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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슈퍼히어로 변호사
작가 : 앤유
작품등록일 : 2019.11.1

비밀을 품은 변호사!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
최연소 검사
최연소 변호사

"인간을 먼저 상대한 다음, 악마를 상대해 주마!"

 
전생에 죄가 많아서…….
작성일 : 19-11-01 01:06     조회 : 328     추천 : 0     분량 : 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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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생에 죄가 많아서…….

 

 

 “아냐!”

 영숙이 소리를 꽥 질렀다.

 “미친 소리 하려거든 당장 나가!”

 “아드님이 주방에 있던 과도로 정형기 사장을 찔렀습니다.”

 나우는 눈썹하나 까딱 않고 말을 이었다.

 “의부의 구박과 폭력에 시달려 온 소년이 순간적인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었습니다.”

 “아냐, 아니라고……!”

 “사모님도 알고 계셨죠?”

 나우는 매서운 눈초리로 영숙을 응시했다.

 “아드님이 의부인 정형기 사장으로부터 지속적인 구박과 학대를 받아왔다는 것을…… 알고 계셨죠?”

 영숙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땀에 젖은 귀밑머리가 하얀 목덜미에 달라붙어 있었다.

 “사모님의 전 남편, 그러니까 아드님의 친부였던 박상기 사장이 병으로 사망한 후 아드님은 죽은 아버지를 잊지 못해 무척 힘들어했어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부정(父情)을 어머니를 통해 느껴보려고도 했고,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챙겨주던 운전기사 민성록 씨에게서 느껴보려고도 했어요.”

 영숙은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말이 없었다.

 “사모님이 재혼을 하자 아드님에게 드디어 새 아버지가 생겼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의부인 정형기 씨에게서조차 아버지의 정을 느껴보려 아드님은 부단히 노력했을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가혹했다.

 “정형기 씨는 양아들에게 다정한 아버지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겁니다. 오히려 양아들을 눈에 가시처럼 여겼고, 그런 마음이 결국 아이를 학대하기에 이릅니다.”

 처음부터 하영숙이 소유한 회사를 보고 그녀에게 접근했던 정형기에게 양아들 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정형기는 끊임없이 양아들을 내쳤고, 그 아이가 바깥으로 겉돌기를 바랐다. 아내나 회사로부터 양아들을 격리시켜놓지 않으면 나중에 후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드님도 의부의 뜻을 금방 알아차렸죠. 자신을 아들로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는 것을. 재혼 이후 어머니조차도 멀어졌다는 것을. 자신이 찬밥신세가 되었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아들은 어머니와 의부 모두를 무시하기 시작했고, 종종 반항적인 모습도 보였다. 폭력을 가하는 의부에게 힘으로 대들기까지 했다.

 “그런 행동들이 정형기 씨의 감정을 더욱 자극했죠. 양아들이 성장하여 결국은 자신을 힘으로 제압하고 아내와 회사를 가로챌 거라는 불안의식이 증폭된 겁니다. 그것이 더욱 강도 높은 폭력으로 이어졌습니다.”

 뺨으로 흐르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아내며 영숙은 코를 훌쩍거렸다. 여전히 나우를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사모님도 알고 계셨죠? 남편이 아드님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나요?”

 “눈치는…… 몇 번 챘지만. 아들이 뭔가 잘못을 해서 남편이 나무라는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 이상의 폭력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건 몰랐어요. 아들이 내색도 안했고요.”

 “아마 내색했을 겁니다. 의부라는 사람이 거대한 적이 되어 버린 이상 아들이 손을 내밀 수 있는 구원군은 어머니뿐이었을 테니까요.”

 “말을 해야 알죠.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죠? 그 애는 중학생이 된 이후부터 나한테 거의 말을 안 했어요.”

 “그래서 아들 잘못이라는 건가요?”

 “그럼 내 잘못인가요? 내가 나쁜 엄마라는 거예요?”

 아들이 칼을 들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면 좋은 엄마는 결코 아니다. 나우는 그 말을 가슴 속으로 삼키며 찻잔을 들어 식은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어머니는 몰랐지만 운전기사인 민성록 씨는 알고 있었죠.”

