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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 소꿉웬수
작성일 : 19-11-02 22:03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6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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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꿉웬수

 

 

 

  터덜터덜-

 

 

  저릿한 손의 감각.

  부들거리는 종아리와 허벅지.

 

  “내 방에서 거실까지 가는 거리가 이렇게나 멀었나.”

 

  바로 앞인데 바로 앞이 아닌 기분이다.

 

  이사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고, 그에 작용을 받은 내 뼈와 엉덩이는 어디든 앉으라며 울부짖고 있었다.

  한 걸음 걸을때마다, 신경들을 누군가가 아주 세게 꼬집는 느낌이다.

 

  오늘이 일요일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분명 학교에 네 발로 갔을게 분명하다.

 

  “으윽!“

 

  나를 얼마나 부려먹을 거냐며 화를 내는 근육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거실에 외로이 네발로 서있는. 다삼소에서 2000원주고 사온 플라스틱 의자에 살포시 내 힘듬을 내려놓았다.

 

  엉덩이를 내려놓자마자 순간적으로 왼쪽골반에 저릿함이 놀러왔지만,

  ..잠시후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갔다.

 

  하-

 

  이제서야 보이는 집안의 풍경.

 

  완벽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갖추어진 공간이 시야에 비추어진다.

 

  짐이 은근히 많았기에, ‘이걸 어떻게 다하지’하고 걱정했던, 이사에 대한 고민이 조금은 덜어지는 기분이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는 안도감에 휩쓸려, 더욱더 성취감을 고취시키고자 주변을 하나씩 읊기 시작했다.

 

  ‘너희들도 여기까지 오는데 수고 했어’라는 마음을 담아, 허공에 손을 뻗어 물건들을 간접적으로 쓰다듬어주었다.

 

  “TV, 식탁, 시계, 서랍장, 냉장고, 세탁기, 부엌, 그리고....”

  “..아.”

 

  하나하나 물건들을 언급하다보니 의도치않게 거실을 전부 둘러보게 되었는데,

  ..엄마가 보이질 않았다.

 

  두리번거리는 눈에 이제서야 포착된, 냉장고에 붙어있는 메모하나.

 

  [해다야, 그러고보니 밥이 없더라. 엄마 잠깐 쌀사러 나갔다 올게. 용돈 다 떨어졌다고 했지? 상 위에 봉투뒀으니 그걸로 민우랑 맛있는거 사먹어-]

 

  ‘그러고보니. 짐 옮길때 허스키도 열심히 도와줬었지.’

 

  내가 이사 온 집은 허스키의 바로 옆집.

 

  어릴때는 바로 앞집.

  지금은 바로 옆집.

 

  우연이긴 했지만,

  처음 마주한 동네에서 느껴지는 낯선감정이 우연 덕분에 조금 완화되었다.

 

  무엇보다, 녀석과의 대화가 어색하지 않다는게 너무 기쁘다.

  고마운 마음에 녀석과 함께 짜장면이라도 먹고자 전화를 걸었다.

 

  [ 허스키 짜장면 콜? 내가 쏜다! ]

 

  [ 얼마있는데. ]

 

  [ 기다려. 한번 보고 말해줄게 끊지 말아봐. ]

 

  부엌에 있는 탁자위에 가지런히 앉아 있는 봉투를 손에 쥔 뒤, 입구에 틈을 살짝 만들었다.

 

  후-

  후-

 

  조그마한 숨을 불어넣어 뚱뚱하게 만든 뒤, 두근거리는 맘을 담아 왼쪽 눈을 살짝 감고 오른쪽눈을 이용해 봉투 안을 탐색했는데..

  ..지폐가 없다.

 

  ‘에이 설마 그럴리가 없지-‘

 

  봉투를 거꾸로 뒤집어 약간의 힘을 실어 위 아래로 흔들어보았다.

 

  땡그랑-

 

  동그랗게 생긴 금속 네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조심스레 그 아이들을 들어올려 멍한표정으로 이름을 불러주었다.

 

  “..2000원.”

 

  자신에게 음식물이 찾아오지 않을것 같다는 위기를 느꼈는지, 위가 ’꼬르륵’하며 울부짖었다.

 

  어느새 내 목소리가 닿은 핸드폰에서,

  ..단호한 대답이 들려온다.

 

  [ 아. 나 치킨 시켰는데 까먹었네. 안 사줘도 되니까 맛있게 먹어라. ]

 

  안돼. 분명히 저 말투는 끊겠다는 신호!

