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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몬스터도 헌터를 한다.
작가 : 달까치
작품등록일 : 2019.8.31

검술의 최고의 경지에 오른 나.
그런 내가 몬스터가 되어 헌터 생활을 한다.

 
12화. 라이칸과의 결전(1)
작성일 : 19-11-05 02:34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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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다.

 지금 고민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다.

 

 ‘집이나 가자. 옷이 완전 먼지투성이네.’

 

 오늘 온종일 싸워댔더니 옷이 거의 걸레짝이 되었다.

 피로도 엄청나게 쌓여 몸도 지쳐 휴식이 필요한 참이었다.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쓰러지듯이 누운 다음에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정말 개운할 거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아 맞다…나 집 없지.’

 

 순간 여기가 이 세계인 걸 망각하고 있었다.

 

 ‘그럼 오늘 밤 어디서 자?’

 

 이쪽 세계의 나는 돈 일 푼 없는 거지 신세였다.

 지금은 낮이라고 쳐도 밤이 되면 밖에서 잠을 청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렇다고 방법이 마냥 없는 거는 아닌데 이 세계에서도 여관 비슷하게 묵을 수 있는 건물이 있을 것이니 거기서 자면 된다.

 다만 나는 그런 여관비를 낼 비용조차도 없다.

 ‘신성검의 손잡이’를 팔아 돈을 벌기에는 신성검의 손잡이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아까웠다.

 

 ‘돌아다녀 볼까. 그러다 보면 어디서 잘 곳 하나는 발견하겠지.’

 

 골목길로부터 이동했다.

 사람들이 모두 대피해서 그런지 거리에는 개미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어느 쪽은 검은색 기계들이 서로 뒤엉켜 사람이 빠져나가 문 만 열어진 채로 있었다.

 나는 길을 걸어가던 중 좋은 향기가 코를 찔러 자리에서 멈춰 섰다.

 

 ‘이 냄새는…커피잖아?’

 

 별로 많이 마셔보진 않았지만 은은한 향기와 혀를 찌르는 쓴맛과 묘한 중독 감에 기억의 한 자리에 남았다.

 정글이 울거진 아론 대륙에서 커피나무에서 생두를 수확하여 가공을 거쳐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냄새가 흘러나오는 건물을 올려다봤다.

 간판에는 cafe라고 쓰여 있었고 유리창 너머 커피가 담겨있는 길 다란 컵에 빨대가 꽃아 있었다.

 

 ‘들어가서 마실까?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텅 빈 거리에 누가 커피 하나 훔쳐 먹었다고 알 수 있을까?

 애초에 커피가 그다지 고가인 것도 아니고 몬스터가 출몰해 대피한 와중에 커피 하나 마셨다고 화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양심에 찔리긴 하지만.’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르는 범죄일 수도 있지만, 커피가 너무나 먹고 싶었다.

 커피 한잔이면 뭐든 게 해결될 거 같은 느낌.

 오늘만큼은 유리창에 비친 내가 참으로 탐욕스러워 보였다.

 역시 젊으니깐 욕심이 많은 모양이다.

 어?

 

 ‘내가 무슨 말을 했지?’

 

 방금 뱉은 말인데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젊다고 했었나?

 30세의 나이에 젊다고 하다니 내가 불로장생도 아니고 이런 소리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기 엔 유리창에 비친 남자는 너무나도 익숙했고, 미간에는 주름 하나 없었으며 얼굴에는 윤기가 흘러 나왔다.

 

 ‘이거 설마 나?’

 

 나는 얼굴에 두 손을 가져다 여기저기 만져봤다.

 그랬더니 유리창에 비친 남자도 나와 똑같이 얼굴 여기저기를 만지는 게 아니겠는가.

 

 “미친!”

 

 유리창의 비친 남자는 바로 나였다.

 영문도 모르게 삼십대의 나에서 이십대의 나로 바뀐 것이다.

 그것도 저 뭔가 어리숙한 얼굴에 호구기를 풍기고 있는 모습은 내가 막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 스물 두 살의 내가 틀림없었다.

 

 “대박‥정말 나잖아!”

 

 양쪽 볼에 싸다구를 날려도 꿈이 아니었다.

 이미 저 커다란 건물들을 보고 꿈이 아닌 건 진작 확인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힘들었다.

 이상하게도 이 세계로 온 뒤로 알 수 없는 일이 나에게 마구 생겼다.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찰나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지금 당장 카페로 들어가 몸을 숨기십시오!]

 

 “어?, 지금 들어가라고?”

 

 시스템이 나한테 직접 뭘 하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스템은 지금 당장 카페로 들어가라고 했지만 20대로 돌아온 광활한 기분에 취해 커피를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내가 망설이고 있자 이번에는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돌발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돌발 퀘스트-몸을 숨겨라.>

 

 분류 : 돌발

 난이도 : D

 클리어 조건 : 어디든 들어가 몸을 숨기시오.

 제한 시간 : 10초

 보상 : 10 포인트

 실패 시 : ???

 

 +

 

 “이‥이렇게까지?”

 

 맨 처음에 받은 퀘스트와 달리 이번에는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갑작스럽게 받은 돌발 퀘스트는 아까 시스템이 말한 것과 같이 몸을 숨기라는 내용이었다.

 그것보다 실패 하면은 어떻게 될 지는 적혀있지 않았다.

 제한 시간은…10초?!

 

 ‘지금 퀘스트를 받은 지 몇 초 지났지?’

 

 한 4초 정도 지난 거 같다.

 시스템의 도움을 받았지 않았더라면 그저 10초가 지날 동안 멍 때리고 있었겠지만 나는 시스템 덕분에 던전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을 받은 입장으로서 시스템을 믿고 재빨리 카페 안으로 뛰어들었다.

