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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슈퍼히어로 변호사
작가 : 앤유
작품등록일 : 2019.11.1

비밀을 품은 변호사!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
최연소 검사
최연소 변호사

"인간을 먼저 상대한 다음, 악마를 상대해 주마!"

 
심장을 적출하는 악마
작성일 : 19-11-02 21:56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5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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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심장을 적출하는 악마

 

 

 “제 생각이 짧았던 겁니다. 저는 어진 수산이 그렇게 나쁜 회사인줄 몰랐거든요.”

 박정표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새 공장 부지를 찾고 있다기에 아무 생각 없이 누나의 과수원 옆에 비어 있는 땅을 언급하고 말았죠.”

 어진 수산은 곧바로 박정표가 말한 땅을 검토했고, 공장 부지로 적합하다고 판단되자 즉시 공사에 착수했다.

 “과수원에 피해가 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 일로 누나가 그렇게 스트레스 받게 될 줄도 몰랐고요. 오히려 처음에는 저도 회사 편에 서서 누나를 설득할 정도였으니까요.”

 박정화가 반발을 거듭하며 계속 삐딱하게 나오자 하 사장은 동생인 박정표를 적당히 구워삶아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저에게 그곳 주임을 맡기겠다는 겁니다. 직급도 오르고, 봉급도 두 배로 뛰고, 출퇴근하기에도 본사보다 그곳 공장이 훨씬 가까웠죠. 여러 가지로 매혹적인 제안이었어요. 그게 미끼인줄도 모르고 저는 그만 덥석 물고 말았어요. 부끄럽게도…….”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나우가 자책하는 박정표를 위로했다. 영울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끊임없이 수육을 집어먹고 있었다. 끝내주게 맛있는 수육이었다. 하루의 고생과 피로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신묘한 맛이었다.

 “나중에는 저를 볼모로 누나를 협박했죠. 계속 삐딱하게 나오면 회사 잘 다니고 있는 네 동생을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만들어 버리겠다. 누나 속이 정말 새까맣게 탔을 겁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그 못난 직장에 계속 붙어 있으려 했고요. 결국 쫓겨나고 말았지만요.”

 “그래도 박정표 씨의 역할이 컸습니다.”

 나우가 박정표의 잔에 콜라를 따라주며 말했다. 나우도 박정표도 모두 술을 한 방울도 하지 못했다. 영울은 그 사실이 놀라웠다. 박정표야 그렇다 쳐도 명색이 검사였고, 변호사인 양반이 어떻게 술 한 잔 할 줄 모를까. 술도 그냥 술이 아닌 고급술을 대접받을 기회가 무척 많았을 텐데.

 자신도 주당은 아니지만 소주 한 병쯤은 비울 수 있었다. 물론 혼자 먹는 건 싫어서 영울도 나우와 박정표처럼 콜라와 환타를 적절히 번갈아가며 마시는 중이었다.

 “어진 수산에서 수상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고, 비밀을 캐러 적진을 향해 단신으로 뛰어들었지 않습니까. 그 용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땐 잠깐 눈에 뵈는 게 없어서…… 직장도 잘린데다가 누나에게 퇴거 명령서까지 날아왔다는 말을 듣고 제정신이 아니었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용기가 아니라 무모했던 것 같습니다. 공연히 여러 사람들에게 걱정과 피해만 끼치고 말았죠.”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용기가 있었기에 결국 정의가 실현된 겁니다. 이번 일은 박정표 씨가 해결한 거나 마찬가집니다.”

 나우는 진심어린 목소리로 박정표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무나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기보다 현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죠. 크게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적당히 불의와 타협하거나 굴복당하면서 사는 것을 선택합니다. 저기 수육 두 접시를 혼자 다 비우고 있는 저 친구만 해도 절대 그런 용기를 발휘하지 못할 겁니다.”

 “예에? 변호사님…… 그건 좀 심한 말씀…….”

 “수육은 맛있나?”

 “예. 무척!”

 “설렁탕 특대에다가 수육 두 접시까지 해치웠으니 이제 그만 일어나도 되겠군.”

 “잠깐만요.”

