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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약속의 향기
작가 : 살리에르
작품등록일 : 2019.10.3

향기를 잃어 절망에 빠진 여자

사랑을 잃어 슬픔에 잠긴 남자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여자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남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향긋한 아로마 향기처럼 다가오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오늘도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향기를 느낀다.

 
약속의 향기 - #24. 쉬운 오해, 어려운 진심
작성일 : 19-10-26 21:20     조회 : 372     추천 : 0     분량 : 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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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향기 - #24. 쉬운 오해, 어려운 진심

 

 

 순신과 새벽이 카페에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때.

 

 그리고 그런 두 사람에 신경 쓰며 성원이 커피를 모두 태워 먹었을 때.

 

 민아는 희형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자주 가는 호텔 레스토랑에 있었다.

 

 오랜만에 갖는 온전히 두 사람만의 시간이라 두 사람은 모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민아는 이렇게 희형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희형이 자신에게 던지는 농담, 미소, 모든 것들이 좋았다.

 

 사실 민아는 자신에게 연애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남들과 다르게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그 장애를 편견 없이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민아에게 예전에도 몇 번의 사랑이, 아니 그냥 사람이 찾아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모두 민아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닌 민아를 보는 신기함이 더 앞서 있었고, 결국 민아에게 큰 상처만 주고 떠났던 것이다.

 

 하지만 희형은 달랐다.

 

 처음 민아는 희형도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자신에게 이유 없는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분명 목적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민아는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민아는 희형의 친절에 처음에는 냉담하게 반응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희형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희형은 민아를 더 많이 챙기고, 더 많이 배려하며 민아가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에서 민아를 지켜주었다.

 

 그런 희형의 모습에 민아는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지금 와서는 민아가 희형을 더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민아는 희형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행복했다.

 

 “ 그래서. 그때 우리 엄마랑 이모들이 완전 미인대회 나가는 줄 알았다니까. 하하. 벚꽃 아래서 소녀도 그런 소녀들이 없었어.”

 

 “헤헤. 어머니랑 이모님들이 정말 좋으셨겠어요. 저도 선ㅂ… 아니 희형 씨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거든요.”

 

 “응? 뭐가 대단해?”

 

 “아.. 제 주변에도 보면 희형 씨처럼 부모님들 모시고 여행 다니고, 가족 행사 잘 챙기고 하는 사람 많이 못 봤거든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정말 챙기기 힘든 일이잖아요.”

 

 “아~ 난 또 뭐라고. 그게 뭐 대단한 일이야. 내 부모님이고 내 가족이면 당연히 챙겨야 하는 거지. 솔직히 마마보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내 부모 자식이 잘 챙겨야지 아니면 누가 챙기겠어.”

 

 “맞아요. 희형 선ㅂ.. 아니. 희형 시 보면서 저도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친절한 딸은 아니거든요.”

 

 희형은 자신을 선배라고 부르지 않고 씨라고 부르려고 애쓰는 민아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그리고 선배라는 말보다 희형 씨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훨씬 좋아지는 기분이었다.

 

 “에이. 너 정도면 효녀지. 직장 생활도 열심히 하고 하루에 한 번씩 연락드리고. 원래 멀리 떨어져 지내면 그게 효도인거야. 그러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 그리고 네가 못해드린 게 있으면 앞으로 내가 같이 해드리면 되지”

 

 민아는 희형의 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민아에게는 희형의 말이 마치 프러포즈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민아는 어쩌면 자신이 만들었던 벽을 허물 수 있는 사람이 희형이 아닐까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희형이라고 믿고 싶었다.

 

 민아가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것 같아 보이자, 희형은 민아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내일 진료 오후지?”

 

 “네. 내일은 오후 출근이라서 여유가 조금 있네요.”

 

 “나도 내일 오후 진료인데 어때? 오늘 저번에 못 본 야경 보러 올라갈까?”

 

 “네? 아..”

 민아는 희형의 말이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민아도 분명 성인이었고, 성인 남녀가 호텔로 올라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야경은 핑계일 거라고 생각했다.

 

 민아가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자 희형은 민아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여기 야경이 정말 좋거든. 아마 서울에서 가장 높지는 않지만 가장 좋은 뷰를 가지고 있다는 건 확실할 거야. 내가 예전에 부모님 모시고 한 번 왔었는데 정말 좋았거든.”

 

 “아.. 네.”

