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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탐라에서 가장 탐나는 너.
작가 : 리릭
작품등록일 : 2019.10.29

대한민국 땅 끝 마을 해남.
해남에서 놓인 커다란 다리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인공섬 숨비도.
탐라 최고 지도자의 손자 소마주(小馬主) 김위온.
탐라 최고의 음전한 규수 류모을.
육지의...... 그냥, 태희.
세 사람을 둘러 싼 이야기.

 
3. 물빛을 담은 너를 본다. 난 오늘도.. (上)
작성일 : 19-10-30 00:10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6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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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곳의 일들은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보고 듣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경험을 하셔야 실질을 알 수 있습니다. 저들의 부지런함을 배우십시오. 그들의 땀방울이 이 여각과 탐라를 세우는 근본이고 원동력입니다.”

 

 대행수는 넓은 마당에 많은 물건들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위온에게 보여주었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환한 불빛 속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많은 물건들이 한꺼번에 쌓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사람들의 이마에 땀방울도 늘어갔다.

 

 “이것은 육지의 관세사무소에서 받은 수출신고 필증이라는 것입니다. 외국과 교역 시 꼭 필요한 서류들이니 천천히 눈여겨봐 두십시오. 몇 번 보시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대행수는 여각 집무실로 들어와 가운데 크게 자리 잡은 탁상에 놓인 여러 서류들을 위온에게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여각 경영권에 참여하는 여부는, 간접 경험을 통해, 실질적 업무를 조금씩 배우고

 20살이 되었을 때, 위온 자신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대행수는 위온이 견고한 성곽으로 둘러싸인 궁에서 군림하는 군주가 아닌,

 탐라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삶을 공감하는 진정한 대마주가 되길 바랐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이 생활하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어야 한다.

 대행수 자신 또한, 그리하고 싶었던 간절한 소망이었으니...

 위온에게 자신이 아는 건 다 가르쳐 주고 싶었다.

 

 

 “오늘 저잣거리에 나가 볼 참인데, 탐라로 들어가기 전에, 신 문물들은 구경해야지?”

 

 위온은 조반을 물리고 앞에 서 있는 문 시중을 아주 부드럽게 바라보며 입을 일자로 만들어 웃음을 지었다.

 저 눈빛, 저 표정. 자신의 요구 사항이 있을 때 짓는 위온의 표정이다.

 하지만 이번엔 꼭 단호해야 한다.

 

 “하오나 두 번이나 서연(書筵)에 빠지신 터라, 주강(晝講) 전까지 탐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알고 있어, 할아버지의 불호령을 듣지 않으려면... 그리해야 하겠지만...

 일찍 도착해도 불호령 떨어지는 건 매한가지 잖아. 그러니 난 좀 더 있다 들어갈 것이다.“

 

 이미, 옥과 진주로 만들어진 세조대를 묶은 남빛 도포를 입은 위온은 나설 준비를 다 하고 거울을 보고 있었다.

 문 시중의 의견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

 

 사람들은 위온을 보고 점잖고 의젓하다 하지만, 이렇게 가끔씩 고집부리는 위온이 문 시중의 눈에는 영락없는 장난꾸러기로 보였다.

 

 “소마주니임~”

 

 문 시중은 벌써 대문을 나선 위온을 애타게 불렀다.

 

 거리엔 단번에 봐도 숨비도 사람들과 구분되는 육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시끌벅적 이야기하며 사진을 찍고 손에는 어떤 것이든 먹을 것을 들고 있었다.

 갈수록 물건을 파는 상인들도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늘어 가는듯했다.

 많은 사람들로 사고가 날까. 나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서 있었다.

 

 상가 지붕으로 색색의 작은 기들이 상호를 달고 흔들리고 여기저기 들리는 경쾌한

 음악소리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저잣거리를 꽉 채우고 위온은 봄날 흩날리는 꽃잎에 기분까지 들떠 있었다.

 위온이 주황색 벽돌의 작은 가게 앞에 멈춰 섰다.

 펼쳐진 가판대 위에는 알록달록 자개로 만들어진 장신구들이 줄을 맞춰 늘어져 있었다.

 위온은 맑은 하늘빛을 담은 작은 손톱 크기의 귀걸이를 손바닥에 올렸다.

 영롱한 작은 진주를 가운데 둔 하늘빛 일곱 개의 꽃잎.

 남방바람꽃이었다.

