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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유천사
작가 : 심유미
작품등록일 : 2019.8.29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건에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가 인간 세계로 내려와 만들어가는 이야기

 
고유천사 19화
작성일 : 19-11-03 21:32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1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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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라율은 세율을 우찬에게 보내고 자신은 하윤 옆에 남아서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때문인지 계속 멍한 하윤이 계속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왜 저러는 거지?”

  불안하게 지켜보던 라율은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는 하윤을 보고 놀라 바로 뛰쳐나왔다.

  “하윤님!!!”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던 하윤이 걱정 된 나머지 주변 정령들에게 이 사실을 세율에게 알리도록 했다.

  “얘들아. 부탁이 있는데 세율이한테 가서 이야기 해줘. 나는 이 근처에 집 같은 거 있으면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깐. 그리고 올 때 두꺼운 옷이나 이불 같은 거 가지고 오라고 전해주라. 아무래도 하윤님이 감기이신 거 같으니깐.”

  “응!!!”

  정령들은 라율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재빨리 세율에게로 달려갔고 라율은 하윤을 안고 근처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런... 왜 집이 없는 거야!!!”

  아무리 둘러봐도 작은 산장 없는 주변에 절망을 하고 있을 때 동굴 하나를 발견해 그 즉시 동굴로 향했다.

  “여기면 그나마 안전하겠지. 근데 하윤님이 추워 보이는데...”

  계속 벌벌 떨고 있는 하윤이 걱정이 돼서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주고 덮어주었다.

  “세율이가 빨리 와야 할 텐데. 하윤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세율을 기다리는 동안 하윤 옆에서 지켜주는 라율은 언제나 든든해 보였다.

  “으으...”

  갑자기 신음을 흘리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하윤의 입에 귀를 갖다 대고 귀 기울었다.

  “네?”

  “내가 미안해... 지켜주지 못했어...”

  “...”

  “내가... 지켜주고 싶었는데... 나 미워해도 좋아... 그러니깐... 나 잊지 말아줘...”

  “하윤님 정신 차리세요.”

  “미안해... 내가 미안해...”

  계속해서 미안하다며 흐느끼는 하윤의 모습은 자책감과 절망감이 묻어 나왔다.

  “하윤님. 제발 정신 차리세요!”

  “나... 결국에는 못 지켜줬어... 내가...”

  “하윤님?”

  힘겹게 이야기하던 하윤이 결국 눈물이 터지며 흐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오열로 바뀌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거야... 내가 지키지 못 했는데... 왜... 나 같은 게...”

  “하...”

  “지키지 못 한 내가... 그 아이를 잊으려고 했어... 나 혼자 편하기 위해서... 내가 나쁜 거야... 내가 나쁜 거였어...”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결국에는... 내가 버린 거였어... 내가 그 아이를 버려서 그 아이가 상처 받은 거야...”

  “...”

  알 수 없는 말만 하는 하윤이 잠시 후 조용해지면서 숨을 가쁘게 쉬었다.

  “하...하아...”

  “이런 몸 상태가 많이 안 좋군.”

  옆에서 하윤을 살피며 빨리 세율이 오길 기도했다. 그 순간 밖에서 들리는 명량하고 밝은 목소리에 라율은 그제서야 긴장을 풀었다.

  “여기야.”

  “어? 라율!! 무슨 일이야?!”

  “그게 갑자기 하윤님이 쓰러지셨어. 근데 하윤님 곁은 떠나면 큰일 날 거 같아서 너 부른 거야.”

  “뭐?! 이 천사 괜찮아?!”

  “아니. 아무래도 돌아오는 거 같아.”

  “돌아오다니? 뭐가 말이야?”

  “기억 말이야.”

  “뭐?”

  심각한 표정으로 하윤을 쳐다보며 이마를 만지는 세율이 라율에게 물었다.

  “왜?”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 그 때 일을 떠올리고 계셔. 아마 얼마 안 남았겠지.”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우리가 막을 수 있는 현상이 아니야.”

  “그래도 만약 기억이 돌아오게 된다면 이 천사한테 독이 될 텐데.”

  “그렇겠지. 그래도 그걸 이겨 내시면 괜찮아지실 거야.”

  “에휴.”

