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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더럽(The Love)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나, 다른 사람 같이 좋아해도 돼?"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관계와 사랑
그것의 시작,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하여.

#대학생 #캠퍼스물 #악의꽃 #섹슈얼리티 #조별과제 #폴리아모리

 
6. 가을이여, 그대 열매가 봄에 피는 시시한 꽃보다 나는 좋다(1)
작성일 : 19-11-04 20:55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7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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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될 것 같은데…….”

 

  혹시나 싶어 물어보긴 했지만 답을 듣고 나니 역시나 괜한 물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이누나는 약간이나마 분개한 듯 보이기까지 했다.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안될 것 같은 건 또 뭐야?”

 

  “어차피 기대도 안했는데 뭐.”

 

  “죄송해요…….”

 

  설이누나가 대놓고 화를 내자 강진희와 이해인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아냐, 너희한테 그러는 거 아냐. 너희는 수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고.”

 

  강의가 끝나갈 즈음 교수가 조별 면담시간을 공지해주었는데, 우리는 1조라 그런지 당장 다음날 오전이었다. 행정학과 둘은 수업이 있어 안 된다고 했고, 최용은 또 하필 결석인지라 내가 대표로 전화해 물어본 것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불가(不可)였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뭐라도 준비된 게 있어야 교수님한테도 할 말이 있을 텐데.”

 

  “너 적어놓은 거 꽤 있을 거 아냐. 밤새서 막 스토리 짠다고 하지 않았어?”

 

  설이누나의 말에 모두가 말똥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전개에 심히 당혹스러웠다.

 

  “아, 그거 그냥…… 그냥 아무거나 적은거야. 그리고 거의 못했어. 여섯, 일곱 줄? 진짜 아무것도 해놓은 거 없어. 아 진짜예요, 진짜.”

 

  허겁지겁 말을 늘어놔봤으나 저들의 눈빛은 여전했다. 무슨 금광이라도 발견한 듯 끊임없이 캐내려드는 것이었다.

 

  “뭔데요, 뭔데?”

 

  “완전 재미있을 것 같아.”

 

  “역시 조장님!”

 

  심지어는,

 

  “그 내용 진짜 마음에 들어요.”

 

  마치 읽어본 사람처럼 얘기하는데,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진짜 뭐 없어요. 그냥 잠깐 잠깐 떠오르는 거 짤막하게 메모한 정도가 다예요. 그리고 어차피 다 같이 회의하고 짜내고 해야 되요…… 설마 한 명이 낸 아이디어로 대충 몰아 넘어가려는 건 아니죠?”

 

  전전날 밤, 해에게 자극받아 책상에는 앉았는데 막상 또 쓰려니 시작부터 막히는 것이었다.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 엉켜버린 것 같았고, 괜한 잡생각만 떠오르기 일쑤였다. 그래서 혹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설이누나에게 연락해봤던 것인데, 그게 잘못이었다. 열심히 한다는 칭찬에 괜스레 헤벌쭉해져선, 이것저것 짜보겠노라고 무턱대고 선언하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호기롭게 내뱉은 말과는 달리 의욕을 불태우면 불태울수록 스토리는 재가 되어버리는 듯했고, 결국 몇 줄 간신히 적어내는 데 그치고 말았다(심지어 그 중의 반은 해의 좀비공주 이야기였다).

 

  “그래도 조금은 했겠지. 뭔데? 말해봐. 듣고서 좋으면 그걸로 계속 진행해도 되는 거잖아?”

 

  “맞아요! 말해주세요, 조장님.”

 

  “하아…….”

 

  때마침 교수가 수업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막내들이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불쑥 나가버리지 않았더라면, 나는 거세게 밀려드는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냅다 짜증을 냈을지도 모른다.

 

  “일단 우리는 내일 교수님 만나야 하니까 따로 얘기 좀 하다 갈까요?”

 

  그즈음 이제까지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던 김소혜가 차분하게 한 마디 했다. 어쩐지 조금 부담이 되는 음성이었다.

 

  우리들 말고도 강의실엔 몇몇 인원들이 더 남아 있었다. 괴물 조와 형제자매 조인 것 같았다.

 

  “저기는 웬만큼 나왔나봐. 웃음이 끊이질 않네.”

 

  “그러게…….”

 

  “너 진짜 적어놓은 거 없어?”