 위온은 그 누구와 닮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건 우리 공방에서 직접 만든 거예요 꽂는 침이 은이어서 알레르기 걱정 안 해도 되구요.

 이쁘죠? 여자친구한테 선물하면 진짜 좋아할 거예요.”

 

 여자의 목소리에 위온은 고개를 들었다.

 육지인이 장사하는 가게였다.

 30대 초반쯤 되었을까?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며, 가게 안 작은 가마를 손짓하며 자랑스럽게 가리킨다.

 

 “알....? 그게 무엇이오?”

 “아~· 탐라 분이시구나.. 옷이... 맞네 숨비도 사람들이랑 다르시네.. 전통한복 흐흣

 이 침이 은으로 되어 있어서 귀걸이를 해도 귓불이 막 붓거나 가렵지 않다구요.

 피부 예민한 사람들은 좀 그렇거든요.“

 “그렇군... 그런데, 귀를...”

 “아~~ 탐라분이시면 당연히 귀를 뚫지 않았겠죠? 이건 불을 뚫지 않아도 귀에 할 수 있어요.”

 

 여자는 같은 모양의 귀걸이를 가판대 밑에서 꺼내 위온의 눈앞에 두었다.

 

 “탐라 사람들이 가끔 사러 오시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 두죠. 이건 이렇게 살짝만 눌러서 귀에 고정시키면 돼요. 어느 분이 신지 좋겠다. 남자친구분이 눈썰미가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너무 잘생기셨어요!! 호호호.”

 

 여자는 위온을 향해 연신 방긋방긋 거리며, 귀걸이를 작은 비닐에 담고 또 작은 종이 손가방에 담아 위온에게 건네주었다.

 옆에 있던 문 시중이 다가와 돈을 여자에게 내밀었다.

 

 “어? 아! 네. 감사합니다. 신분이 높으신 분이신가 보다.. 어쩐지.. 귀티가 나신다 했어...”

 

 탐라에서 신분이 얼마나 높길래 옆에서 계산해 주는 사람이 따로 있어...

 여자는 당황했지만, 기분 좋은 표정으로 문 시중이 내민 돈을 받았다.

 

 “어제 소마주가 숨비도에 왔다고 소문났어~ 저 사람 아닌가?”

 

 위온이 자리를 뜨자 그냥 보기에도 예사 행색이 아니었는지 옆 가판대에서 물건을 팔던 40대쯤 보이는 여자가 쪼르르 달려왔다.

 

 “허어? 그런가요? 진짜! 그런가 보네요. 저기 나이 많아 보이는 사람. 되게 품위 있어 보이죠? 대신 계산하더라구요.. 옆에서 보필하는 사람 같아요. 같은 하늘 아래 사는데, 바다 건너면 완전 딴 세상이라니.. 나도 한번 가 보고 싶다.”

 “그러니까! 몇 년 전에 탐라에 한번 다녀온 사람이 그러는데 거긴 진짜 말 그대로 조선시대래! 모든 게.. 집도 사람들도..

 그런데 저 사람들 다들 진짜 잘생겼다~ 모델이야~ 탐라 사람들 다 저렇게 생겼을까?

 후흐흣”

 

 40대 여자는 위온과 조금 떨어져 그를 보호하며 지나가는 네 명의 호위무사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바람꽃 자개 귀걸이.

 위온은 작은 손가방을 열어 안에 든 귀걸이 꽃잎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빙긋이 웃으며 게슴츠레 쳐다보고 있는 문 시중과 시선이 마주쳤다.

 위온은 후다닥 가방을 접고는, 헛기침을 하며 소매 안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만 돌아가시지요.”

 

 조금 앞서 길을 내던 의서가 멈춰 섰다.

 눈 앞 조금 떨어진 곳에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몰려 있었다.

 의서의 만류에도 위온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돌로 만들어진 계단 위에 사람들이 앉아 있고, 그 앞에 무대가 펼쳐진 곳에서

 열 댓명쯤 보이는 남녀가 섞여 작은 가야금?

 아니 조금 비슷한 것을 목에 매고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딩가딩가’ 하는 소리에 위온은 다가가 맨 끝 비어진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은 함께 흥얼 거리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같은 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저 사람들이 연주하는 악기가 신기하게 생겼구나?”

 

 위온은 연주단이 목에 매고 있는 악기를 가리켰다.

