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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죽음이 살고 있다.
작가 : 꽃잎그늘
작품등록일 : 2019.10.30

어느날 벌어진 살인 사건.
그 살인의 과정에는 평범하지 않은 존재가 끼어 있다.

형사 여운은 평범해 보이는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의문의 존재와 접촉하여 은밀한 거래를 하게 되는데...

 
3화. 사고
작성일 : 19-11-04 11:11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5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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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사고

 

 지윤은 경찰서 한 구석에 앉아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남자를 칼로 찌르고 피투성이가 된 채 자신을 노려보던 의찬의 눈빛이 도무지 지워지지 않았다.

 간밤에는 그가 찾아올까봐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모텔에서 문을 꼭 잠그고 잤다.

 아침이 밝고 모텔을 나서던 그녀는, 어제 저녁, 남자가 칼에 찔려 죽었던 골목길에 경찰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의찬이 붙잡히지 않으면 자신이 편히 살 수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북적거리는 구경꾼들을 뚫고 폴리스 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일반인 통제 구역이라고 돌아가라고 말하는 순경을 붙잡고 말했다.

 

 내가 목격자예요.

 

 경찰들은 서둘러 그녀를 데리고 왔다. 경찰서 한쪽 구석에 있는 소파에 앉힌 뒤, 누군가와 심각하게 통화를 했다.

 바로 앞에 있는 온풍기의 따뜻한 바람이 그녀의 몸을 휘감고 있는 데도, 온 몸에 퍼진 공포심과 추위는 지워지지 않았다.

 발작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격하게 떨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던 건태가 담요를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손에 커피 한 잔을 쥐어준 건태는 무심코 고개를 돌려 강력계 입구를 바라보았다.

 마침 문이 열리며 영후가 들어오고 있었다.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냐는 반장의 잔소리를 받아치며 구시렁거리던 그는 당장에 건태를 발견하고, 그를 향해 다가왔다.

 

 “임마, 이렇게 쉽게 들킬 거였으면 말을 말든가. 둘러대긴 뭘 둘러 대?”

 

 이마에 핏대가 선 영후를 바라보며 건태가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쩔 수 없었어. 갑자기 목격자가 나타나서.”

 “목격자? 신당동 살인사건?”

 

 눈을 휘둥그레 뜬 영후의 시선이 구석 진 곳에 앉아서 떨고 있는 지윤을 향했다.

 그녀는 넋이 나간 채 자신의 덮고 있는 담요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건태가 말을 이었다.

 

 “어제 살인 사건, 피해자 바로 옆에서 찔리는 걸 지켜봤대.”

 “근데 어떻게 안 죽고 살아 있어?”

 “도망쳤대. 방심하는 틈에.”

 “용의자랑 무슨 관계인데?”

 “본인은 그냥 손님이라고 하는데, 용의자는 그렇게 생각 안 하나봐.”

 “손님?”

 “청량리 업소에서 일하던 여자야.”

 “아…….”

 

 영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쉽게 말해 여자는 웃음과 몸을 파는 것이 직업이고, 범인은 그런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것이다. 그것이 일방적이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원인이 되었고.

 

 “남자는 여자랑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대.”

 “전형적인 스토킹 범죄네? 용의자 신상은 어떻게 돼?”

 “한의찬이라고, 폭력 전과 5범이야. 조폭 생활 좀 하다가 조직이 찢어지면서 버려진 케이스? 성격이 더러워서 인간관계도 안 좋고, 암튼 그쪽 방면 애들이 학을 띠는 놈이더라고.”

 “왜 그런 놈이랑 엮여서…….”

 

 공포에 질려 있는 지윤의 얼굴을 바라보던 영후는, 그녀에게서 묘한 연민을 느꼈다.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었지만, 겁에 질린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었다.

 그녀를 향해 한 걸음 떼던 영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반장을 발견하고, 우뚝 멈춰 섰다.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왔다. 그가 할 말이 뻔했기 때문이다.

 

 “지금 신고 된 용의자 소재 파악하러 갈 거니까, 요령부리지 말고 잘 쫓아와라.”

 “네.”

