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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마지막 봄
작가 : 로리칼국수
작품등록일 : 2019.10.4

(정통소설/피폐)

전 세계의 질서가 무너져내린 이후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다.
남아있는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흩어졌고, 얼어붙은 세상에 남은 마지막 불씨는 꺼져버렸다.

이 버려진 도시에 홀로 남겨진 소녀는 이제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78화
작성일 : 19-11-04 22:48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7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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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는 초소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달렸다. 지금 총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언제 다시 쫓아올지 몰랐다. 이윽고 초소는 물론 병동까지 보이지 않게 되자 봄이는 거센 눈보라 때문인지 아니면 그만큼 멀리 떨어졌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눈보라가 점점 거세졌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희미하게나마 세상에 비치던 빛줄기들이 점차 사라졌다. 아직 해가 진 것도 아니었는데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손과 발바닥은 동상에 걸리기 일보직전이었다. 봄이는 장갑도 없는 맨손으로 망토와 목도리를 더 세게 움켜잡았다. 칼날 폭풍과도 같은 눈보라에 살갗이 갈기갈기 찢기지 않도록.

 

  봄이는 몇 걸음 가다가 멈춰섰다. 눈이 쌓여 얼어붙은 철조망이 눈보라에 너덜거리고 있었다. 땅에 떨어진 나무 표지판에 빨간 페인트로 ‘접근 금지’라고 씌인 글귀를 무시하고 봄이는 허물어진 철조망을 넘어 공원으로 향했다.

 

  지금 봄이의 의지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봄이가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삼촌을 떠나야 할 이유는 없었다. 비록 갑작스러운 만남이기는 했지만 봄이는 삼촌과 겨울과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어째서 그 모든 것을 저버리고 또다시 혼자가 되어야만 했을까? 그것은 봄이가 아직 이루지 못한 소망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삼촌의 말이 머릿속에서 수도 없이 울렁거렸다. ‘눈 앞에서 가족들이 살해당했다.’ 만약 이 사실이 정말이라면 봄이는 지금까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짓만을 좇아 살아왔다는 말인가? 눈앞에서 가족들이 살해당했는데도 어째서 자신에게는 아무런 기억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말인가? 봄이가 이 끔찍한 진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과연 봄이는 지금까지 지나왔던 이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었을까?

 

  운명의 종착점이 이리도 허무한 결과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봄이는 이 절망뿐인 여행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봄이는 묵묵히 운명을 길을 따랐고, 마침내 목적을 이루었다.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었다. 봄이는 이제 결국 이 새하얀 황무지에 홀로 남게 되었다.

 

  한참을 정처없이 걷다 보니 봄이의 시야에 차마 다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의 거대한 공터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눈보라가 몰아칠 때까지는 알지 못했지만, 서서히 눈보라가 잦아들자 봄이는 지금 자신이 기차 선로 위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엄청나게 커다란 선로였다. 눈보라가 완전히 그치자 노을이 지는 하늘이 드리웠고, 이제 눈 앞에서 지평선이 훤히 보였다. 선로와 이어진 높은 송신탑 위에는 검은 새들이 앉아 있었다. 샛노랗게 물든 구름과 해가 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지상을 비추는 태양빛이 홀로 남은 봄이의 그림자를 가리켰다. 선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었고, 드넓은 지평선 그 어디에도 사람의 그림자는 없었다. 이 소름끼치리만치 광활하고 삭막하면서도 아름다운 광경에 봄이는 넋을 잃고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갈림길로 복잡하게 뒤엉킨 선로 구석에는 빛이 꺼진 열차들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주인 없는 열차들은 조금 녹슬기는 했어도 찌그러지거나 총알 자국이 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즉 이곳에 발을 들이는 사람이 지금껏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었다. 버려진 땅이었다.

 

  이 열차 무덤이 버려진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봄이는 마음이 놓였다.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는 이곳에서는 마음놓고 울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 버려진 땅 한가운데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린다고 해도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예전에 종민에게서 공원은 열차 무덤 너머에 있다고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드넓은 열차 무덤을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가자 꺼진 신호등과 함께 하늘에 걸린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공원이었다. 공원에 도착한 것이었다.

 

  봄이의 상상보다 공원은 특별한 게 없었다. 여기저기 눈을 피할 수 있을 만한 정좌가 있었고 정좌들이 둘러싼 한가운데에는 작은 놀이터가 있었다. 작은 놀이터를 보자 봄이는 자기도 모르게 놀이터 앞에서 멈춰섰다. 갑자기 뜬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봄이의 눈앞에서 보이는 공원의 모습은 그저 아무것도 없는 버려진 땅이 아니었다. 봄이에게는 분명히 멸망하기 전 세계의 공원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푸른 소나무 아래 놀이터에 북적이는 어린아이들, 즐겁게 웃는 어린아이들을 정좌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는 사람들, 공원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는 젊은 남녀, 예쁘게 꾸민 애완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소녀, 그리고 푸른 하늘......

