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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슈퍼히어로 변호사
작가 : 앤유
작품등록일 : 2019.11.1

비밀을 품은 변호사!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
최연소 검사
최연소 변호사

"인간을 먼저 상대한 다음, 악마를 상대해 주마!"

 
절세미인 주여리
작성일 : 19-11-01 01:09     조회 : 320     추천 : 0     분량 : 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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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절세미인 주여리

 

 

 저 볼품없는 노인네가 정말 이 법률사무소의 사장이란 말인가.

 하지만 노인은 조금 전에 자기 입으로 사장임을 부인하지 않았던가.

 그때 여자가 다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사장님. 빨리 청소 시작해 주세요. 오늘 늦게 오시는 바람에 사무실이 온통 먼지투성이인데다가 휴지통도 꽉꽉 찼어요.”

 “오, 그래? 그럼 어서 움직여야지.”

 노인의 표정과 말투가 급작스럽게 온화해졌다. 여자를 바라보는 얼굴에서 주름진 미소가 끊일 줄 몰랐다.

 “그런데 그 커피는 나 줄려고 탄 거야?”

 “무슨 소리예요. 이건 제거예요.”

 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노인의 코앞에서 커피를 홀짝홀짝 마셨다.

 “자, 여기 제 자리부터 좀 부탁드려요. 알죠? 깨끗이, 먼지 하나 없이…… 저 먼지 알레르기 있는 거 사장님도 잘 아시죠?”

 “그럼, 그럼. 내가 여리 씨에 대해 모르는 게 어디 있나? 걱정일랑 말고 저기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나 들어. 아주 번쩍번쩍하게 닦아 놓을 테니까. 오늘 내가 막대걸레도 새 걸로 하나 사 왔어.”

 “그럼 부탁드려요, 사장님.”

 여자는 노인의 말대로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3인용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남은 커피를 마저 마셨다.

 노인은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더니 예의 막대걸레와 빗자루, 손걸레 등으로 중무장하고 나타나 활기차게 청소를 시작했다.

 ‘저 영감탱이는 도대체 정체가 뭐야?’

 여자가 사장이라고 부른 걸 보니 사장은 맞는데 이곳 사장은 아니고, 어디 청소 회사 사장이거나 다른 사무실의 사장인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윗사람에 대한 예의상 호칭을 ‘사장’으로 했을 뿐, 정말로 늙은 사무실 청소부에 불과한 지도 몰랐다.

 뭐가 어찌됐든 노인은 매우 즐겁게 청소를 하고 있었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즐기면서 하고 있다는 걸 초면인 영울도 훤히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어떤 불씨가 저 늙은 노인의 육신을 순식간에 활기로 불타오르게 만들었을까.

 영울의 시선이 다시 여자 쪽으로 향했다.

 영울은 살아오면서 미인을 보는 일이 드물었다. 그래서 비교 대상이 많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여자가 엄청난 미인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 같았다. 확고부동하게 절세미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미모였다.

 그리고 엄청난 미모는 그 자체로 엄청난 힘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여자의 환심을 얻을 수 있다면 당장에라도 노인의 손에서 청소 도구를 빼앗아 자신이 대신 청소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여자가 커피 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벽시계를 쳐다봤다. 시계 바늘이 정확히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영울 씨?”

 여자는 마치 그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는 듯 영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예…… 그런데요.”

 “면접 보러 오신 거죠?”

 “예…… 그런데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여자는 꼬았던 다리를 풀고 자신의 앞자리를 권했다. 여자의 앞에는 등받이 없는 둥근 모양의 바퀴달린 일인용 의자가 있었다. 소파와 의자 사이에는 크지 않은 유리테이블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여자가 가져온 커피 잔과 여러 이력서들이 묶인 파일이 있었다.

 영울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긴장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예? 아니…… 예.”

 “그건 무슨 뜻이죠?”

 “한 잔 하고 싶다는…… 아니…….”

 머리를 떼고 말하니 뉘앙스가 이상했다.

 “차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영울은 계속 더듬거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여자가 미인인데다가 이곳의 진짜 사장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긴장감이 가중된 것이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군. 멍청한데다가 초등학생처럼 말이나 더듬고…….”

 노인이 기회다 싶어 혀를 끌끌 차며 영울을 비난했다.

