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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슈퍼히어로 변호사
작가 : 앤유
작품등록일 : 2019.11.1

비밀을 품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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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검사
최연소 변호사

"인간을 먼저 상대한 다음, 악마를 상대해 주마!"

 
붉은 손
작성일 : 19-11-02 21:58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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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붉은 손

 

 

 “이 개자식아! 무슨 짓을 꾸민 거야?”

 필근은 민수의 멱살을 낚아채 구석으로 몰고 갔다. 민수는 뒷걸음질 치다가 벽에 뒤통수를 찧었다. 필근은 민수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몇 번 더 뒤통수를 벽에 짓찧었다. 쿵, 쿵 소리가 한참동안 울렸다. 천장에서 뿌연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내렸다.

 “네가 한 짓이지? 그렇지?”

 민수의 몸이 축 늘어졌다. 필근은 민수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손에 잔뜩 힘을 주고 위로 끌어당겼다.

 “배식, 광빈, 태영이. 모두 네가 죽인 거지?”

 민수가 신음소리만 내며 대답을 못하자 필근은 민수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말 해, 이 돼지 새끼야!”

 민수의 안면이 금방 피로 물들었다. 양쪽 콧구멍에서 흘러내린 피가 턱을 타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그래도 필근은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 돼지 새끼, 오늘 내 손에 한 번 죽어 봐라!”

 손바닥으로 민수의 뺨을 철썩 철썩 갈겼고, 무릎을 세워 복부와 옆구리를 올려쳤다.

 마침내 반쯤 정신을 잃은 민수의 몸이 무너지듯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다시 일으켜 세우려 해도 더는 무리였다. 온통 땀을 뒤집어 쓴 채 밭은 숨을 내 뱉는 필근도 이미 지쳐 있었던 것이다.

 “이 돼지 새끼…….”

 필근은 한 손으로 의자를 끌고 와 그 위에 앉았다.

 “그런다고 내가 겁먹을 것 같아? 내가 너 따위를 겁낼 것 같아?”

 필근은 발끝으로 엎어져 있는 민수의 몸을 똑바로 뒤집었다. 퉁퉁 부어오른 민수의 붉은 얼굴이 드러났다. 숨을 내쉴 때마다 코와 입에서 핏물이 새어나왔고, 불룩한 배가 가쁘게 오르내렸다.

 “너 어젯밤에 우리 집에 찾아 왔었지?”

 “……안…… 갔어.”

 “거짓말 마. 네가 아니었으면 누구야?”

 필근은 남은 힘을 쥐어 짜 민수를 몇 번 더 걷어찬 후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이상한 검은 옷을 입고, 이상한 분장을 하고 내 방에 서 있었잖아?”

 “내가…… 아냐.”

 “뭐?”

 필근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라고 했어? 네가 아니라니? 그럼 누구야?”

 필근은 한쪽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민수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누구야?”

 “기드…… 로.”

 “뭐?”

 “기드로.”

 “기드로가 누구야? 그게 뭐하는 놈이야?”

 민수는 대답하지 못했다.

 기드로가 누군지는 민수도 몰랐다.

 “미친 새끼…… 이런 정신병자 새끼한테 질문을 하는 내가 바보다.”

 필근은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털썩 주저앉았다.

 “하긴 너 같은 돼지 새끼가 그런 일을 직접 할 수는 없지. 날 찾아온 것도, 애들을 그렇게 만든 것도 다른 놈이 한 짓이야. 전문가의 솜씨였어.”

 필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민수를 째려봤다.

 “누구한테 시킨 거야? 응? 청부업자라도 부른 거야? 대신 죽여줄 킬러를 고용한 거야?”

 “……아냐.”

 “그럼 누구야? 응? 옆집 아저씨야? 학원폭력에 시달리는 너를 가엽게 여긴 옆집 아저씨가 너 대신 복수를 해 준 거야? 영화처럼?”

 필근은 코웃음을 쳤다.

 “누군지 몰라도 그 새끼도 곧 잡아서 죽여 버릴 거야. 경찰이 잡기 전에 내 손으로 먼저 잡을 거라고. 네가 얼마나 큰돈을 써서 사람을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내 뒤에는 이 지역을 주름잡는 조직폭력단이 버티고 있어. 사람 찾는 거? 사람 죽이는 거? 일도 아냐.”

 민수가 갑자기 발작하듯 기침을 했다. 코에서 흘러내린 핏물이 목구멍을 타고 기도를 막은 것이다.