 

 “그럼 올라갈까? 네가 불편하거나 집에 가야 하는 일 있으면 편하게 말해도 돼. 다음에 같이 가도 되니까.”

 

 희형은 민아를 보며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희형의 그런 미소를 보자 민아는 자신의 안에 있던 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희형이라면, 자신이 지금 상상한 일이 함께 벌어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민아는 희형을 보면서 아주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레스토랑 위에 위치한 호텔방으로 이동했다.

 

 호텔방으로 가는 복도를 함께 가며 민아는 많은 생각을 했다.

 

 자신이 지금 하는 행동에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며 후회할 일이 아닌지 생각해 봤다.

 

 하지만 민아가 생각하는 희형은 자신에게 그 말을 하기 위해 속으로 몇 번이고 고민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희형을 무안하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민아는 생각했다.

 

 민아는 이번만큼은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키는 데로 흘러가게 두려고 생각했다.

 

 민아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두 사람은 호텔 방 앞에 도착했다.

 

 희형은 민아를 보면서 말했다.

 

 “내가 카드 키로 문을 열 테니까 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봐. 알겠지?”

 

 민아는 희형에 말에 ‘뭘까?’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희형이 카드 키로 문을 열고 민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희형은 그런 민아를 뒤에서 조심스럽게 밀어서 호텔방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방 안에서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일렁이는 촛불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촛불들은 민아의 휠체어가 지나갈 정도로 충분히 넓은 길을 만들고 있었다.

 

 민아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나도 아름다운 공간에 대해서 감탄하고 있었다.

 

 희형은 아주 천천히 민아의 휠체어를 밀어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를 지나 방 안쪽으로 가자, 수많은 풍선들이 천장을 메우고 있었고, 야경을 볼 수 있는 창가에는 와인과 약간의 다과가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침대에는 흔히 보이는 장미꽃이 아닌 작약 꽃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작약꽃은 민아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다.

 

 예전에 가볍게 희형에게 가장 좋아하는 꽃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희형은 그걸 잊지 않고 장미가 아닌 작약꽃을 한가득 준비한 것이다.

 

 민아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맺혔다.

 

 어쩌면 민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지금 찾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오늘 희형의 마음을 거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민아는 희형을 보면서 울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 뭐예요..?”

 희형은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그냥. 이런 거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서. 나도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너밖에는 없더라고. 어때? 맘에 들어?”

 

 민아는 결국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희형은 그런 민아를 보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서울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창가로 민아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민아가 창가를 잘 볼 수 있게 휠체어를 세우고 자시도 의자를 가지고 그 옆에 앉았다.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 민아에게 주고 희형은 말했다.

 

 “지금까지 너무 고마웠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민아는 희형에 대한 마음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와인잔을 부딪이고 서로 야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시각 새벽은 카페에서 집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었다.

 

 보던 책을 가방에 넣으려는데 며칠째 가방 속에 들어있는 약봉지가 보였다.

 

 새벽은 성원을 살짝 봤다.

 

 성원은 아무렇지 않게 말린 커피잔들을 찬장에 정리 중이었다.

 

 새벽은 한 손으로 정리하는 성원을 보며, 성원의 다친 손을 봤다.

 

 분명 자신 때문에 다친 성원인데 자신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새벽은 그날의 일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분명 자신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성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문을 쿵쾅 거리며 열려고 하는 성원의 소리들, 자신을 달레려고 최대한 편안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던 목소리도 모두 기억이 났다.

 

 그리고 자신을 구하겠다고 맨손으로 돌을 들고 유리를 깨던 모습도 생각이 났다.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또렷하게 기억하는 말도 있었다.

 

 자신에게 새벽이라고 불렀던, 새벽씨가 아니고 새벽이라고 불렀던 성원의 목소리도 또력하게 기억이 났다.

 

 어쩌면 성원도 자신과 같은 기억 때문에 자신에게 말을 못 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은 이렇게 가만히 피하기만 하는 것은 자신 답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새벽은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성원에게로 다가갔다.

 

 성원은 뒤에서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새벽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새벽은 성원을 향해서 가방에서 며칠째 있던 꼬깃꼬깃해진 약봉지를 건넸다.

 

 성원은 그런 새벽을 빤히 쳐다봤다.

 

 도무지 약봉지인지 쓰레기를 주는 건지 분간이 안되는 봉지를 내밀며 새벽은 살짝 시선을 피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원은 새벽이 건네는 약봉지를 조심히 받아들었다.

