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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몬스터클럽
작가 : 쇼센
작품등록일 : 2019.9.5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뇌신경정신과학자 데이빗 한 박사는 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뇌스캔을 통한 잠정적 사이코패스 범죄용의자 테스트(몬스터 테스트)의 개발을 종용받는다. 마침 그때 한 프로파일러가 사이코패스테스트의 의무실시를 주장해 대중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자, 야당 대선후보 이중필은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몬스터 감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표심을 얻기 시작한다.

한 편 데이빗 한의 장남이자 천재 사이코패스 고등학생인 한명석은 여당 대선후보와 결탁해 전략적으로 소년범죄를 저지르는 <몬스터 클럽>을 비밀리에 조직하고, 군중의 세뇌에 효과가 있는 약물 ‘마리오네트’를 은밀히 유포하는데, 사건성을 의심한 한수형 경위가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하고….

 
#15. 노량진 강사의 죽음-2
작성일 : 19-10-31 17:41     조회 : 239     추천 : 2     분량 : 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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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안 된다구요.”

 “저 경찰이에요. 이 학원에서 강의하던 강사가 죽었잖습니까. 수사에 협조해주셔야죠.”

 “수강 등록한 학생들의 개인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니까요. 아까 오신 형사님들께도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그러니까 그 강사가,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있어서 그래요.”

 “증거 있어요? 우리 학원 수강생 중 하나가 그 강사 죽였다는 증거가 있냐구요.”

 “그러니까! 그 증거를 찾으려고 이렇게 협조 구하는 거 아닙니까.”

 “수사 협조도 좋지만요. 개인정보를 달란다고 그렇게 냉큼 주면 학원이 고소당해요. 요즘 학생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얼마나 민감한지 아세요?”

 “그럼요, 하나만 물읍시다.”

 “네, 물어보세요.”

 “그 강사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 중에 혹시… 영성고등학교 학생이 있습니까?”

 “글쎄요. 학생증까지 검사하면서 등록하는 게 아니라서요.”

 데스크의 여직원은 수사나 취재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듯 여전히 쌀쌀맞은 말투였다.

 “그럼 말이죠. 그 수업 도중에 중단됐는데 수강생들 수업료 환불은… 해주는 건가요?”

 “그럼요. 다 환불해갔죠. 노량진 학생들이 백 원에도 얼마나 깐깐한데요.”

 “그럼 혹시… 환불 안 해간 학생 있지 않아요?”

 수형의 말에 여직원이 처음으로 데스크탑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수형을 올려다보았다. 그동안 한 번도 받지 않은 질문이었던 데다 왜 그런 것을 묻는지 돌연 호기심이 생긴 표정이었다.

 “맞아…요. 환불 안 해간 사람 있어요, 두 명.”

 “두 명이요?! 그 두 사람 연락처만이라도 어떻게…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건 안 돼요. 저희 학원 고소당하면 형사님이 책임지실 거예요?”

 “아....”

 수형이 과장을 섞어 탄식을 했다. 그러자 시종일관 날카롭던 여직원의 눈매가 조금 부드러워지는 듯 했다.

 “직접 알려드릴 순 없지만요. 이런 건… 가능해요.”

 “뭐요, 어떻게요?”

 “어차피 제가 미환불자들에게 환불해 가시라고 한 번 안내 전화를 돌려야 하는데요.”

 “전화를요?”

 “네. 저 대신 전화통화를… 해보시겠어요? 물론 학원 전화로, 번호는 제가 눌러 드릴 거구요.”

 “아, 좋습니다!! 그 전화를 제가 하죠! 감사합니다!”

 “제가 멘트를 적어 드릴테니 그대로 하셔야 하고, 제 앞에서 통화하셔야 돼요. 절대 경찰이라고 말씀하시면 안 되구요. 학원에 직접 방문해서 찾아가셔야 한다고 강조해서 말하면 오지 않겠어요? 그 때 우연히 형사님이 학원 밖에 있다가 그 학생을 만나는 것까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구요.”