 “사장님. 사장님은 신경 쓰지 마시고 청소나 계속 해주세요.”

 여자가 노인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그리고 아직 웃음이 남아 있는 얼굴로 영울을 쳐다봤다.

 “가서 취향에 맞는 걸로 타 드세요.”

 “예?”

 “‘예?’는 뭐가 ‘예?’야 인마. 그럼 여리 씨가 네 놈을 위해 직접 차라도 타 주는 줄 알았어? 꿈도 꾸지 마 인마. 어림 반 푼어치도 없어.”

 노인이 다시금 냉소어린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여자는 한 손으로 자신의 등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탕비실은 저기예요. 원두커피, 믹스커피, 녹차, 홍차, 유자차, 그리고 차가운 보리차가 있으니 마음에 드는 걸로 가서 드세요.”

 영울은 입맛을 다시며 탕비실 쪽을 쳐다봤다. 막대 걸레를 쥔 노인이 수문장처럼 탕비실 앞에 서서 영울을 째려보고 있었다.

 

 “통상적인 근무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통상적인 거예요. 우리 일은 외근이 많아서 점심시간, 퇴근시간이 자못 유동적인 편이에요.”

 여자는 자신을 ‘주여리 팀장’이라고 소개한 후 본격적인 면접에 앞서 업무 특성에 대해 먼저 개괄적인 설명을 했다.

 “일을 하게 된다면 한영울 씨는 사무실 보조 업무와 변호사 보조 업무를 함께 맡게 될 거예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간단히 말해서 사무실 보조란 제 보조를 뜻하고, 변호사 보조란 말 그대로 변호사님 보조를 뜻해요. 저와 변호사님의 일을 보충해서 도와주시면 돼요. 외근이 많을 텐데 그때는 주로 변호사님을 돕고, 내근일 때는 제 일을 돕게 될 거예요.

 “그럼…….”

 영울은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여자를 가리켰다.

 “주 팀장님이 변호사님이 아니라는 건가요?”

 “전 변호사가 아니에요. 변호사님은 따로 계세요.”

 “그렇군요.”

 뭔가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말투나 용모로 봐서는 주여리가 변호사를 하고도 남을 것 같았던 것이다. 하긴 주여리가 변호사였다면 간판 이름이 ‘인앤강’일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곳의 변호사는 인 씨이거나 강 씨인 것이 분명했다.

 “나이가……?”

 난항 없이 진행되던 면접이 나이에서 별안간 제동이 걸렸다.

 “스물넷입니다.”

 “97년생. 스물셋이군요.”

 주여리가 영울의 이력서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생일이 빨라서 96년생과 함께 학교를 다녔군요.”

 “……그렇습니다.”

 영울은 잠깐 뜸을 들였다가 힘주어 대답했다. 어디 가서 97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군대도 안 갔다 온 어린애 취급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자신은 대학도 졸업했고, ‘군필’까지 한 어엿한 어른이었다.

 “그럼 친구들도 대부분 96년생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영울은 다시 힘주어 대답했다.

 “친구는 무슨…… 딱 보니까 친구 같은 건 없는 녀석이구먼.”

 노인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새 청소를 마친 노인이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주여리 옆에 붙어 앉아 있었다. 쥐고 있던 커다란 머그잔을 유리 탁자 위에 내려놓았는데, 그 안에는 손수 탄 믹스커피가 진저리날 정도로 가득 들어 있었다. 저걸 다 마실 때까지 자리에 눌러앉아 있을 요량인 듯싶었다.

 영울은 뜨악한 표정으로 노인을 쳐다봤으나 주여리는 옆에 바투 붙어 앉은 노인을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96년생과는 꼭 친구가 되어야 하나요?”

 “예?”

 “96년생이 영울 씨에게 존대를 하라고 한다면 어쩌겠어요?”

 “……하지만 96년생이라도 학번이 같으니…….”

 “학번 같은 게 무슨 소용이야. 97년에 태어났으면 96년에 태어난 사람보다 손아래 사람인 게지. 오뉴월 하룻볕이 무서운 것도 몰라?”

 노인이 버럭 호통을 쳤다.

 “이제 보니 멍청한데다 친구도 없고, 버르장머리까지 없는 녀석이었군. 이 자식아, 내가 만약에 96년생이라면 나한테 반말 깔 생각이었던 거야?”