 

 “고맙습니다. 약은 충분히 있는데..”

 

 “그래도요. 저 때문에 다친 건데 저 그렇게 몰상식한 여자는 아니라서요.”

 

 “아. 그런데 이렇게 다 아물어갈 때쯤 약을 주시는 거예요.”

 

 “네? 아니.. 그게 아니고. 머..”

 

 새벽이 얼버무리는 것을 보고 성원은 속으로 웃음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다.

 

 성원은 약봉지가 왜 이렇게 구겨져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분명 새벽의 가방 속에서 며칠 동안 있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잘 바를게요. 근데 무슨 약이 이렇게 많아요?”

 

 “그게. 뭐가 좋은지 몰라서 그냥 좋은 건 다 달라고 했어요.”

 

 “와.. 드라마에서 보면 재벌들이 연애할 때 그러던데. 여기서 여기까지 다 주세요. 여기서 제일 잘나가는 거 다 주세요. 이런 식으로요.”

 

 “재벌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 때문에 다친 분을 위해서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그래요. 고마워요.”

 

 “네. 저도 그날 너무 감사했어요.”

 

 “아니에요. 당연한 거죠. 지금은 괜찮은 거죠?”

 

 “네. 괜찮아요. 제가 어두운 거에 좀 약해서요.”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내일 봐요.”

 

 새벽은 성원의 내일 보자는 인사가 왠지 모르게 두근거렸다.

 

 카페에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아무 관계도 아닐 수 있는 사이에서 내일 보자는 인사는 뭔가 내일도 보고 싶다는 말로 들리기에 충분했다.

 

 “네. 내일 봬요.”

 

 새벽도 성원에게 똑같이 인사하고 카페를 나왔다.

 

 뭔가 가슴속에 꽉 막혀있던 것이 내려가는 기분이 든 새벽은 기분이 좋아졌다.

 

 새벽은 민아에게 전화를 했다.

 

 순신에게 들은 이야기도 있었고, 지금처럼 상쾌한 기분에 누군가 통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민아의 전화기는 꺼져있었다.

 

 민아는 공부를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할 때 곧잘 전화기를 꺼놨기 때문에 새벽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으로 향했다.

 

 민아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민아는 살짝 눈을 돌려 희형을 바라봤다.

 

 희형은 민아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자 창밖 야경을 향해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민아는 그런 희형의 행동에 웃음이 났다.

 

 희형도 민아의 웃음소리를 듣고 멋쩍게 웃으며 민아를 돌아봤다.

 

 그리고 민아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민아는 부끄러운 듯 희형의 시선을 살짝 피하면서 웃었다.

 

 희형은 천천히 민아의 얼굴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민아는 희형이 하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민망해할 희형을 위해, 그리고 부끄러운 자신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숨기기 위해서 두 눈을 조심스럽게 감았다.

 

 희형의 입술은 조심스럽게 민아의 입술에 닿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렇게 처음으로 키스를 했다.

 

 희형의 입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거칠어졌고, 서로의 숨소리가 조금씩 격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희형은 민아에게 입을 맞추며 조심스럽게 손을 민아의 어깨와 목을 쓰다듬어가기 시작했다.

 

 민아는 처음 희형의 손짓에 움찔했지만 희형의 조심스러운 손길에 희형을 믿고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숨소리는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희형은 민아에게 깊게 키스를 하면서 손을 더욱 과감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희형의 과감한 손짓에 민아가 움찔하며 몸을 조금 뒤로 뺐다.

 

 그리고 민아는 급하게 희형의 임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뗐다.

 

 희형은 민아가 뒤로 움츠러들 듯 피하자 민아의 얼굴을 바라봤다.

 

 “민아야. 사랑해. 정말 널 많이 좋아해.”

 

 민아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조금 숙이고 가만히 있었다.

 

 희형은 그런 민아를 휠체어에서 살짝 들어 침대로 향했다.

 

 민아는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이뤄진 거라 민아는 약간 놀란 채로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혀졌다.

 

 그리고 희형은 민아의 몸 위로 포개지며 민아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희형의 손길은 아까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희형의 손은 민아의 목과 어깨를 지나 민아의 가슴을 향하고 있었다.

 

 민아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머리에서 이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그런 희형을 살짝 밀쳐냈다.

 

 하지만 약한 민아가 희형을 힘으로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희형은 민아의 손목을 잡아 위로 잡고는 민아의 입술을 지나 민아의 목과 쇄골 부분에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민아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비틀며 말했다.