 “그래요. 민 기사하고는 꽤나 친하게 붙어 다니곤 했죠. 운전기사 따위하고 놀지 말라고 주의를 줘도 듣지 않았죠.”

 “민성록 씨는 아드님을 틈틈이 챙기고 보살폈어요. 아드님이 학교 주변에서 나쁜 친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걸 구해주기도 했죠. 새로운 사장이 아드님을 학대한다는 것도 민성록 씨는 알고 있었습니다. 부인 앞에서는 자신의 폭력성을 숨겼는지 모르지만 운전기사 앞에서는 정형기 씨도 종종 방심을 했던 거죠.”

 “민 기사가 그런 말을 하던가요?”

 “그렇습니다. 대화를 나눌수록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는 이유 없이 사모님 집안에 평지풍파를 일으킬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돌아가신 박상기 사장을 오래 모시면서 그분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은 듯했습니다.”

 “오갈 데 없는 전과자였어요. 그래도 천성이 착하고 성실하다면서 전 남편이 기사로 데려다 썼죠. 민 기사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신경을 많이 써 줬고요.”

 “그럼 민성록 씨가 왜 거짓 자백을 했는지 답이 나왔군요.”

 나우는 사건의 진상을 다시 정리했다.

 “민성록 씨는 그 날 베란다에서 화분을 옮기는 일을 하다가 안방 창 너머로 아드님의 범행을 목격한 겁니다. 곧장 방으로 들어와 아드님을 베란다를 통해 피신시킨 후 정형기 씨의 몸에서 칼을 빼냈죠. 그때 사모님과 도우미 아주머니가 들어왔고, 민성록 씨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기로 결심한 겁니다. 그게 돌아가신 박상기 사장에게 받은 은혜를 갚는 길이라 생각한 거죠.”

 나우가 말을 마치자 잠시 후 영숙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쩌실 작정이죠?”

 “전 이번 사건의 피고로 재판에 소환된 민성록 씨의 변호인입니다. 피고가 처한 입장을 타인에게 이해시키고 벌의 무게를 최대한 덜어내는 게 저의 임무죠. 하물며…… 없는 죄에 대한 벌까지 뒤집어쓰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 말은…….”

 “실례 많았습니다. 차도 잘 마셨고요.”

 나우는 볼일이 끝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요.”

 영숙도 일어섰다.

 “어쩔 거냐고요!”

 “그건 사모님 스스로에게 물어볼 말이 아닌가요? 어쩌실 건가요?”

 나우가 되묻자 영숙은 입을 다물고 눈을 빠르게 깜박거렸다.

 “설마 저더러…… 아들을 자수시키라는 소린가요?”

 “그게 옳은 일 아닌가요?”

 “아들 인생을 망가뜨리라는 건가요?”

 “무엇이 아들 인생을 망가뜨리는 일인지 잘 생각하십시오.”

 “살인자로 낙인찍히게 할 순 없어요.”

 “아드님이 살인을 저지른 건 사실입니다. 세상에 밝혀지든 아니든 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정당한 죗값을 치르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아드님은 평생 살인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그건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었고…… 아들은 죗값을 감당하기에 너무 어려요.”

 “물론 충동적인 범행이었고, 피해자가 원인제공까지 했습니다. 나이가 어린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죗값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어린 건 아닙니다. 자수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한다면 정상참작이 크게 되어 무거운 형벌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하는 게 아드님을 위한 최선입니다.”

 “하지만…….”

 영숙은 입술을 깨물고 망설이다가 말했다.

 “……민 기사가 뒤집어쓰기로 했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고 싶어요.”

 “사모님!”

 나우가 나무라는 눈빛으로 영숙을 쏘아봤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민 기사가 뒤집어쓰기로 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들리는군요.”

 “제발요. 그렇게 해 주세요.”

 영숙은 기대와 애원이 뒤섞인 시선으로 나우를 바라보았다.

 “민 기사에게는 충분히 보상을 할 거예요. 변호사님께도 보상을 할 게요. 입 다물고 계셔 주시면…….”