 

 “서양 악기로 우쿨렐레라는 것입니다.”

 

 문 시중은 주변이 시끄러워 위온에게 가까이 다가가 얘기했다.

 

 “그래? 저렇게 작은 것으로도 멋진 합을 내는구나. 참 고운 소리다.”

 

 금(琴)을 가지고 있는 악기를 바닥이 아닌, 목에 매고 연주하는 게 신기해

 연주가 끝날 때까지 보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시지요.”

 

 문 시중의 말에 위온이 자리를 털며 일어서자 의서가 길을 냈다.

 위온이 길을 나서려 고개를 돌리는데 많은 사람들 가운데, 유난히 고운 색의 한복을 입은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탐라의 바다를 품고 있는 듯한 깊은 눈빛과 아름다운 자태.

 그녀였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천리향처럼 그녀의 향기는 바라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위온은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소마주님?”

 

 문 시중이 다가와 위온의 다리를 살폈다.

 

 “아니 다리 때문이 아니야. 괜찮아.”

 

 위온이 고개를 드니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위온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복을 입은 이가 많지 않아 금방 눈에 들어올 것인데,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어 다른 사람이었겠지...

 모을이 숨비도에 있을 리가 있나..’

 위온은 잠깐 실망했던 마음을 털고 탐라로 들어갈 채비를 하기 위해 진주 여각으로 향했다.

 

 “소마주님 다녀오셨습니까?”

 

 송 행수가 달려 나왔다.

 

 “지금 류정준 대 총장께서 오셔서 대행수님과 말씀 나누고 계십니다.”

 

 그가 왜?! 숨비도 까지 어쩐 일로 나왔을까?

 위온은 서둘러 대행수의 집무실로 향했다.

 

 류정준 대 총장은 탐라에서 가장 덕망 높은 백약이 대학의 총장이다.

 백약이 대학은 탐라에 있는 대학뿐 아니라 모든 교육기관의 서열 1위에 있었다.

 탐라의 여론은 대학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각 대학 총장들,

 학생들의 존경과 지지를 받으며 대 총장의 자리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류모을의 부친(父親) 이었다.

 

 “소마주께서 오셨습니다.”

 

 송 행수는 위온에게 허리를 숙이며 문을 열었다.

 대행수와 류 대감은 차를 함께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하하하! 오시었습니까?”

 “잘 다녀오셨습니까?”

 

 류 대감과 대행수가 위온을 보며 일어나 허리를 굽혀 위온에게 예를 갖췄다.

 위온이 좀 더 안으로 들어가자 또 한 사람이 앉아 있다 일어났다.

 다소곳한 그녀의 옆모습이 위온의 눈에 들어왔다.

 연 주황생 한복을 곱게 입은 류모을이었다.

 위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모을은 양손을 곱게 마주 잡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 위온과 눈을 맞추며 온화한 미소를 띠었다.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는 위온을 향해 빛을 내고 있었다.

 위온은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감정 조절을 능통하게 잘 하는 위온이었다.

 하지만 모을 앞에서는 어찌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지..

 위온은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고, 그녀를 외면하듯 고개를 돌려 버렸다.

 

 모을은 위온의 배다른 형인 김종수와 서로 좋아했었다.

 만약 종수가 탐라에 있었다면 둘은 이미 혼인을 올렸을 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류 대감은 상석에 자리하는 위온에게 한번 더 고개를 숙이며 자리에 앉았다.

 

 “저야~ 이렇듯 숨비도에 나와 구경도 하면서 자~알 지내고 있습니다.”

 

 위온은 상투적인 말투로 류 대감의 말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앞세워 대마주 할아버지의 권위에 몇 번이나 도전하였던가...

 

 “하하 하하 아~주 좋아 보이십니다. 그렇지 않아도 소마주님께서 대행수님께 진주 여각의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차차 배우신다는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셔야지요. 탐라의 주인 되실 분이시니 모든 것을 배우셔야지요.

 그래야 탐라도 숨비도도 새 바람이 불 것이니 말입니다. 이제 소마주님의 치리(治理) 아래는 풍요가

 더욱 넘칠 듯합니다.“

 “어허 말을 삼가 하십시오. 아직 할아버님께서 대마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계시거늘!

 새 바람이라니요! 지금은 헌 바람이란 말씀입니까?