 

 “선배. 이러지 말아요. 그만. 그만해요.”

 

 하지만 희형은 민아를 향한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희형은 민아의 옷 위로 민아의 가슴을 만지며 다시 키스를 하려고 했다.

 

 민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다시 한번 말했다.

 

 “선배. 그만해요. 그만해요. 이러지 마요. 그만.”

 

 민아가 강한 어조로 말하자, 민아를 탐하던 희형이 하던 일을 멈추고 민아의 옆으로 일어나 앉았다.

 

 민아도 겨우 몸을 추슬러서 희형의 옆쪽에 침대에 어정쩡하게 앉아 있었다.

 

 희형은 민아에게 뭔가 이야기하려다가 자신의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 핸드폰을 들고 호텔 테라스로 나갔다.

 

 민아는 희형이 테라스로 나가자 자신의 머리와 옷매무새를 매만지기 시작했다.

 

 헝클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민아는 많은 생각을 했다.

 

 문득 민아는 방금 자기가 희형을 거부하면서 머릿속에 떠올랐던 한 명의 사람을 생각했다.

 

 민아가 떠올린 얼굴은 엄마도, 새벽도 아닌 순신이었다.

 

 희형이 자신에게 거칠게 다가올 때, 민아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다름 아닌 순신이었다.

 

 순신의 장난스러운 미소와 희형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어지럽게 떠올랐다.

 

 순신의 얼굴이 떠오르자 민아는 이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민아는 자기가 그토록 바라던 순간이었을지 모르는데 그 순간 순신의 얼굴이 떠오르고 희형을 거부했다는 것에 대해 혼란스럽기 시작했다.

 

 분명 자신은 희형에 대해서 안 좋은 소리를 한 순신이 미웠고 몰상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하던 순신의 얼굴을 떠올리자 오히려 자신이 하는 일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민아는 고개를 들어 테라스에 희형을 바라봤다.

 

 희형은 누군가와 전화를 하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희형의 통화하는 모습은 자신과 있을 때처럼 행복해 보였다.

 

 민아는 희형이 돌아오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분명 희형도 용기를 내서 했던 행동일텐데 자신의 생각 때문에 밀쳐냈으니 희형에게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희형과 밤을 보낼 생각을 하니 순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민아가 그런 생각들로 복잡할 때, 희형이 테라스에서 방으로 들어왔다.

 

 희형은 민아의 옆에 조심스럽게 앉으면서 말했다.

 

 “오늘 일은 미안. 난 너도 나랑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하고. 내가 성급했나 보다.”

 

 “아.. 아니에요.. 그게. 아니고..”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난 괜찮아. 오늘 같이 있고 싶었는데 급하게 어머니가 찾으셔서 가봐야 할 것 같다.”

 

 “아.. 네.”

 

 “이미 여기는 결제해뒀으니까 오늘 여기서 편하게 쉬고 가도록 해. 난 먼저 나가볼게.”

 

 희형은 민아를 향해 살짝 웃고 옷을 챙겨 호텔방을 나섰다.

 

 민아는 호텔방을 나가는 희형을 보며 자신이 뭔가 잘못한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민아는 침대에 털썩 하고 누워버렸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자신이 했던 생각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민아는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생각해보니 희형이 자신을 들어서 침대에 올려놨다는 것을 알았다.

 

 민아는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와 조금씩 기어서 휠체어에 간신히 올라앉았다.

 

 그리고 핸드백 속에서 휴대폰을 켰다.

 

 시간은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새벽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민아는 새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응. 전화했는데 못 받았네.”

 

 “응. 무슨 일 있어?”

 

 “아. 아니야. 희형 선배랑 같이 있었어.”

 

 “그렇구나. 아니 그냥 뭐 하나 궁금하기도 해서 전화해봤어.”

 

 “응. 이제 집에 가려고. 넌?”

 

 “아. 난 카페에 있다가 이제 집에 와서 씻고 누웠지.”

 

 “그렇구나.”

 

 민아는 새벽에게 순신을 봤는지 물어볼 뻔 한걸 간신히 참았다.

 

 자신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던 순신에 대해서 물어볼 뻔 한 것이다.

 

 그때 새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아야. 근데 너 그날 순신 씨랑 무슨 일 있었어?”

 

 “응?”

