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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나의 심장을 주고 싶어
작가 : May0821
작품등록일 : 2019.10.10

만나서는 안 되는 두 남녀, 강빈과 유채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 재회하지만 이미 그녀의 곁에는 다른 남자가 있다.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꾸만 밀어내는 남자와 바라는 것 없이 곁을 지켜주는 남자.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여자.

운명vs 노력
사랑도 타이밍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그 사람이어야 하는 것, 그것이 운명이고 사랑이다.

당신의 사랑 방식은 어느 쪽인가요?

여기 불완전한 세 남녀를 통해 완전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4
작성일 : 19-10-26 00:46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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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첫사랑은 다시 만났어?”

 

 

 “글쎄.”

 

 

 “뭐야? 왜 말 안 해주는 거야?”

 

 

  유채가 짐짓 눈을 흘리는 척 했다. 주혁이 들릴 듯 말 듯 혼잣말을 했다.

 

 

 “눈치없는 건 여전하네. 송유채.”

 

 

 “뭐?”

 

 

 주혁이 대답은 하지 않고 유채의 머리카락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붙어있는 꽃잎을 떼어내어 그녀에게 건넸다.

 

 

  유채는 건네 받은 꽃잎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후~하고 날려 보냈다.

 

  “마지막 꽃잎 하나마저도 예쁘다.”

 

 

  유채가 환히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벚꽃잎과 그녀의 머리카락, 어디에서 불어오는 향기인지 알 수 없었으나 기분 좋은 향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좋은 날씨, 아름다운 장소, 보고 싶었던 사람. 주혁은 살면서 만난 봄날 중에서 오늘만큼 행복한 날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채가 벚나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추억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

 

 

  “봄만 되면 우리 학교 벚나무가 생각나. 주혁이 널 만나니까 더 그립네, 정말.”

 

 

 “보고 싶어?”

 

 

 “보고 싶지. 거기만큼 아름다운 벚나무는 본 적이 없는 걸.”

 

 

 “보러 갈까?”

 

 

 “대구까지?”

 

 

 “우리 학교는 아니지만 내가 얼마 전에 비슷한 곳을 발견했거든. 골목골목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야. 괜찮으면 같이 가볼래?”

 

 

 “나야 좋지.”

 

 

  구름다리 건너 흐트러지는 오래된 벚나무. 동아리 실에서 그 다리가 보였고 주혁은 늘 일찍 와서 구름다리 위를 뛰어 건너오는 유채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때 그 시절의 영상이 지금 일어난 일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눈앞에 유채가 서있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사실 동창이었기만 만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채 앞에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서고 싶었던 주혁은 때를 기다렸고 이제는 그녀 앞에 당당히 서고 싶다는 결심을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그것도 원하던 순간에 유채를 마주쳤다 생각하니 더욱 더 반갑고 예전의 그 감정이 더욱 더 또렷이 떠올랐던 것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첫사랑의 기억.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별빛같은 눈동자와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소녀, 송유채. 주혁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녀는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다시 소년으로 돌아간 것 마냥 들뜨고 설레는 감정에 단숨에 사로잡혀 버렸다.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해 고백조차 못하고 끝낸 첫사랑을 이번에는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하는 주혁이었다.

 

 

  ***

 

  카페가 쉬는 둘째주 일요일, 주혁은 유채와 약속을 잡았다. 흰티셔츠에 청바지가 청순한 여자들의 전유물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청바지 위에 무심하게 흰 티를 받쳐 입었을 뿐인데 깨끗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모델 핏을 그대로 재현하고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고 반듯한 얼굴로 집을 나서는 주혁이었다.

 

 

  대학로 안 몇 군데 남지 않은 헌책방, 주혁과 유채가 만나기로 한 장소였다. 주혁보다 먼저 도착한 유채가 시집 코너 앞에서 책 한 권을 들고 읽고 있었다.

 

 

  마치 맞춰 입고 나온 듯, 유채 역시 흰티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팔목에 차고 있는 로즈골드 체인 시계가 유채가 걸친 유일한 액세서리였다.

 

 

  몰두해서 책을 읽고 있는 유채를 주혁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책에 고정된 시선, 집중하여 앙다문 입술이 고등학생 시절, 공부하던 그녀의 모습과 어찌 그리 똑같은지. 자꾸만 추억에 잠기는 주혁이었다.

 

 

  그는 유채와 시선을 맞추려 고개를 숙였다. 주혁과 유채의 눈동자가 마주친 순간, 투명한 주혁의 눈동자에 유채의 얼굴이 비쳤다.

 

 

  “깜짝이야!”

 

 

  “놀랐어?”

 

 

  주혁이 빙긋이 웃었다. 외양적으로도 많이 변한 그였지만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뀐 주혁이 조금은 낯선 유채였다. 하지만 선한 미소, 웃을 때 쳐지는 눈 꼬리와 반듯하게 올라가는 입 꼬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싶었다.

 

 

  “그럼 가볼까?”

 

 

  골목골목 주혁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큰 담장 너머로 커다란 벚나무가 보였다. 그의 말처럼 예전 두 사람의 모교와 꼭 닮은 모습의 벚나무 두 그루가 두 개의 건물에 각각 자리 잡고 있었다.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주말이라 문이 잠겨있었다는 것.

 

 

  “솜씨 발휘 한 번 해볼까?”

 

 

  주혁이 할 수 있겠냐는 눈짓을 보냈다.

 

 

  “설마, 담장 넘자는 건 아니겠지?”