 사람들이 도망가면서 문을 열어놨던 까닭인지 카페 안으로 들어가는데 3초 정도 밖에 안 걸릴 수 있었고, 나는 숨을 곳을 찾다가 카운터 테이블을 발견해 달려가 그 밑으로 숨었다.

 

 ‘…10초 지났나?’

 

 10초를 초과한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다행히.

 

 [돌발 퀘스트의 클리어 조건을 충족 하였습니다!]

 [10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분배하지 않은 포인트가 있습니다.]

 

 아슬아슬 하게 세이프한 모양이다.

 나는 후 한숨을 내뱉었다.

 안심하고 나니깐 문득 퀘스트 실패 시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지 궁금했다.

 그 순간.

 

 “그르르르.”

 

 카페 밖에서 야수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나는 머리만 빼꼼 보이게 카운터의 테이블 위로 조심스럽게 유리창 밖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3m터는 되 보이는 크기에 문지기 보다 덩치는 작았지만 그래도 커다란 몸을 가지고 있었고 몸에는 수북이 털이 나 있었다.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본모습은 늑대인 존재.

 바로 라이칸스로프이었다.

 

 ‘라이칸이 왜 여기에?’

 

 설마 빠져나간 몬스터가 나 말고 또 있었던 건가.

 

 '빨간색?'

 

 지금까지 만났던 몬스터들은 내가 건들 지만 않았으면 화살표가 모두 파란색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 라이칸은 원래부터 화살표가 빨간색으로 변해있다.

 왜 시스템이 돌발 퀘스트까지 내려 나를 숨기려는지 알았다.

 실패 시 ???에 써져 있는 건 라이칸한테 갈기갈기 찢기는 것이었다.

 만약 시스템의 말을 안 듣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나는 지금 라이칸한테 몸이 사지분해가 됐을 것이다.

 고분고분 시스템의 말을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에 피가 묻어 있어. 사람을 먹고 온 건가.’

 

 라이칸의 입과 입 주변 털에는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경찰이 대피하라는 소리를 하자마자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도망쳤는데 대체 어디서 사람을 먹은 건지 의문이 들었다.

 

 ‘설마?!’

 

 그 감시과 두 명.

 헌터 시험장에서 빠져나온 몬스터를 찾으러 이 근방을 돌아다녔었다.

 하지만 정작 빠져나간 몬스터인 내가 보이지 않자 둘은 더 거리를 둘러보다가 라이칸을 마주치게 되었고, 라이칸이 헌터 시험장에서 빠져나간 몬스터라고 여긴 둘은 라이칸과 접전을 펼친 게 분명하다.

 그리고 라이칸과 싸우다가 밀린 둘은 후퇴를 시도했지만 라이칸에게 잡혀 먹잇감이 되고 말았던 것이었다.

 

 ‘나 때문에 그 둘이 죽었다.’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내가 헌터 시험장을 나가지만 않았더라면 그 둘은 나를 찾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결국 죽지도 않았을 거다.

 모두 내 잘못이다.

 

 ‘하지만…어쩔 수 없었잖아. 나는 나갈 수밖에 없었어.’

 

 나도 그런 곳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거기서 평생 살 것이 아니면 나가야 했다.

 나는 카운터 테이블 밑에서 가만히 있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나로서는 라이칸을 이길 수 없을뿐더러 상대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눈을 감고 라이칸의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

 

 라이칸의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그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나 지금 죄책감을 느끼는 건가.’

 

 죄책감.

 그런 건 옛날에 가슴 속에서 지워버린 지 오래였다.

 내가 죄책감을 느낄 때는 정말 소중한 동료가 아닌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이 죽었는데 마음이 무거운 건지 모르겠다.

 내가 왜 네크로맨서랑 전쟁을 했더라?

 그때도 내 선택이 아닌 모든 동료가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더는 볼 수는 없다며 나선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나도 따라나섰던 게 아닌가.

 

 아니다.

 

 오히려 동료들은 나의 결정에 따른 다면서 나에게 모든 주도권을 넘겼었다.

 그리고 나는 나를 포함해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동료들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쟁에 나서자고 했다.

 대체 왜 나는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한 거지?

 가장 가까웠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

 누명을 쓰여 졸지에 살인마가 되었다.

 동료들 말고는 모든 사람이 나에게 등을 돌렸다.

 사람에게 개차반 취급을 받았음에도 나는 어째서.

 

 죽은 두 사람에 대한 죄 값을 치르고 싶은 것인가.

 

 ‘상태창.’

 

 [상태창]

 이름 : 12459

 랭크 : F

 종족 : 좀비

 몬스터 스킬 : 포식(A)

 능력치 : [체력Lv 1], [근력Lv 4], [민첩Lv 1], [지능Lv 1], [마력Lv 1]

 보유 포인트 : 10

 

 ‘근력에 1. 민첩에 9.’

 

 [근력에 1 포인트를 사용하였습니다. 근력Lv 2 -> 근력Lv 3]

 [민첩에 9 포인트를 사용하였습니다. 민첩Lv 1 -> 민첩Lv 10]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스럭.

 

 나는 주머니에 있던 신성검의 손잡이를 집었다.

 

 ‘무기 정보.’

 

 [신성검의 손잡이]

 

 등급 : D

 공격력 : 0

 신성검이 부서질 때 때어 나온 손잡이입니다. 대부분의 능력이 검의 날에 있는 이상 손잡이만으로는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1. 능력이 봉인되고 공격력이 극격하게 감소하지만 일시적으로 신성검을 재림 할 수 있습니다. 남은 기회 1.

 

 ‘재림한다.’

 

 복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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