 

 “아. 아까 카페에서 순신 씨를 만났는데 너 안부를 묻더라고. 자기는 연락 못 한다고 하는데 내가 순신 씨한테 안 물어봤거든. 너한테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 그게..”

 

 민아는 새벽에게 그날 순신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새벽은 민아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나서 말했다.

 

 “그랬구나. 근데 민아야. 네가 만약 오해한 거면 어쩌지?”

 

 “응? 그건 무슨 소리야?”

 

 “아 그게 아니고. 순신 씨가 그런 걸로 장난칠 사람이 아닌 건 너도 알잖아. 그런데 네가 무턱대고 화부터 낸 거면.”

 

 “그래도 희형 씨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뭐라고 해. 그 사람은 희형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의도는 뻔한 거잖아.”

 

 “만에 하나 정말 순신 씨가 했던 말을 네가 오해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거야. 너도 알 거 아니야. 순신 씨가 그런 걸로 장난 칠 사람 아닌 거.”

 

 “그래도..”

 

 “아무튼 알겠어. 무슨 일 있었는지 궁금했던 거야. 머 시간이 지나면 또 오해는 풀리겠지.”

 

 “그래. 그렇겠지.”

 

 “맞아. 원래 오해는 쉽고 진심은 어려운 법이라고 하니까. 또 금방 괜찮아지겠지.”

 

 새벽은 민아를 위해 좋은 소리로 포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분명 새벽은 생각했다.

 

 이번엔 분명 민아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새벽과 전화를 끊고 민아는 카톡을 열어 순신을 찾았다.

 

 순신의 남긴 말에는 금연 D+3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프로필 사진은 박스 하나 가득 쌓여 있는 사탕이 보였다.

 

 민아는 순신의 사탕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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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약속의 향기 - #29. 넘을 수 없는 산 2019 / 11 / 2 342 0 8787   
29 약속의 향기 - #28.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2019 / 11 / 1 342 0 6269   
28 약속의 향기 - #27. 은인이지만 인연은 아닌. 2019 / 10 / 30 342 0 7612   
27 약속의 향기 - #26. 사람이 작아지는 순간들. 2019 / 10 / 29 334 0 7511   
26 약속의 향기 - #25. 봄의 끝자락, 그녀의 결혼… 2019 / 10 / 28 340 0 8861   
25 약속의 향기 - #24. 쉬운 오해, 어려운 진심 2019 / 10 / 26 373 0 9117   
24 약속의 향기 - #23. 사람이 변한다는 건. 2019 / 10 / 25 368 0 7003   
23 약속의 향기 - #22.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9 / 10 / 24 362 0 5812   
22 약속의 향기 - #21. 진심이 오해받는 순간들 2019 / 10 / 23 359 0 7461   
21 약속의 향기 - #20. 진실을 외면하는 방법. 2019 / 10 / 22 359 0 7799   
20 약속의 향기 - #19. 벚꽃 엔딩 (3) 2019 / 10 / 21 388 0 6491   
19 약속의 향기 - #18. 벚꽃 엔딩 (2) 2019 / 10 / 20 393 0 6999   
18 약속의 향기 - #17. 벚꽃 엔딩 (1) 2019 / 10 / 19 398 0 5934   
17 약속의 향기 - #16. 뜻밖에 여정, 그리고 (2) 2019 / 10 / 18 388 0 7336   
16 약속의 향기 - #15. 뜻밖에 여정, 그리고 (1) 2019 / 10 / 17 374 0 6039   
15 약속의 향기 - #14. 사과를 하는 가장 좋은 방… 2019 / 10 / 16 401 0 6318   
14 약속의 향기 - #13. 저마다의 사정은 존재한다. 2019 / 10 / 15 390 0 5156   
13 약속의 향기 - #12. 우리는 결국 이기적이다. 2019 / 10 / 14 394 0 7336   
12 약속의 향기 - #11. 혀는 때때로 칼보다 날카롭… 2019 / 10 / 13 411 0 6587   
11 약속의 향기 - #10. 사람마다 고민의 무게는 다… 2019 / 10 / 12 393 0 5918   
10 약속의 향기 - #9. 걸어가는 두 사람, 하나의 … 2019 / 10 / 11 391 0 7775   
9 약속의 향기 - #8. 사랑을 다시 믿어보게 만드… 2019 / 10 / 10 387 0 7360   
8 약속의 향기 - #7. 우린 때때로 너무 많은 오해… 2019 / 10 / 9 400 0 6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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