 

  설이누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조금 있긴 한데 진짜 별 거 없어. 그리고 갑자기 그렇게 막 말하면 어떡해? 당황스럽게.”

 

  그러자 또 웃으며,

 

  “아니, 그저께만 해도 네가 막 다해놓겠다는 식으로 말하길래…… 난 그냥 그렇게 믿고 있었지.”

 

  그때였다.

 

  “두 분은 많이 친해지셨나 봐요.”

 

  가만 지켜보던 김소혜가 불쑥 한 마디를 꺼냈다. 나는 그제야 아직 그녀완 말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원들 중 유일한 동갑내기였는데도 말이다.

 

  “아, 어쩌다 오며가며 몇 번 만났었거든요. 그러는 중에 서로 말 놓자고 얘기가 나와서…….”

 

  “소혜씨도 같이 말 놓을래요? 어때요?”

 

  “……언니 편하신 대로 부르세요.”

 

  이때 나는 조금 당황하고 말았는데, 그녀의 대꾸가 조금은 방어적인데다가 나에 대해선 전혀 언급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나이가 같다고는 하나, 그녀는 어쩐지 어려움이 느껴지는 상대였다. 어느 정도 거리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설사 내가 먼저 말을 놓는다하더라도 본인은 왠지 존대를 고수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역시나 설이누나의 제안에도 그녀는 존대가 더 편하다며 말을 놓지 않았다.

 

  “나중에 편해지면요.”

 

  결국 설이누나가 김소혜에게 반말을 하기 시작한 것 이외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나는 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해 노트북을 꺼냈다.

 

  “어? 적은 거 보여주게?”

 

  “아 쫌! 기다려봐. 일단 내일 교수님 만나서 얘기해야 할 것들부터 정리해보게.”

 

  “뭐, 대충 스토리 나오면 그거 얘기하고…… 역할 분담에 관한 거랑 발표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도?”

 

  “막상 그런 것들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여기 셋밖에 없다는 게 조금 걸리네요. 이러다 스토리 짜는 것도, 그걸 글로 옮기는 것도, 또 나가서 발표하는 것까지도 우리 셋이서 다 해야 될 것 같은데…….”

 

  이는 나 역시 우려하고 있던 부분이긴 했으나 딱히 이렇다 할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몰라, 몰라. 조별과제 한두 번 해봐? 어차피 하는 사람만 하는 거지. 솔직히 나는 사공이 줄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오히려 대여섯 명이 제각각 다 이게 좋다, 저게 싫다 하고 있으면 스토리 짜는 게 더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까. 우리끼리라도 재밌게 하면 되지!”

 

  “그런가?”

 

  설이누나의 긍정적인 태도에 나도 모르게 방긋 웃음이 지어졌다.

 

  이어서 나는 먼저 해의 좀비공주 이야기부터 들려주었다.

 

  “그러니까 차에 치인 것 마냥 온몸이 일그러진 좀비인데…… 자세히 살펴보니 미소녀다?”

 

  “그렇지. 가까이서 보니 콧날도 제법 오뚝한데다 눈도 예쁜 거야. 비록 한쪽뿐이긴 하지만.”

 

  “…….”

 

  “빛을 잃어 더 이상 길을 찾을 수가 없다고, 좀비는 그렇게 말해. 문득 가엽다는 생각이 든 주인공은 하나 남은 좀비의 초점 잃은 흰색 눈을 가만히 바라봐. 눈물이 메말라 마치 백색 사막같이 쓸쓸한…… 음…… 어…… 확실히 이건 좀 아니긴 하죠?”

 

  나는 김소혜의 일그러져가는 얼굴을 더 이상 무시할 수가 없었다.

 

  “아냐, 왜? 더 해보지.”

 

  계속하라곤 하나 설이누나 역시도 그리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나는 스스로도 비웃었던 주제에 제 것인 양 해의 이야기를 가져온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리고 그 속에 푹 빠져든 상태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해에게 미안했다. 양쪽 모두를 욕보인 기분이었다.

 

  “설정 자체는 재미있긴 한데 다중인격이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아뇨, 아뇨. 이거 하자는 거 아니에요. 이건 그냥 친구가 즉석에서 재미삼아 만들었던 이야기라…… 편하게 말씀하셔도 되요.”

 

  “그럼 네가 짠 건?”

 

  “있긴 한데…… 별로야. 재미도 없고.”

 

  내 말에 설이누나가 ‘흐응’ 하며 콧소리를 내었다.