 “예? 할아버지가 96년생일 리가 없잖아요.”

 영울은 미간을 찌푸리고 노인을 노려봤다. 신성한 면접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는 노인의 소행이 괘씸스럽게 느껴졌다.

 “1896년생이라면 몰라도…….”

 “뭐야?”

 홧김에 중얼거린 소리를 노인이 귀신같이 알아들었다.

 “이 놈이 이제 아주 망발을 하는구먼. 내 말했지? 버르장머리 없는 놈이라고. 버르장머리가 없는데다가 주변머리도 없고, 인정머리까지 없고…… 하여간 머리는 없고 대가리만 있는 녀석이었어.”

 노인은 흥분해서 날뛰었다.

 “내가 인마, 아직 환갑잔치도 안 치른 사람인데 뭐? 1896년생? 1896년생이면 인마, 내가 교과서에 실려 있지 여기 왜 있어? 응?”

 “죄송합니다. 그냥 농담이었어요.”

 영울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노인은 분을 참지 못했다.

 “농담? 이 자식아 농담할 게 없어서 나이로 농담을 해? 네 놈 그 알량한 젊음도 자랑이라고 어른 앞에서 그런 농을 쳐?”

 아무래도 나이가 노인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환갑잔치도 안 치렀다는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저렇게 펄펄 뛰는 걸 보면 일흔은 넘은 게 분명했다.

 “그만하세요, 사장님. 농담이라잖아요. 사과도 했고요.”

 보다 못한 여리가 나서서 노인을 진정시켰다.

 “아니, 여리 씨도 알다시피 내 나이가 결코 많은 축에 드는 건 아니잖아? 그냥 중년 신사 정도의 나이잖아. 그런데 저 녀석이 나를 졸지에 개화기 시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데 화가 안 나게 생겼어?”

 “그만 진정하시고, 중국집에 전화해서 식사나 시켜주세요.”

 “그래? 벌써 밥 때가 됐나? 여리 씨, 뭐 먹을 거야? 간짜장? 짬뽕?”

 “볶음밥요. 사장님이 사시는 거면 탕수육도 먹고요.”

 “물론 내가 사지. 먹고 싶은 거 있다면 더 시켜.”

 “탕수육이면 됐어요. 그리고 대표님이랑 변호사님도 곧 들어오신다고 했으니까 그분들 것도 같이 시켜주세요.”

 “알았어. 그 친구들이야 자장면 곱빼기면 되잖아?”

 억울한 표정으로 길길이 날 뛰던 노인이 밥 사달라는 주여리의 말 한마디에 금세 기분이 풀어져 중국집으로 신나게 전화질을 해댔다. 역시 미인의 힘은 대단하다고 영울은 또 한 번 깨닫는 중이었다.

 “학번 같은 거 없는 사람도 많아요.”

 주여리가 다시 말했다. 진지하게 응시하는 눈빛에서 상대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단지 아름다운 외모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 여자의 진짜 힘은 외면이 아닌 내면에서 발산하고 있었다.

 영울은 문득 주여리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해졌다. 이 여자의 전력, 취향, 성격, 나이, 남자친구 유무…….

 “만일 여기서 일하게 된다면 96년생에게 깍듯이 존대할 수 있겠어요?”

 “……예?”

 “망설여지나 봐요?”

 “아…… 그런 게 아닙니다.”

 영울은 정신을 차리고 침착하게 답변했다.

 “여기서 일할 수만 있다면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요?”

 “예. 그런데 여기에 96년생이 계신가요?”

 “그건 여기서 일하게 되면 알게 될 거예요.”

 “그 96년생 분이 빠른 97년생과는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하시나 봐요?”

 주여리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후후, 웃을 뿐 대꾸가 없었다.

 궁금했지만 영울도 더는 묻지 않았다. 96년생이라면 자신보다 한 살 많다고 하더라도 무척 어린 나이였다. 이런 법률사무소에 96년생이 이미 일하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주여리만 해도 미인이긴 하지만 96년생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적어도 92년생쯤은 될 것 같았다. 예쁜 미모에 나이가 가려진 거라면 그보다 더 위일 수도 있었다.

 영울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주여리는 영울의 이력서를 다시금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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