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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슈퍼히어로 변호사
작가 : 앤유
작품등록일 : 2019.11.1

비밀을 품은 변호사!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
최연소 검사
최연소 변호사

"인간을 먼저 상대한 다음, 악마를 상대해 주마!"

 
착하고 정의롭게 살아라
작성일 : 19-11-01 14:26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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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착하고 정의롭게 살아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

 박정화의 집을 나서면서 영울이 물었다.

 “네가 보고 들은 그대로야.”

 “박정표 씨는 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건데요?”

 “박정표 씨는 어진수산 직원이었어.”

 “예?”

 나우는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더니 코란도의 문을 열었다. 아침에 본 기억이 있는 열쇠 꾸러미였다. 수동 열쇠로 자동차 문을 여는 사람은 처음 보는 듯했다. 변호사 씩이나 되면서 왜 차는 저런 고물을 끌고 다니는 걸까.

 “뭐해? 어서 타.”

 운전석에서 나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일이 터진 후에 어진수산에서 박정표 씨를 자른 거군요.”

 영울은 조수석에 앉으며 말했다.

 “박정화 씨에게 어진수산에서 협박을 했던 거군요. 소송을 포기하고 곱게 땅을 떠나지 않으면 동생을 잘라 버리겠다고…… 그런데 박정화 씨가 말을 듣지 않자 어진수산은 박정표 씨를 내보낸 거고…… 어라?”

 생각해보니 박정표 씨가 아니라 박정화 씨가 동생에게 죄책감을 가져야 할 것 같았다.

 “어진수산이 대기업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탄탄하고 좋은 직장인건 분명한데 과수원 문제 때문에 동생이 하루아침에 쫓겨나 버렸으니 누나가 동생 볼 면목이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동생이 누나에게 면목이 없었던 거죠?”

 “착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야. 착하지 못한 사람은 그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한영울 너는 착한 사람이야, 그렇지 못한 사람이야?”

 “예?”

 갑자기 질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왜 얼른 대답을 못해? 얼른 대답을 못한다는 것은 대게 착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런 거야?”

 “그게 아니라…… 그런 대답을 얼른 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닌가요?”

 “얼른 대답하는 게 뭐가 이상해?”

 “그럼 변호사님은 착한…….”

 “난 당연히 착한 사람이지.”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답했다. 과연 빨랐다. 그리고 이상했다.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야? 착한 사람 처음 봐?”

 거의 처음 보는 듯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빛의 속도로 스스로를 착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걸 보니 넌 역시 착한 사람이 아니군.”

 “‘역시’는 뭐예요?”

 “대게 착하지 못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그렇게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곤 하거든.”

 “변호사님은 왜 스스로를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야 착한 일만 했고, 착한 일만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지.”

 “태어나서 나쁜 일은 한 번도 안했다는 거예요?”

 “한 번도 안했어.”

 하긴 그 엄청난 사기 캐릭터께서 어련하시려고.

 “길거리에 침도 한번 뱉은 적 없어요?”

 “침을 왜 길거리에 뱉는 거지? 길거리가 사람들이 뱉은 침으로 바다를 이뤄 출렁거렸으면 좋겠어? 그게 네가 꿈꾸는 거리야?”

 “누가 그렇데요?”

 “길거리에 침을 뱉는 인간만큼 나쁜 인간도 없어.”

 나우는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길거리에 침을 뱉는 인간은 도덕과 질서에 침을 뱉는 인간이고, 법과 정의에 침을 뱉는 인간이고, 평화와 화합에 침을 뱉는 인간이고…….”

 “알겠어요. 그만 하세요.”

 “부모와 자식에게도 침을 뱉고, 친구에게도 침을 뱉고…….”

 나우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없는 듯했다. 침 뱉는 일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를 영울에게 확실히 인지시켜두고 싶은 모양이었다.

 “……우주만물에 침을 뱉는 인간이야. 알겠어? 네 주위에 침을 뱉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를 확실히 파악해 두란 말이야. 그런 인간은 절대로 믿을 게 못 돼.”