 

  “뭔데? 말해봐.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그걸 자기가 어떻게 판단해? 다른 사람의 의견도 다 들어봐야지.”

 

  솔직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누나는 따로 생각해온 거 없어? 그리고 저기 소혜…… 씨……는요?”

 

  직접 지칭해 부른 적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어색했다.

 

  “너부터 말하면 나도 말할게.”

 

  “저도요.”

 

  나는 어쩔 수 없이 바탕화면 구석에 박아놓은 메모장 파일을 실행시켰다.

 

  “어…… 저는 일단은 다중인격이랑 그로테스크에 집중했어요. 소시민이나 판타지는 웬만한 설정에도 쉽게 녹여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배경은 고도로 발달된 첨단문명을 생각해보긴 했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대충 어느 정도 이상의 기술력만 설정하면 뭐…… 음, 또 이게 생각해놓은 등장인물들이 몇 있긴 한데 사실 주인공 자체가 다중인격이라 그런지 부수적 인물이 많아질수록…….”

 

  “길어, 길어!”

 

  설이누나가 듣다 못했는지 버럭 짜증을 냈다.

 

  “네가 지금 말한 것만 해도 A4용지 한 장은 채우겠다. 내용만 간단히!”

 

  “그게 어려우면 핵심사항만이라도 먼저 좀…….”

 

  연이은 질책에 나도 조금은 빈정이 상했다.

 

  “아, 진짜 별것 없으니까 그러는 거지! 그냥 간단히 말하자면, 한 인간에게 속해있던 6개의 다중인격이 뇌공학의 힘을 빌려 각자 다 하나의 인간으로 재탄생되는 거야. 그러곤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 거지.”

 

  냅다 지른 후에 찔끔하여 그들을 쳐다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나쁜 것 같지 않았다. 아니, 제법 흥미로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오…… 그러니까 한 사람이 다중인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인격체들 하나하나를 다 등장인물로 만든다는 거지? 어떻게?”

 

  “그냥 뭐…… 다른 인격체가 툭 튀어나올 때마다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다를 것 아냐? 뇌세포의 움직임도 그렇고. 그때의 뇌를 스캔한다거나 해서…… 사실 그리 깊게는 생각 안 해봤어. 별로지?”

 

  “설정자체는 참신한 것 같아요. 여러 특징적인 캐릭터들을 만들기도 쉬울 것 같고, 또 그 인물들의 관계를 설정해나갈 때도 별다른 사건을 필요로 하지 않아 편할 것 같고. 다만…….”

 

  김소혜는 잠깐 뜸을 들이다 곧 다시 말을 이었다.

 

  “다중인격자가 주인공이라는 스토리의 기본 전제가 조금 흔들리지 않을까요? 비록 한 다중인격자에게서 발현된 인격체들이라곤 해도 그렇게 다 따로 떨어지는 순간 모두 제각각의 다른 등장인물이 되어버리는 거잖아요. 그러면 결국 사람들이 다중인격이란 특성에서 기대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기대하는 기본적인 요소라는 건…… 하나의 인물에게서 여러 상반된 면들을 보고자 하는 걸 말하는 거지? 한없이 착했다가도 한순간에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는 식의? 맞아, 일리 있는 의견이야.”

 

  김소혜의 지적은 내가 이전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녀의 의견은 그렇게나 일리가 있었던 만큼, 쉽사리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역시나 내 건 별로였던 것이다.

 

  “그럼 그로테스크하다는 건?”

 

  설이누나는 내가 풀이 죽은 듯 보이자 나쁘지 않다고, 괜찮다면서 계속해서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다.

 

  “그냥…… 대충 생각해 본건데 각 인격체들이 싸운다고 했잖아? 왜냐하면 얘들은 다 불완전한 존재들이거든. 홀로 완전해지려면 다른 인격체들을 흡수해야 되는 거야. 그리고 그 방법이 이제…… 뇌를 먹어 버리는 거지, 생으로.”

 

  “으…….”

 

  “확실히 그로테스크 하긴 하네요.”

 

  나는 그들의 움찔거리는 반응에 고무된 나머지, 뇌를 차지하기 위한 온갖 끔찍한 방법들을 신나게 늘어놓았다. 자그마한 벌레로봇을 이용하여 뇌를 조금씩 파먹어 들어간다는 것에서부터, 대형 스포이드를 정수리에다 꽂아선 쪽 빨아들이는 것, 그리고 생체흡수를 돕기 위해 뇌부터 척수까지 통째로 믹서에 넣어 갈아 마신다는 것까지. 끔찍이도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이제 누나 차례야.”

