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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희일비
작가 : 하늘새25
작품등록일 : 2019.8.17

우리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말을 비웃듯, 소수의 인간에게는 초능력이, 모든 인간에게는 마력이란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졌었다.

“바깥으로 나와서 뭐 하냐, 총 맞고 뒈지기나 하지.”

무슨 일이 없는 한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과,

“Y 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의 판단 기준에, 가치란 말을 달고 사는 사람 간에 일희일비하는 이야기.

 
11화
작성일 : 19-10-25 21:40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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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일으킨다.

 주변을 돌아본다. 일단 밑부터. 생전 처음 보는, 깨끗한 침대다. 벽. 하얗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그저 위에 있는, 조명뿐.

 

 여기가 어디지?

 

 머리가 어지럽다. 일어나려고 했는데, 다시 누울 정도다.

 기침이 나온다. 손을 이마에 댄다. 뜨겁다. 몸살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움직이지도 못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끝자락에 총을 맞은 일이 떠올라서 배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아무런 흔적조차 없다. 머리에도 손을 댔는데,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여기는 도대체 어디인가.

 머릿속에 총을 떠올린다. 그리고 재료를 꺼낸다. 모두 문제없이 된다. 복제, 된다. 평범한, 그렇지만 지금은 만인의 무기인 돌격소총이다. 누군가에겐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지만, 사람 대부분에게는 들이대는 것만으로도 위협이 될 만한 무기다. 그것에 맞는 총알도 꺼낸다.

 

 이 과정이, 모두, 깔끔하게 되어서, 더욱 불안했다.

 나는 죽었나? 살아있을까? 그렇다면 이 공간은 어느 구역에 속해 있는 것일까, 3구역에 와서 치료를 받는 것일까, 아니면 5구역에 와서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7구역으로 끌려가서 처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어지러움을 무릅쓰고, 총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연다.

 잠겨 있다.

 

 “젠장, 나더러 어쩌라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B를 부른다. 대답조차 없다. 그럴 리가 없지. 근데 왜 없을까, 항상 옆을 따라다니던 녀석이. 그래, 네 멋대로 행동하라고 내뱉어 버렸지. 그러면 정말로 1구역으로 갔을까? 가서 어떻게 되었을까?

 한 곳에 갇혀 있다 보니, 별별 생각들이 다 떠오른다. 이렇게만 있으면 내가 아니다.

 

 문고리를 잡는다. 분석 완료. 바깥에 있는 자물쇠가 막고 있다. 하나뿐. 날 너무 쉽게 봤어.

 문틈 사이로, 금속 막대 같은 것이 보인다. 저것일 것이다.

 마법식을 작성한다. 바람을 그러모아 빠르게 날려 보내, 그 앞에 있는 원하는 것들을 잘라내는 것. 시끄러우면 안 되니까 자물쇠로 제한했다.

 B는, E한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다 말했을까? 그리고 E, 그놈이 B한테 날 죽이라고 했을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 아니면 무언가로 시켜서 날 죽이라고 청탁하거나 명령했을까?

 

 마법식이 흩어지려 한다. 집중하자 집중.

 완성이 다 되어갔는데, 자물쇠를 건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소리를 들어보니 열쇠로 여는 소리였다.

 

 그래서 마법식을 흩어 보내고, 몸을 침대 위로 얹혔다. 이대로, 다 죽어가는 몸이라도, 무방비한 상태로 맞이할 수는 없어.

 돌격소총으로는 모자랄 수도 있다. 공간을 찢듯이 열어서, 이미 급탄까지 완료되어있는 경기관총을 꺼냈다. 떨리는 손으로 장전, 문을 겨눈다. 방패를 꺼내서, 침대 앞에 엄폐물로 세웠다.

 

 가늠쇠가 마구 떨린다. 빨리 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와서 죽어!

 

 문이 열리자마자 총을 갈긴다. 총알이 어떠한 금속에 맞고 튕겨 나가도, 모든 소리가 멎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너머에 누가 있는지는 모른다. 어쨌거나 날 여기로 잡아 온 사람이 있을 터이니, 아군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일단 죽이고 본다.