 “우와... 이 학원 실장님 진짜 똑똑하시네. 형사 저리가란데요?”

 “형사님 때문이 아니에요. 그 돌아가신 강사님 생각해서 도와드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 말대로 하셔야 돼요. 아시겠어요?”

 “그러믄요!”

 수형이 싱긋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얼굴을 해보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여직원은 그래도 어딘가 못미더운 표정을 하고는 학원 전화기에 번호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무서운 눈초리와 함께 전화기가 수형에게 넘어왔다.

 - 여보세요.

 “ooo학원입니다. ooo강사님 수업이 휴강되는 바람에 수강료를 환불조치해드리고 있는데요. 아직 환불받으러 안 오셨길래 안내 전화드렸습니다.”

 -네, 저는 괜찮습니다. 환불 필요없습니다.

 수화기 너머 남자의 목소리는 밝고 큰 소리로 안내한 수형의 목소리에 전혀 동화되지 않는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였다.

 “아, 그러십니까? 다른 수업을 들으실 수 있는 수강권으로도 일부 대체 가능한데 안 하시겠습니까?”

 수형은 천연덕스럽게 대본에 없던 말을 즉흥적으로 술술 읊으며 통화를 이어갔다. 이쪽의 통화를 엿듣고 있던 데스크 여직원의 눈매가 대번에 사나워졌지만 수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네. 괜찮습니다.

 젊은 남자의 목소리는 짧고 단호했다. 수형은 이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직감적으로 자신이 찾는 그 남학생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모든 사건의 열쇠를 이 남학생이 쥐고 있다는 확신이 들자 수형은 어떻게든 학원에 방문하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리고 수형은 즉흥적으로 조금 위험하지만 확실한 미끼를 생각해냈다.

 “아, 맞다! 그런데요. 돌아가신 ooo강사님이 학생 분께 전해드리라는 물건이 있어요. 꼭 본인에게 전달하라는 메시지가 같이 있어서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찾아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한 번 학원에 나와주실 수 있나요?”

 - ooo강사님이… 저에게 물건을요?

 역시 반응이 있었다. 수형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럼 그렇지, 네가 죽은 그 강사와 뭐가 있긴 있구나.

 “네, 그렇습니다. 언제 방문하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오늘 저녁에 방문하죠.

 “네, 그럼 저녁 몇 시쯤 방문하시겠습니까? 데스크 업무 시간은 저녁 10시까지입니다.”

 -7시쯤 찾아가겠습니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수형이 그렇게 상쾌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자 데스크의 여직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왜요. 경찰이란 말은 안 했잖습니까. 대본대로 안내도 다 했구요.”

 “돌아가신 강사님이 물건을 남겼다는 건요? 저는 전혀 모르는 사실인데요.”

 “아니, 그렇게라도 해야 궁금해서 나와볼 거 아닙니까. 뭐, 공부하는 학생한테 강사가 격려 차원에서 책 한 권 남겼을 수도 있는 일이고, 그 정도야 수사 차원에서 쓰는 작은 스킬이라는 거죠. 거 좀, 같이 삽시다!”

 능청스러운 수형의 말에 다행히 여직원은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능글거리는 수형의 얼굴은 보는 이를 무장 해제시키는 힘이 있었다. 게다가 이런 사람과 진지한 말다툼이란 소용이 없는 법이다. 여직원이 낮은 한숨을 쉬는데, 수형은 이미 여유 있는 걸음으로 데스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어디 가세요?”

 “그 학생 이따 7시에 온대요. 그때 맞춰서 올게요.”

 수형이 뒤통수에 대고 손을 들어 휘휘 저으며 사라져갔다.

 

 점심 전에 나간 수형이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서에 모습을 드러내자 순동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붙였다.

 “경위님, 또 어디 갔다 이제 오십니까.”

 “순돌아 이 몸은 자유로운 영혼이잖냐. 반장님께 딱 열흘 허락받고 냄새 쫓아서 뭐 하나 건지려고 죽어라 다니고 있단다. 그러는 네 사건은 잘 풀렸고? 그 용감한 꼬맹이 어떻게 됐어?”