 

  “뭐? 또 어떤 끔찍한 방법으로 뇌를 흡수할 수 있냐고?”

 

  설이누나가 그 예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하자, 옆에 있던 김소혜가 입가를 씰룩거렸다.

 

  “나는 솔직히 세계관만 조금 상상해 본 상태야. 다중인격도, 그로테스크도 생각해본 거 없고 그냥 판타지 쪽만.”

 

  “어떤 건데?”

 

  “몇 개 있어. 우선 스페이스 오페라. 우주를 무대로 하는 코믹 활극이야. 어느 소규모 우주해적단에 소속되어있던 주인공에 의해 행성 대통합이 이룩되는 거지. 온갖 외계생명체들이 즐비하고 우주 한복판에 비행전함들이 날아다니는 세계야.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우주시대의 개막! 어때?”

 

  “언뜻 들어도 어마어마한 대서사신데? 그런데 그게 다야……?”

 

  설이누나는 그렇게나 천진난만한 얼굴로 “응”이라고 답했다. 차라리 구겨져있던 표정이 나을 뻔했다.

 

  “조장님 말씀처럼 대단히 긴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요? 한 학기 동안의 팀 프로젝트로 삼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싶은데…….”

 

  “뭐야…… 지금은 그냥 해보고 싶은 거 쭉 말하면 되는 거 아냐? 왜 처음부터 안 된다고만 하는 건데!”

 

  그건 설이누나 말이 맞았다. 누나는 어쩐지 신이 난 듯 보였다.

 

  “그럼 또 다른 건?”

 

  “이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꿈꿔봤을 것 같은 내용인데…… 과거의 영웅들을 한데 모아서 이야기를 꾸며보고 싶어.”

 

  “영웅? 뭐, 헤라클레스 같은 사람들?”

 

  “아니, 신화나 전설이 아닌 현존했던 인물들로 말이야. 카이사르나 한니발, 항우, 진시황, 나폴레옹, 징키스칸, 오다 노부나가, 알렉산드로스, 이순신 같은 불세출의 천재들을 모아놓고 한 판 대결을 벌이는 거지. 모두 한 세대에 실존한다면 과연 누가 그 세계의 패자가 될 것인가! 어때, 어때?”

 

  “오…… 그런 쪽에도 관심이 있었어? 영토전쟁 뭐 이런 거?”

 

  “역사적 영웅들에 관한 건 문학으로도 많이 접하게 되니까. 그리고 멋있잖아 다들. 반해버릴 정도로.”

 

  설이누나의 꽃처럼 피어나는 웃음을 보고 있자니 영웅들만큼이나 유명했던 그들의 짝들이 떠올랐다. 우미인, 클레오파트라…… 후세의 미녀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보니 여하튼 대단한 영웅들임엔 틀림이 없는 듯했다.

 

  “어떤 것 같아?”

 

  설정만으로도 몸이 뜨거워지는 스토리이긴 했다. 분명 내게도 영웅들에 대한 동경심이 존재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소재임엔 분명하나 솔직히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일단 기본적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만큼 그들을 그려낼 수가 없을 테니까요. 또한 그렇기에 단 한 명의 승자를 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런 식의 기획이 그나마도 통용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게임콘텐츠 쪽 개발뿐일 것 같긴 한데…… 그런 건 지금도 제법 많지 않나요? 기초자원을 바탕으로 세력을 불려 성장해나가는?”

 

  똑 부러지는 지적에, 설이누나는 답지 않게 조금 풀이 죽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건 결국 플레이어의 역량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거잖아. 상상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한 번은 이야기로서 펼쳐보고 싶은데…….”

 

  나는 김소혜의 비판이 합당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설이누나의 의견을 홀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들을 온전히 되살려낼 수 있는 건 신에게나 가능한 일이겠지. 불완전하더라도 우리가 재밌게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는 거니까. 일본만화에 보면 비슷한 류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야. 일단 다 리스트에 올려놓을게.”

 

  그러곤 나는 메모장에다 설이누나의 의견을 기록했다. 스페이스 오페라, 영웅들의 전쟁. 둘을 합쳐도 꽤 재밌을 것 같았다.

 

  다음은 김소혜의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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