 

 총이 멈춘다. 그새 총알을 다 사용했다. 총열 끝부분이 벌겋게 빛나고 있다. 여기서 빈 기관총에 다시 총알을 물리는 것은 불가능. 그것을 간신히 집어던진다. 당연히 저쪽에서 든 방패에 맞고 힘없이 튕겨 나간다.

 

 어쩔 수 없다. 최후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평생 숨겨 둘 것이라 예상하고 만들어두기만 했던 스위치를 꺼내 든다.

 

 “몸 안에 있는 마력을 죄다 에너지로 변환시키면, 네놈도 꼴좋게 사라지겠지.”

 

 가뜩이나 마력을 강제로 주입 당해서 주변으로 넘칠 정도인데, 이걸 모두 압력과 파편으로 바꾸면 이 근처는 어떻게 될까?

 

 “Y 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너머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연기할 수도 있다. 그렇게 방패를 치우고 제 모습을 드러내도, 신이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작자가 소수의 인간에게 내려 준, ‘초능력’이란 것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것을 내려놓으십시오. 일단 대화를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숨이 점점 막혀온다. 내 폐부터 물을 채워오는 것 같다. 콜록거리면서, 말을 억지로 해나갔다.

 

 “E가 날 죽이려고 널 보냈구나. 긴말할 거 없다, 죽여 볼 테면 죽여 봐라! 같이 뒈지고 싶으면 이 머리를 총알로 뚫어 보란 말이다!”

 

 그 말을 마침과 동시에, 침대로 쓰러졌다.

 손안에 있던 스위치는 저쪽으로 날아갔고, 그것을 들었던 손은 얼얼하다. 내 목에는 어느새 칼이 들어왔다.

 

 그 위에 날 깔고 앉은 B가 내는, 사람 같잖은 눈빛. B가 깨어날 때부터, 그것이 나는 싫었다.

 다 죽은, 자신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눈빛이, 내 눈앞에서 스스로 죽음을 요청하는 MQ와 V를 떠올리게 해서, 아포피스, 그 뱀 새끼에 물리고 말았던 그들을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두 손으로 죽이는 내가 떠올라서, 그것을 어떻게든 없애고 싶었다. 그 명령도, 홧김이지만 그래서 내렸으리라.

 그리고 결과는 이리되었다.

 

 “오냐, 어서 죽이고 망할 놈한테 꺼져버려! 가서 날 죽였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교태를 떨든 아양을 부리든 하란 말이다!”

 

 고개가 홱 돌아간다. 왼쪽 뺨이 점점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죄송합니다. Y 님께서 여전히 공황에 빠진 모습이셨습니다.”

 

 B의 눈빛에, 처음으로 무언가가 담겨있었다. 미안함.

 그래도 여전히 ‘님’이라고 생각은 해주는 거냐, 그렇게 배신을 해 놓고는?

 아니. 만약에, 혹시 만약에 있지만.

 저 모든 것이, 뒤통수에 달고 있는 폭탄 때문에 강제로 일어난 일이었다면?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고 말았다. 원래 성격이 저랬다니, 그런 농담도 없다. 하지만 있을법하다. 사람은 다양하지만, 목숨이란 거, 누구에게나 중요하잖아.

 

 이마에 물수건이 올라왔다.

 

 “열이 심합니다. 움직이지 마시고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합니다.”

 

 B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냥 가려고 해서,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여기가 어디지?”

 

 흔한,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정보.

 

 “1구역, 그중에서도 제가 주로 거주하는 곳입니다.”

 

 아, 정말 B의 고향으로 왔구나. 1구역, 처음 와보는데 이딴 곳이라면, 정조차 붙이기 힘들 거 같다.

 그리고, 결국 잡혔군.

 B의 말이 이어진다.

 “명령권자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총알을 생산하라.”

 “내가 왜 해야 하는, 억!”

 

 전신에 가해지는 고통. 아무리 구르고 구른 나였어도, 온몸의 신경을 갉아대는 이것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 그게 박혔나?”

 “Y 님, 그것은 폭탄이 아닙니다.”

 

 젠장, 전선이 길게 있길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용도로 사용하는 거였나!