  걱정 어린 눈빛으로 하윤을 쳐다보는 세율에게 문득 생각 난 라율이 세율에게 물었다.

  “아. 맞다. 마수 쪽은 어때?”

  “응? 아 그 루칸이라는 자를 만났어. 그래서 같이 있고. 이 천사 몸이 괜찮아지면 다시 가야 할 거 같아. 노리고 있는 자들이 있는 거 같아.”

  “그 시안이라는 여자?”

  “응. 저번에 찾아 왔더라. 그리고 주변에 기분 나쁜 기운들이 많아졌어. 아마도 그 마수를 노리는 거겠지. 하지만 지금 아마 루칸의 집에 같이 있으면 다가오지는 못 할 거야. 아무리 나락으로 떨어진 왕이라고 해도 왕은 왕이었으니깐.”

  “그래. 그래도 되도록 빨리 옆으로 가는 게 좋을 거야.”

  “응.”

  라율과 세율은 바쁘게 움직이며 하윤의 열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루칸의 집에서 루칸의 도움을 받으며 안전하게 살고 있던 우찬은 점점 하윤이 걱정 되어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

  안절부절 방을 왔다 갔다하고 있던 우찬이 이상했던 루칸이 우찬을 부르며 걱정 어린 눈빛으로 쳐다봤다.

  “우찬아. 무슨 일 있어?”

  “네? 아 아닙니다.”

  “아닌 게 전혀 아닌 거 같아. 그냥 숨기지 말고 편하게 이야기 해.”

  “아니 사실 그게...”

  우찬은 여태 자신이 인간 세계로 내려간 일과 인간 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루칸에게 털어 놓았다.

  “그래서 지금 그 천사는 혼자인 거야?”

  “네... 그래서 걱정 됩니다.”

  “왜 그 천사를 혼자 냅둔 거야.”

  “루칸님을 만나러 오는데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 해서요...”

  “그래도 그 천사는 천사지만 인간 세계에 꽤 머물러서 힘이 많이 약해진 상태일 텐데.”

  “그래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하윤이는 자신의 몸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아이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루칸을 눈을 가늘게 뜨며 우찬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봤다.

  “우리 우찬이가 다 컸구나. 사랑하는 여자를 걱정도 할 줄 알고.”

  “저 그렇게 어린 애 아닙니다...”

  “나한테는 아직 아가인 걸?” “그런 말씀 마세요! 저도 이제 다 컸다고요!!!”

  “그래. 그래.”

  아빠 미소를 지으며 다 컸다고 이야기하는 우찬이 아직은 어린 아이처럼 보였다.

  “자 그럼 갈까?”

  “어디를 말입니까?”

  “어디긴. 그 천사가 있는 곳으로 가야지.”

  뭘 물어보냐는 식의 눈빛에 당황한 우찬은 루칸을 잡으며 불편한 내색을 취했다.

  “네? 아닙니다. 저 혼자 갈게요. 루칸님은 좀 쉬세요.”

  “아니야. 요즘 집에만 있기 답답했고 그리고 그 천사가 누군지 궁금했을 뿐이야.”

  “그래도... 너무 신세만 지는 거 같아서...”

  “그런 생각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많이 아꼈다고 했지? 이제는 너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해볼 거야. 그러니 그렇게 불편해 하지 마. 자. 그래도 네가 앞장서렴. 이 정도는 네가 할 수 있겠지?”

  “아. 네!!”

  우찬은 따뜻한 루칸을 보며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고 그리웠던 느낌에 편안했다.

 

  “시안아.”

  “네.”

  “언제쯤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아. 곧...”

  “아니. 아무래도 더 오래 걸릴 거 같다.”

  “아...”

  “쓸모없는 애들만 내 곁에 남았으니.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겠지.”

  “...”

  “이제는 그 수밖에 없겠군.”

  “네?”

  “가서 장영인을 불러와.”

  “... 장영인이라면 그 천사 말입니까?”

  “그래. 아무래도 다시 손을 잡아야겠어.”

  “네. 금방 불러오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너는 더 이상 끼어들지 마라.”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더 이상 너는 우리와 같이 갈 아이가 아니다. 그러니 이번 장영인을 부르고 나서 나가거라.”

  “안 됩니다... 저를 버리지 마십시오...”

  “더 이상 쓸모가 없으니 너를 내가 거둬줄 의무가 없다.”