 “이 새끼가 엄살은…….”

 필근은 혐오스런 눈길로 민수를 응시했다.

 “이 돼지 새끼야 기침 그만 하고 어서 말해. 그 새끼가 누군지. 어디 사는 놈인지.”

 민수는 몸을 옆으로 돌려 누우며 간신히 기침을 멈췄다. 필근이 민수의 어깨를 거칠게 짓누르며 몸을 원상태로 돌려놨다.

 “우리가 찾을 수도 있지만 너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바른대로 실토하면 그 새끼만 죽이고, 넌 조금 더 살려 줄게.”

 민수가 실눈을 뜨고 필근을 올려다봤다. 시선이 한순간 옆으로 옮겨졌고, 민수의 눈꺼풀이 커다랗게 열렸다.

 “기드로야.”

 “이 새끼가 진짜 얼마나 더 터지고 싶어서 계속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기드로!”

 민수는 피거품을 토하며 목청을 높였다.

 “이 돼지 새끼가 실성을 했나.”

 “기드로!”

 그때 등 뒤로 싸늘한 기운이 와닿는 것을 필근은 느꼈다. 한 번 느낀 적이 있는 한기였다.

 “헉!”

 돌아보니 검은 옷의 남자가 창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어젯밤 자신의 집을 찾아왔던 그 남자였다.

 학교를 빼먹고 정대파 식구들과 신나게 어울린 하루였다. 최근 대대적으로 인력을 보강 중인 정대파에서 마침내 자신을 호출했던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정대파에게까지 알려졌다는 게 뿌듯하고 신났다. 보스인 박정대를 만나진 못했지만 행동대장 급인 도끼와 대면할 수 있었다. 도끼는 필근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9년 선배이기도 했다.

 가입단식을 마치고 식구들을 몇몇 소개받고, 구역의 업소를 둘러보고, 처음으로 성인 오락실에서 파친코 기계도 만져봤다.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까지 거나하게 가진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으로 향하는 골목에서 2층 자신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방 안에 누군가 있었다.

 직감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입고 있는 이상한 모양새의 검은 옷도 그랬고, 천장까지 닿을 듯한 큰 키도 그랬고, 무엇보다 필근을 얼어붙게 만든 것은 붉은 손이었다.

 핏물 속에서 막 건져 올린 듯 온통 붉은 빛을 띠는 팔 하나가 창 너머로 또렷이 보였던 것이다.

 누군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짐작 가는 인물도 없었다. 옛날 친구인지, 친척인지, 부모님의 친구인지, 형사인지, 심지어 정대파의 라이벌 조직원인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2층으로 뛰어올라가 자신의 방문을 열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필근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몸이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저 붉은 손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었다.

 그때 남자가 창 너머로 필근을 발견했고,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창을 활짝 열었다.

 불빛을 등지고 서 있어 안면에 온통 그림자가 져 있었다. 그럼에도 창틀을 잡고 있는 남자의 시뻘건 손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필근은 그대로 등을 돌려 도망쳤다.

 등 뒤에서 싸늘한 한기가 밀려오는 듯했다. 돌아보지 않고 뛰었고, 한참을 뛴 후에야 돌아보니 쫓아오는 이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 친구들에게 차례로 연락을 취했다. 안배식, 허광빈, 이태영 모두 그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았으며 연락조차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필근은 세 친구가 변을 당했음을 직감했다. 자신의 방을 찾아왔던 남자에게 당한 것이다. 멋모르고 집으로 갔으면 자신도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다.

 멀리 떨어진 다른 친구의 집에서 잠을 자고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다음 날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하루 종일 끔찍한 뉴스가 인터넷과 방송을 뜨겁게 달궜다. 자신의 세 친구들이 심장을 적출당해 죽은 것이다. 붉은 손이 떠올랐다. 아마도 친구들의 가슴에 손을 넣어 직접 심장을 적출했기 때문에 그처럼 붉은 손이 된 게 아닐까.

 순간 우민수가 떠올랐고, 놈을 족치면 뭔가 답이 나올 것 같았다. 민수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면 자신의 집 차고에 숨어 지낸다는 것을 필근도 이미 알고 있었다. 언제든 호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민수의 낡은 아지트에서 뜻하지 않게 그 남자와 정식 대면을 하게 된 것이다.

 “천필근.”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런 데에 있었군.”