 

  이 모든 광경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채 지켜보는 봄이의 눈가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지난번에도 본 적이 있었던 환상이었다. 봄이는 빠르게 환상에서 등을 돌렸다. 그러자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봄이는 녹슬고 삐걱거리는 그네에 앉았다. 지평선 사이로 모습을 감추려던 태양이 봄이를 위로하기라도 하듯 공원을 눈부신 석양으로 물들였다. 마음 속 무의식이 끝없이 봄이를 가야만 한다고 재촉하고 있었지만, 막상 봄이의 자의식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이제 어디로 가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는 표정이네.”

 

  총명하고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봄이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또 너냐, 머저리.”

 

  예전의 봄이였다면 몰라도 지금의 봄이는 목소리의 주인이 나타난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봄이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자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 핼쑥해진 것 같아. 안색도 안 좋아 보이고...... 혹시 울고 있었어?”

 

  “또 무슨 용건으로 내 머릿속에 나타난 거야? 볼일 없으면 당장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봄이의 공격적인 태도에도 목소리의 주인은 그저 웃었다.

 

  “천만에. 나는 그저 누나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야. 내 존재는 누나가 앞으로 결정하게 될 판단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그 결정이 누나의 내면을 뒤바꿔 놓을지도 모르지만.”

 

  “그래, 그래. 멋대로 지껄여라.”

 

  봄이가 그렇게 말하며 그네에서 일어섰다. 목소리에게서 등을 돌리려는 순간 목소리의 주인이 말했다.

 

  “누나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진실을 밝혀내길 원하는 거지?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져버린 가족들의 행방에 대한 진실을 말이야.”

 

  그 자리를 벗어나려던 봄이의 다리가 멈칫했다.

 

  “너....... 그걸 알고 있었어?”

 

  “그야, ‘우리’ 집에 누나가 잠깐 들렀을 때 전부 말해줬었잖아?”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목소리의 주인이 봄이의 눈앞에서 소년의 형체로 또렷하게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소년의 목에는 은색 로켓 펜던트가 걸려 있었다. 소년이 예전에 분명히 집에서 들고 나왔었던 물건이었다. 부모님이 생일 선물로 사다주셨던 소중한 물건이라는.......

 

  “야, 꼬마. 부탁 하나만 하자.”

 

  소년은 아무런 대답 없이 봄이를 쳐다보았다.

 

  “그 펜던트 안에 있는 사진, 나한테...... 잠깐만 보여줄 수 있어?”

 

  소년은 미소지으며 목에 걸린 펜던트를 봄이에게 넘겨주었다. 봄이가 펜던트를 받아든 그 순간 뒤에서 뜻밖의 목소리가 울렸다.

 

  “저기, 네가 봄이니?”

 

  성인 남성의 목소리였다. 놀란 봄이는 펜던트를 급히 재킷 주머니 속으로 찔러넣어 숨겼다.

 

  봄이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종민과 소년 둘을 죽이고 자신과 은지를 포로라며 잡아끌었던 창식이 있었다. 봄이는 예상치도 못한 재회에 소스라치게 놀라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창식은 갑자기 말을 건넨 게 자신도 영 멋쩍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본의 아니게 총수실에서 너와 총수님께서 나눈 대화를 엿들었어. 바깥이라서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너 부모님을 찾고 있다며? 그 말을 듣고 꼭 네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지금까지 널 미행했어. 미안하다. 병동에서 있었던 불찰도 물론 사과할게.”

 

  “당신 사과 따위 필요 없어.”

 

  뒤에서 봄이를 부르는 창식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봄이는 뒤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려 했다.

 

  “잠깐만, 봄아, 기다려 줘. 네게 꼭 전해주고 싶은 정보가 있어.”

 

  창식의 간절한 만류에 봄이가 마지못해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봄이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네 부모님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 * *

 

  “뭐라고요? 방금 뭐라고.......”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눈 앞의 남자는 봄이조차 여지껏 몰랐던 사실들을 마치 처음부터 전부 다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말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분명히 삼촌은 봄이의 가족들이 전부 살해당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봄이는 처음에 창식의 말이 어처구니 없는 궤변이리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뚜렷한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네 부모님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 그 말은 즉 부모님이 살아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삼촌이 봄이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삼촌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무얼 위해서? 무엇 때문에?

 

  봄이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이 살해당했다는 삼촌의 말을 극구 부정했었다. 삼촌의 말, 삼촌이 보고 들었던 것들은 모두 거짓으로 치부해버리고 다시 한 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로 부모님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러나 방금, 부모님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는 창식의 말에 봄이는 자신의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 정말로 삼촌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말인가?

 

  “말도 안 돼. 난 당신과 알고 지낸 적도 없고, 당신과 우리 가족이 아무런 연관도 없다는 걸 알아. 그런데 당신이 우리 부모님을 알고 있다고? 말같지도 않은 소리 집어치워.”

 

  “물론 그렇게 쉽게 믿어주지는 않겠지.”

