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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약속의 향기
작가 : 살리에르
작품등록일 : 2019.10.3

향기를 잃어 절망에 빠진 여자

사랑을 잃어 슬픔에 잠긴 남자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여자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남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향긋한 아로마 향기처럼 다가오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오늘도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향기를 느낀다.

 
약속의 향기 - #27. 은인이지만 인연은 아닌.
작성일 : 19-10-30 18:31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7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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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향기 - #27. 은인이지만 인연은 아닌.

 

 

 따뜻했던 커피가 조금씩 식어가고 있었다.

 

 새벽과 민아, 그리고 정숙은 카페에서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 순신이 뒷문으로 나간 후부터 민아는 세 사람의 대화가 귀에 들리지 않았다.

 

 순신의 부르르 떨던 손, 그리고 몸, 그걸 본 민아는 순신이 걱정되었다.

 

 민아가 계속 뒷문 쪽을 보며 안절부절못하자 새벽은 조심스럽게 민아의 손을 잡았다.

 

 민아는 그런 새벽을 봤고, 새벽은 민아를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민아는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정숙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아. 난 화장실 좀 다녀와야겠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정숙은 잡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래. 엄마가 도와줄게. 다녀오자.”

 

 “아니에요. 이 카페는 턱도 없어요. 걱정 말고 새벽이랑 같이 이야기나 하고 있어요.”

 

 “얘. 그래도 어떻게 혼자 보내니.”

 

 정숙이 계속 일어나 민아에게 가려고 하자 민아는 새벽을 바라보며 살짝 윙크를 했다.

 

 새벽은 급하게 일어나 정숙을 말리며 말했다.

 

 “에이. 어머니도 참. 민아가 애도 아니고 그냥 혼자 하게 두세요. 애 버릇 나빠져요. 저도 얘 그냥 혼자 할 수 있는 건 혼자 하게 두는 편인걸요.”

 

 새벽에 말을 듣고 정숙이 약간 망설이자 민아가 말했다.

 

 “아이고. 엄마가 생각하던 7살 민아는 여기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앉아 계셔.”

 

 민아는 정숙에게 이야기하며 휠체어를 돌려서 화장실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정숙은 혼자 화장실을 가는 민아를 보면서 자리에 앉아 다시 새벽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화장실로 향하던 민아는 살짝 뒤를 돌아봤고, 정숙이 다시 새벽과 신나게 이야기를 이어가자, 화장실을 지나 카페 뒷문으로 조심스럽게 나갔다.

 

 뒷문으로 나가 조금 더 앞으로 나가자 창고처럼 사용되는 마당이 있었고, 마당 구석에는 작은 나무 벤츠가 있었다.

 

 그리고 그 벤치에는 순신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아직도 순신의 몸은 아주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민아는 조심스럽게 순신의 곁으로 휠체어를 밀었다.

 

 하지만 순신에게 다가갈수록 순신의 떨림이 더 잘 보여서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순신의 옆에 가만히 휠체어를 세우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뒷마당 주변으로 자라 있던 나무들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기분 좋게 두 사람에게 부서졌다.

 

 두 사람의 기분을 이해도 못 하는 것처럼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을 느끼던 민아는 순신에게 천천히 손을 뻗었지만 순신의 손을 잡아주지는 못했다.

 

 자신의 행동이 순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민아가 여기까지 온 것도 민아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었다.

 

 순신의 마음을 알기에 민아는 더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한참 고민만 하던 민아에게 먼저 말을 건 건 순신이었다.

 

 순신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면서 세수를 하듯이 얼굴을 손바닥으로 살짝 문지르고는 하늘을 봤다.

 

 “아. 날씨 진짜 좋네.”

 

 순신의 의미 없는 말에 민아도 조용히 대답했다.

 

 “그렇네요. 날씨가 정말 좋네요.”

 

 순신은 한참을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다가 시선은 하늘에 고정시킨 채 민아에게 물었다.

 

 “민아 씨도 내가 참 한심해 보이죠?”

 

 “아니에요. 순신 씨가 왜 한심해요.”

 

 순신은 살짝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나도 지금 한참 생각했는데, 누가 봐도 한심한 모습일 거란 생각이 드는걸요. 나 스스로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오죽하려고요.”