 필근은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며 남자의 모습을 살폈다.

 가까이에서 보니 남자의 얼굴이 거의 자신만큼이나 어려 보였다. 훨씬 어른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뜻밖이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았다. 어제 밤에 2층 창을 통해 봤을 때는 천장에 닿을 듯 컸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자신과 비슷했다. 아래로 늘어뜨린 두 손에 핏자국 같은 것도 없었다.

 필근은 갑자기 남자가 만만하게 보였다.

 “뭐야? 네가 기드로야?”

 필근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러다가 주머니에서 재빨리 칼을 꺼냈다. 날 길이 15센티미터의 잭나이프였다. 바로 어제 정대파 행동대장 도끼로부터 받은 선물이었다.

 “너 뭐야? 왜 내 친구들을 죽였어? 왜 날 찾아왔어?”

 “너한테서 어둠의 냄새가 나거든.”

 기드로는 매서운 눈빛으로 필근을 응시했다.

 “사악한 어둠의 냄새.”

 “뭐래는 거야?”

 필근은 기선 제압이라도 하려는 듯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

 “너 뭔지 모르겠지만 허튼 수작 부리다가는 죽는다? 이걸로 사지를 몽땅 썰어버릴 수도 있어.”

 “친구들보다 확실히 강력하군. 네 것까지 합쳐야 온전히 한 사람의 몫이 되겠어.”

 “뭔 개 소리야?”

 필근은 잭나이프를 휙, 휙 휘두르며 위협했다. 기드로는 칼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고 필근의 겁먹은 눈동자에 시선을 보냈다.

 “넌 더 살아봐야 나쁜 짓밖에 하지 않을 놈이야.”

 “그래, 나도 알아. 염병할. 나쁜 짓 얼마든지 더 해 줄 테니까. 이리 와 봐!”

 필근은 끝까지 허세를 부리며 칼날을 마구잡이로 흔들어댔다.

 “이쯤에서 생을 마감한다 해도 너무 원통해 하지 마.”

 “지랄하지 말고 덤벼, 이 개새끼야!”

 소리를 꽥 지르며 필근이 먼저 달려들었다. 잭나이프가 기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냈다. 붉은 핏물이 튀었다. 피를 보자 필근의 사기가 충천됐다. 놈도 인간이다. 칼로 찌르면 피가 나고, 죽을 수 있는 인간.

 필근은 기세 좋게 칼을 휘둘러 상대의 옆구리에 다시 상처를 냈다. 몇 번 더 찌르면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기드로가 기습적으로 팔을 뻗어 필근의 목을 움켜쥐었다.

 “컥!”

 필근의 입에서 고통스런 신음이 터졌다.

 칼을 쥔 손을 휘둘러 기드로의 팔을 마구 찔렀지만 기드로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목을 움켜쥔 기드로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필근의 입에서 다시 한 번 신음이 터졌다. 피 묻은 잭나이프가 손아귀에서 힘없이 떨어졌다. 필근은 사지를 바동거렸다. 붉게 상기된 얼굴 위로 실핏줄이 도드라졌다.

 “……려줘.”

 입술을 달싹거리며 간신히 소리를 냈다.

 “뭐라고?”

 “살…… 려…… 줘.”

 “왜?”

 기드로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쁜 냄새를 사방에 풀풀 풍기고 다니는 널 왜 살려 줘야 하는데……?”

 “살…… 려…….”

 “왜!”

 기드로는 반대쪽 벽을 향해 필근의 몸을 힘껏 내던졌다.

 필근의 얼굴이 벽과 충돌하는 순간 쿵, 하는 울림과 함께 시뻘건 선혈이 사방으로 솟구쳤다. 얼굴이 뭉개진 채로 필근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옆에는 비슷한 몰골을 한 민수가 아직도 바닥에 누워 있었다.

 “넌 살아봐야 세상에 도움이 안 돼.”

 기드로는 냉정하게 말했다.

 “너희들 추악한 목숨들을 희생시켜 선량한 소녀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밑지는 거래는 아니잖아?”

 기드로가 한 팔을 뻗었다. 갈퀴처럼 곤두세운 다섯 개의 손가락이 필근을 향해 다가갔다. 필근은 간신히 눈을 치켜뜨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손을 바라보았다.

 붉은 손이었다.

 어젯밤 2층 창을 통해 목격했던 그 붉은 손.

 붉은 손이 필근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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