  “제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집이 쎄구나?”

  “저는 단지...”

  “나는 내 말에 토다는 것들을 가장 싫어하는 거 알지?”

  “...”

  “조심해라. 영원히 못 보는 수가 있어.”

  ‘더 이상 이렇게 쓸모없는 것들만 남겨둘 수는 없어. 빨리 처리해버려야겠군.’

  “네. 알겠습니다.”

  시안은 가시가 박혀있는 말에 가슴이 아팠지만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다는 말이 더 가슴 아프게 들려왔다.

  ‘저를 버리신다고 한들 저는 절대 떠나지 않습니다. 보여드리죠. 저 혼자서도 충분히 당신의 꿈을 이뤄드리겠습니다.’

 

  “세율. 지금 하윤님이 사라졌어...”

  “뭐?!”

  밖에서 장작을 패고 있던 세율이 하윤이 사라졌다는 말에 도끼를 떨어뜨리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왜!!”

  “내가 잠깐 밖을 살펴보러 간 사이 사라지셨어... 빨리 찾아봐야 할 거 같아. 지금 하윤님 상태는 제정신이 아니야.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하... 일단 흩어져서 찾아보자.”

  “그래. 너는 저쪽으로 가봐. 나는 이쪽으로 가볼 테니깐.”

  세율과 라율은 곧바로 흩어지며 하윤을 찾기 위해 나섰다.

  “하윤!!!!”

  “하윤님...!!!”

  둘은 다급하게 하윤을 애타게 부르며 찾았고 그 시각 하윤은 제정신이 아닌 채로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우찬아... 어디 있어...”

  하윤은 눈을 반도 못 뜬 채 맨발로 우찬을 찾으며 숲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찬아... 나 여기 있어... 이제는 너를 버리지 않을게... 어서 돌아와...”

  애달픈 하윤의 모습을 누군가가 봤다면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을 만한 모습이었다.

  “우찬... 악...!”

  비틀거리며 걷고 있던 하윤이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졌고 하윤은 그런 거에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무릎으로 땅을 기며 다시 우찬을 찾아 나섰다.

  “뭐야. 저 여자 왜 저래?”

  그때 자신이 따르는 그 분을 위해 하윤을 찾아온 시안은 하윤의 모습을 보고 황당해 했다.

  “미친 거 아니야?”

  “우찬아... 우찬...”

  “어? 뭐야. 그 마수 찾나보네? 근데 왜 저렇게 찾는 거야?”

  시안은 살짝 궁금해진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하윤 앞으로 다가가 앞길을 막았다.

  “야. 너 왜 그러고 있냐?”

  “비켜...”

  “뭘 비켜. 왜 그러고 있냐니깐?”

  “우찬이를 찾으러 가야 돼... 빨리 비켜...”

  “아~ 그 마수? 근데 이걸 어쩌지. 그러니깐 비켜주기 싫은데?”

  “비...켜...”

  “싫어. 가고 싶으면 나한테 무릎 꿇고 빌어보던가. 그럼 비켜줄 수도 있지.”

  “우찬이... 찾아야 돼...”

  “야. 너 내 말 무시 하냐?”

  시안은 자신을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하윤을 밀쳤고 넘어진 하윤의 모습을 보고 비웃는 시안이었다.

  “아~ 뭐야~ 살짝 밀쳤는데~”

  계속해서 낄낄 웃으며 하윤을 발로 얼굴을 이리저리 굴리며 괴롭히는 시안의 모습은 마치 악마처럼 보였다.

  “야~ 말 좀 해봐~ 잠깐 안 본 사이에 벙어리가 됐냐?”

  계속 비꼬는 시안을 바라보던 하윤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영혼 없는 눈동자로 작게 말했다.

  “나는... 비키라고 했어... 몇 번이나 말했어... 이제 내 탓이 아니야... 나는 분명 말했어...”

  “뭘 그렇게 중얼거ㄹ...”

  그때 하윤이 자신이 품고 있던 카드를 꺼내더니 예전에 마르칼과 싸울 때 썼던 주문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뭐라는 거야.”

  “됐다... 나는 기회를 줬어...”

  “야! 내 말 무시하지 말ㄱ...”