 

 민아는 아무 말도 없이 순신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순신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방금 그 사람 우리 아버지예요. 물론 나는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 않고요.”

 

 “아.. 네..”

 

 “나는 그때 한강에서 민아 씨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놀랐어요. 민아 씨와 새벽 씨가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들었을 때, 정말 많이 놀랐거든요. 어떻게 보면 나는 우리 아버지와 그런 사이인데 왜 두 사람처럼 하지 못하는 걸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민아는 순신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물어보려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냈다.

 

 그리고 순신이 이야기를 하길 가만히 기다렸다.

 

 순신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민아를 보며 살짝 웃어 보이며 말했다.

 

 “저는 항상 민아 씨에게 이런 모습만 보이네요. 가뜩이나 마이너스가 많은 사람인데 계속 마이너스만 되는 것 같아요.”

 

 민아는 순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말했다.

 

 “그 누구도 순신 씨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 안 하고요. 그러니까 혼자서 그런 생각 하면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순신은 민아의 이야기를 듣자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민아는 그런 순신의 모습을 보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원래 사람은 모두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고민은 다 다른 종류의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누구도 그 고민의 무게를 평가할 수는 없어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무게는 분명 다르니까요.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해도 순신 씨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고민일 거예요. 내가 이해하고 해결할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순신은 살짝 웃었다.

 

 순신의 몸이 다시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민아는 그런 순신을 보면서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순신 씨가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순신 씨가 갖고 있는 그 고민의 무게도 잘 이겨내고 잘 해결할 거라고 생각해요. 순신 씨가 나에게 보여줬던 배려들을 보면 순신 씨는 분명 좋은 사람인 걸 아니까요. 그러니까,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만들지 말아요. 순신 씨는 이미 충분히 좋은 사람이에요.”

 

 고개를 순신의 얼굴 아래 땅에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져 자국을 남기기 시작했다.

 

 민아는 그런 순신을 보며 자신이 마음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민아는 알고 있다.

 

 겉으로 밝은 사람들이라고 모두 고민이 없는 게 아니라고.

 

 어쩌면 더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어서, 그 고민의 무게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어서 밝은 척하는 거라고.

 

 민아는 오늘 순신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알기에 민아는 조심스럽게 순신에게 다가가 순신의 어깨에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주 작게 토닥토닥하는 모양세로 손끝을 움직였다.

 

 그때 카페 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꺅~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누군가 쓰려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민아는 순간 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급하게 휠체어를 몰아 뒷문 입구를 향해 몰았다.

 

 그때 순신은 민아를 앞질러 카페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카페로 들어가자 화장실 앞에 사람들이 웅성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화장실 가장 안쪽에 새벽이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 된 채로 손으로 입을 막고 울고 있었다.

 

 순신은 급하게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여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정숙이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다.

 

 정숙은 화장실에 쓰러진 채 머리에서는 넘어지면서 화장실 벽에 부딪혔는지 약간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정숙 앞에서 성원이 정숙의 뺨과 몸을 때리면서 급박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순신은 화장실 안에 들어가 성원을 밀치며 정숙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빨리 누가 119 신고!! 빨리!! 깨끗한 수건도 빨리!!”

 

 순신은 소리를 지르며 정숙이 입고 있던 블라우스의 목 부분에 단추를 푼 채, 정숙의 기도를 확보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정숙의 가슴에 귀를 데고 정숙의 심장 소리를 들었지만 미약하고 불규칙적인 심장 소리만 들렸다.

 

 순신은 종현이 급하게 가지고 온 수건으로 정숙의 머리 상처 부위를 감싸서 피가 안 나게 만들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때, 사람들을 뚫고 민아가 화장실 앞으로 왔고, 민아는 급박하게 심폐소생술 하는 순신의 뒷모습 옆으로 자신의 어머니인 정숙이 쓰러져 있는 것을 봤다.

 

 그리고 민아는 휠체어에서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듯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새벽이 그런 민아를 붙잡았지만, 민아는 엉엉 울며 자신의 엄마에게로 가고 있었다.