 이렇게까지 과장해서 말하는 걸 보니 나우는 과연 한 번도 침을 뱉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아무데서나 침을 뱉는 인간은 자신이 뱉은 침들이 결국은 스스로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모르지. 멍청한 악당들이 대게 그렇듯.”

 “침 얘기는 이제 됐어요. 지금까지 저도 모르게 몇 번 뱉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님 말씀 명심해서 앞으로 다시는 뱉지 않을게요.”

 “한영울.”

 스승이 제자를 부르는 말투로 나우가 영울을 불렀다. 같은 나이란 걸 생각하면 언제 들어도 발끈할 수밖에 없는 말투였다. 저런 행위는 착한 것과 거리가 먼 것 아닌가. 아닌가?

 “착하고 정의롭게 살아라.”

 소크라테스처럼 짧은 경구 하나를 툭 던지고 나우는 코란도의 시동을 걸었다.

 

 두 사람이 당도한 곳은 편의점 앞이었다.

 “커피 한 잔 할래?”

 “예? 예.”

 사실 점심을 대충 먹어서 배가 고팠다. 커피와 함께 간식거리도 좀 샀으면 싶었다.

 “그럼 갔다 와.”

 그렇게 말하고 나우는 편의점 옆에 붙은 구두수선 집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뭐야? 사주는 게 아니었어? 내 돈으로 사 먹으라고……?’

 나우가 들어간 구두집의 낡은 유리문을 영울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커피도 먹고 싶고, 배도 고팠지만 편의점에서 혼자 꾸역꾸역 먹고 싶지는 않았다.

 영울이 하릴없이 구두집으로 들어서니 백발의 노인 앞에 나우가 머리를 숙이고 서 있었다. 참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드님을 뵈러 왔는데요. 어디 배달이라도 갔습니까?”

 “오늘은 아침부터 코빼기도 안 보였어. 나와서 일 좀 도우라고 몇 번을 말해도 이 놈이 말을 들어먹어야지 원…….”

 노인은 한 손에 검은 구두를 낀 채 다른 손으로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구두수선과 손질을 함께하는 곳인 모양이었다. 내부 공간은 세 평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좁았고, 사방에는 온통 수선 중인 구두와 장비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그 놈 요즘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니는지 나도 몰라. 변호사 선생이 제발 그 녀석 찾아서 정신 좀 차리게 해 줘.”

 아들 걱정 때문에 노인은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너무 심려 마십시오.”

 나우는 노인을 안심시켰다.

 “아드님이 인내심이 좀 부족해서 한 가지 일을 꾸준히 못하는 편이긴 하지만 절대로 나쁜 일에 손을 대지는 않을 겁니다. 나쁜 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아드님은 성정이 어질고 온화합니다. 나쁜 쪽으로 물드는 일은 없을 거니 걱정 마십시오.”

 “변호사 선생이 그렇게 말씀해 주니 한층 안심은 된다만…… 그 녀석이 만나고 다니는 인간들이 죄다 한심스런 것들뿐인지라…….”

 “최근에 누굴 만나던가요?”

 “그 왜 있잖나? 맨날 허연 가다마이 입고 다니는 새퉁이 같은 놈.”

 “하정대 말이군요.”

 “그래. 그 놈이랑 계속 어울려. 어제 저녁에도 여기까지 찾아와서 데리고 나갔어.”

 가다마이니 새퉁이니 영울은 뭔 소린지 알아들을 수도 없는데 나우는 금방 파악이 되는 모양이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정대랑 아드님을 만나러 갈 테니 어르신께서는 염려 마십시오.”

 침을 카악 뱉어 구두를 닦는 백발의 노인을 보며 영울은 저런 것은 나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침 뱉기일 거라는 엉뚱한 생각을 잠깐 했다.

 구두집을 나서는 내내 나우의 표정이 심각했다.

 “하정대라는 사람은 누구예요? 변호사님이 아는 사람인가요?”

 “하정대는 조직폭력배 정대파의 보스야.”

 “예?”

 나우는 코란도에 올랐다. 영울이 허겁지겁 따라왔다.

 “설마 지금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건 아니겠죠?”

 “뭐야? 커피 먹고 싶다더니 안 먹었어? 외근 하면서 커피나 간식 정도는 사먹어도 괜찮아. 회사에서 비용처리를 해 주니까.”