  시안이 화를 내던 찰나 카드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고 그대로 시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나는 기회를 줬어... 기회를 찬 건 너야...”

  “이게 뭐야!!!”

  시안이 안간힘을 쓰며 그 공격을 피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던지 점점 그 힘에 자신의 힘이 빨려 들어갔다.

  “야!! 당장 안 멈춰?!”

  “싫어... 우찬을 찾으러 갈 거야... 너는 방해 하지 마!!!!!!!!!!!!!!”

  하윤이 큰 소리를 내자 갑자기 그 힘은 더 커지면서 주위에 있던 나무들 까지 버틸 수 없었는지 날라 갔고 시안 역시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속수무책을 당하고 있었다.

  “뭐야!!!!!”

  “내가 아까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근데 왜 방해하는 거야!!!!!!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마!!!!!”

  “너!!!!!”

  “나도 힘들었어!!!!!!!!! 나도 힘들었다고!!!!!!! 그러니깐 더 이상 나를 힘들게 하지 말란 말이야!!!!!!!!”

  갑자기 카드의 힘이 요동을 치며 결국 큰 소리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하윤을 찾고 있던 세율과 라율이 갑자기 큰소리가 나자 깜짝 놀라며 다급해져갔다.

  “세율 저쪽이야!!”

  “어어!”

  라율은 큰 소리가 나는 쪽으로 뛰어갔고 세율도 그 소리에 같이 뛰어갔다.

 

  “루칸님 저게 뭡니까...?”

  “큰일이군. 아마 저기 있던 것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거 같구나. 저렇게 엄청난 힘이라니...”

  “가봐야 하지 않을 까요?”

  “그래. 가서 한번 살펴봐야겠구나.”

  우찬과 루칸도 그 힘을 감지했는지 큰소리와 빛이 나던 방향으로 뛰어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저기 숲속인 거 같아.”

  “아니 갑자기 왜 이런 힘이...”

  “아무래도 긴장 좀 해야겠는 걸? 만만치 않겠어.”

  “도대체 누가...”

  “가보면 알겠지. 하... 오자마자 이게 뭐야.”

  “일단 가보자고.”

  시안을 쳐낸 의문의 남성이 영인을 불렀고 영인과 대화하던 도중 갑자기 큰소리가 났다. 그 큰소리와 함께 엄청난 힘이 느껴졌고 남성과 영인은 당황하며 부랴부랴 소리가 났던 숲속으로 향했다.

 

  “제인.”

  “어.”

  “방금 느꼈어.”

  “응. 아무래도 큰 소란이 있나보군.”

  “가자.”

  “어딜?”

  “어디긴 그 소리 난 곳이지.”

  “우리가 거길 왜 가? 지금 할 일도 많은데!!! 그거 신경 쓸 시간 없어.”

  “아니. 가야 돼. 아마 우리와 연결 되어 있는 일인 거 같으니깐.”

  “뭐?”

  “가자.”

  “야!!!”

  마르칼은 큰 소리가 난 그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아마도 하윤님일 거야. 그때 그 힘과 똑같아.’

 

  “이봐. 저기 방금 뭐야?”

  “자네도 느꼈지? 이렇게 엄청난 힘이...”

  “아마 저기서 살아남은 자가 있을지도 의문이군.”

  “그러게 말이야.”

  “뭐 위에서 알아서 하겠지.”

  갑자기 들린 큰소리에 마족들은 수근 거렸고 그 상황을 옆에서 지켜본 수상한 후드를 덮어 쓰고 있던 자가 그 쪽을 바라봤다.

  ‘이제 곧 시작되겠군.’

  천천히 또는 빠르게 숲속으로 걷는 그 자는 곧 시작 될 엄청난 일을 예측했다.

 

  그렇게 얽히고 얽혔던 존재들이 다른 곳에서 같은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세율과 라율이 도착한 곳에서는 처참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이게 무슨...”

  “처참하군.”

  엄청난 힘이 폭발했는지 큰 구덩이가 생겨 있었고 주위는 황폐했다.

  “이런 힘을 가질만한 자는...”

  “하윤님이겠지. 아마 그 카드를 사용하셨을 거야.”

  “그 카드가 중요한 건 알았지만 이렇게 강할 줄이야...”

  “동감이야.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 돼. 아마 그 천사는 아직 제정신이 아닌 상태일 테니깐.”