 

 

  “설마가 아닌데? 오늘 그러려고 운동화에 청바지 입고 나온 거 아니었어?”

 

 

  “좋아. 까짓 거. 한 번 해보지 뭐.”

 

 

  하지만 큰 소리 치던 주혁도 호기롭게 굴던 유채도 학창시절에 담벼락을 넘어본 경험은 전무했다. 양손을 허리춤에 짚고 높은 담벼락을 올려다보는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동시에 돌아본 두사람은 눈이 마주쳤고 주혁이 먼저 웃음을 터트렸다. 유채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우리 십대로 돌아가도 못 넘겠어, 저 담장은. 아쉽지만 돌아갈까?”

 

 

  정말로 아쉬움이 묻어난 목소리였다. 그 모습에 주혁이 주저없이 허리를 굽히고는 자신을 밟고 올라가라고 말했다.

 

 

  “어떻게 그래? 그냥 가자. 나 생각보다 무거워.”

 

 

  “네가 무거운 거보다 내 허리가 더 튼튼해. 이대로 가기 아깝잖아. 자, 얼른. 신발까지 내가 벗겨줘야하는 건 아니지?”

 

 

  “차라리 날 밟고 네가 올라가. 도저히 못 밟겠어.”

 유채가 허리를 굽히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주혁이 허리를 펴고 똑바로 섰다. 미안한 얼굴로 유채를 바라보았다. 예전 그대로 순수한 그의 모습에 그녀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를 달래듯, 다정한 음성의 유채이다.

 

 

  “방범창 사이로 보이는 모습도 예쁜데. 어떤지 상상력도 자극시켜 주고.”

 

 

  그럼에도 주혁은 미안함에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그 때, 학교 경비아저씨가 교문을 따고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주혁이 아저씨를 향해 달려갔다.

 

 

  멀리 있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주혁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유채에게 교문 쪽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아저씨께서 원래는 안되는데 특별히 열어주는 거라는 말과 함께 묘한 미소를 지으며 교문 문을 열어 주었다.

 

 

  학교 교문 앞 분홍빛 벚나무를 시작으로 곳곳에 오랜 역사의 나무들이 분홍비를 뿌리듯 바람결에 꽃잎들이 하나둘 내려오고 있었다.

 

 

 “와아.”

 

 

  유채는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은 후, 벚나무 아래 벤치에 가서 앉았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 며칠 전 밤, 다시 만날 그날에 맡았던 향기가 다시금 주혁의 코를 자극했다.

 

 

  “근데 경비아저씨께는 뭐라고 말씀드린 거야?”

 

 

 유채의 물음에 주혁은 대답없이 웃기만 했다.

 

 

 “응? 뭔데 그래. 왜 대답을 안해줘?”

 

 “별 거 아냐.”

 

 

 “별 거 아닌데 왜 말을 안해줘. 응? 나 궁금한 거 잘 못참는데.”

 

 

 “그럼 가르쳐 줄까?”

 

 

 “응응!”

 

 

 “다음에, 다음 번에 만나면 알려줄게.”

 

 

 “뭐? 별 거 아니라며.”

 

 

  유채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보야, 그 핑계로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냐.”

 

 

 “응?”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서라도 너를 계속 만나고 싶단 말이야. 내 첫사랑, 사실 너야.”

 

 

 “말도 안 돼.”

 

 

  유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른 척 한 게 아니라 정말로 몰랐는 눈치였다. 주혁은 웃음이 났다.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한 말이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있다 이야기할 걸 그랬나. 조금 후회가 들기도 했다.

 

 

 “너, 정말 몰랐어?”

 

 

 아예 유채쪽으로 돌아 앉은 주혁이 유채의 눈을 마주치며 되물었다.

 

 

  평소 눈치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지만 유채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힌트를 정말 많이 주었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한 자신이 도리어 부끄러워졌다. 두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눈과 시선을 마주치려 노력하는 주혁의 눈을 계속해서 피했다.

 

 

  그 모습에 주혁이 시선을 피했다. 웃음기없이 담담한 얼굴로 그가 말했다.

 

 

  “부담주려고 한 말은 아냐. 그러니까 나 불편해 하지마.”

 

 

  어쩐지 시무룩해져버린 주혁을 보며 유채는 미안함이 밀려왔다. 이번에는 반대로 그녀가 그와 눈을 마주치려 애썼다.

 

 

  “주혁아, 그런 게 아니구.”

 

 

  “그럼 나 안 부담스러워?”

 

 

 “그럼.”

 

 

 “그럼 우리 다음에 또 보는 거지?”

 

 

  “그럼그럼. 안 볼 이유가 없잖아.”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 부절하는 유채가 주혁은 너무 귀여웠다. 그는 일부러 시무룩한 척을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수요일 녹음 없다고 들었는데 나도 그날이 오프야. 그날 그럼 보는 거야, 우리?”

 

 

  “응?”

  “역시 부담스럽구나.”

 

 

  “아냐. 그날 보면 되지. 그날 보자!”

 

 

  정면을 응시하던 주혁이 유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그럼 약속했다?”

 

 

  뭔가 속은 듯한 기분이 드는 유채였지만 그와 얼떨결에 다음 약속을 잡았다.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핑크빛 노을아래, 새삼 주혁의 모습이 다시 보이는 유채였다. 부드러운 턱선에 긴 속눈썹이 우수에 찬 얼굴. 살도 많이 빠지고 키도 훌쩍 커서 나타난 그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무심하게 이야기하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울렁거렸다.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될 거 같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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