 “예? 그럼 진작 말씀을 하셔야지…… 아니 그것보다…….”

 영울은 조수석에 올라탔다.

 “지금 조직폭력배 두목을 만나러 가는 거 아니죠?”

 출근 첫날부터 그런 인간을 만나러 가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어쩌면 한바탕 하게 될 지도 모르겠군.”

 “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한바탕이라니요? 정대판지 뭔지 하는 조직폭력배와 한바탕을 한다는 말씀이세요?”

 “너 면접 때 체력은 좋다고 했지?”

 “아니 이건 체력 좋다고 될 문제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두는 게 좋아.”

 나우는 자기 할 말만 열심히 해댔다.

 “그쪽에 도끼라는 놈이 있는데…… 어느 조직폭력배를 돌아봐도 도끼라는 놈은 꼭 하나씩 있어. 아무튼 그 도끼라는 놈을 네가 맡아줘야만 해.”

 “아니 무슨 말씀을…… 도끼를 제가 어떻게 맡아요.”

 “별명만 무시무시하지 실제로는 별 거 아냐. 그냥 늘 도끼 한 자루를 가지고 다닐 뿐이야.”

 “별 거 아닌 게 아니잖아요. 설마 나무를 베려고 도끼를 가지고 다니는 건 아닐 거 아녜요?”

 “그야 그렇지. 녀석이 그걸로 나무를 베는 모습은 나도 한 번도 본 적 없어. 사람 팔이나 어깨, 다리를 찍는 용도로 사용하는 건 몇 번 봤지만…….”

 “아니 지금 농담하시는 겁니까?”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

 

 “저 애들이에요.”

 민수가 말했다.

 “안배식, 허광빈, 이태영…….”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무리의 리더이자 창성고등학교 최고의 문제아, 천필근.

 “천필근은 보이지 않아요.”

 “그런 것 같군.”

 기드로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기드로는 검은 무사 복장 그대로 민수를 따라왔다. 두 사람은 학교 뒷산 바위 턱에 앉아있었다. 1,2학년 건물과 매점으로 향하는 뒤안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오후 1시 15분.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무렵이었다.

 “필근이 무리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늘 저곳에서 담배를 피워요.”

 매점으로 향하는 뒤안길에 위치한 커다란 나무 뒤쪽이었다.

 “양쪽 길목 끝에 저렇게 애들을 세워두고 망을 보게 하죠. 하긴 선생들과 마주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아요. 선생들도 완전히 포기한 문제아들이라 눈앞에서 대놓고 담배를 피우지만 않는다면 모른 척 눈감아 주곤 하죠.”

 “천필근은 자주 학교를 빠지는 녀석인가?”

 “아닌데요. 거의 꼬박꼬박 나왔어요. 공부하고는 담을 쌓은 녀석이지만 다른 이유로 학교 다니는 게 무척 재미있었을 테니까요.”

 “천필근의 집이 어딘지 알아?”

 “몰라요. 그건…….”

 “됐어.”

 기드로가 전방을 응시한 채 말했다.

 “넌 이만 집으로 돌아가도록 해.”

 “예?”

 “돌아가서 얌전히 하루만 있어. 내일이면 모든 게 해결되어 있을 테니까.”

 “예에?”

 그 때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다급히 교실로 향하는 아이들과는 달리 안배식, 허광빈, 이태영은 느긋하게 새 담배를 꺼내 피우고 있었다.

 기드로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목표물을 향해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빠르게 비탈길을 내려갔다. 민수도 일어나 주춤주춤 걸음을 뗐다.

 “저…… 저기요. 어쩌시려고…….”

 “돌아가!”

 기드로의 단호한 목소리가 민수의 발길을 묶어 버렸다. 기드로는 비탈진 산길을 바람처럼 내려가더니 잠시 후 세 명의 학생들 앞에 우뚝 섰다. 신나게 담배를 피우던 세 녀석이 화들짝 놀라며 기드로를 응시했다.

 민수는 가슴이 떨려 더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발길을 돌려 산을 올랐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 반대 방향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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