  “그렇겠지. 어서 빨리 찾아보자. 그렇게 멀리 가진 못하셨을 거야.”

  “그래.”

  세율과 라율은 근처를 찾아보기 위해 움직이는 도중 갑자기 숲속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누구지?”

  “너야 말로 누군데.”

  “응?”

  세율은 경계하며 대치하고 있던 상황에 낯익은 목소리가 자신들을 향하자 경계심을 풀었다.

  “너 루칸이구나?”

  “뭐야. 네가 나를 어떻게 알아.”

  “나는 너를 봤으니깐. 너는 나를 못 봤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경계하지 말고 나오지 그래? 우리는 적이 아닌데.”

  “적이 아닌지는 내가 판단한다.”

  “어휴. 의심은 더럽게 많네.”

  세율은 루칸을 알아봤고 라율은 세율의 말에 경계심을 풀었다. 하지만 루칸은 자신도 모르는 자들이 자신을 알고 있기에 쉽게 경계심을 풀 수가 없었다.

  “어휴. 몰라. 라율 그냥 우리끼리 찾아보자.”

  세율은 경계심을 풀지 않는 루칸이 짜증났는지 짜증을 냈고 라율은 그 말에 동감한다는 듯 루칸을 무시하고 하윤을 찾아 나섰다.

  ‘저 자들은 뭐지? 나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루칸은 숨어서 둘을 지켜보고 있는 도중 갑자기 자신의 품에서 꼬물거리며 발버둥 치는 존재를 땅에 풀어줬다. 그러자 그 존재는 세율과 라율을 향해 달려갔고 그 아이를 본 라율이 살짝 놀라며 그 아이를 품에 안았다.

  “당신... 왜 지금 이런 모습입니까?”

  “크릉...”

  그 아이는 말을 못하는지 계속 갸릉 거리기만 했다.

  “우찬아!!!”

  라율의 품에 안긴 우찬의 모습을 보고 루칸은 잠시 당황했지만 우찬이 경계심 없이 안긴 라율을 안심하기 시작했다.

  “루칸님. 안녕하십니까.”

  “그래... 근데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지? 보아하니 정령인 거 같은데.”

  “네. 맞습니다. 저희는 달의 정령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영광까지야... 뭐 어쨌든 우찬이 경계심 없이 안긴 걸 보아하니 아는 사이인가 보군.”

  “네. 예전에 잠깐 만났습니다.”

  “그래. 아까 계속 경계해서 미안하네. 내가 왕의 자리에서 내려온 뒤 날 노리는 자가 많아서 말이야. 그리고 지금 좋은 상황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괜찮습니다. 경계심 많은 게 한편으로는 좋은 거죠.”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군.”

  라율과 루칸은 서로 경계심을 풀고 대화를 시작했다.

  “근데 이게 무슨 일인지 자네는 아나?”

  “아. 그게 아무래도 하윤님의 힘인 거 같습니다.”

  “하윤...?”

  “네. 아. 아마 루칸님은 그분이 누군지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천사가 맞나?”

  “네. 맞을 겁니다.”

  “이런...”

  루칸은 복잡한 심정으로 이마에 손을 집었고 하윤의 이름이 나오자 라율의 품속에 안겨있던 우찬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아. 일단 가만히 계십쇼. 지금 그 몸으로 돌아다니다가 다치실 수도 있습니다.”

  우찬은 자신을 품속에서 놓아주지 않는 라율이 살짝 원망스러웠지만 틀린 말이 없기에 가만히 있었다.

  “근데 어쩌다가 동물 모습의 마수 몸으로 돌아왔습니까?”

  “아 그건 몇 시간 전에 몸이 변하더니 저렇게 돼 버렸어.”

 

  몇 시간 전.

  “우찬아. 괜찮아?”

  “으윽...”

  우찬은 괴로운지 몸부림을 치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픕니다...”

  “그래... 괜찮다... 다 괜찮아질 거다...”

  계속 고통을 호소하며 몸부림치던 몸에서 갑자기 빛이 나더니 몸이 작아져 동물 모습의 마수로 돌아왔다.

  “아이고 우리 아가... 고생했다...”

  작아진 우찬을 안아들며 머리를 살며시 쓰담아 주었다.

