은 신속히 빠져나간다.

 그리고 멀리서 ‘쾅’하는 철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눈을 떠 주위를 살핀다.

 주변에는 나 말고 5명의 사람이 잠들어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체계적으로 분류된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방안을 살펴본다.

 CCTV는 없다.

 창문은 다 나무판으로 막혀있어 창밖을 볼 수 없다.

 대신 방문은 활짝 열려있다.

 

 여긴 어디지?

 

 밖으로 나가볼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복도에 CCTV나 감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휴대폰을 꺼낸다. 노돈이에게 온 문자는 없었다. 무심한놈.

 

 [야 자냐?]

 

 [아니]

 

 [나 다른 데로 옮겨졌다]

 

 [진짜? 어디?]

 

 [몰라. 나도. 갑자기 군인들이 들이닥쳐서

 트럭에 실려서 여기로 왔다.

 아까 거기서 30분정도 온 것 같은데?]

 

 [뭐 특이한 점은 없고?]

 

 [음... 무슨 공장들 모인데 같은데...

 암튼 서울은 아닌 듯]

 

 [그래? 그런 데가 어디 있지?]

 

 [몰라 창문도 다 막아놔서

 보이지도 않는다]

 

 [너 거기서 빨리 나와야 할 듯]

 

 [왜?]

 

 [몰라. 느낌이 좀 안 좋아.]

 

 [ㅅㅂ 나도 좀 그렇긴한데]

 

 [너 영화 괴물 봤지?]

 

 [어]

 

 [너 송강호처럼 될 수도 있어]

 

 [설마]

 

 [멍충아 국가가 널 지켜줄 것 같냐?

 이 시국에? 대가리에 구멍 뚫린다.]

 

 [야 ㅅㅂ 말이 씨가 된다.

 설마 그래도 민간인인데?]

 

 [민간인 같은 소리하네.

 암튼 빨리 거기서 나와라]

 

 [아라쓰. 그리고 김과장님 깨웠다.]

 

 [어떻게 됐어?]

 

 [김과장님만 깨어나고

 나머지는 그대로야.]

 

 [정말? 다른 사람들

 깨어나거나 하진 않았고?]

 

 [어. 딱 과장님만 깨어났어]

 

 [맙소사... 그럼 지금 같이 있어?]

 

 [아니. 같이 옮겨진 것 같은데 방이

 다르게 분류됐는지

 어쨌든 지금은 같이 안계셔]

 

 [그분 상태는?]

 

 [다행히도 정상이시다]

 

 [다행이네.

 나 같이 훌륭한 분이군!]

 

 [그러게. 그나마 정말 다행이지

 만약에 과장님 잘못되셨으면...

 나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그러게]

 [이제 어쩌지?]

 

 [뭘 어째?

 거기서 나오는 것만 생각해야지]

 

 [나가면 뭐하냐? 상황이 똑같은데....

 세경씨라도 깨워볼까?]

 

 [깨워서 어쩌게?]

 

 [깨워서 물어봐야지

 내가 꿈에서 봤던 그 최초 감염자가 누군지]

 

 [세경씨는 같이 있긴 하고?]

 

 [아 맞다. 어딨는지 모르는데...

 이따 사람들 일어나면 살펴봐야겠다]

 

 [ㅇㅋ 휴대폰 배터리는 충분하고?]

 

 [어. 아직 반정도 남았어]

 

 [오케이. 어쨌든 세경씨 있던 없던

 무조건 거기서 탈출해야된다! 알았지?]

 

 [ㅇㅋ]

 

 [대기하고 있을테니까

 탈출하면 나한테 바로 연락하고]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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