 

 “나도 알아, 알겠으니까 재료나 내놔, 내가 무슨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줄 알아?”

 “마법사들은 모두 그런 줄 알았더니, 거짓말이었군.”

 

 닫혀 있던 문이 열리고, 그놈, E가 들어왔다. 기계 팔은 실리콘으로 덮은 모양이다. 무엇보다도, 확실해진 게 하나 있었다.

 

 “네놈, 살아있었구나.”

 “아, 당연하지, 어떻게 죽을 수가 있겠어. 그 구렁이 앞에 있는 날 내버려 두고 도망친 새끼가 버젓이 살아있는데!”

 

 허연 목에서 붉은 혈관이 솟아오른다.

 

 “정상이 아닌데? 완전 좀비 아니-!”

 

 얻어맞았다. 젠장, 이놈의 혀가 지나치게 미끄럽다니까!

 몸에 타격이 가해질 때마다, 온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이놈이 이렇게 강했나?

 

 “그 입으로 더러운 말을 지껄이지 마라!”

 

 계속 후려갈기다가, 내가 피투성이가 되고 나서야 주먹질을 멈췄다.

 

 “어차피 네놈은 내 말을 거스를 수 없어. 이젠 끝난 거지, 암. 평생 총알이나 생산하다가 뒈지라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나를 내버려 두고, E는 B와 함께 나갔다.

 

 

 “최곤데, 약물 투여받은 것보다 나아.”

 

 지하에서, E는 조금 전 팔다리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더 가볍고, 더 인간답고, 더 강하게. 그리고 막 그것의 위력을 체감했다.

 툭툭 치기만 해도, 마법 말고는 별거 없는 Y 같은 것은 순식간에 피떡이 된다.

 

 “B, 이쪽으로 와라.”

 “알겠습니다.”

 

 갑주를 입고 있는 B. 저 상태에서 B는 그야말로 무적, 보통의 총으로는 상대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한 대 때렸다.

 B가 저만치 나가떨어진다.

 

 “154번, 이렇게 물러터졌나?”

 

 그래도 훈련은 훈련이었는지, B는 바로 일어나 섰다.

 이 효과에, E가 내심 놀라워했다. 저 괴물도, 한 방이다.

 역시 이곳의 기술력은 장난이 아니야. 그 구렁텅이에서 살아남았을 때, P의 조언에 따라 1구역으로 간 건 신의 한 수였어.

 그렇지만 이러한 기쁨은, 자신만 품고 있기로 했다. 드러내봤자 반길 사람은, 한 명밖에 없으니까.

 

 “Y가 너에게 이름을 준거 말고, 해준 게 있으면 지금 말해라.”

 “옷을 지어 줬습니다.”

 “어떤 옷?”

 

  갑주가 떨어져 나가고, 옷이 드러난다. 꽤나 귀여움을 강조한, 하늘하늘한 옷.

 오호? Y 놈, 꽤 예쁘장한 장식을 달아 줬네. 고맙게 써 주지.

 

 “30분 후에 내 방으로 와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갑주는 반납해라. 다른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이 말에, B가 즉각 대답한다.

 

 “심각한 전력손실이 예상됩니다. 유사시에 교관님을 보호할 수-!”

 

 그 말을 듣기 싫었던지, E가 B의 명치를 쳤다. 그대로 날아가 벽에 부딪혀 허물어지는 B.

 

 “누가 누구를 보호해?”

 

 E가 자세가 무너진 B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린다.

 

 “말해라, 누가 누구를 지키느냔 말이다!”

 

 B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 무기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그렇게 결론 내린 E가, 멱살을 놓는다. 중심을 간신히 잡고 일어서는 B.

 

 “네 숙소로 가라.”

 “알겠, 콜록, 습니다.”

 

 B가 비틀거리면서, 자신의 갑주를 챙겨간다.

 오늘 같은 날은 다시 없을 것이다. 절로 콧바람이 나온다. 그러면 오랜만에 전화해볼까. E가 전화기를 꺼낸다.

  5구역은, P, 한 사람 빼곤 죄다 쓰레기뿐이다. Y도 5구역 출신인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모든 것이 내 손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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