 “지금 변호사더러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겁니까?”

 미안하지만, 이라고 말하며 나우는 돌아섰다.

 “입을 열고 끊임없이 떠드는 게 저의 일입니다. 아직도 제가 변호사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모양인데, 저는 정의의 여신 디케 앞에서 법 수호와 정의 구현을 다짐한 법조인이고, 변호사입니다.”

 “부탁이에요. 한번쯤은 괜찮잖아요?”

 영숙이 다급히 따라왔다.

 “아무도 눈치 못 챌 거예요. 민 기사도 말을 바꾸지 않을 거고요. 그 다짐…… 한번만 어겨주세요.”

 “사모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전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현생에서는 절대로 죄를 짓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거든요.”

 “한번만…… 부탁이에요.”

 “안됩니다. 신과 약속한 일이라…….”

 “신은 무슨 얼어 죽을 신이야!”

 영숙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잘난 척, 고상한 척 하지 마. 신이니, 전생이니 그게 다 무슨 헛소리야? 고작 풋내기 변호사 주제에 세상 정의를 몽땅 짊어진 영웅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불거리고 있어!”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스킨헤드족처럼 머리를 빡빡 민 남자가 나타났다. 나이는 서른 살 정도 되어 보였고 체격은 그리 큰 편이 아니었으나 인상이 험악했다.

 “무슨 일입니까? 형수님, 이 작자 누굽니까?”

 “난 절대로 아들을 경찰서로 보낼 수 없어.”

 영숙은 꼿꼿이 선 채 말했다.

 “이봐. 너 누구야? 뭔데 형수님을 괴롭히고 있는 거야?”

 빡빡머리 남자가 문신이 잔뜩 그려진 손으로 나우의 멱살을 우악스럽게 잡았다. 나우는 남자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말했다.

 “아드님을 경찰서로 보낼 필요는 없을 겁니다.”

 몸을 제압당한 상황에서도 영숙을 응시하는 나우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본인 스스로 경찰서로 갔으니까요.”

 “무슨 말이에요?”

 “이 자식, 지금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야?”

 “이곳에 오기 전에 학교 앞에서 아드님을 먼저 만났습니다.”

 나우는 여전히 영숙을 보며 말했다.

 “함께 걸으면서 얘기를 나눴죠. 민 기사가 죄를 뒤집어쓴 것 때문에 자신도 줄곧 괴로웠다고 하더군요. 대화가 끝날 무렵 아드님은 아주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며 경찰서로 가겠다고 했어요.”

 “미친…… 그래서 애를 그냥 보냈다는 거예요?”

 “따라 가주겠다고 했으나 혼자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쩔 거예요? 경찰서로 가지 않고 행여…….”

 “걱정 마세요.”

 나우는 멱살을 붙들고 있는 남자의 손목을 가볍게 비틀어 떼어 냈다. 스킨헤드 남자가 비명을 토하며 허리를 숙였다.

 “나한테 볼일 있으면 잠깐 기다려. 사모님께 마저 드릴 말씀이 있으니까.”

 남자에게 한 마디 던진 후 나우는 숨을 고르고 영숙을 바라보았다.

 “아드님은 어머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올바릅니다. 비겁한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의 행동을 떳떳이 책임질 거예요. 그리고 아드님이 기소되면…….”

 위로와 희망을 담아 나우는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그 친구의 변호인이 되어 줄 겁니다.”

 

 빌라 주차장에는 험상궂은 인상의 남자 네 명이 있었다.

 안면을 튼 스킨헤드 남자가 맨 앞에 서 있었고, 뒤로 인상과 체구가 비슷해 보이는 세 남자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스킨헤드까지는 아니지만 세 남자 모두 두피가 비칠 정도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모습이었다. 조직 이름을 ‘민머리 형제들’이라고 지어도 좋을 듯싶었다. 머리카락 길이가 조금이라도 더 짧을수록 서열이 높은 것 같았는데, 맨 앞에 선 스킨헤드가 역시 두목이었다. 완전 빡빡은 오직 두목에게만 허락되는 듯했다.

 “네가 형님을 죽인 살인자 놈의 변호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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