  쏜살같이 달려가 폰을 붙잡고 절박함을 외쳤다.

 

  [ 선생님!!! 불쌍한 중생 한번만 도와주!!!! ]

 

  삐삐삐-

  허나, 들려오는건 ‘전화는 끊어졌습니다’라는 의미를 지닌, 반복되는 소리 뿐.

 

  한가지가 더 있다면,

  화내고 있는 내 위장과, 슬슬 찾아오는 배고픔이라는 고통.

  방법을 찾으려 실핏줄을 세우는 내 눈동자.

 

  이 쪽 동네 지리도 제대로 모르는 나이기에, 엄마를 찾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엄청 오래걸릴게 분명했다.

 

  “안돼.. 안돼!!!”

 

  굶주림에 부글대는 배를 잡고, 문을 연 다음 허스키녀석의 집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이때, 갑자기 오토바이소리가 들려왔다!!

  지나가며 흩뿌리는 향기를 킁킁대며 맡았더니, 치킨향이 콧속으로 스며들어왔다.

 

  “ 으악!!!”

 

  어서 내놓으라며, 위장이 아까보다 더 떼를 쓰기 시작했다.

 

  오토바이가 멈춘곳은, 역시나 허스키 녀석의 집 앞.

 

  만만치 않은 꾀를 가진 나는, 벽에 붙어 슬금슬금 기척없이 앞으로 나아간 뒤, 녀석이 문을 열고 받으러 나올때까지 문 옆의 조그만 공간에 숨어 힐끔힐끔 기회를 노렸다.

 

  끼익-

 

  드디어 나오는 목표물.

 

  “감사합니다.”

 

  목표물의 결제방식은 현금결제.

  녀석이라면 거스름돈이 맞는지 문을 연 채로 세고 있겠지.

 

  내 예상대로 거스름돈이 맞는지 살펴보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 ..바로 그것이 빈틈!! ’

 

  당장 달려나가 녀석의 집 대문을 온 힘다해 붙잡고 친절하게 엄지를 들어 보여주었다.

 

  “ 헥..헥.. 안녕 친구, 너의 길드에 들어가도 되겠니?”

 

  그래. 여과되지않은 이 숨소리도 분명 설득력을 높여주겠지.

 

  허나, 놀란듯한 표정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내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뭐야, 누구세요?”

 

  이녀석 모르는척 하는거 보게-

  일단은 맞춰주기로 했다.

 

  “이사왔는데, 서로 친해졌으면 좋겠어서요!”

 

  미소지으며 말했지만, 앞 사람은 벽을 허물 시도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친해지는 건 좋지만, 치킨은 안됩니다.”

  “에이, 됐다 됐어! 너혼자 다 먹고 만수무강해라!! 어유 됐네요 거!”

 

  이제, 당당하게!

  ..녀석의 문 안쪽으로 발을 움직여 이동했다.

 

  피식소리가 녀석의 이빨사이로 새어나온다.

 

  “야.”

 

  “뭐? 내 갈 길가고 있는데?”

 

  “거기 우리집이거든.”

 

  “치킨식어, 안들어가?”

 

  “하.. 참나.”

 

  어이없지만 즐겁다는 녀석의 콧소리가 ‘피싯’하고 공기 중에 퍼져간다.

 

  기쁜듯이 접히는 눈꼬리. 나는 녀석이 진심으로 나를 밀어내지 않을거란걸 이미 알고 있었다.

 

  ***

 

  심플한 느낌의 거실. 우리집과 상반되게 있어야할것들만 전시된 듯한 단조로움이 느껴졌다.

 

  어디가 부엌이고 어디가 거실인지 경계를 나누는 선이 존재하진 않았지만, 가구의 배치와 간격이 간접적으로 경계선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릴때 허스키집과 우리집은, 공간이 좁다보니 좀 더 물건이 쌓여있는듯한 느낌이었는데..

 

  익숙한 풍경과는 다른 분위기와 느낌에, 신기하다는 표정을 숨기지못한 채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먼저 거실 책상주변에 앉은 녀석이 멍하니 서있는 나를 불렀다.

 

  "부스러기 떨어지면 청소하기 힘드니까, 너도 와서 신문지 깔아."

 

  부스럭대는 소리가 잠시 이어지고, 책상에게 신문지라는 이불이 덮어졌다.

  동시에, 그 위에 올려진 치킨 박스가 열리기 시작했다.