 순동은 자신을 강아지 부르듯 순돌이로 부르지 말라고 지적하는 데에도 지쳐서 그냥 못 들은 척 말을 이었다.

 “어떻게 되긴요. 일단 조사마치고 시설에서 데려갔지요. 동생도 아직 어린데 병원에 있고 친척들도 맡아줄 만한 사람이 없어서 스스로 시설로 가겠다더라구요. 뭐 달리 선택권도 없지만요.”

 “그래, 그 꼬맹이 동생 병원은 가봤고?”

 “병원에서 의사 소견서는 줄 수 있다는데, 애가 학대아동이다 보니 반드시 아동심리 상담사를 동행하거나 상담사 확인 절차를 받아서 가능한 것만 서면 질문하라네요. 나중에 상담사랑 약속 잡아서 방문하려구요.”

 “오, 그 덕에 미인 상담사랑 데이트하려는 꼼수구만?”

 “아...아녜요! 절대!!”

 “하하.. 이 놈 진짜 수상하네. 나도 따라가서 훼방 놔야겠어.”

 “아유. 놀리지 좀 마세요. 전 진짜 이 건 땜에 진심으로 골치 아파요.”

 “뭐가?”

 “사건이 좀 그렇잖아요. 어제 보도 나가고 이슈가 엄청 돼서 인터넷 상에도 난리가 아닌가봐요.”

 “여론이 어느 쪽인데. 다들 꼬맹이 편 아니야?”

 “네, 맞아요. 하지만... 꼬맹이가 한 짓도 끔찍해서.”

 “고작 열세 살짜리가 뭘 알아? 그냥 살기 위해 그런 건데.”

 “어디서 누설됐는지 아버지를 그냥 죽인 게 아니라 이빨을 뽑았다는 사실까지 다 보도가 됐어요. 사이코패스가 유전병이라는 루머도 돌면서, 그 M테스트인가 뭔가 있었으면 둘 다 걸러질 괴물들이라고....”

 순동은 괴물이라는 말을 내뱉고는 얕은 신음을 흘렸다. 순동은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꼬맹이가 안쓰러운 모양이었다. 수형도 입안이 썼다. 꼬맹이를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수형이 본 꼬맹이는 의자 등받이 너머로 겨우 얼굴이 뾰족이 나오는 정말 정말 꼬맹이였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그 옆얼굴이 주는 애잔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만약 그 옆얼굴을 보지 않았다면,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생각했을까. 수형은 순동의 유순한 심성에 동화된 것처럼 마음이 덩달아 짠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도 같이 가자. 갑자기 관심이 생기네. 농담 아니고, 병원 갈 때 같이 가자.”

 “진짜요? 저야 그래주시면 좋죠. 근데 따로 큰 건 좇고 계신다면서요.”

 “응. 근데 사건이란 게 그렇거든.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는 일이고. 뭐, 한쪽이 잘 풀리면 다른쪽도 잘 풀리는 게 인생사니까.”

 “그런… 겁니까.”

 눈꺼풀을 꿈뻑거리는 순동의 표정이 우스워서 수형이 그의 이마를 가볍게 탁 쳐 주었다. 정신 똑바로 차리란 의미로.

 “그럼 이따 퇴근길에 술 한 잔 같이 하시겠습니까. 그 꼬맹이 생각하면 마음이 뒤숭숭해서요.”

 “순돌아, 데이트 신청은 고마운데 나 저녁 때 선약 있다.”

 “어디… 가시는데요.”

 “그런 데가 있어. 음침한 좀비들이 책을 이고 지고 무서운 속도로 걸어 다니는 아주 무시무시한 곳이.”

 “네…? 좀비…요?”

 순동은 대체 무슨 소리냐며 눈썹을 있는 대로 치켜 올리며 순진한 표정을 했고, 그 얼굴이 기대를 만족했는지 수형이 껄껄 웃으며 순동의 등을 연거푸 퍽퍽 소리가 나도록 두들겨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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