  “너를 인간의 모습을 유지 시켜주던 천사가 없으니...”

  “크릉...”

  “괜찮다. 괜찮아.”

  몇 년 전 우찬을 인간 모습의 형태를 유지 시켜주던 영인이 없으니 계속 인간으로 버티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된 거였군요.”

  “그래. 근데 걱정이야. 이런 작은 몸으로 이 싸움에 들어갈 수 없으니...”

  “괜찮습니다. 우선 우찬씨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게 우선입니다.”

  “고맙네...”

  “별 말씀을요. 근데 다시 몸이 인간으로 돌아오나요?”

  “아 아마 그럴 거야. 일단 그 아이는 인간형 마수니깐. 근데 조금 오래 걸릴 수도 있어.”

  “아 그렇군요. 일단 제가 데리고 있겠습니다.”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어? 뭐야!!! 그 마수 동물이 됐네?!”

  세율은 하윤을 찾다가 결국 못 찾았는지 다시 돌아왔고 라율의 품에 안겨있는 우찬을 보며 점잖게 당황했다.

  “아. 몇 시간 전에 변했나보더군. 아마 인간형으로 돌아오려면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데.”

  “흠~ 그래?”

  세율은 라율 품에 안겨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찬을 손가락으로 살짝 툭툭 쳤다.

  “작으니깐 꽤 귀엽네.”

  “크릉...”

  귀엽다는 말에 화를 내는 우찬의 모습은 마치 작은 강아지가 경계하는 거 같아 다들 귀엽게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헐 너 진짜 귀엽게 생겼구나?”

  “크릉...”

  “뭐뭐뭐. 불만 있어?!”

  서로 으르렁 거리며 눈빛싸움을 하는 둘을 보고 라율은 고개를 저었다.

  “정신연령이 어째 똑같냐.”

  “뭐?!”

  “크릉!”

  둘은 똑같다는 말에 화를 냈고 그 모습에 당황한 라율은 라율답지 않게 우물쭈물 거렸다.

  “뭐...”

  “얘랑 나랑 동급으로 보지 말아줘.”

  “큼. 뭐 알았어. 아 어쨌든 세율. 하윤님은?”

  “아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아무래도 좀 멀리 간 거 같아.”

  “하... 이런.”

  “저기.”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라율과 세율을 부르며 궁금한 표정으로 루칸이 물었다.

  “그 힘이 하윤이라고? 물론 하윤이 강한 건 알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 이 힘은 도무지 어떤 존재의 힘이라고 생각 들지 않는데?”

  “뭐. 그건 나중에 천천히 알려주도록 하죠. 일단 하윤님이 힘을 많이 모으셨다고 생각하지면 됩니다.”

  “모았다고? 키운 게 아니라?”

  “네. 어쨌든 지금 상황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힘듭니다. 빨리 하윤님을 찾아야 돼요.”

  “아... 그래. 알겠네.”

  “음...”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루칸을 보며 세율은 잠시 고민하더니 루칸에게 말을 건냈다.

  “저기 루칸.”

  “응? 무슨 일이지.”

  “미안.”

  “뭐?”

  “너를 이기적이고 가식덩어리라고 생각해서 미안했다고.”

  루칸과 라율은 뜬금없는 세율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니 내가 예전에 너를 그렇게 생각했거든. 근데 지금 보니깐 아닌 거 같아서 사과하는 거야.”

  “하하하. 이거 꽤 재미있는 아가씨군.”

  “이왕이면 이쁘다는 게 좋은데.”

  “그래. 이쁜 아가씨.”

  루칸은 세율을 보며 귀여웠는지 크게 웃었고 예전에 루칸을 보며 꼭 사과하겠다고 생각했던 세율은 마음이 홀가분해진 마음에 밝게 웃었다.

  “참 재미있는 구경이군.”

  어디선가 들리는 차가운 목소리에 하율과 세율은 동시에 경계하기 시작했다.

  “어서와.”

  “그래. 나를 기다렸나보구나.”

  “응. 네가 여기 올 줄 알았거든.”

  “언제 봐도 당돌하단 말이야.”

  “응. 그렇구나.”

  영혼 없는 말투로 톡톡 쏘아 붙이는 세율의 앞을 막고 라율은 그 남자를 향해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로엘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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