 

 심드렁하게 대답한 영후는 슬쩍 고개를 돌려 지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문 채 영후의 눈을 마주보고 있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한의찬의 거주지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큰 도로의 뒤에 형성된 주택가였는데, 오래된 건물들이 많고, 길이 복잡한 곳이었다.

 영후와 건태는 입을 꾹 다문 채 스쳐가는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옆에 앉아 있는 지윤은 손톱을 뜯으며 초조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영후는 고개를 돌려 다시 한 번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아무리 봐도 익숙한 느낌이었다.

 

 “저기…… 혹시 저 알고 계세요?”

 지윤 “…….”

 

 그녀는 잠시 영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영후는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차창 밖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괜히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차창으로 반장의 얼굴이 보였다. 덜컥 차 문을 연 반장은 대뜸 지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한의찬이 집이 704호 맞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장은 영후와 건태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형사랑 김형사는 입구 지키고 있어.”

 “네.”

 “강형사는 연지윤씨 데리고 대로변으로 빠져있어. 혹시 용의자가 일루 달라 붙으면 골치 아파지니까.”

 

 강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대를 잡았다.

 영후와 건태가 차 밖으로 나오며 형사들은 각기 흩어졌다.

 총 다섯 명의 형사들이 주택가에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놓칠래야 놓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골목 입구에 선 영후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야…… 한의찬이라는 놈이 저 여자 사랑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근데 왜 죽이려고 했지?”

 “그러게…….”

 

 건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한참 뒤에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래 사랑하면 죽이기도 하고 그러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을 왜 죽여? 이상한 새끼.”

 “너무 좋으니까. 좋은데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까.”

 “그게 사랑이냐?”

 

 영후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건태의 얼굴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건태는 머쓱한 표정으로 대화 주제를 바꿨다.

 

 “근데 너, 수갑이랑 총은 가져왔냐?”

 “아니.”

 “잘했다, 이 새끼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는 건태를 향해 영후가 억울하다는 듯 구시렁거렸다.

 

 “아니, 반장이 계속 빨리 나오라고 지랄하잖아.”

 “됐어. 안 되면 그냥 안아버려. 논개처럼.”

 

 그들이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 한 남자가 양손에 한 가득 맥주를 사들고 그들의 앞을 지나쳤다. 깡마른 체구의 날카롭게 생긴 인상을 주는 남자였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남자의 얼굴을 보자, 문득 생각지 못했던 사실이 영후의 머리를 스쳐갔다.

 

 “야, 너 용의자 얼굴은 알고 있냐?”

 

 건태는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인상착의만 들었지.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뭘 알아야 씨발, 잡든지 놓든지 할 거 아냐? 무턱대고 소리만 질러대니, 참…… 이 좋은 나이에 연애할 시간도 이게 뭐냐? 내가 씨발, 빨리 사표를 쓰든지 사직서를 내든지 해야지, 진짜.”

 “사표나 사직서나…….”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드는 건태를 보자, 영후는 발끈했다.

 

 “사표는 쓰는 거고! 사직서는 내는 거고!”

 

 버럭 내지르는 영후의 목소리에, 저만치 걸어가던 깡마른 남자가 흠칫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마치 도둑질을 하다 걸린 것처럼 창백하게 질린 남자의 얼굴을 발견한 건태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남자의 손가락을 발견했다.

 불안한 듯 움직이는 시선과 주춤거리는 두 다리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전해줬다.

 건태는 옆에서 종알거리고 있는 영후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저만치 서서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 새끼 잡아!”

 “응?”

 

 영후가 멍청하게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남자는 달아나기 시작했다.

 건태는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그를 쫓아 달려 나갔다. 영후는 엉겁결에 함께 건태의 뒤를 쫓았다.

 한의찬이었다. 그가 분명했다.

 

 

 

 의찬은 미친 듯이 달렸다.

 설마 했다.

 그년이 경찰서에 신고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사랑했으니까.

 사랑했던 사람을 경찰서에 신고한다고? 고작 칼 들고 쫓아왔다는 이유 때문에?

 개 같은 년. 경찰들에게 붙잡히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가면 반드시 붙잡아서 죽여 버릴 거다.

 꼭 잡아서 죽여 버릴 거다.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달리던 의찬의 눈앞에 대로변으로 튀어나왔다.