 그 말씀은 지금의 대마주님을 인정하지 않으신다~ 이 뜻으로 이해해도 되는 겁니까?“

 

 위온의 차가우면서도 위엄 있는 말투에 류 대감은 가소로운 듯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어린놈이 저리도 말을 돌려 할 줄 모르고 직설로 내뱉는다.

 그것도 자신의 마음속을 한번 훑고 나온 것처럼.

 딸의 간곡한 청만 아니었다면...

 

 “소마주께서 제 말에 큰 오해를 하신 듯합니다. 감히 대마주님을 인정하지 않다니요. 소신은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 아니 오니 오해를 푸십시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새 바람~ 새 바람. 이 말이 어찌나 자주 제 귀에 들리는지...

 무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지 내 알기에, 이런 망발은 다시는 듣고 싶지 않으니, 삼가 주시지요!“

 “하하하! 역시 효심이 지극하시니 모든 탐라 사람들이 소마주님을 아끼고 존경하는 것이지요. 오늘 소신의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대행수께서도 용서하여 주십시오.

 좋은 일로 상의 드리고자 왔는데, 분위기가 그러하니 조금 미뤄야겠습니다.”

 

 류 대감은 대행수와 위온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며 입은 웃었지만 밑으로 내려있던 양손이 분개하며 떨리고 있었다.

 

 대행수는 위온의 손을 잡으며 참으라는 눈빛을 보냈다.

 대마주도 함부로 어찌하지 못하는 이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관계에, 이 상황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위온은 유난히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모을이 얼굴이 붉어져 입을 앙 다물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 앞에서 그녀의 아버지와 언성을 높였으니 서운도 했을 것이다.

 

 “아! 어제 소마주께서 말을 대행수님께 선물 받으셨습니다. 구경 한번 하시지요.

 흑마를 받으셨는데 아주 훌륭합니다.”

 

 류 대감이 말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음을 기억한 문 시중이 분위기를 바꾸려 이야기를 꺼냈다.

 

 “하하하 그런가.. 소신 한번 구경해도 괜찮겠습니까?”

 

 류 대감은 의 말에, 떨떠름한 표정을 문 시중에게 짓던 위온이 자신을 보고 있던 모을과 눈이 마주쳤다.

 모을은 다르지 않은가.

 처음 가진 말이니, 그 의미를 모을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분명 모을은 그 누구보다 기뻐해 줄 것이다.

 

 “그.. 그러십시오. 준비하거라.”

 

 넓고 푸른 마장(馬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검은 갈기를 가진 휘날리며 소리가 걷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단단한 근육의 몸통에 붙은 매끈하게 뻗은 다리로 통통 튀듯 걷고 있었다.

 

 “오~~ 이럴 수가 아름답습니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아쉽습니다.”

 

 항상 굳고 교만한 표정을 하던 류 대감에게 저런 얼굴이 있었던가..

 류 대감은 양 팔을 벌리며 소리를 향해 극찬을 하기 시작했다.

 훈련을 끝내고 돌아오는 소리에게 류 대감은 슬쩍 다가갔다.

 친해지고 싶었는지 손등을 보이다 목을 쓰다듬으려 했다.

 

 “이히히 히힝”

 

 소리가 갑자기 앞 발을 들었다.

 

 “으허헉!!”

 

 류 대감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양옆에서 마구간 지기들이 재빨리 소리의 고삐를 낚아채어 잡았고, 위온이 소리에게 다가가 안정을 시켰다.

 그 사이 류 대감의 시중들은 재빨리 류 대감을 들어 뒤로 빼냈다.

 

 “아버님!!”

 “대감!!”

 모을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괜찮으십니까? 대감! 어서 대감을 사랑채로 모시고 의원을 불러라 어서!”

 

 대행수도 달려가 류 대감을 살피며 송 행수에게 명을 내렸다.

 하인 몇이 들것에 류 대감을 옮겨 들었다.

 

 “괜찮으십니까? 아버님?”

 “아 그그그~”

 

 류 대감은 말을 못 하고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며 괜찮다는 손 짓만 했다.

 

 “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지요. 사람을 가릴 줄도 알고.. 제가 명마(名馬)라 하였지요?”

 “좋은 마주(馬主)가 되실 거라, 조금 전에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만..”

 

 대행수와 문 시중 두 사람은 똑같이 팔짱을 끼고 서서, 류 대감이 하인들에게 들려나가는모습을 끝까지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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