 

 순신은 필사적이었다.

 

 옆에서 민아가 우는 소리가 들리자 더욱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순신의 몸은 온통 땀으로 젖기 시작했고, 정숙은 그런 순신의 노력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응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순신은 성원에게 소리 질렀다.

 

 “여기 좁으니까 들어오지 말고, 응급차에서 바로 갈 수 있게 준비하라고 해. 내가 모시고 나갈 거니까.”

 

 성원이 뛰어나가자 순신은 마지막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정숙을 번쩍 들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민아는 자신의 어머니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순신을 보면서 엉엉 울었고, 새벽은 그런 민아를 안고 함께 울고 있었다.

 

 밖에 구급차에 도착한 순신은 정숙을 베드에 눕히고 성원에게 말했다.

 

 “내가 어머니랑 같이 우선 병원으로 갈게. 너가 민아 씨 좀 모시고 와줘. 많이 놀랐을 거니까 조심해서 데리고 와.”

 

 성원은 순신에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숙이 응급차에 실리자 순신은 급하게 응급차에 함께 타고 골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성원도 순신이 멀어지자 자신이 메고 있던 앞치마를 풀며 카페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응급차 안에서 순신은 응급 요원들이 정숙을 응급처치하는 것을 보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런 순신의 귓속에서는 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빗소리도 심하게 들리고 있었다.

 

 그날의 기억이. 순신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순신의 어머니도 그렇게 화장실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19에 전화를 했지만 그 한참의 시간 동안 자신은 차갑게 누워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순신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마치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졌다.

 

 평생을 그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차가 심하게 한 번 흔들리며 정숙의 손이 순신의 몸을 툭 치고 간이 배드의 아래로 떨어졌다.

 

 순신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정숙의 손을 살짝 잡아 배드 위로 올렸다.

 

 그리고 그 손을 꼭 쥐었다.

 

 마음속으로 수백 번 수천 번 수만 번 살려달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다행히도 주말 오후 시간이라 차가 많이 밀리지 않았고, 응급차는 빠르게 병원 응급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순신은 바로 응급실로 함께 뛰어 들어가 의사를 찾았다.

 

 자신의 어머니 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의사를 찾았다.

 

 의사들이 정숙의 상태를 살피자, 순신은 옆에서 머리의 상처 심폐소생술을 어떤 사이클로 어떻게 진행했는지 설명했다.

 

 의사들은 알겠다고 말하고 우선 환자 등록부터 하라고 말했다.

 

 순신은 아무 생각 없이 원무과로 가서 자신이 아들인 것처럼 등록을 하고 응급실로 다시 뛰어왔다.

 

 정숙은 다행히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었다.

 

 아직 불안하고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조금씩 안정적인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순신은 그제서야 조금 안도를 하게 되었고, 때 마침 응급실로 세 명의 사람이 뛰어 들어왔다.

 

 민아와 새벽은 곧바로 정숙의 침대 곁으로 가서 울기 시작했다.

 

 성원은 온통 땀 범벅이 된 순신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그리고 성원은 순신의 팔을 보게 되었다.

 

 순신의 팔에는 어디서 다쳤는지 모르겠지만 심하게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카페에서 나올 때 어딘가 부딪쳐 찢어진 듯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순신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성원이 순신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주변에 의사를 찾고 있을 때, 응급실로 한 명의 사람이 더 뛰어 들어왔다.

 

 바로 희형이었다.

 

 희형은 응급실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며 민아를 찾았고, 바로 민아에게 뛰어갔다.

 

 희형을 발견한 민아는 희형을 보며 더 큰 소리로 엉엉 울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민아를 희형은 말없이 꼭 안아주었다.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 의사가 이렇게 울면 어떻게.”

 

 희형은 민아를 진정시키고 응급실에 있는 의사 한 명을 불러 세웠다.

 

 “이 환자 차트 갔다 주고 우선 지금 할 수 있는 검사 스케줄 최우선으로 다 잡아주세요. 그리고 오늘 박샘 출근하셨나요?”

 

 “네. 박 선생님 지금 당직실에 잠깐 가셨을 거예요.”