 영울은 접시 위에 남은 수육들을 입안으로 몽땅 쓸어 넣고 일어섰다. 한 점도 남겨둘 수 없는 맛이었다. 나중에 월급을 받으면 이곳 수육을 꼭 다시 먹으러 올 것이라 다짐했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아홉 시가 넘었고, 주위는 캄캄했다.

 “박정표 씨를 댁으로 모셔드려야 하니까. 넌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가라. 집이 반대 방향이잖아?”

 “예에.”

 영울은 나우가 내미는 택시비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았다.

 “저 혼자 먼저 퇴근하는 건가요?”

 “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어. 박정화 씨도 만나 봐야 하고, 진행 중인 또 다른 소송 건의 의뢰인도 만나야 해. 왜 더 일하고 싶은 거야?”

 영울이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나우가 ‘한영울’하고 새삼스럽게 이름을 불렀다.

 “예?”

 “오늘 수고 많았다.”

 “제가 뭘…… 변호사님이야 말로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나를 열심히 도와줘.”

 “예.”

 물론 그러고 싶었다. 나우의 옆에 바짝 붙어서 계속 그를 따라다니고 싶었다. 자신이 어떤 도움을 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데…….

 “변호사님…….”

 낮부터 계속 마음에 걸려 있던 말을 간신히 꺼냈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하신 건 무슨 말씀이세요?”

 “뭐?”

 “아까 그러셨잖아요. 시간이 많지 않다고…….”

 “넌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

 “예?”

 “네 인생. 나의 인생. 사람들의 인생. 길지 않아.”

 나우는 뒤를 슬쩍 돌아본 후 다시 영울을 응시했다. 박정표는 이미 나우의 코란도에 올라타 있었다.

 “한 순간의 빛처럼 짧아.”

 나우는 다시 ‘한영울’하고 불렀다.

 “착하고, 정의롭게, 최선을 다 해 살아. 빛이 꺼진 후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았지만 영울은 ‘예!’하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나우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천천히 돌아섰다.

 

 *

 

 소문은 오후부터 급속히 팽창됐다. 초봄의 마른 들풀을 타고 불이 몸집을 키우듯 소문은 아이들의 입과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커져갔다. 하교 시간 쯤 되었을 때는 학교가 들썩거렸고, 소문은 더 이상 소문이 아니게 됐다.

 “야, 야, 야, 그 얘기 들었냐?”

 “뭔데?”

 “배식이, 광빈이, 태영이가 죽었대.”

 “진짜?”

 “벌써 뉴스에도 났어. 오늘 오후 수업이 전부 자율학습으로 바뀐 것도 그것 때문이야. 지금 선생들 전부 교무실에 모여 회의하고 난리야. 사복 경찰도 찾아왔고…….”

 “진짜 그 애들 맞아?”

 “뉴스에 이름은 안 났는데, 벌써 소문이 쫙 퍼졌어. 오늘 배식이, 광빈이, 태영이 모두 학교 안 나왔잖아?”

 “어떻게 죽은 거야, 그 애들……?”

 “누가 심장을 파먹었대.”

 “윽! 뭐야, 그게……? 정말이야?”

 “이것도 뉴스에는 안 난 거지만 이미 소문이 쫙 펴졌어.”

 “심장을 누가 파먹어?”

 “몰라. 뉴스에는 ‘10대 남학생 변사체 발견’정도로만 났는데, 시체를 목격한 사람들이 있었나 봐. 그 사람들이 인터넷에 그렇게 올렸어. ‘시체에 심장이 없었다.’고…….”

 “우와. 진짜 끔찍하네.”

 “심장이 통째로 뜯겨 나간거야. 그것도 살아 있을 때…….”

 “정말이야? 네가 자꾸 지어내는 거지?”

 “아냐. 벌써 ‘심장 적출 연쇄 살인마’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어.”

 “잠깐. 심장 적출 연쇄 살인마? 그 얘기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데……?”

 “맞아. 예전에도 그런 사건이 있었잖아? 심장이 적출된 시신이 여러 구 발견됐다는…….”

 “그 때 범인 안 잡혔지?”

 “몰라. 안 잡혔을 걸. 아니 못 잡은 걸 수도 있지.”

 “왜?”