 

  바삭한 아이들이 살고있는 문이 열리자마자 흘러들어오는 콧 속의 작은 요정.

  온 몸의 관심이 향기가 흘러드는 방향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움츠러드는 피부의 긴장감과 반짝이는 내 두눈, 꿀꺽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내 목구멍.

  표정을 딱히 숨기지 않아서 일까. 녀석은 날 보면서 '풉'하며 웃고 있었다.

 

  "그렇게 먹고 싶었냐."

 

  "야, 양념치킨님이 앞에 계시는데 안 이러는게 실례야."

 

  콧김을 한번 내뿜는 내 모습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며 다음말을 이어가는 녀석.

 

  "어떻게 해야 그럼 실례가 아닌건데?"

 

  "궁금하다면 알려주는게 인지상정!"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하는 녀석에게 닭다리하나를 손에 쥐어주었고, 내 손에도 닭다리를 하나 들었다.

 

  "너 그냥 다리 먹고 싶었던거 아니야?"

 

  흥. 자연스럽게 넘어가려 했건만, 눈치가 이렇게나 빠를줄이야.

 

  아무렇지 않은척 하며 낭만을 즐기는 한 명의 치킨 사냥꾼 같이 녀석의 다리에 내가 쥔 다리를 톡하고 갖다댔다.

 

  "이런게 우정의 치킨 의식이지."

 

  "절대 내가 다리를 먹고 싶어서 이런건아니고, 나 원래 퍽퍽살 좋아해 왜이래!"

 

  찔림이 가득한 내 얼굴을 발견했는지, 녀석의 표정이 다시금 장난으로 가득 뒤덮였다.

 

  "그럼 의식 끝났으니까 다시 내놔. 나 양손에 쥐고 먹고 싶어서 시킨거니까."

 

  "앗."

 

  녀석이 만만하지 않다는것 쯤 알고 있었지만, 이런곳에서까지 논리적인 느낌을 주는 문장을 구사할 줄이야.

 

  중요한건, 녀석이 사준부분이었기에 나는 반항의 의미로 눈만 크게 떴을 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아랫입술. 다른 부위를 먹지않은 채 녀석만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쩔 수 없군 그 방법을 쓰는 수 밖에-

 

  치사하다를 열 댓번 반복한 뒤, 녀석의 시선이 나로 향했을 때 즈음 당장 창문 앞으로 달려가 아주머니를 읊었다.

 

  "헐 아주머니 오시나봐, 야. 먹고 있을때가 아니야!"

 

  "뭐?"

 

  놀란표정으로 내가 있는 쪽을 향해 걸어오는 녀석의 모습을 파악한 뒤, 적정선으로 다가왔을 즈음 녀석의 한손에 있는 치킨을 냅다 베어물고 도망갔다.

 

  녀석의 멍한 표정이 몇 초쯤 이어졌고, 쫒아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벽에 기대 살짝 고개를 내밀고 녀석을 살펴봤는데..

 

  ..어느샌가 녀석이 사라져있다.

 

  설마하는 생각에 뒤로 고개를 조심히 '끼긱끼긱' 움직였는데, 녀석이 날 보면서 들숨날숨을 반복하고 있었다.

 

  내 머리카락이 공중에 부유하며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게 느껴진다.

  괜히 찔린 나는 미세하게 녀석앞에서 떨고 있다.

 

  일단 먹요정이 지나갔다는걸 알려주기 위해 녀석에게 앙증맞은 설화를 말해주었다.

 

  "하하! 녀석 다리 두개 먹으려다 벌받았구나? 왜 한쪽에 살이 없어? 먹요정이 지나가셨네~ "

 

  웃는사람에겐 침도 못뱉는다고, 우리 둘 사이에는 말 없이 묘한 공기만 흐르고 있었다.

 

  잠시 후, 치킨을 쥔 녀석의 손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내 얼굴 앞에서 멈췄다.

  뭐냐며 눈을 깜빡이니, 녀석의 입술이 움직였다.

 

  "아니, 이것도 먹으라고."

 

  ..얘 친절하다.

 

  무섭다!!!!

 

  "너 왜.. 왜그래."

 

  어서 먹으라며 한번 흔들리는 치킨이 내 눈앞에서 찰랑인다.

  교묘한 수법인건지, 아니면 미안함을 느끼라는건지 녀석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내심 찔렸던 내 양심은 더 좋은 닭다리로 노선을 변경했다.