 거리는 한산했다. 하지만, 눈이 잔뜩 쌓인 길이 문제였다. 꽁꽁 언 바닥에 내딛는 발이 계속해서 미끄러지며 헛달음질 쳤다.

 옆으로 꺾는 길이 나왔다.

 있는 힘을 다해 몸을 꺾던 의찬의 몸이 기우뚱 꺾이더니, 바닥으로 엎어져버렸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소리를 지르며 쫓아오던 경찰은 이미 바로 등 뒤에까지 따라붙어 있었다.

 결말은 뻔했다.

 수갑을 차고, 미란다의 법칙을 듣고, 진술서를 쓰겠지. 고작 남자새끼 하나 죽였다는 이유 때문에.

 교도소에서 썩게 될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자, 지윤에 대한 증오심이 복받쳐 올랐다.

 씨발년. 몸뚱아리를 걸레짝처럼 굴린 주제에 신고를 해? 내 허락도 없이?

 모든 것을 포기한 의찬이 이를 뿌득 갈며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온 경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우당탕!

 

 멍청한 경찰 놈 역시 넘어졌다. 그 역시 똑같이 눈길이 미끄러웠던 것이다.

 의찬은 아주 잠깐 동안 멀뚱거렸다. 그러다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그 뒤로 또 한 명의 경찰이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냐? 쪽팔리게.”

 

 넘어져 있는 건태를 보며 영후가 빈정거리며 건태의 옆을 지나쳤다. 그리고 그 순간,

 

 주우우욱-

 

 영후의 몸 역시 눈길에 미끄러졌다. 바닥에 팔꿈치를 처박은 영후는 멍청한 표정으로 건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한심스러운 상황이었다.

 

 “쪽팔려서 경찰 못 하겠다, 진짜…….”

 

 건태가 급히 일어나서 다시 도망가는 의찬을 뒤쫓았다.

 영후는 몸을 툭툭 털고 일어나, 저만치 달려가는 의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멀리까지 달아나 있었다. 이렇게 쫓아가서는 한 사람이 쫓아가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영후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대로변 사이로 난 작은 길 하나를 발견했다. 가로지르는 길이었다. 그 길로 쫓아가면 놈을 앞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후는 숨을 가다듬은 뒤 힘차게 발걸음을 내질렀다.

 이래봬도 복싱 국가대표 특채 출신 경찰이다. 수사하고 조사하는 건 시원찮지만, 체력 하나는 중구 경찰서 안에서 최고인 영후였다.

 죽어라 달리기만 한다면, 못 잡을 이유가 없었다.

 모퉁이 길을 꺾자, 예상한 대로 큰길이 나타났다. 맞은편으로 달려오고 있는 의찬과 그 뒤를 쫓고 있는 건태가 보였다.

 왼쪽은 주택가의 벽, 오른쪽은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도로. 앞뒤로 조여 오는 두 경찰.

 놈은 도망갈 곳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영후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의 눈앞에 다 다른 순간, 의찬은 돌연 찻길을 향해 뛰어들었다.

 물론, 예상을 못 한 것은 아니다. 구석까지 몰려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되면 그가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찻길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미친 듯이 달리고 있는 차들을, 그가 그토록 잽싸게 피해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못 했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건태는 난감한 표정으로 멈춰 서서 찻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후는 반사적으로 의찬의 뒤를 쫓았다.

 그가 찻길 사이를 묘기하듯 빠져나갈 수 있다면, 경찰인 자신이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경적을 울리며 멈춰 서는 차들 사이로, 의찬의 모습은 점점 가까워졌다. 조금 있으면 손만 뻗어도 뒷덜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때,

 

 퍽!

 

 무언가가 세차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으드득!

 

 그리고 귀에 거슬리는 파열음이 영후의 온 몸을 휘감았다. 누군가 무언가에 부딪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게.

 눈앞의 장면이 기묘하게 뒤틀리면서, 영후는 그 충돌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온몸이 뒤틀리는 느낌이 전해졌다. 몸은 허공을 향해 붕- 떠오르고 있었다.

 충격이 전해진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2층 상가 건물만한 트럭이 뒤늦은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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