 

  창식이 그렇게 말하고는 품 속에서 사진을 한 장 꺼내 보여주었다. 핏자국이 묻은 사진에는 평범해 보이는 남녀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봐도 그다지 봄이와 닮지는 않은 얼굴이었다. 봄이가 의식 저편에서 만났던 얼굴이 지워진 사람들과도 조금 달라 보였다. 그러나 이 정도는 먼 예전 봄이가 기억하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지금의 정신적 혼란을 거치면서 조금 왜곡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이 사람들이....... 정말로 내 가족들이라고요? 정말로......”

 

  “그래, 봄아. 네 엄마랑 아빠야.”

 

  사진을 잡고 있던 봄이의 두 손이 떨렸다. 봄이가 완전히 이 사진의 남녀를 부모님이라고 인식할 수는 없었지만, 눈 앞의 남자는 분명히 그렇다고 말하고 있었다. 봄이가 처음에 사진을 보았을 때는 부모님이 자신과 별로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봄이가 사진의 뒷면을 보려는 순간 창식이 사진을 홱 치워버렸다.

 

  “이쯤 보여줬으면 이제 날 믿을 수 있겠지. 원한다면 네 부모님께 널 데려다줄 수도 있어. 대신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삼촌은 분명히 내 가족들이 죽었다고 했어요. 내가 삼촌에게 직접 가족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해줬다고 했다구요.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내 가족들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거예요?”

 

  “꽤 긴 이야기야. 너희 부모님과는.......어...... 인연이 좀 있었지.”

 

 창식이 헛기침을 하고는 손바닥을 비볐다.

 

  “그렇다면 내 가족들은 지금 어디 있죠?”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 원한다면 데려다 주지.”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당신에게 선택권은 없어요.”

 

  봄이가 권총을 꺼내 창식을 겨눴다.

 

  “날 내 가족들에게 안내해요. 허리춤에 찬 권총 이리 내놓고 앞장서시죠.”

 

  창식은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순순히 자신의 권총을 내놓고 봄이의 말대로 따랐다.

 

  봄이는 솔직히 말해서 창식이 그다지 신뢰가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봄이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만든 유일한 사람이었다. 봄이는 우선 당장은 그의 말을 믿는 대신 절대로 경계를 늦추지 않기로 결심했다.

 

  창식은 이후 아무런 말도 없이 눈 쌓인 도로변을 걸어갔다. 봄이도 그의 바로 뒤에서 권총을 겨눈 채로 묵묵히 따라가기만 했다.

 

  그러던 창식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봄아, 너 혹시 식인종을 실제로 본 적 있니?”

 

  봄이는 상훈과 함께 다른 생존자들과 거래를 하러 갔을 때 핼쑥한 사내들이 권하던 수수께끼의 국그릇이 떠올랐다. 그 때를 떠올리자 다시 속이 울렁거렸다. 지금 봄이가 알고 있는 식인종은 그뿐이었다.

 

  봄이가 대답하지 않자 창식이 계속했다.

 

  “없나 보구나. 하긴 그렇겠지. 이 근처에 제일 거대한 식인종 조직이 있긴 한데 놈들은 공원 너머라고 해도 특별한 용무가 없으면 얼굴을 잘 안 비추니까. 식량으로 사용할 어린아이들을 거래할 때라던가...... 내가 인육을 먹어본 적이 없긴 하지만, 같은 인간으로 만든 인육이 그렇게 맛있는 건가 몰라.”

 

  그렇게 40분쯤 걸었다. 이미 노을은 모두 지고 하늘에 어둑어둑한 어스름이 깔리자 봄이는 가방에서 손전등을 꺼냈다. 창식이 이제 다 왔다며 작은 오두막집을 가리켰다. 어느새 도로변에서 벗어나 외딴 골목까지 온 것 같았다. 도심가에서만 해도 자주 보였던 새들의 울음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어둠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만 들렸다. 오두막 옆에는 녹슨 창고가 있었다. 창식은 봄이를 오두막집 바로 앞까지 데리고 갔다. 그러나 오두막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된 거죠?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요.”

 

  봄이가 창식의 등에 권총을 들이대고 말했다. 그러나 창식의 반응은 태연했다.

 

  “아무도 집에 없는 것 같구나. 그렇다면 분명히 네 부모님은 지하실에 계실 거야.”

 

  창식이 쇠사슬로 고정되어 있던 철제 셔터를 감아올리자 지하실 문이 열렸다. 무수히 많은 계단 아래로 손전등을 비추자 지하실 아래서 사람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이 계단만 내려가면 부모님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봄이는 조심스럽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발을 내딛었다.

 

  지하에서 들려오는 사람 소리가 커질수록 봄이의 발걸음도 점점 빨라졌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드디어.........

 

  “봄아, 네 부모님께서 교육을 철저하게 시킨 것 같구나. 설마하니 내 제안을 역이용해서 무기를 빼앗고 협박까지 할 줄이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 하나를 가르쳐주지 않은 모양이구나.”

 

  봄이는 그 순간 좋지 않은 예감을 느끼고 재빨리 뒤돌아보았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낯선 사람을 함부로 따라가면 안 된다는 걸 말이야.”

 

  봄이가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창식이 봄이의 등을 걷어차버렸다. 미처 대처하지 못한 봄이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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