 

 “박 선생님한테 빨리 호출해줘요. 나 김희형이라고 하면 누군지 알 거예요. 그리고 검사 들어가는 사이에 병실 예약해주고요.”

 

 “아.. 네.”

 

 나이가 어려 보이는 의사는 급하게 응급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희형은 정숙에게 다가가 동공의 상태 반응 상태 등 정숙의 상황을 다시 한번 살폈다.

 

 그리고 민아의 앞에 살짝 무릎을 꿇고 앉아서 말했다.

 

 “위험한 건 다 지나가셨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박샘한테 다 이야기 해놓을 거니까 걱정 말고, 우선 환자 등록부터 하고, 오늘 여기서 검사하시고 바로 병실로 올라가실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그만 울고. 알았지?”

 

 민아는 울먹거리는 얼굴로 겨우 고개를 끄덕거렸다.

 

 새벽도 연신 희형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희형은 금방 다시 오겠다고 하고 바로 응급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희형이 뛰어나가는 모습 뒤로 한쪽 팔엔 피로 젖어버리고 땀으로 엉망이 된 순신의 모습이 보였다.

 

 민아는 그런 순신의 모습을 보자 다시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 고개를 돌렸다.

 

 새벽은 순신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순신과 성원에게 다가왔다.

 

 “순신 씨도 팔 많이 다친 거 같은데 괜찮은 거예요? 빨리 진료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 언제 이랬지..?”

 

 순신은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고 다시 환하게 웃으면서 새벽에게 말했다.

 

 “전 괜찮으니까 민아 씨 잘 부탁드려요. 민아 씨가 많이 힘들 것 같네요.”

 

 새벽은 순신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순신과 성원에게 고개를 꾸벅 인사를 하고 다시 민아의 곁으로 갔다.

 

 순신은 민아의 뒷모습과 정숙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응급실 밖으로 나왔다.

 

 성원도 순신을 따라 함께 나왔다.

 

 순신은 응급실을 나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바로 옆에 있는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성원도 그런 순신 옆에 앉아 순신에게 휴지를 건네주었다.

 

 순신은 성원의 휴지를 받아 들고 순신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

 

 “좋냐?”

 

 “좋다. 그래도 아무 일 없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어휴. 그래 다행이긴 한데. 너 팔 괜찮아? 그거 치료해야할 것 같은데?”

 

 순신은 자신의 팔을 살짝 보고는 다시 성원을 보고 말했다.

 

 “다친 건 팔인데, 아픈 건 여기가 더 아프다.”

 

 순신은 손을 들어 자신의 심장 쪽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성원은 그런 순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툭툭 쳐줬다.

 

 “아까 봤지? 진짜 멋있더라. 나는 그냥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소리 나 꽥꽥 지르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와서 딱딱 명령하고 진료도 해보고. 진짜 멋있어.”

 

 성원은 그렇게 말하는 순신을 가만히 지켜봤다.

 

 성원의 측은한듯한 눈빛을 받은 순신은 웃으면서 성원에게 말했다.

 

 “그렇다고 새끼야. 내가 머 딴 얘기 했냐.”

 

 성원도 그런 순신을 보며 그냥 웃어넘겼다.

 

 응급실에서는 박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응급실 담당의가 와서 민아에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아마 저혈당으로 온 쇼크일 수도 있고, 원래부터 심부전증이 약간 있으셨는데 너무 쪼이는 옷을 입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자세한 건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머리에 난 상처도 심하진 않고 지혈이 잘 되어서 크게 흉터가 남을 것 같지도 않고요. 그런데 역시 의사분이라서 그런가 대단하네요.”

 

 민아는 갸우뚱거리는 모습으로 의사에게 되물었다.

 

 “네?’

 

 “아. 다름이 아니고 초기 처치가 너무 잘 됐어요.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거 같은데 그거 아니었으면 아마 위험하셨을 거예요. 직접 하셨으니 이 정도지 아마 일반인 분들이 했으면 이렇게 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의사의 말에 민아는 순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쓸쓸하게 뒤 돌아서는 순신의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민아와 정숙에게 순신은 은인이었다.

 

 다만 누군가는 은인이 아닌 연인을 꿈꾸고 있었다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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