 

  "내..내가 더 좋은걸로 사주려고 했지!! 편의점 닭다리 사온다 내가!"

 

  다행히 500원짜리 4개가 있었기에, 그 정도는 충분했다.

 

  "닭다리는 괜찮고, 너 얼굴 그대로 다녀와. 편의점은 우리집 오른쪽으로 쭉가다보면 나와."

 

  은근슬쩍 길 알려주는거에 감동할 틈 따위 나에겐 없었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는데, 문득 녀석이 말한것중에 상황과 안 어울리는 단어가 있었던것같아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얼굴 그대로 다녀와'는 무슨의미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확한 이유를 알수 없었기에, 일단 다녀와서 물어보자 생각하며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 편의점안으로 입성했다.

 

  '딸랑' 문을 열자마자 들리는 경쾌한 소리가 나를 반겼고, 어째선지 편의점 알바분께서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내 뒤에 누가 있나 싶어 뒤를 돌아봤는데도 시선은 똑같다.

 

  ..뭐지?

  깊이 생각하지 말자 마무리 짓고 계산대 앞에 서서 닭다리하나 부탁한다고 말씀드렸다.

 

  "점보닭다리 1900원짜리 하나 주세요."

 

  나를 멍하니 계속 바라보던 알바분은, 나에게 말을 건넸다.

 

  "실례지만 입 주변에 양념 잔뜩 묻으셔서.. 그리고 볼에도 양념.."

 

  "네?"

 

  그 말을 듣자마자 녀석의 말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너 얼굴 그대로 다녀와.]

 

  민망한 얼굴을 감추고 계산을 마친 뒤,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고개 숙여 녀석의 집쪽으로 최대한 빨리 달려갔다.

 

  아까 격하게 뺏어먹느라 양념이 잔뜩 묻어버렸던건가 싶었지만, 보고도 알려주지 않은 녀석을 보면 일부러 나를 나가도록 유도한게 분명하다.

 

  "우씨."

  "우씨이!!"

 

  도착하자마자 녀석의 집 문을 당당하게 활짝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아직까지도 신나게 웃고 있었다.

  달려오다보니 머리도 바람에 뒤틀렸고, 얼굴도 약간 붉은상태이다보니 이 모습이 녀석의 웃음소리를 더욱 발화시켜주었다.

 

  주변을 살폈다.

  저녀석의 웃음을 멈출만한게 뭐가 있을까.

 

  아직 많이 남아있는 치킨과 그 밑에 자작하게 남아있는 양념이 내 시선에 포착되었다.

 

  그래- 과녁은 네놈이다.

 

  치킨박스로 다가가 치킨은 건드리지않고 양념만 주르륵 따라 떨어지지 않을정도로만 손에 묻혔다.

  녀석의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뭐하냐. 오지마라."

 

  친절하게 과정은 설명 해주어야 할 것 같아서 하나씩 말해주었다.

 

  "전 방금 컴퓨터 보조프로그램에서 허스키라는 그림판을 열었습니다."

 

  "어머, 붓에 치킨양념 물감을 묻혔네요?"

 

  "어떻게 될까요?"

 

  여기 우리집이라며 조금씩 뒤로 물러서는 녀석이었지만, 빠른기세로 직진하는 내 속도에 작은 움직임이 당해낼 수는 없었다.

 

 

 

  ***

 

 

 

  우리 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비닐봉지소리가 한가득 퍼져오는걸 보니, 엄마인 것 같다.

 

  내 스스로의 정리는 덜 되었지만, 일단 무거우실 수 있으니 물건을 받으려고 문 앞에 서있었다.

  무언갈 봤다는 듯 피식하는 소리가 엄마의 입꼬리에 가득 머금어져 있다.

 

  "얘, 내가 오면서 뭘봤는지 아니?"

 

  "아니 글쎄, 민우가 왁스를 잘 못 발랐는지 머리가 아주 엉망이더라!"

 

  "무슨.. 양념냄새도 났던거 같은데.. 요즘에 그게 유행이니?"

 

  무슨 얘기를 하시는지 말 안해도 알 것 같다.

  눈 앞에서 자세히 설명해드리고자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엄마.."

 

  엄마의 시선이 내게 닿아온다.

  ..엄마의 눈이 점점 커지는게 느껴진다.

 

  "야 너 머리가 그게 뭐야!!!!!"

 

  ..양념 한 방울이 '또옥'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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