 “사람의 소행이 아닐 테니까. 이건 분명히 심장을 파먹는 악마의 소행이야.”

 “악마는 무슨…… 내가 볼 때는 장기 매매꾼 짓이야. 살아 있을 때 심장을 빼갔다면 딱 장기 매매꾼이지.”

 “장기 매매꾼? 그것도 그럴싸한데? 현실 악마라고 할 수 있겠네.”

 “근데 어쩌다 그 애들이 세트로 당했을까?”

 “당할 만한 놈들이잖아?”

 “하긴 그 애들도 현실 악마라면 현실 악마였지.”

 “아니지. 진짜 현실 악마는 따로 있잖아?”

 “천필근?”

 “그래. 그 애도 오늘 안 나왔잖아?”

 “그럼 필근이도 당했다?”

 “아니면…….”

 “아니면 뭐?”

 “어쩌면 필근이가 한 짓?”

 “그건 좀 아니다. 그 애들 다 필근이 친구였잖아?”

 “모르지. 친구인지, 쫄따군지. 아니면 밥이었는지.”

 “밥은 따로 있지 않았나?”

 “맞다. 우민수. 오늘 나왔지?”

 “그러고 보니 좀 수상하네. 우민수는 왜 갑자기 나타난 거지?”

 “우민수가 오랜만에 학교에 나온 날 늘 학교를 나오던 애들이 죽거나 사라졌다?”

 “진짜 수상한데?”

 “수상해.”

 “그럼 결국 민수가 악마?”

 “그건 진짜 아니다.”

 “모르는 일이야.”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민수의 귀에도 다 들렸다. 안 들으려고 해도 학교가 온통 그 얘기뿐이었다.

 민수도 휴대전화는 가지고 있었기에 인터넷 뉴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배식, 허광빈, 이태영으로 추정되는 세 아이가 모두 죽었다고 한다.

 심장이 적출된 채로.

 시신은 학교에서 1킬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학천 연못’ 바닥에서 발견됐다. 학천산 상류에서 흘러내린 학천천의 지류가 강으로 뻗지 못하고 인근 평야를 파고들어 형성된 이 연못은 오랜 시간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방치되어 거의 썩은 물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오염되어 있었다. 수색이 탁하고 물풀도 길게 자라 있는데다가 면적도 넓은 편이라 안에 무언가를 빠뜨리면 어지간해선 찾기 힘들었다.

 아마 범인도 그 사실을 알고 이곳에 시신을 유기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하필 구청 환경과에서 지역 환경 단체와 합동으로 학천천 살리기 작업에 나선 것이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오랫동안 방치된 학천 연못부터 정화하기로 하고 대대적인 장비와 인원이 동원된 것이다.

 작업자들이 연못 바닥에서 아이들의 시신 세 구를 발견한 것은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작업이 시작된 지 한 시간도 안 된 시점이었다. 작업은 중단됐고, 현장으로 경찰차와 감식반 차량이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모두 전날 오후 6시 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감식반은 첫 번째 의견을 내놓았다.

 뉴스 기사는 거기까지였다. 나머지는 먼지바람처럼 뿌옇게 날리는 소문들뿐이었다.

 민수는 기드로를 떠올렸다.

 ‘설마. 기드로가…….’

 기드로가 아이들을 죽이고 시신을 유기한 것일까.

 천필근까지 죽였을까.

 민수가 근심하는 것은 아이들의 죽음이나 필근의 생사 따위가 아니었다.

 기드로였다. 기드로가 걱정됐다.

 

 수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수는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도 불편했고, 무엇보다 기드로에 대한 근심 때문에 한 시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기드로가 다시 자신을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고 아지트로 가면 그날처럼 기드로가 서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었다. 만약 그런 거라면 민수는 언제까지라도 기드로를 자신의 아지트에 숨겨주고 싶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민수는 가방을 맨 채 차고로 뛰어갔다.

 2층 복도 구석. 자신의 아지트인 창고 문을 여는 순간 민수는 얼어붙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책상 앞에 그날처럼 누군가가 뒷모습을 보인 채 서 있었던 것이다.

 “기드로!”

 민수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남자가 돌아봤다. 기드로가 아니었다.

 필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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